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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반전으로 일약 전 세계적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된 감독이 있다. 'I See the Dead People'이라는 명대사와 함께 많은 관객들을 반전에 재미에 흠뻑 빠지게 했던 감독 바로 M. 나이트 샤말란이다. 1999년작인 <식스 센스>는 그에게 큰 주목과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기도 했지만 결국 일종의 독과 같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식스 센스> 이후 그의 영화를 보는 대부분이 관객들은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까?' '식스 센스보다는 훨씬 충격적인 반전을 들려주겠지'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 후에 만든 작품들은 모두 다 어느 정도 평가절하 된 부분이 '분명히' 있으며 그 자체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많든 적든 '분명히'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식스 센스>가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마치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에게 'Creep'이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 처럼. 이런 측면에서 보면 또 하나의 충격적인 반전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1994)를 만들었던 브라이언 싱어는 참 영리한 감독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샤말란과는 취향이 틀린 것도 있겠지만, 싱어는 바로 자신이 원하는 <엑스 맨>시리즈를 통해 이 '반전'이라는 꼬리표가 생기기도 전에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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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의 작품 들은 그렇게 모든 평가를 <식스 센스> 혹은 '반전'이라는 키워드와 묶어서 평가받곤 했다. 사실 따지고보면 작품 완성도에 따라 각각의 작품이 비교당하는 것도 억울한 마당에 단순히 반전 만을 가지고 '더 충격'과 '덜 충격'으로 나뉘는 평가는 분명 억울한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샤말란 영화 가운데 <식스 센스>가 가장 심심했다는 평가에서 기초한 '억울함'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겠다 ^^; 그렇게 <언브레이커블> <싸인> 등을 거쳐 2008년작 <해프닝>이 선을 보였다. 샤말란(동료들은 그를 '나이트'라고 부르지만 우리에겐 역시 '샤말란'이라는 어감이 주는 친숙도가 더하기 때문에 이 리뷰에서는 계속해서 '샤말란'으로 부르도록 하겠다)은 결코 반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가가 아니다.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들이 그렇듯이 하나의 이야기와 결말을 두고 그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즉 서스펜스를 통해 인간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작가다. <해프닝>은 극 초반에 아주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이 영화가 깜짝 놀랄 반전이나 충격으로 흐르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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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선생님인 엘리엇 (마크 월버그)은 꿀벌들이 한 순간에 모두 사라진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묻는데, 수업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한 한 학생이 흥미로운 대답을 한다. '인간은 이해 못할 자연 현상이겠죠' 라고 답하자 엘리엇은 좋은 의견이라며 이를 받아 학생들에게 인간이 모든 자연현상에 대해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다는걸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대사와 장면은 상당히 직접적이다. 샤말란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거대한 자연에 속하는 존재로서 인식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를 인간으로서 모두 이해하거나 알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자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라기 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매우 당연한 설정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해프닝>은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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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은 처음에는 다른 주변 인물들처럼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 마찬가지로 무지하지만, 점점 영화가 진행될 수록 비상한 두뇌와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며 종국에 가서는 이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모두 꿰뚫게 되어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해프닝>의 주인공들도 처음에는 다른 스릴러 영화들의 주인공들처럼 자신만의 무기를 사용하여 이 현상을 풀어내려고 한다. 수학교사인 줄리안 (존 레귀자모)은 이런 캐릭터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존재하는 수학자에게 이해할 수 없고 풀 수 없는 현상이 닥치는 것 자체가 메시지이며 결국 다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차 위 조그맣게 벌어진 틈을 막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리고 이 틈을 한참이나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장면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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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장의 굴뚝을 통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 장면 역시 상당히 의도적이다. 만약 좀 더 논리적이었다면 식물을 누구보다 아끼는 이 남자가 아무리 튼튼한 하우스 내에서 식물들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저렇게 공장이 가까운 곳에 터를 잡았을리 만무하다. 이 장면 설정은 분명히 이 두 가지 대비되는 이미지를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의도된 부분이 크다.)


마크 월버그가 연기한 엘리엇 캐릭터도 흥미로운데, 앞선 수업시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질 수 있음을 적극 인정한 그이지만, 정작 사건에 중심에 놓였을 때는 그도 줄리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기를 꺼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논리적이고 실험적인 사고 방식으로 왜 이 일들이 주로 공원에서 시작되었는지 또한 대도시, 작은 도시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지 등을 마치 학문을 풀어가듯 군을 나누어 결론을 이끌어내게 된다. 얼핏보면 <해프닝> 역시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룰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엇의 결정대로 자연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소수로 나뉘어 이동하자 바람이 세차게 몰아쳤음에도 독성에 전염되지 않는 장면을 보여주며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단서를 잡은 것처럼 잠시 극을 이끌지만, 엘리엇의 공식대로라면 혼자 들판을 거닐던 존스 부인은 죽음을 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존스 부인은 분노에 찬 상태였기 때문에 식물들이 공격적으로 반응했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던 아니던 주인공인 엘리엇이 제시한 공식에서는 분명 벗어나는 일이다. 이처럼 영화는 결국 주인공이 만들어낸 공식대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서두에 언급한 명제를 다시 한번 끄집어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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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무슨 외계인이나 미지의 존재 혹은 누군가가 다 조작한 일이다 라는 식의 반전을 기대했기에(실제로 영화를 보면 외계인을 얼핏 연상시킬 만한 카메라 앵글이나 장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인간에게 성난 자연이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경고를 한 것이었다라는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결말이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은 물론 객관적으로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그런데 재미있는건 실제로 다른 영화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정작 배후에 외계인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마무리 해 버리면, '또 외계인이야'하면서 허무해하는 반응이 또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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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엘리엇 일행이 중반에 차를 얻어타게 되는 부부는 아예 대놓고 영화 중반에 정답을 얘기해 주는데, 이들을 영화가 그리는 방식은 상당히 의도적이다. 식물들을 마치 인간처럼 대하는 이 남자의 약간은 우스꽝스런 표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엘마(조이 데샤넬)의 표현처럼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하기에 충분한데, 결국 정답을 이야기 한 것이 되는 인물을 이렇게 약간의 오해가 가능하도록 묘사한 것은, 관객들의 이러한 일반적 심리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중개인이 갈 곳을 이야기할 때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는 장면을 연결지어 보여주는 것 역시 상당히 의도적인 부분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마치 반전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시작할 때 한 번 그리고 중반이 되기 전에 다시 대놓고 한 번, 결말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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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하우스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다른 감독이나 다른 장르의 영화였다면 단순히 웃고 넘어갔겠지만, 장르와 감독이 그러한지라 모델하우스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혹시?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묘한 시퀀스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해프닝>에는 한 가지 다른 시퀀스와 한 가지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전자는 존스 부인이 등장하게 되는 시퀀스이고, 후자는 엘리엇과 알마의 가족의 탄생이야기다. 의문의 사건을 겪고 혼란스러워 하던 주인공들은 어느 외딴 집에서 홀로 사는 존스 부인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존스 부인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체를 다 드러내도 극의 흐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영화 속 또 하나의 다른 시퀀스라 할 수 있겠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오래살아온 듯한 존스 부인은 과도한 신경 과민 증세를 보이는데, 존스 부인의 등장 시퀀스만 보면 여느 공포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과 공포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존스 부인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Betty Buckley)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공포영화 <캐리>에도 출연했었고 최근에는 주로 TV시리즈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브로드웨이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그의 출연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임팩트 하나 만은 단연 최고 였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복도에 서서 '뭘 그렇게 숙덕거려'라고 말하는 장면은 압권. 참고로 그녀는 올 여름 HBO를 통해 제작되는 기대작 '퍼시픽 (The Pacific)'에도 출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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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 (I Hear You Whispering))


영화 속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는 바로 부부 사이인 엘리엇과 엘마가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다. 엘리엇과 엘마는 영화 초반부터 그리 좋지 않은 사이로 묘사가 되는데, 얼핏보면 이 둘이 부부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 둘의 간극은 멀게만 느껴진다(블루레이에 수록된 삭제장면을 보면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다). 엘리엇과 엘마는 하나의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여기에 하나 추가되는 점은 줄리안의 딸인 '제스'가 이 둘과 함께 하게 된다는 점인데, 이 둘의 틀어진 관계를 봉합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이 '해프닝' 외에 '제스'의 역할도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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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의 마지막, 제스는 이 가족의 일원으로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버지인 줄리안을 간직한 채로 함께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엘마가 임신을 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의 탄생 외에 엘리엇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중간중간 나이 답지 않은 행동들을 보여주며 미성숙함을 드러냈던 엘리엇은, 제스를 돌보면서 어른이 되어갔고 결국 아빠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되는 과정 역시 이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엘리엇의 어른스럽지 못해 알마와 겪는 불화 역시 삭제장면을 통해 좀 더 자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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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에 가장 정성을 들이고 있는 20세기 폭스사 답게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 메뉴 디자인은 깔끔한 한글화가 이루어져있다. 메뉴 디자인 자체는 굉장히 심플한 편이다.


Blu-ray : Pictures & Sound Quality


1080p 풀HD 영상과 MPEG-4 AVC 포맷을 지원하고 있는 화질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 영화는 작품의 85% 가량을 로케이션 촬영을 했을 정도로 세트 촬영은 거의 없고 야외 촬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약간의 아쉬운 점들도 수긍할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과감한 클로즈업 장면들이 많은 것도 화질 여부를 측정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아래 4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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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쨍한 화질이라기 보다는 약간의 필름 그레인 현상이 발견되는 화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는 예전 영화같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바람에 들판이 일렁일 때도 잔상이 거의 남지 않으며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보다는 약간 뭉뚱그려지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크게 신경쓰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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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ster 5.1 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만든 영화음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효과음 보다는 영화 음악에 사용 빈도가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운드 측면에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스코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들이라 하겠다. 부가영상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샤말란과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식스 센스>이후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오면서 단순한 영화음악 감독을 넘어서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파트너급의 영향을 주고 받고 있기 때문에, 음악에서 기초된 아이디어들이 실제 영화의 분위기나 장면에도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HD급 화질의 영상과 충실한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는 서플먼트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단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지원과(드디어!) PIP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메뉴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일단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수록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마도 국내 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 가운데 최초가 아닌가 싶다(적어도 개인적으로 본 타이틀 가운데는 최초였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타이틀 가운데 코멘터리부터 pip의 영상들까지 꼼꼼히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던 타이틀들도 모두들 트리비아 트랙에는 자막을 전혀 지원하지 않곤 했었는데 <해프닝> 블루레이는 드디어 이 기능에도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트리비아 트랙으로 설정을 하게 되면 여기에는 자막이 지원되지만 정작 본편의 자막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한 가지가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가. 한 번에 해결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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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부 타이틀의 경우 PIP를 통해 제공되는 부가영상들은 별도로 볼 수는 없고 단지 기능을 설정해 두었을 때만 작은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 타이틀은 PIP로 제공되는 영상들은 별도로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따로 메뉴가 마련되어 있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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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장면 촬영'에서는 보통 영화 같았으면 기차 내부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을 장면을 실제 열차와 레일에서 촬영하게 된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이것 만 봐도 그렇지만 샤말란은 상당히 고전적인 촬영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전작들에서는 가능한한 시대를 가늠할 수 없게 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50년 전의 이야기로 보이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는데, <해프닝>은 여기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작품이었지만 역시 그의 고전적인 취향은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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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조절'은 샤말란 감독의 최초의 R등급 영화라는 점을 주목한다. 처음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되었을 때만 해도 언제나 처럼 P-13 등급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R등급으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영화사의 요청에 결국 본인 최초의 R등급 영화들 만들게 되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R등급' 다운 장면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독성에 감염되어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의 묘사에서 좀 더 잔인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은 영화의 주제와도 같은 '바람'에 대한 이야기,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 속에서 바람을 더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어떤 장치들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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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는 극 중 존스 부인의 대사로서 그녀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과정과 존스 부인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의 인터뷰와 더불어 만나볼 수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배우답지 않게 오디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이 작품에 정성과 열정을 갖고 임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NG 모음'은 말그대로 NG장면들을 담고 있는데, 마크 월버그와 샤말란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두 사람의 장난 치는 장면들이 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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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장면'에서는 총 4가지 삭제된 시퀀스를 만나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엘리엇과 알마가 다투는 장면이 확장판으로 담겨있어서 이 둘 간의 갈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아이팟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동물원에서 사자가 공격하는 장면 역시 본편 보다는 좀 더 잔인한 장면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현관에서 소년들이 사고를 맞게 되는 장면 역시 잔인한 묘사가 추가된 확장판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아이팟 동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영상으로서 연주회 비디오가 추가되었는데, 이 장면은 확장판 개념이 아니라 새롭게 추가된 시퀀스로 삭제 장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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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의 시각 : 제작과정' '나이트의 하루' '장면의 구성 요소' 등에서는 전반적인 제작과정과 인터뷰 영상들을 담고 있다.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저렇게 많이 웃는 감독이었던가? 하는 것이었다. 부가영상에 담긴 그의 인터뷰가 만약 1시간 분량이라면 거의 50분은 웃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것도 매우 해맑게!) 거의 인터뷰 내내 웃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해프닝>은 그가 본인의 작품임에도 관객의 입장에서 완전히 빠져들어서 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라고 인터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한 영화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해맑게 웃으면서 에피소드나 장면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질 정도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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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말란이 연출한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그가 까메오로 등장하지 않는 작품인데, 재미있는건 모습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목소리로는 출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엘마에게 전화하는 '조이(Joey)'의 목소리가 바로 샤말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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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의 마지막 제스가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 가방을 챙길 때 넣는 책은 다음 아닌 2010년 개봉예정으로 샤말란의 다음 작품인 'The Last Airbender' 이다. 참고로 버스 번호 역시 2010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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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해프닝>은 개봉 당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팬들 사이에서도 제법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혹자에게는 샤말란 영화를 앞으로 보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의 실망을 안겨준 졸작이기도 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역시 샤말란!' 하며 그에게 더 흠뻑 빠지게 된 수작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싸인>과 더불어 또 한 번 샤말란의 스토리텔링과 과정을 그리는 재주에 만족했던 작품이었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8
8
8
8
8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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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The Happening, 2008)
중요한 건 서스펜스


M.나이트 샤말란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식스 센스>를 만들지 않았다면,
좀 더 대중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적어도 욕은 덜 먹는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언제부턴가 샤말란 = 반전 이라는 공식아닌 공식이 형성되어, 관객들이 샤말란의 영화를 보러 갈 때는,
항상 <식스 센스>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다보니 대부분의 작품들을 시시하게 혹은 '이게 뭐야'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많은 작품이 반전으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자고로 서스펜스란 결말보다는 그 조여오는 과정에 더 맛이 있는 장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샤말란 감독의 작품은 반전 스릴러라기 보다는 항상 서스펜스 장르 영화였었다.
개인적으로 샤말란 감독의 영화 가운데 <싸인>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서스펜스와 더불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해프닝>은 사실 개봉일에서 약간(사실 며칠 밖에 안되었지만, 이미 볼 사람은 거의 다 본 상황인지라)지난 뒤 보게 된 터라, 여러 혹평들을(물론 제목만) 미리 접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아쉽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그야말로 '혹평'들이 많았던 관계로 샤말란 팬인 나로서도 살짝 걱정이 되긴 했었다.
하지만 역시 나도 그의 '과'인건 여전한 사실인듯.
<해프닝>은 연일 쏟아진 혹평들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서스펜스에 조여옴을 더욱 부각시킨 멋진 장르
영화였다.



(스포일러 있음)

포스터에 나와 있고, 예고편에 등장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이유없이 멈춰서고, 자살하는 등의 '해프닝'이
계속 일어나면서, 주인공 무리는 일단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더 먼 곳으로
도망치게 된다. 처음에는 테러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나중에 차차 바이러스 등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으로
원인을 분석하기에 이르는데, 이동 중 만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의 말처럼, 점차 이것이 다른 원인이 아니라,
나무들과 식물들, 더 나아가 자연이 바람을 통해 인간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과학교사인 엘리엇은 위기에 닥치자 자신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말미마다 반복적으로 알려주었던 원칙을
되새기며 이 사건의 원인을 유추하기에 이르는데, 인간이 자연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만 '해프닝'이 벌어진다는 결론에 이르러, 이른바 '흩어지면 산다'라는 공식을 내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혼자 있던 존스 부인마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고는,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된다.
보통 영화 같으면 여기서, 혹은 마지막에 가서라도 분명한 원인을 알려주지만, <해프닝>의 경우는
이 원인을 영화 초반 수업중에 학생과 나누었던 대사처럼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고 끝을 맺는다. 이것이 치밀한 스릴러 영화라던가, 반전을 내세운(알기로 샤말란 스스로가 반전영화
전문가라고 자신을 칭한 적은 없는 듯 하다)영화였다면 분명 '이게 뭐야'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서스펜스에 집중한 샤말란의 영화에서는 이 원인이 무엇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원인 보다는 그 원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떤 변화를 겪으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이를 극복해내고 이겨내는지의 과정을 메시지로 하고,
그 과정에서 공포스러운 조여오기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샤말란의 영화이다.
즉 귀신, 괴물, 외계인 등 공포스러운 외부 요인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아니라, 본래 부터 있던
내부 요인이 자극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고, 외부 요인을 겪는 과정에서 내부 요인을
치유해 나가는 영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특히나 전작 <싸인>에 비교한다면 주인공들이 상황에 처한 뒤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공감하기가 어려웠는데, 단지 평소에 사이가 별로 좋지 않고, 그래서 바람도
살짝 피기도 했던 부부관계의 위기가 '해프닝'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해소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는, <싸인>의
가족의 위기와 회복에 관한 이야기와 비교해보았을 때는 분명히 조금 메시지면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그 깊이의 경중을 따지기에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초반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는 인트로 영상도 그렇고, 특히나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상당히
고전 영화틱하다. 마치 히치콕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음악은, 자극적이고 휘몰아치는 음악보다도 오히려
더 서스펜스를 잘 살려주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샤말란 최초로 R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기존 그의 영화에서 보여줄 듯 하고 정작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에
반해, 제법 끔찍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여줄듯 하고 안보여주는 공포가 샤말란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들판에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이동하는
장면은 영화적인 그림으로도 아주 멋졌다.

마크 월버그의 연기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기가 나빴다기 보다는 앞서 언급했던것
처럼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인상깊게 보았었던 주이 디샤넬은 <해프닝>에서 아주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데, <은하수를...>에서는
귀엽거나 매력있다 정도였는데, 머리만 풀었을 뿐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몹시도 아름다운 모습을 자주 보여준듯
하다. 존 레귀자모의 연기는 물론 좋았지만, 역시나 분량이 적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반전을 기대하고 샤말란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로 어쩌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
샤말란의 팬이라면 점차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장인으로 한 편 한 편 필모그래피를 추가해 나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만족스러울 것이나, 반전과 '짠'하는 결말을 잔뜩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역시나 '이게 뭐야'가
될 수 밖에는 없을 영화가 될 듯 하다.


1. 영화 속에 '해프닝'이라는 대사가 참 많이도 나온다.
2. 시각적으로 가장 무서운건 역시나 존스 부인이었다.
3. 파리로 건너간 바람은 어찌되었을까.
4. 샤말란이 왜 안나오나 했더니 '조이'로 등장하더라. (존스 부인 집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ㅋ)
5. 모델하우스씬은 정말 재미있었다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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