에반게리온 : 파 (破) (Evangelion: 2.0 You Can (Not) Advance, 2009)
전율의 미완성


아....에반게리온.
일찍이 TV시리즈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접한 탓에 오히려 더 열심히 그리고 깊이 빠져들어, 그 속에 담겨 있는 안노 히데아키의 그 수많은 떡밥들을 죄다 물어늘어지며 인류보완계획에 대해 알아내려 했었고, 극중 신지의 절규와 해체로 이어지는 갈등과 고민은 나로 하여금 '그래 누구나 이런 고민들은 가슴 속에 하나씩 안고 있는 거였어'라며 그 심오함에 찌질함을 더해 신지의 독백, 나아가 레이와 아스카, 미사토의 독백에 이르기까지 모두 120% 흠뻑 받아들인 나머지 어느 덧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은 수많은 명작들이 존재하는 아니메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은 비단 위와 같은 내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타쿠와 일반인을 나누는 척도로 사용될 만큼 하나의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최근들어 미드에서 주로 자주 언급되곤 하는 '떡밥'이란 것에 대표적인 케이스인 동시에 작품 그 이상의 토론과 해석을 자아낸 일종의 '퍼스트 임팩트(First Impact)'였다하겠다.

수 많은 화제를 불러 왔던 TV시리즈와 이를 보완하려 등장한 두 편의 극장판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 (The End of Evangelion, 1997)>와 <데스 앤 리버스 (Death & Rebirth, 1997)>가 공개된지 10년 만에 새롭게 공개된 <에반게리온 : 서 (序)>는 기존 TV시리즈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 되 디자인 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 보강된 '리빌드(Rebuild)'의 개념이었다. <서>는 TV시리즈를 충실히 즐기지 않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부담감을 주지 않을 정도로 극의 흐름이나 캐릭터의 설명이나, 새로운 하나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기존 TV시리즈의 이야기를 압축하되 장면은 더욱 극장판스러워졌고, 이야기의 흐름은 더욱 매끄러워진 편이었다. 이런 <서>는 이렇듯 새롭게 시작하는 극장판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괜찮은 스타트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롭게 선보일 극장판 시리즈가 그저 기존 TV판을 보완하고 다듬는 정도의 작업이 되는건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물론 그렇다고 '서'가 그저 리빌드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에바의 팬들이라면 무언가 이상 징후를 느낄 만한 몇가지 장면들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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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극장판 <파>를 기다리는 마음은 오히려 담담했었다. 시간상으로 <서>이후의 TV시리즈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어떻게 그려질까를 슬쩍 예상하며 감상하기만 하면 되었었기 때문이다(물론 여기에는 '루프설'이라는 강력한 떡밥이 있다!!!). 그런데 <파>는 시작부터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다. 새로운 캐릭터 '마리'의 등장 씬부터 무언가 이상한 점이 감지된다. 그것은 단순히 마리라는 정체 모를 캐릭터 때문도 그녀가 입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플러그 슈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파>의 대부분의 장면은 분명 에바 팬들이 기존에 보았었던 장면이지만, 동시에 전혀 새로운 장면이기도 한데, 이것이 이번 극장판의 가장 큰 장점이자 흥미로운 점이다.

<서>가 기존 줄거리를 보완하고 다듬는 리빌드였다면 <파>는 마치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백 투더 퓨처>의 지워지는 마티의 사진마냥, 존재하는 과거가 지워지고 새로 쓰여지는 느낌이다. 이런 징조는 아스카의 첫 등장 시퀀스의 다른 구성부터 시작하여, 신지의 나체를 교묘하게 가리는 코믹 씬을 더욱 코믹하게 아스카로 바꾸어 보여주는 것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이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 속타는 빨대의 몹쓸 위치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랏, 이것보게, 무언가 계속 바뀌기 시작하잖아'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 이후로 이런 장면들은 예고도 없이 쉴세 없이 등장한다. 분명 센트럴 도그마에 있어야할 롱기누스의 창은 달 표면 위 우주에 고이 싸서 모셔져 있으며, 플러그 슈트를 입고 있는 카오루는 이카리와 조우하여 '아버지'라고 부르질 않나, 카지가 가져온 가방 속엔 아담 대신 '느부갓네살의 열쇠'라는 것이 들어있고 사도의 모습들도 처음 보는 낯선 모습들이다.

<에반게리온 : 파>가 <서>와는 달리 기존 TV시리즈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더 높은 싱크로율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존 내용에 익숙한 팬들이라면 위와 같은 바뀐 장면들에서 이상함과 의아함을 느낄 수 있지만, <서>를 보고 바로 <파>를 감상한 이들이라면 이런 장면들이 어색하게 느껴질리 없기 때문이다. <파>는 철저히 에바 팬들을 위한 작품이다. 에바 TV시리즈와 극장판들을 모두 섭렵한 이들에게만 허락한 세계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 관람 전에는 반드시 TV시리즈를 봐야만 한다.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해야만 '왜?'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고, 그 '왜?'라는 물음이 <파>를 넘어서서 다음 극장판에서 어떤 대답으로 돌아올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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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팬들을 궁금케한 떡밥들을 분석하자면 사실 보통일이 아닌데, 영화를 처음 다 보고 난 첫 느낌은 '아, 이거 내가 만만히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구나'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써두었던 에바 관련 시리즈 글들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질 만큼, 아니 어쩌면 전부 틀린 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파>의 충격은 대단했다. 영화가 다 끝나고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한 것은 정말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에 힘을 쏟은 탓이었다. 아, 떡밥 얘기를 하려다가 말았는데, 그리하여 떡밥 이야기를 지금 이 시점에서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아, 그렇다고 해서 떡밥을 열심히 분석하신 분들의 글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분석 글들이 저를 또 한 걸음 에바의 세계로 다가서게 하니까요 ^^;).

사실 팬들이 <에반게리온>에 열광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앞서 여러 번 언급한 이른바 '떡밥'에 관한 흥미가 그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일 것이고, 메카닉에 열광하는 것도 있을 것이며 아스카나 레이, 미사토 등 여성 캐릭터들에게서 느껴지는 강한 매력과 애착도 있을 것이다(다음 극장판인 'Q'의 예고편이 극장에 공개되었을 때 애꾸눈이 된 아스카를 바라보며 항의 섞인 탄성을 내뱉던 아스카 팬들의 마음을 해아려보라!). 이것들 외에 (혹은 보다도)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에 흠뻑 빠지게 된 이유는 캐릭터들이 독백으로 풀어내는 수 많은 고민들과 관계 맺음의 어려움에서 오는 갈등에 있었다. 예전 이카리 신지의 관한 글에도 썼던 표현이지만, 신지의 독백은 곧 에반게리온의 주제라고 봐야할 정도로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이를 두고 '찌질하다'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런 신지를 보고 단 한번도 진심으로 찌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내가 찌질해서인가 -_-;;). 신지의 독백은 당시 내가 겪던 고민들과 상황은 같지 않지만 충분히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서, 나 또한 쉽게 이겨내지 못했던 것들과 싸우는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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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 파괴하고 건축하는 것은 비단 사도와 에바, 제3동경시 만은 아닐 것이다. 기존의 신지, 기존의 레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을 매우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적극성'이다. 먼저 레이의 변화는 놀라움을 넘어서 어색하기까지 할 정도다. 시리즈를 통틀어 딱 한 번 웃었나? 싶을 정도로 표현에 인색했던 레이는,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수줍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그 감정을 신지에게 전하기 위해 굉장히 적극적인 행동들마저 보여주게 되는데, 사실 이런 레이의 변화는 기존 TV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다(기존 팬들의 반응은 극중 토우지의 대사인 '저 레이가 인사를 했어'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레이가 변하면서 아스카 마저 캐릭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됬다. 레이가 신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이건 분명 적극적이다) 표현하게 되면서 은근히 신지에게 마음이 있었던 아스카 역시 레이에게 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라도 자신을 표현하게 되어버린다(신지에게 줄 도시락을 요리하며 다친 손가락의 반창고 숫자에서 레이에게 뒤진 아스카의 심정은 사도를 혼자 무찌르지 못한 것과 거의 동일한 것일거다).

신지의 변화 역시 여러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레이에게 직접 도시락을 싸주거나 된장국을 건내는 것도 그렇고, 아스카가 밤중에 불쑥 자신의 방에 들어와 옆에 등을 맞대고 누웠을 때에도, 놀라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신을 컨트롤 하는 모습이다(TV판에서 신지가 비슷한 장면에서 자신을 이보다 컨트롤 하지 못한 건 다들 잘 아실듯 ;;). 이런 것들 외에도 신지의 목소리에는 확실히 힘이 실렸다. 네르프를 떠나기로 결정한 뒤 이카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기존에는 그저 피곤하고 비꼬는 듯한 뉘앙스가 더 컸었다면, 이번에는 비꼬는 투는 여전하지만 분명 자신의 의지를 좀 더 확고히 밝히는, 목소리에 힘이 제대로 담겨있었다. 이런 신지의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변화들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신지가 흔히 말하는 '찌질 신지'를 벗어나 각성하면서 <에반게리온 : 파>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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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판 인트로에 항상 귀를 즐겁게 해주던 삽입곡을 기억할 것이다. '잔혹한 천사의 테제 (残酷な天使のテーゼ )'의 주제는 역시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였다고 할 수 있는데, TV시리즈를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화가 되어라'라기 보다는 그 이전에 '너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마라' '너는 칭찬 받아 마땅한 존재야'라는 위로와 토닥임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 <파>는 분명히 '신화가 되어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폭주를 넘어서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신지를 바라보며 미사토는 '그래, 신지 나아가라!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기존의 신지였다면 이 같은 상황에서 신화가 되기 보다는 그저 잠식되어버릴 확률이 높지만 <파>에서의 신지는 그야말로 신화다.

이번 작품이 그 어느 영화보다 절절하고 온몸에 힘을 쏟아 내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신지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신지가 사도에게 흡수되어버린 레이를 구해내려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신지의 절실함에 눈물마저 주르륵 흐를 정도였다(작품이 끝나고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도, 이 장면에서 신지와 함께 거의 동일한 에너지를 극장에서 써버렸기 때문이었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신지가 레이를 이렇게까지 구해내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레이라는 존재를 좋아해서도 아니고, 레이에게서 어머니가 느껴져서만도 아니다. 이것은 대상이 레이여서인 동시에 무엇보다 (진부하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신지가 여기서 레이를 그냥 놓아주게 된다면 신지는 또 다시 기존의 신지로 남게 된다.

이것은 TV판의 마지막에 모두에게 둘러쌓여 박수를 받으며 축하 받던 신지와는 또 다르다. 그 신지는 자신 내면의 고민과 갈등을 주변 사람들의 위로를 통해 내면에서 극복해낸 경우였다면, 이번 신지는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을 능동적으로 이뤄내는 새로운 신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극장판을 본 이들이라면 누구도 신지를 더 이상 찌질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어떤 영화의 주인공이 이런 절절한 절실함이 보여준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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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장선 상에서 보았을 때 단지 버전을 어쿠스틱으로 달리하여 다시 한번 엔딩곡으로 등장한 우타다 히카루의 'Beautiful World'는 <서>에서와는 달리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곡의 가사를 보자면 앞서 언급한 미사토의 그 외침과 동일한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의 엔딩에서는 그저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는거니?'라는 가사만이 와닿았었는데, 이번 <파>의 엔딩에서는 이보다는 오히려 '나의 세계가 끝날 때까지 만날 수 없다면, 너의 곁에 잠들게 해줘, 어디라도 상관없어'라는 가사가 더욱 와닿는다. 전자가 신지의 주변에서 신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후자는, 신지 자신이 본인에게 하고 있는 다짐에 가깝다. 극의 후반에 정말 치열하게 자신을 표현한 신지에게 너무나도 동화되었던 탓인지, 엔딩 크래딧에서 흐르던 'Beautiful World'의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은 정말 절실하게 다가왔다.

음악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 작품에 쓰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자면, 사실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파>에 쓰인 음악의 포인트라면 가장 강렬한 순간에 가장 반대되는 서정적인 음악을 배치함으로서 오히려 장면의 파급력을 극대화시키려던 것이었는데, 이런 안노의 의도는 100% 이해되었지만 그 이질감이 조금은 지나친 감도 없지 않았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그 이질감은 덜해져 '날개를 주세요 (
翼をください)'가 나올 때에는 완벽히 동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두의 동요에 가까운 음악이 사용된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한편으론 반비례가 아닌 비례하는 음악이 사용되었더라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겼다(에바의 음악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언젠가는 에바 팬들만이 모인 프리미엄 시사회 같은 곳에서, TV판의 오프닝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다같이 합창하는 순간을 꿈꿔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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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실 <에반게리온 : 파>를 처음 보았을 때 '과연 내가 이 영화에 대한 글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만큼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 작품이 아직은 하려는 이야기를 다 꺼내어 놓지 조차 않은 '미완성'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신 극장판에서는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쨋든 미사토의 이야기, 그리고 신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마기와 리츠코의 이야기, 이카리 사령관과 유이의 이야기, 아스카의 개인적인 이야기 등은 아직 제대로 설을 풀지도 않았다. 그리고 에바 최고의 떡밥 캐릭터(아니 아니메 최고의 떡밥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카오루는 이번 <파>에도 무언가 보여줄 듯 했지만 그 이야기를 'Q'로 미뤄둔 상태이다.

<파>는 이야기의 임팩트만 보자면 거의 보통 시리즈 물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가공할 만한 먹먹함과 무력함을 안겨준다(글 속에서 여러번 언급한 듯 하지만 굳이 한 번 더 언급하고 싶을 정도로, Q의 예고편까지 감상하고 난 다음의 몸상태는 정말 '무력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새삼스럽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일 뿐(?)이다. 과연 나머지 시리즈에서는 어떤 얘기를 또 어떻게 풀어가려고 <파>에서 이미 이런 무력함을 주는지 걱정이 될 정도다. 과연 이 이야기가 완전하게 종결이 될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숙제만을 남긴 채 떠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이런 고민은 사실 하나도 중요스런 것이 아닐 것이다. 우린 그저 안노 히데아키가 앞으로도 더 선사할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와 세계관에 그저 빠져들기만 하면 된다. 기다림은 그 어느 때보다 고되겠지만, 어쩌면 아니 반드시 훗날 내 아이들에게 '난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모두 극장에서 보았단다'하며 자랑하게 될터이니 이 정도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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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엔 에바 관련 글엔 예전에 써두었던 관련 글들을 링크 걸었었는데 이젠 부끄러워서 못 걸겠네요 ^^;
그나마 함께 소개할 수 있는 글이라면 신지에 관한 글 정도일듯 (http://www.realfolkblues.co.kr/48)
2. <파>에 등장한 이야기를 가지고 TV판과 비교를 해본다던가 다음 극장판을 유추해 보는 것은 아마도 <파> DVD나 블루레이를 보고나서야 가능할 것 같네요;;
3. 사실 개인적으로 수록곡을 블로그 주소로 사용했을 만큼 <카우보이 비밥>을 에바와 거의 동급으로 좋아했었는데, 이미 <파>로서 정해졌네요. 에바가 진리입니다 --v
4. 보통은 오타쿠가 아니라고 하려는 것이 보통인데 (오해가 있을실지 몰라 말씀드리자면 전 오타쿠라는 단어에 반감은 커녕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자라는 점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에반게리온은 없는 오덕력을 죄다 모아서라도 '나 오타쿠야!'라고 외치고 싶은 작품입니다 ㅠ
5.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신지는 또 다시 박수를 받게 될까요. 아니면 박수는 이미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 뒤일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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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팬이라면 들뜨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오늘! 오늘은 바로 <에반게리온 : 파> 프리미엄 시사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메가박스 M관에서 상영하는 프리미엄 시사회의 예약은 순식간에 매진되어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는데, 나중에 웃돈을 주고 판매가 벌어지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지요. 저는 그 와중에 사내에 에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무려 9장의 예매를 성공! (나는 능력자 ㅠ) 다행히 모든 희망관람자들과 함께 오늘 저녁 드디어, <에반게리온 : 파>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프리미엄 시사회에만 주어지는 특전들도 기대되네요~).

에반게리온에 대한 분위기가 물씬 오른 김에 얼마전 일본 여행에서 사온 에반게리온 포토북을 제대로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워낙에 싼 가격이라 (105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제대로 살펴보니...이거 퀄리티가 제..제법입니다!




짜잔! 시부야의 만다라케에서 구매한 에반게리온 포토북 3종! 레이, 카오루, 신지! 살 때는 몰랐는데 이 정도의 가격대비 성능비 인줄 알았다면 점원에게 물어봐서라도 아스카 편을 살 걸 그랬네요.








신지 편에는 신지의 고독함, 해맑음, 우울함 그리고 찌질함 등 다양한 면이 단편적으로 담겨있습니다. 몇 줄 안되는 본문과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팬으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라 할 수 있겠네요.










그 다음은 제가 에바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카오루! 참고로 카오루는 역시 일본에 간 김에 피규어를 사오기도 했었지요.


(제 사무실 책상으로 자리를 옮긴 카오루 군)

카오루 역시 그 짧은 등장 시간 덕에 거의 등장한 모든 장면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야나미 레이. 레이는 특히 포토북에 삽입된 이미지도 이미지지만 그 글들도 차근차근 생각해 봐야할 것 같네요.










그리고 이건 그냥 보너스로 올려보는 에반게리온 초호기 피규어. 아주 예전에 (피규어에 흠뻑 빠져있을 때) 구매했던 피규어인데, 파 개봉을 맞아 오랜만에 꺼내어 씻어(?) 보았네요 ^^;

아....이제 몇 시간 뒤면 보게 될 <에반게리온 : 파>가 너무도 기대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음반의 이미지는 직접 촬영하였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은 일본 여행기 포스팅의 거의 마지막 시간으로('거의'라고 한 이유는 아마도 이후에 하나 더 추가될 보너스 스테이지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사온 각종 아이템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 일본 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의 금전적 무리함은 예상되었던바. '내가 일본을 그리 자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번 갈때 가능하면 최대한을 뽑아내자!'라는 주의였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하에 최대한 아끼지 않고 질렀습니다....라면 좋겠으나 역시나 사정상 많이 참아야 했었는데, 물건을 손에 들고는 살까 말까를 5분 넘게 고민한 적도 있었어요;; 사실 떠나기 전에는 제 주종목이라 할 수 있는 CD/DVD/Blu-ray 등을 잔뜩 사오지 않을까 했으나 의외로 의류를 많이 사게 되었네요. 평소 패션에도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옷을 고를 때 단 번에 눈에 들어오는 옷들은 절대 실망시킨 적이 없다는 경험적 지식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구매하다보니 돌아오는 캐리어에는 옷들만 가득차 있더군요!

그렇게 산 옷들 부터 먼저!




사실 국내에 있을 때는 GAP에서 나온 옷들을 그리 즐겨 입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오모테산도에 있는 GAP매장에서 마침 40주년이었나? 몇주년 기념 행사를 하길래 혹시나해서 들어갔다가 비교적 착한 가격들에 이것저것 입어보고 고르기를 십 여분. 결국 반팔 셔츠 한 장과 칠보 체크 셔츠 하나, 그리고 가을 점퍼 하나를 구매했습니다. 사실 점퍼는 본래 계획에 없었는데(반팔과 칠보 셔츠는 본래 계획에 있었던마냥) 몇 번을 입어보고 나서 결국 포기하지 못하고 쇼핑백에 함께 집어넣고야 말았네요. GAP에서 산 옷들은 모두 대만족입니다! 특히 칠보 체크 셔츠 같은 경우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핏이라 유니크한 맛이 있고, 점퍼의 경우도 평범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요즘 같은 계절에 막 입기 좋구요.




이건 시모기타자와의 BIG TIME이란 곳에서 구매한 비니 2장과 긴팔 셔츠인데, 긴팔 셔츠의 경우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컬러와 핏이라 한번 슬쩍 대보고는 바로 구입했고, 평소 자주 쓰는 비니도 2장 구매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다녀왔던 일본은 현재 체크가 대유행중이었으며 가죽 자켓 역시 대세더군요. 전 결국 대세를 모두 구매! -_-V




첨에 이번 일본 여행에서 계획했던 구매 물품 중 하나는 이른바 '일본 나이키'였습니다. 평소 나이키 매니아인 저는 일본에서만 발매되는 나이키 모델을 이번에 구매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지난 포스팅에서 드러난 것처럼, 나이키 컬처 매장에서 엄청난 가격을 확인하고는 여기저기 다른 매장들을 돌아보던중, 시부야였나 신주쿠였나, ABC마트 앞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할인매자아 ASBEE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신발 한 켤레를 발견! 전 다들 아디다스 슈퍼스타를 신을 때도 단 한 번도 포스를 배신한 적이 없던 나이키 유저였는데, 저 디자인이나 컬러는 유난히 이뻐서 사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사실 저런 컬러는 평소에 제가 거의 신어본 적이 없는 컬러이기도 한데,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바로 구매. 요즘 출근 할 때도 적극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본 여행 의류 구매의 하이라이트! 사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어떤 매장에서 본 가죽 자켓에 꽂혀있던 상태라 '돌아오면 저걸 사리라!' 했었는데, 도쿄에 도착한 첫 날 신주쿠에 있는 의류 매장에서 저 자켓을 발견하고는 여행기간 내내 뇌리에서 떠나질 않지 뭡니까. 그래서 3박 4일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가죽 자켓들을 구경하고 입어보고 했었지만, 결국 첫 날 보았던 이 자켓 만한 것을 찾지 못했고, 마지막 날 다시 저 매장에 들러서 결국 구매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저 살아있는 어깨의 디테일! 당장이라도 할리 데이비슨 정도는 타야할 기세!




어서 더 추워지기 만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갑자기 이상기온으로 추워져서 다들 춥다고 불평들을 할 때, 저는 혼자 씨익 사악한 웃음을 지었었죠 훗. 얼른 더 추워져서 막 입고 다녔으면 좋겠네요~ 정말 폼나는 옷, 좋은 옷, 신발을 신고 외출하는 것만큼 기분 전환되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다 자기만족이지요.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부야 HMV에서 구매한 것들입니다. 일단 John Frusciante의 앨범들 가운데 제가 갖고 있지 못한 소수의 몇 장 중 한가지를 바로 집어들었고, 국내에는 아마도 절대 출시될 일 없을 'The Fall' 블루레이도 구매했으며(물론 한글자막은 없습니다 ㅠ) 마이클 잭슨 추모 코너에 마련된 그의 화보집 한 권과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아티스트 티셔츠를 한 장 구매했습니다(이로서 레닷 티셔츠만 4장 정도 되는 것 같네요 !!). 일본 음반 매장을 돌면서 발견할 수 있었던 건, 일본에서는 이번에 출시된 This is it 앨범과 맞물려서 잭슨의 추모열기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더군요. 팬으로서 참으로 부러운 광경이었습니다.




이 것은 시부야였나? 만화책의 천국인 만다라케에서 구매한 에바 포토북 3종입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 덕에 주저 없이 신지, 레이, 카오루 이렇게 3권이나 구매했네요. 재미있는 건 정말 엄청나게 만화책이 많은 이곳에서 일본 말도 잘 모르는 제가 그 많은 책들 가운데 저 작은 에바 책을 단 번에 찾아냈다는 점이지요 @@ 역시 저와 에바 사이의 싱크로율은!!!




이건 신주쿠의 음반샾 TSUTAYA에서 구매한 Do As Infinity의 정말 오랜만의 신보와 지브리 관련한 블루레이 입니다. 두 에즈의 신보는 일본 가기전부터 벼르고 있던 앨범으로서 음반 샾에 가자마자 가장 먼저 구매했던 음반이었죠. 지브리 블루레이는 정확히 말하자면 지브리의 작품이 아니라 미야자키 월드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화가의 작품 세계를 정리해 둔 영상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분 이름이랑 더 정확한 정보들도 알았었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블루레이 리뷰를 통해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브리미술관에 가면 엄청나게 사 올 것만 같았는데, 정작 그 수 많은 아이템들을 물리치고 구매한 것은 바로 저 퍼즐 하나였습니다. 이건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참 의외인데(포르코가 타는 그 빨간 비행기 피규어는 너무도 사고 싶었으나 그 가격 때문에 고민하길 30분. 결국 포기 ㅠㅠ), 사실 국내에서도 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저 퍼즐 1000피스인데 과연 언제 다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했던 센과 치히로 퍼즐 1000피스도 제법 오래걸렸었는데 말이에요. 그러나저러나 맘마유토단 소핑백은 너무도 마음에 듭니다!!




이건 기치조지 주변의 어떤 중고 음반샾에서 구매한 존 레논의 LP 타이틀이에요. 누누히 얘기하지만 전 LP플레이어가 없죠. 하지만 점점 늘어가는 LP들!




요건 아키하바라의 매장에서 구매한 성룡 주연의 <미라클> DVD. 미라클은 제가 성룡 영화 가운데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 중에 하나인데, 국내에는 아직까지도 DVD가 출시되지 않아 아쉬웠던 타이틀이었거든요. 물론 한글자막이 없는 버전이긴 하지만, 워낙에 수도 없이 많이 본 터라 자막없이도 볼 정도이고, 워낙에 좋아하는 영화다보니 바로 구매했습니다.




아키하바라의 '라디오 회관'을 비롯해 수많은 피규어 샾들을 구경했었는데, 너무도 사고 싶은 피규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식적으로는 피규어 업계를 떠난지라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는 바람에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고, 그 결과 작은 피규어 딱 2개만 구매하는 놀라운 인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다시 완결판으로 돌아온 이누야샤! 작은 크기에 비해 퀄리티가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포즈도 나쁘지 않구요.




철쇄아를 든 뒷모습도 멋지네요!




두 번째로 구매한 피규어는 에반게리온 팬들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일본 애니 역사상 가장 짧은 등장시간만으로 가장 큰 인기를 불러일으킨 장본인, 바로 카오루 입니다. 카오루는 똑같은 포즈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피규어를 사려고 했으나 조금 가격이 있는 탓에 좀 더 저렴한 이 옆 버전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일본에서 구매한 아이템들의 소개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 먹는 것들은 제외했어요.
다음 포스팅은 보너스 스테이지 쯤 될 거에요.

마지막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



관련글



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에반게리온: 서(序) (Evangelion:1.0 - You Are (Not) Alone)

에반게리온을 드디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감격의 순간!
지난 부산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기회를 놓쳐 제발 개봉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28일 정식 개봉에 앞서 프리미엄 시사회를 통해 약 열흘 정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보고자 하는 영화는 가능한하면 최소한의 정보만을 가지고 영화를 접하는 편인데,
이번 <에반게리온 : 서> 역시 에바의 새로운 극장판이라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관람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처음부터 제법 러닝타임이 흐르기까지는 사뭇 당황을 했었는데,
새로운 극장판이라 하여 이전에 발표했던 <에반게리온 데스 & 리버스>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처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의 극장판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극장판은 쉽게 말하자면 리메이크요(Remake),
이번 작품에 특성에 기인하여 자주 쓰이는 표현을 쓰자면 리빌드 (Rebuild) 형식을 갖춘 작품이었다.
즉 이번 작품에는 TV시리즈로 치차면 1~6화 정도의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서 약 85% 이상이 기존에
TV시리즈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그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완전히 그대로
쓰였다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그대로 쓰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포스터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빨간수트 아스카도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에바의 경우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이미지들의 수로만 보자면 단연 레이의 인기가 압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에바 팬들과 얘기를 나눠보다보면 아스카의 팬도 그 못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TV시리즈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에반게리온 : 서>이지만, 이를 모르고 갔던 나도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아마도 단순히 에바를 대형 극장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였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처음 신지의 대사가 나왔을 때, 속으로 '아, 저 목소리를 극장에서도 듣게 되다니!'하며
혼자 감동했을까;;; 확실히 TV시리즈로 더욱 익숙한 이 추억 속의 작품을 10년도 넘게 지난 지금에 와서 극장에서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황홀한 경험이었다. 이 황홀한 경험을 더욱 황홀하게 해 준것은 앞서
설명한 '리빌드'작업을 들 수 있겠다. 1995년 작품인 에반게리온을 2008년으로 가져오면서
총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당시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던 3D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적극 도입하였고
와이드 화면에 맞게 프레임을 재구성하고 재배치함은 물론, 이 밖에도 여러가지 세세한 부분에 있어서
디테일한 수정작업을 거쳐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지만 사실상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와이드 비율의 에바는
사실상 본적이 없는 것이 아닌가)영상을 만들어냈다.

3D로 새롭게 구성된 지오프론트의 모습이라던가 제3신동경시의 건물들이 꺼지고 솟을 때의 영상은
확실히 극장판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스케일이었으며, 마지막 야시마 전투 신은 그야말로 컨티뉴를 남기는
이 영화에서도 확실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고 있다.




수 많은 이른바 '오타쿠'를 만들어낸 장본인인 에반게리온의 가장 큰 특성은 '세컨드 임팩트' '인류보완계획' 등과
같은 미스테리한 설정 들과 신지의 독백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자아의 관한 끊임없는 성찰과 대화이다.
사실 <에반게리온 : 서>에서는 이러한 에바의 특성에 관해서는 맛만 보여주는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존의 TV시리즈가 그러하였듯, 아마도 4부작이 진행될 수록 점점 고조될 것이며, 마지막 극장판에 가서는
극한으로 치닫을 것이다.
안노 히데아키는 기존 TV시리즈의 팬들은 물론 에바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확실히 TV시리즈에서 서론에 해당하는 부분의 이야기를 꽤나 빠른 전개로
수록하고 있어, TV시리즈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조금 뭐가 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으나
잘 알다시피 TV시리즈 역시 그 다지 설명이 친절한 작품은 아니지 않았는가.

아스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는데, 예전에 에반게리온 관련 연재글을 쓸 때도
똑같은 멘트를 썼지만, 아마도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짧은 러닝 타임을 등장하고도 가장 많은 팬들과
인상을 남긴 캐릭터 중 하나일 '카오루'의 경우는 이번 작품에서도 짧게 나마 등장하여 그나마 아쉬움을
덜어주고 있다(극장에서 내 옆에 앉았던 여성 분들은 카오루의 광팬이었는지 그가 잠깐 스쳤을 뿐인데도
마치 욘사마가 등장한 것처럼 어쩔 줄을 모르시더라--;. 하긴 나도 카오루의 광팬이긴 하다만 --;).
알려진 바로는 이미 작업중인 <에반게리온 : 파>에서는 <서>와는 달리 기존 TV시리즈와는 다른 이야기 전개와
구성,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좀 더 볼거리와 기대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처음 예고편을 통해 들었었던 우타다 히카루의 주제가 'Beautiful World'는 처음 들었을 때에는 조금
임팩트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역시나 반복 청취효과와 극장에서의 감동의 효과를 얻은
탓인지, 지금으로서는 이 작품에 잘 어울리는 주제곡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리빌드를 한 마당에 이럴거였으면, 초반에 오프닝으로 TV판의 오프닝 곡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를 한 번 넣어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아마도 이 날 같은 에바 팬들만이 모인 자리에서 이 장면이 연출되었다면 다들 박수치면서 오프닝을
신나게 맞이 했을 것이다!

<에반게리온 :서>는 새롭게 시작되는 극장판 4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
작품이면서, 팬들에게 오랜 기다림의 고단함과 염원을 한꺼번에 풀어줄 작품이 될 것 같다.

지금와 돌아보면, 나도 그 때 그 때 느끼지는 못했지만,
에반게리온이 알려준 것처럼 이를 되새기며 힘든 일을 겪고 시기를 겪을 때마다
하루하루를 극복해왔던 것 같다.
이제 한 동안은 3번의 극장판을 기다릴 수 있을테니 그 걸로 또 이겨낼 수 있을 듯.


보태기 1. 엔딩 크레딧 끝나고 에바 특유의 미사토가 진행하는 <에반게리온 : 파>의 예고편이 있으니
꼭 감상하실 길!!! 서비스! 서비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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