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2017)

내면은 전혀 달라진 헐리우드 리메이크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었다.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에 흠뻑 빠져있었던 나는 주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을 먼저 접하게 되었었는데, 이후 보게 된 '공각기동대'의 세계관과 철학은 그 당시의 어린 나이와 맞물려 한참을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 만큼 질문과 고민을 갖게 만들었던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이 헐리우드에서 스칼렛 요한슨 주연으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다른 리메이크 소식들과는 다르게 사실 전혀 기대가 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오시이 마모루가 담아낸 철학적 깊이 (혹은 난해함)를 제대로 구현 할리가 만무했고, 혹여 그러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 들 내면적인 화두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오락적이고 액션이 중심이 된 영화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헐리우드의 접근 방식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선택 방식은 더 많은 대중들에게 관심을 이끌어 원작보다 더 나은 흥행을 거두기도 하고, 단순해진 대신 더 분명한 방향성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루퍼트 샌더스의 헐리우드 버전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은 이러한 장단점이 모두 존재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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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장점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원작의 난해함은 훨씬 덜해져 일반 대중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스토리라인이 단순해졌고 (명확해졌고),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액션과 디자인은 확실히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는 많은 면에서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보다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를 더 연상케 하는데, 여기에 액션이 좀 더 가미가 된 버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생각보다 스칼렛 요한슨을 비롯해 섹션 9 요원들의 캐릭터는 그리 어색하지 만은 않았다. 물론 이건 원작의 쿠사나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절대 평가이긴 하지만. 


앞서 이번 '공각기동대'는 이야기가 훨씬 단순해졌다고 말했었는데, 오락영화로서는 분명한 장점이다. 메이저 (스칼렛 요한슨)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원작의 복잡, 난해한 세계관은 전혀 필요가 없어져 버린 동시에 기시감이 느껴지는 조금은 평범한 이야기가 되긴 했지만, 그만큼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형성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원작을 전혀 보지 않은 관객 입장에서는 제법 흥미로운 SF/액션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속편의 가능성까지 열어 둔 것도 좋았는데 과연 가능할는지는 미지수다 (북미의 흥행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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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이 영화가 갖는 대중적 장점과 정확히 겹친다. 사이버 펑크 세계관을 배경으로 자아를 찾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명확성을 얻었지만,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이 갖는 매력이 바로 그 난해함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건 원작 팬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가장 큰 단점이 될 수 밖에는 없다. 나는 원래 누구였는가, 나는 도대체 어떤 과거를 갖고 있는가 라는 질문과 이를 찾는 여정은 만약 다른 작품이었다면 제법 흥미로운 테마가 될 수 있겠지만, 이것이 '공각기동대'라면 전혀 얘기가 달라질 수 밖에는 없다. 딱 잘라 말해 루퍼트 샌더스의 '공각기동대'에는 '네트는 광대해'의 정서가 없다.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이 가졌던 수많은 매력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을 꼽으라면 바로 쿠사나기 소령의 저 대사, '네트는 광대해'라는 한 마디가 남긴 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감동과 기대를 들 수 있을 텐데, 이 영화엔 아예 그 부분을 배제해 버렸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빠져있는데도 이 영화를 비교적 재미있게 본 이유라면 차라리 핵심 부분을 교체한 것이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만약 이 영화가 오시이 마모루의 철학을 그대로 계승해 복잡, 난해한 고민을 정공법으로 파고들었다면 과연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이야기가 가능했을까? 그리고 그렇다 한들 2017년의 시점에서 과연 그 당시 정서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가 그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비춰보자면, 차라리 10점 만점짜리 기술을 시도해 6점을 거두는 것보다 8점 만점짜리 기술을 시도해 7점을 얻는 전략이 대중적 영화로서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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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예고편이 공개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메이저'라는 번역에 대한 논란으로 끊이질 않는데,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조금 애매한 점이 없지 않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에 가깝지만, 따지고 들자면 충분히 문제 삼을 만한 여지가 넘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작에 있어서 소령이라는 계급의 상징성이 워낙 컸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메이저라는 것이 과연 이름으로서 등장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계급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등장한 것인지 100%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초 중반까지는 스칼렛 요한슨이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할 때 꼭 '메이저'라고 붙이길래 정말 계급의 표현이 아닌 이름 그 자체로 존재하는 건가 싶었었는데, 후반부의 '이제 더 이상 메이저가 아니야'라는 대사를 보면 이건 조직을 배신했기 때문에 더 이상 메이저 계급이 아니라는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라 불분명함이 더 커졌다. 


오역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간혹 작품 전체의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아닌 경우도 있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그 이름, 그 이름을 찾는 이야기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과 관련된 오역 논란은 분명히 감상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로 볼 수 밖에는 없겠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냥 한 두 번 정도 언급되는 수준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사가 바로 '메이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 오역 논란은 어지간히 감상에 영향을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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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쨋든 영화를 보고 오니 너무x100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이 보고 싶어졌어요. 곧 국내에도 블루레이가 출시될 예정인데, 그 전까진 소장하고 있는 DVD라도 한 번 다시 봐야겠어요.


2. 크래딧을 보니 마이클 피트가 Michael Carmen Pitt로 미들 네임까지 표기되던데 원래 그랬던 건지 아니면 몇 년 사이에 바뀐 건지 모르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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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스 블루레이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


"고독 속을 걸으며 악을 행하지 않고

홀로 걸어가는  숲 속의 코끼리처럼"...


2004년, '공각기동대'를 보고 한참 빠져있던 나는 그의 속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노센스(Innocence)'를 극장에서 보고 또 한 번 깊은 카오스에 빠지게 된다. 그 때 당시에는 이 난해하다면 난해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었는데 2013년에 다시 보게 된 '이노센스'는, 10년 전 이 영화를 보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직 설 익은 것이었다는 것에 거부감 없이 수긍할 수 있었다 (그 얘긴 즉슨, 지금의 생각 역시 10년 뒤엔 스스로 또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 형식적으로 보자면 '이노센스'는 '공각기동대'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단순한 속편이라거나 '공각기동대 2'라고 부르기엔 무언가 설명이 부족한 작품이다. 즉, '이노센스'는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에서 펼쳐진 작품이지만, 오히려 '네트는 광대해' 라며 육체를 버리고 한 차원 더 나아간 쿠사나기의 이야기처럼, 한 걸음 더 분명하고 확실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전작이 쿠사나기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노센스'는 더 이상 갈등하지 않는 쿠사나기처럼 영화 스스로가 믿고 있는 바에 대해 조금의 의심도 없이 나아가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가 비슷한 소재를 다룬 SF 영화들에 비해 특별한 점은, 사이보그, 전뇌 같은 SF적 요소들이 단순히 볼거리 위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철학적 사유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 영화는 결국 인간이 스스로의 모습을 닮은 형태로 만들어 낸 수많은 인형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인간이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 영역들에 대한 반성과 의문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이 영화만의 해답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영화가 인간을 그릴 때는 타자로 생각하기 보다는 나 자신으로서 묘사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존재나 그 가치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노센스'는 그 인간이 만든 존재인 인형(사이보그)들을 등장 시켜, 그들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를 통해 '과연 인간은 완벽한 존재인가?'라는 물음과 동시에 그 불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여정은 결국 '나'를 버리는 과정, 더 자세히 이야기해서 '나'라는 존재의 이유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수 많은 악(惡)한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이노센스'는 이야기의 여러 지점에서 대사나 캐릭터 등을 통해 '나'라는 존재에 대한 비유를 들려준다. 인간이라는 것의 정의를 어느 시점에서 내릴 것인지. 태어나는 순간, 그러니까 아직 가치관이나 자아가 생성되기 이전 아이일 때도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아라는 것이 생기는 순간 부터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인간이라 부르는 것이 완성이나 선(善)의 형성을 의미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순수(Innocense)를 잃어버리게 되는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영화는 계속 반문한다. 영화 속 반복되는 장면과 구성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적 의미나 이를 통해 '나'라는 실존적 가치에 대한 의문 기호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끊임없는 반문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이노센스'의 실질적 주인공이 '바토'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쿠사나기가 '공각기동대'의 마지막에 육체를 버리고 광대한 네트워크로 떠나버렸기 때문에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 작품이 반증하듯 쿠사나기는 굳이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이야기의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바토라는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 지가 이 작품의 핵심일 것이다. 쿠사나기와 바토는 사이보그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커다란 갈등과 의문을 갖고 있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쿠사나기는 '나'를 버리고 어쩌면 아무도 닿을 수 없는 다음 단계로 나아갔고, 남겨진 바토는 고스트 더빙이 된 인형이 연관된 사건을 추적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완전함에 대해 점점 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마치 인간과 사이보그의 입장이 뒤바뀐 듯 바토가 불완전함을 스스로 드러낸 인간 군상을 불쌍한 듯한 표정으로(물론 그는 표정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이 작품의 정서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 더 중요한 건 바토의 이러한 시선이 인간다움에 대한 실망이나 포기로 종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의 서두에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그 때는 이 이야기가 몹시 어둡고 우울하고 쓸쓸하기만 한 것인 줄로 알았었는데, 다시 보니 꼭 그렇지 만은 않았다. 오히려 희망적이기까지 한 가능성의 작은 불씨마저 발견할 수 있었다. 얼핏보자면 '이노센스'는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의 여정 속에서 바토가 겪게 되는 인간들의 불완전함과 그와 반대로 한 차원 높은 다음으로 나아간 쿠사나기의 모습을 통해, 결국 인간 세상에는 희망이 없고 하루 빨리 '나'를 버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 만이 의미있는 일이라는 쓸쓸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노센스'의 마지막은 어떠한가. 바토는 '킴'의 사건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함과 인간들이 고스트 더빙을 통해 만들어낸 인형들이 '인형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간절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인간이 아닌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상실감, 실망감이 더 깊어지긴 했지만, 바토는 이곳에 남는다. 전작의 마지막과 이 작품의 시작 시점에서의 바토는 분명 '남겨진' 성격이 강했지만, '이노센스'의 마지막 시점에서의 그는 스스로의 의지로 남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즉, 바토는 그 모든 것을 겪었지만 그래도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이 추구해야 할 '인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더 확고한 믿음을 얻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노센스'가 쿠사나기와 바토의 로맨스 영화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다. 바토가 기르는 강아지를 위해 일부러 좋은 사료를 애써 구하는 것 처럼, 쿠사나기에 대한 바토의 감정은 또 다른 '인간다움'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비록 정답은 없을 지언정 끊임없이 탐구를 멈추지 말아야 할 화두이기에,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는 가끔 돌이켜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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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가치 높은 DP시리즈 '이노센스' 블루레이





이번에 DP시리즈로 발매 예정인 '이노센스' 블루레이는 몇 가지 눈에 띄는 개선점들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첫 번째는 역시 개선 된 자막을 들 수 있겠다. 기존 DVD의 자막이 주인공의 이름 조차 잘못 번역되었던(DVD에선 '버트'로 번역) 것에 비하자면, 이번 블루레이의 자막은 원문의 정보를 누락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서 다시 번역을 하는 과정을 가졌으며, 특히 철학적인 대사와 인용문이 많은 작품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한국어 자막 개선에 많은 노력을 했음을 엿볼 수 있다.


본편은 MPEG5/H.264 코덱으로 화질이 향상된 신판(앱솔루트 에디션)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관련 부가영상이 몽땅 누락된 일본의 엡솔루트 에디션과는 달리 초판에 수록되었던 대담 및 메이킹 영상 등 중요한 부가영상을 이번 블루레이에 포함함으로써, 역시 DP시리즈로 제작된 '무협' 블루레이 타이틀과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판본과 비교해도 손꼽히는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그 외에 아직 발매 전이라 직접 확인을 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읽을 거리와 볼거리를 포함한 소책자가 정성껏 제작될 예정이라니, 이 소책자도 소장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한 몫을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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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AVC 포맷의 블루레이 화질은 최신 애니메이션 작품들과 비교하자면 색감의 표현력이나 노이즈 측면에서 부족함이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었던 DVD의 화질과 비교해보면 역시 블루레이 화질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이노센스'는 당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큰 관심을 갖고 있던 3D와 CG 그리고 실사에 가까운 표현 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블루레이로 감상하는 것이 조금 더 의미 있는 감상이 될 수 있겠다.







2D와 3D가 결합된 시퀀스가 대부분인데, 일일이 표현해낸 배경의 CG들의 디테일을 블루레이를 통해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당시 이 작품이나 2001년 작인 '아바론'을 보았던 이들이라면 그 영상의 이질감을 기억할 텐데, 그 이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블루레이에서는 좀 더 선명한 화질 덕에 오히려 이질감은 조금 덜한 듯한 느낌을 준다.



Blu-ray : Audio


DTS-HD MA 6.1채널의 사운드는 DVD시절의 강력했던 DTS 사운드의 임팩트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차세대에 맞게 업그레이드 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공각기동대'에 이어 그 특유의 묘한 신비로움을 들려주는 코러스 곡은 이 작품의 성격을 아주 단적으로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날카로움과 공간감이 모두 잘 살아있어 오프닝과 퍼레이드 장면에서 사운드의 쾌감을 선사한다.






몇 장면의 총격 씬과 격투 씬에서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임팩트를 들려주며 사운드적으로도 크게 불만족스러움은 느끼지 못하였다. 그리고 작품의 특성상 안드로이드 들이 여럿 등장하다보니 인간에게서는 발생하지 않는 미세한 금속성 마찰음 등이 수록되었는데, 확실히 기존 DVD버전 보다는 훨씬 더 선명해진 작은 소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으로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연출을 맡은 니시쿠보 토시히코가 참여한 음성해설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도 많은 팬들은 이 어려운 작품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 들을 듣고 싶겠지만, 내용 적인 해석이나 메시지의 전달 보다는 기술적 측면의 에피소드나 소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당시 오시이 마모루는 특히 이 기술적인 측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때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음성해설 외에 '<이노센스>는 국경을 초월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전문가 대담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비록 HD영상이 아닌 SD영상이기는 하지만, 당시 이 작품이 전 세계 관객들에게 던졌던 메시지와 그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시이 마모루의 전작 '공각기동대'가 그 이후 헐리웃을 비롯해 수 많은 SF작품들과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그 영향이 어떻게 미치게 되었는지 좀 더 분석적인 해석들로 소개하고 있다. 약 45분 분량의 영상으로 대담이라는 제목 처럼, 다양한 분야의 반응과 평가를 만날 수 있다.





'메이킹 영상'에서는 목소리 연기를 한 성우들의 인터뷰와 더빙 현장, 그리고 가와이 겐지가 만든 영화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또한 칸 영화제에 출품했던 당시의 현장 영상도 수록되었으며,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스즈키 토시오는 '이노센스'는 오시이 마모루의 다른 작품들 가운데서도 압도적인 걸작이라 말한다).


마지막으로 특보와 한국, 일본에서의 예고편 등이 수록되었다.





[총평]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는 누군가에게는 걸작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되겠지만, 적어도 화제작인 동시에 다시 한 번 볼 만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공각기동대'와 이 작품 이후의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작품들을 여럿 소화한 시점에서 다시 보는 '이노센스'는 분명 새로운 맛과 생각할 여지를 던져주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개선된 자막과 차세대에 맞게 업그레이 된 화질과 사운드는, 이 새로운 맛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 하는데에 부족함이 없는 도구가 될 듯 하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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