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のだめカンタ-ビレ, 2010)
더 치열해진 꿈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피날레


노다메와 치아키 센빠이와 함께 해온 짧지 않은 세월을 마무리해줄 '노다메 칸타빌레 : 최종악장'을 보았다. 이미 개봉했던 극장판 상편 '노다메 칸타빌레 Vol.1'을 통해 파이널을 준비했던 이 꿈에 대한 모험담은, 최종악장에서도 그저 감상에 젖기 보다는 시리즈가 본래 하고자했던 핵심 메시지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심화시키고 마무리한다. 사실 극장판 상편을 보았을 때도 조금 놀랐던 바였지만, 그리고 이 극장판이 단순히 TV판의 인기를 발판으로 추가 확장한 것이 아니라 본래 계획되어진 연장선상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꿈'에 대한 메시지에 포커스를 두었을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극장판이라는 것이 TV판을 재미있게 본 팬들을 위한 것인 동시에 새롭게 접하는 관객들을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화적인 구성과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봤을 때 (그렇다고 노다메 극장판이 이런 점이 꼭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TV판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이야기와 주제를 담은 극장판은, 노다메 팬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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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의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하긴 무려 우울한 감성과 장면으로 마무리했던 극장판 상편을 떠올려본다면 이 같은 피날레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바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어쨋든 피날레라는 것을 감안해 예전 TV판의 친구들을 다시 유럽으로 불러온 것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미네와 키요라, 마스미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왠지 떠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정말 이 이야기가 끝나긴 하려나 보구나 (계속 연재되고 있는 만화는 별개로;) 하는 감정도 들곤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가 끊임없이 물고 늘어졌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정작 면밀하게 따지고보면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로 종결되곤 했던 이 이야기를, 피날레에서는 더욱 강화한다. 심하게 말해서 TV판의 엽기적이고 유쾌하기만 했던 단편적 기억만 갖고 극장판 피날레를 본 이들이라면, 이거 내 알고 있던 노다메 치고는 너무 심각한데 라고 느낄 정도로, 이번 극장판에서는 노다메의 웃는 얼굴만큼이나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 그간 노다메의 고민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번 만큼 노다메의 고민이 깊어졌던 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노다메의 고민이 피날레에서 폭발한 것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좋았지만!), 어쨋든 이번 작품에서 노다메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그 특유의 장면 만큼, 무표정의 심각한 얼굴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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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는 이번 피날레에서 웃는 얼굴 만큼이나 진지한 얼굴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장판 상편에 이어 이번 피날레를 통해 다시 한번 '꿈'에 대한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 시리즈는 항상 웃고 떠드는 것만 같았지만, 그 안에는 지독하리만큼 치열한 꿈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 가운데 느끼는 자기 성찰과 고민들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찌보면 노다메처럼 자신만의 판타지에 빠져있지 않으면 견딜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고민이 항상 그림자처럼 곁에 있었다. 그런 존재를 극장판에서 드디어 직면하게 되었고, 노다메 그리고 치아키는 자신들의 꿈과 서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제대로 된 기회를 갖게 된다.

자신의 꿈 앞에 직면한 노다메 처럼 나 역시 이번 극장판을 보며 다시 한번 꿈과 도전 그리고 항상 핑계 거리가 되곤 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 다시금 서볼 수 있었다. 영화는 어쩌면 100% 깔끔한 결론을 주지는 않는다. 노다메는 처음부터 꿈꾸던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고, 반대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었느냐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두가 가능한 결과를 내어 놓는다. 그런데 이 결말이 어정쩡하다거나 뭔가 미흡하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또 다른 주제이기도 한 '서로'를 얻었기 때문이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관계 만큼 흥미 진진한 관계도 없을 텐데 (흥미진진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관계), 결국 이 관계가 '서로'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되는 것만으로도 앞서 이야기했던 노다메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더 이상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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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는 끝이 아닌 끝으로 피날레를 맞이했다. 그래서 인지 한동안 이 커플의 이야기가 더 그리워만 질 것 같다.


1. 노다메 극장판을 극장에서 보며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는, 극 중 등장하는 클래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클래식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과 듣는 즐거움을 전하는 동시에, 어렵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버린채 감정으로 듣게 되죠. 실제로 클래식은 많이 감정적인 음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작곡가가 이런 감정을 담아냈다는 것을 노다메 시리즈는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죠.

2. 사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아래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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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키가 노다메와 몹시 다정하게 있어서가 아니라, 치아키의 세팅안된 자연스럽게 풀어진 머리라니!! 거의 시리즈를 통틀어 처음 보는 것 같은 이 어색한 자연스러움에, 놀라움이 절로 들더라구요 ㅎ 키스씬 보다 이 장면이 더 달달했던 것 같네요;

3. 노다메의 극중 연주를 실제 연주한 '랑랑'의 공연 포스터가 극중 등장하더군요.
4. 예전 TV시리즈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등장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더군요 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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