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2010)
게임과 정치, 만족스러운 재미



마이크 뉴웰의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는 어린 시절 재미있게 했던 PC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를 시작으로 리뷰를 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이 PC게임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될 만큼, 영화는 이것보다는 오히려 이 PC게임을 원작으로 지난해 XBOX360/PS3를 통해 발매되었던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만 언급해도 될 만큼 원작인 PC게임보다는 최근 발매된 게임과 분위기나 컨셉 면에서 더 유사점이 많은 작품이었다.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의 작품이라 블록버스터다운 재미는 주겠구나 싶은 것이 기대의 전부였는데, 막상 보고 나니 예전 게임과 최근 게임을 모두 해본 입장에서 (추후에 언급하겠지만 다른 게임 하나 더를 해본 이유로) 많은 장면들이 보이는 영화였고, 의외로 정치적이기도하고 스케일이나 재미 측면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괜찮은 액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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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PC게임인 '페르시아의 왕자'가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어서 이 영화를 보는 이들은 다들 이 PC게임을 떠올리게 될텐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이크 뉴웰의 이 영화는 '페르시아의 거지'로 더 유명한 최근작 게임에 더 가까운 작품이다. 물론 이 게임의 세계관은 영화 속 세계관과는 조금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영화는 거친 페르시아의 왕자 '다스탄'의 이미지와 로케이션의 이미지 등을 참고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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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거지' 아니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게임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쌔신 크리드'인데,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는 PC원작 게임, 그리고 지난해 발매된 리메이크 게임과 모두 비교해봐도 '어쌔신 크리드'에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주 배경이 되는 성과 마을의 모습도 '어쌔신 크리드'의 배경이 되는 모습과 매우 닮아있고,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지붕위나 장애물을 딛고 건너 뛰는 설정들은 어쌔신 크리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특히 영화 초반 성스러운 성을 공격하던 중 다스탄이 망루 비슷한 곳에 올라 점프하기 직전 성내를 주욱 돌아보며 카메라 앵글이 주변을 스윽 훑어내리는 장면은 '어쌔신 크리드'에 대한 오마주 장면이라고 해도 절대 틀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마이크 뉴웰이 '어쌔신 크리드가 뭐에요?' 한다면 그건 정말 말이 안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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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어쌔신 크리드'를 해본 사람이라면 유사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나리오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 구조였다. 영화를 수미쌍관으로 구성한 것도 괜찮았고, 블록버스터 답게 스케일을 보여주는 장면도 나쁘지 않았다(이런 느낌에는 THX관의 사운드가 한몫 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주인공인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해 벤 킹슬리, 알프레드 몰리나 등 수준있는 연기자들의 공도 컸다. 특히 제이크 질렌할의 경우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안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페르시아의 거지'에 가까운 컨셉이라 그런 면도 있지만(ㅋ), 일부러 몸도 키운 것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질 만큼 다스탄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벤 킹슬리야 선과 악을 모두 오갈 수 있는 헐리웃의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이니 더 말할 필요 없겠고, 알프레드 몰리나는 첨엔 못알아볼 정도로 분장이 짙던데, 어쩌면 그 치고는 참 심심한 캐릭터가 아니었나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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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왕자'가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이 영화가 의외로 깔고 있는 정치적인 메시지 때문이었다. 영화 줄거리의 주된 설정 중 하나는 페르시아가 성스러운 성을 공격하면서 자신들의 야욕을 위한 침공의 이유로 자신들의 적국의 무기를 대고 있다는 의혹을 들고 있고, 결국 이 의혹이 있지도 않은 의혹이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이건 너무 노골적인 미국의 이라크 전에 대한 비유가 아니던가. (스포 있음) 그래서 인지 영화의 마지막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침공 사실을 정중히 왕으로서 사과하는 장면은 현실과 빗대어 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오바마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 이렇게 사과했더라면 얼마나 멋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정치적 비유로 생각해볼 수 도 있지만 어쨋든 이건 제리 브룩하이머의 영화다. 이런 비유를 해볼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어쨋든 액션 블록버스터이고 그냥 몸을 맡기고 2시간동안 즐기면 되는 유희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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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작품들은 전부 먹먹해지거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들이었는데, 전혀 다른 의미에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참고로 게임은 후속편이 나올 예정인데, 영화는 어찌될지 모르겠다.


1. 참고로 영화의 뒷 이야기를 다룬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망각의 모래'가 곧 발매될 예정입니다. 전작과 영화를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이 게임 역시 안해볼 수 없겠네요.

2. '캐리비안의 해적' 만큼 강력한 캐릭터는 없음으로 그 만한 인기를 끌긴 어렵겠지만, 게임 원작 작품들이 대부분 실망스러웠던 것에 비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어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Walt Disney Pictures 에 있습니다.





이런 포스트를 언젠가 한번은 써봐야지 하고,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부터 생각은 했던 것이었는데, 아예 몇몇 게임 단위로 한 편씩 리뷰를 해볼 것인지, 아니면 '나의 게임 연대기'라고 해서 연도별로 대충 꾸며볼 것인지, 아니면 장르별로 나눠볼 것인지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으나, 자료수집차 다른 블로거분들의 전문 글을 읽고나서는, '아, 나는 너무 전문적으로 가면 안되겠다(사실 전문적으로 쓸만한 능력도 안되구요 --;)'라는 생각에, 펙트보다는 주관적 기억이 주가 된 글로나마 정리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초에는 처음 테이프 넣고 플레이하던 컴퓨터 게임 시절부터(제가 처음 컴퓨터 게임을 접한 것이 바로 이 방식이었죠. 금방 없어져서 오랫동안 해보진 못했지만, 친구네 집에 가서 카세트 테잎 같은 걸 컴퓨터에 넣고 테입 감듯이 맨 앞으로 감아서 플레이하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게임이 재생되던 방식. 게임 자체도 별다른 게임은 아니었고, 
그냥 피라미드 미로 같은 곳에서 탈출하는 게임이었죠), 가장 화려했던 90년대 어드벤쳐 게임이 주를 이루던 시기를 지나, CD를 이용한 컴퓨터 게임에 이어, 엑스박스360, 플레이스테이션 3를 이용한 최근 HD급 콘솔 게임에 이르기까지를 쭈욱 정리해볼까도 했으나, 이렇게 되면 글이 너무 길어질 수도 있고 애초에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인 어드벤처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가 애매해질 수도 있어서, 그냥 추억의 게임에 한정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아주 어렸을 때 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기는 하였으나, 이에 통달한 매니아분들처럼 좀 더 풍부하고 볼만한 글을 쓰기에는 역량의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에, 그저 개인적 기억과 아련한 추억에 근거한 개인 소장용 글을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


(페르시아의 왕자)


정확하게 하려면 그 게임의 발매연도까지 따져가며 순서를 정해야겠지만, 그냥 분위기에 따라 닥치는대로 써보자면,
가장 첫 번째로 했던 것 같은 컴퓨터 게임은 아마도 '페르시아의 왕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전에 주공아파트 살때는 컴퓨터 뿐 아니라 컴퓨터용 책상까지 따로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모니터가 약간 눈 아래에 위치하고 일종의 덮개가 있어서 안쓸때는 마치 오픈카 뚜껑마냥 닫아둘 수 있는 말그대로 컴퓨터용 책상이었죠. 그때는 어려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부분 컴퓨터를 살 때는 눈을 보호한다고 해서 보안경을 옵션 내지 필수로 착용하곤 했었고, 역시 눈을 보호한다는 이유 때문에 약간 아래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하여, 앞선 것처럼 저런 식의 책상이 유행했던 것 같아요. 여튼 이 컴퓨터를 통해 초록색 모니터로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을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로서는 나름 칼싸움 액션과 미로찾기, 공주를 구한다는 스토리까지 잘 조합이 되어 있었던 게임으로, 
어린나이에 흠뻑 빠져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음악도 좋았고, 주인공이 한 방향으로 잘 달려가다가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때의 그 스무스한 움직임도 당시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엑스박스 360이 출시되고 나서 라이브 아케이드로 다시 출시가 되어 유료 다운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가 있었는데, 확실히 모든 스펙은 좋아졌지만 당시의 느낌이 들지는 않더라구요. 곧 제이크 질렌할 주연으로 영화도 개봉될 예정이고, 게임도 콘솔용으로 출시될 예정이긴 하지만, 다들 너무 좀 변형된 느낌이 들긴 하더라구요;;


(이스)
 

예전에는 어드벤쳐 게임 못지 않게 상당히 롤플레잉 게임도 많이했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라면 누가 뭐래도 '이스(ys)'시리즈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했던 것이 그냥 이스인지, 아니면 이스2, 이스 이터널인지 아니면 다 해본 것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쨋든 한글판이 아닌 일본어로 나오는 걸 그냥 그림 보듯 때려맞추면서 했던 것 같아요(그래도 엔딩까지 보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하구요). 아마도 제가 해본 게임 가운데 최초로 무기를 사 모으고, 갑옷 챙기고, 약 먹고 하는 게임의 첫 번째 게임은 바로 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 마을이 있고 마을 마다 무기가게, 약 가게, 여관 등이 있고, 마을 안을 돌아다니다보면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사연을 듣고 해결해주는 퀘스트가 있고, 마을 밖에서 괴물들을 만나 전투를 거듭하면서 레벨을 키워서 보스전을 준비하는 뭐 이런식의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스도 나중에 그래픽이나 여러가지가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해본 것 같은데, 너무 세련되어졌기 때문인지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삼국지 3)


(삼국지 5)

예전 했던 시뮬레이션 게임들 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koei사에서 만든 삼국지 시리즈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처음 시리즈를 접하게 된 것은 삼국지 2가 아니었나 싶은데, 최근 출시되었던 10인가 11인가도 해보았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삼국지 3와 삼국지 5인것 같습니다. 게임을 떠나서 삼국지를 워낙에 좋아해서 각종 판본을 모으고 책도 반복적으로 몇번 씩 읽었을 만큼 나름 마니아라 자연스레 게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생각해보니 게임과 책을 처음 읽은 시기가 비슷했던 것 같네요), 이 역시도 처음에는 그림처럼 한글판으로 플레이 했던게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등장하는 무장들의 이름을 한자로 외우게 되면서 나중에 중학교 한문 시간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었죠 ㅋ 

다시 생각해봐도 제 인생의 한문은 삼국지를 하면서 80%이상은 배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삼국지의 인물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게임 상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게 된 것 같구요. 삼국지에 워낙에 관심이 많다보니 나중에 다른 그림들을 통해 인물들의 얼굴들을 많이 보게 되었지만, 삼국지 게임 속의 얼굴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단순한 땅따먹기 이상의 전략, 전술들을 사용할 수 있었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나중에는 좀 더 많은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도 나구요. 오랜만에 삼국지 3의 스크린샷을 보니 정말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 ^^


(룸 'LOOM')
 

지금까지도 제가 해본 게임 가운데 베스트3를 꼽으라면 반드시 들어갈 게임이 바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쳐 게임인 '룸 (LOOM)'입니다. 당시 어찌나 재미있게 했는지 엔딩에 가까워져서는 도저히 아까워서 깰 수가 없었을 정도로 흠뻑 빠져있던 게임이었으며,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음악을 모티브로한 어드벤쳐 게임 방식에, 아직도 아련한 기억이 생생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음계를 하나씩 맞춰가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가고, 무언가 마법과 용, 뭐 이런 신비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당시로서는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과 감동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몇몇 장면은 그대로 떠오르는데, 용이 나타나 양을 채가는 들판의 장면이라던가, 대형 베틀이 등장하는 장면 등 저 파랗고 푸른 이미지마냥 지워지질 않는군요 ㅎ

룸 얘기 도중에 잠시 당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당시에는 지금처럼 CD나 DVD로 게임이 출시되는것이 아니라 5.25인치의 플로피 디스크로 출시가 되었었는데, 정품이 발매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고(아니면 라이센스는 늦어졌거나, 아니면 불법이 성행했거나 --;)했기 때문에 직접 사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당시 용산에 공디스크를 들고 가면 몇천원 주고 디스크에 게임을 복사해 주고는 했었죠. 컴퓨터를 새로 사게 되면 게임을 많이 넣주기도 했었구요. 당시에 '룸'이나 '원숭이 섬의 비밀'등 오랫동안 소장하고자 하는 게임들은, 좀 고가의 컬러풀한 5.25인치 디스크를 사서 각각 디스크에 고이 저장한 뒤, 디스크의 상단에는 스티커 등으로 매우 정성스럽게 꾸몄던 기억이 납니다(참고로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경우는 당시 문방구에서 최고의 인기였던 번쩍번쩍한 스트리트 파이터 카드를 오려서 플로피 디스크 상단을 손수 꾸몄던 기억이 나네요). 아쉬운 건 이렇게 소중히 보관했던 게임들이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게 너무 아쉽군요. 


(원숭이 섬의 비밀)
 

'룸'과 더불어 제 인생의 또 다른 베스트 게임 중 하나인 작품이 바로 루카스 아츠의 작품 <원숭이 섬의 비밀>입니다.
이 음악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렬한데(당시 어드벤처 게임의 음악들은 정말 하나같이 최고였습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음악에 감동이 어려있죠!), 이 게임이 주로 대화를 통해 전개가 되었던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영어 하나 제대로 몰랐던 국민학생이 어떻게 술술 진행할 수 있었는지 살짝 놀랍기도 합니다. 
 



이 당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대부분 화면 하단에 'OPEN' 'PUSH' 'PULL' 'TALK' 'TAKE' 'USE'등 명령어가 있어서 각 사물에 대고 명령어를 클릭하면 진행이 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불편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로서는 전혀 그런 줄 모르고 했던 것 같네요. '원숭이 섬의 비밀'같은 경우는 너무 재미있어서 몇 번씩 엔딩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2편인가 에서는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롱테이크(?)대화 결투씬이 나오는데, 당시로서는 대충 긍정과 부정 정도의 영어만 알고 있던 수준이라 감으로 때려맞췄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어느 정도 해석하면서 게임하면 좀 더 재미있으려나?''). 
 
이 게임 역시 나중에 2편, 3편, 4편 등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해보긴 다 해보았으나 2편까지만 추억이 있고 그 후속편들에게는 큰 감흥은 없었던 것 같네요. 아마 당시 어드벤쳐 게임을 즐겼던 이들 중에 '원숭이 섬의 비밀'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로 90년대 최고의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킹즈 퀘스트)
 

당시 루카스 아츠의 게임들 못지 않게 가장 많이 했던 게임은 '킹즈 퀘스트' '스페이스 퀘스트'같은 시에라의 어드벤쳐 게임들이었는데, 위의 두 작품은 정말 '룸'이나 '원숭이 섬의 비밀'과는 또 다른 명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킹즈 퀘스트는 뭐랄까요, 좀 더 동화책 같은 분위기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좀 더 상상력을 동원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당시 어린이었던 저의 지능 개발에 상당부분을 도움을 준듯 합니다. 어드벤쳐 게임이 좋은 것은 바로 생각해야만 풀어갈 수 있는 게임의 구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퀘스트 시리즈들은 이런 면에서 아주 훌륭한 게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시리즈들 역시 여러 편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제가 재미있게 했던 것이 정확히 몇 편인지 조차 기억이 나질 않지만, 바로 저 그림이 등장하는 편이었던 것 같네요(5편이가??'').


(스페이스 퀘스트)
 

킹즈 퀘스트의 동화같은 분위기에 비하면 '스페이스 퀘스트'의 분위기는 만화같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나 당시 시리즈의 처음 칼라 버전이었던가 했던 저 게임에서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는, 그림 속의 바인가 아니면 다른 곳인가를 들어갔는데, 배경이나 인물들은 모두 흑백이고 주인공만 컬러이죠. 그걸 보고는 바의 다른 인물들이 '저봐, 쟤 VGA야'라고 하던 대사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 작품 역시 전체적인 줄거리들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킹즈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미래 전쟁)
 

이런 게임들 가운데 약간은 분위기를 달리했던 어드벤쳐 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Delphine Software사에서 만들었던 미래 전쟁(Future Wars)가 바로 그것입니다. 딱 보아도 상당히 깔끔한 그래픽 디자인에, 제목처럼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게임으로서, 앞서 언급했던 게임들과는 달리 커서의 위치 조작이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바로 게임의 첫 장면이었던 저 건물 청소하는 장면도 잊혀지질 않고, 조용한 숲속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장면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특히나 일종의 암호를 풀기 위해 페인트 통 암호표를 사용했던 기억도 나구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당시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쳐 게임 가운데 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바로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 동일한 줄거리로 진행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영화와 비교해 가며 게임을 했었던 것도 같고, 영화 자체가 미스테리 퍼즐을 하나 씩 풀어가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어드벤쳐 게임으로서도 상당히 괜찮은
소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인디아나 존스 3>의 음악을 3편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데, 영화 음악이 거의 그대로 쓰였던 게임음악도 기억에 남는군요. 


(황제를 찾아서)
 

사실 앞선 유명한 게임들에 비하면 살짝 인지도가 떨어지는 듯도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저에게는 더욱 소중한 게임이 바로 '황제를 찾아서'입니다. 정확한 구조는 기억이 안나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의 관한 이야기를 어드벤쳐로 풀어낸 게임으로 기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도 오래남고 가장 추억과 아련함이 강한 게임이 바로 황제를 찾아서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드벤쳐 게임에서나 가능한 다양한 창의력이 돋보이는 설정들도 좋았고, 이 게임 역시 그 음악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특히나 엔딩에 흐르던 그 곡은 제가 지금까지도 모든 음악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멜로디 중 하나일 정도로 너무나도 깊은 인상을 주었던 음악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예전 좋아했던 도스 시절 게임들을 윈도우에서 다시 하게 되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이 게임은 정말 다시 한번 시간내서 해보고 싶네요 ^^;


(둠 'DOOM')
 

아마도 지금까지도 했던 1인칭 액션 게임들 가운데 가장 손에 꼽는 작품이라고하면 둠2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 상태가 나빠질 수록 주인공이 코피를 흘리거나 멍이 들어가는 재미있는 그래픽이라던가, 희괴하고 다양하게 생긴
괴물들의 모습도 당시로서는 무섭기까지 했었고, 미로 형식에서 길 찾는 재미도 쏠쏠했으며, 무엇보다 공포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둠 역시 나중에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새로운 버전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그 추억만큼의 인상은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긴 뭐든지 오리지널 혹은 최고 인기작을 뛰어넘는 속편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이 밖에 기억나는 스포츠 게임들을 몇가지 얘기해보자면, 아마도 복싱 게임 가운데서는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아니었나 싶은 '4D복싱'이 기억이 나네요.
 

(4D 복싱)
 

상당히 각지게 만들어진 인물들과 키보드 숫자패드의 방향키로 펀치를 조정하던 방식으로 진행되던 게임은, 일반적인 복싱 게임의 기본 스타일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크게 지루하지 않았던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저 각진 얼굴들도 멍들고 피나고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ㅎ
 




야구 게임으로서는 <하드볼>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콘솔로 넘어오면서는 2K시리즈나 플스의 더 쇼가 훌륭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PC시절에는 거의 하드볼 시리즈만 했던 것 같습니다. 보스턴과 뉴욕의 팀 로고를 보니, 팀 로고를 직접 수정하거나 만들 수 있었던 메뉴가 생각이 나네요.

NBA같은 경우는 라이브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이 NBA만 했던 것 같네요. 사실 굉장히 단순했지만 크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해왔던 게임으로 기억되며, 나중에는 다양한 패치가 가능해져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게임이었죠. 흔히 많이 했던 슬램덩크 패치가 있어서 만화 속 주인공들의 팀으로 플레이를 하기도 했었으며, 덩크나 레이업 같은 동작들은 미리 선수마다 조정할 수가 있어서 말도 안되는 동작의 덩크 동작들이 가능했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이 밖에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당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었던 '프린세스 메이커'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 당시로서는 호기심이 왕성했던 사춘기 시절이라, 정도를 가는 주인공 외에, '외도(?)'를 하는 주인공도 꼭 한 번씩은 진행을 하게 되는 묘한(?)게임이었죠. 청소시키고 공부시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비행 시뮬레이션 중에는 윙커맨더가 가장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지긴 했는데 보질 못했네요. 이것 역시 괴작이 되었던가??. 

그 밖에도 추억에 PC게임들은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 다 거론할 수 없지만 줄줄이 이동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레밍'시리즈도 기억이 나고, 금광 캐고 나귀사고 이러던 '황금광 시대'던가(?)도 기억이 나고, 짧은 기억들이지만 제 어린 추억 속에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무시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HD급 화질로, 5.1채널로, 인터넷을 연결하여 화려한 배경 속에 게임을 하고 있지만, 90년대 당시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어드벤쳐 게임들 같은 아련함과 '감동'을 주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게임들에서도 이런 감동을 받을 수 있길 기다리며, 
저의 추억 속 PC게임들을 떠올려 봅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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