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 (블루레이 리뷰)
사회 문제로부터 시작된 범죄 스릴러


지난 해 개봉한 신인 김홍선 감독의 작품 '공모자들'은 그 동안 코미디 연기로 널리 알려져 있던 임창정의 진지한 연기와 불법 장기 밀매라는 사회적 문제와 제법 고어한 수위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9년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한 신혼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는데, 여행 중 아내가 사라져 두 달 뒤 장기가 모두 적출된 채 발견되어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었다. 영화 '공모자들'은 바로 이 사건에서,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 사건을 보고 느꼈던 분노에서 시작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인 김홍선 감독은 이 분노를 범죄, 스릴러 장르로 풀어냈다.






일단 '공모자들'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영화 특유의 난데 없는 개그 시퀀스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었다. 몇몇 이름 있는 감독의 작품을 제외하면 한국영화에서는 (특히 초반에) 극의 내러티브나 캐릭터의 설정과는 전혀 무관한 개그 시퀀스가 등장해 후반부에 갑자기 진지해지는 분위기가 더 적응 안되도록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적어도 그런 낭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고어보다도 그 사건 자체가 갖고 있는 공포감이 더 중요한 작품이기에, 이렇듯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는 영화에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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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없지 않았다. 일단 임창정의 진지한 연기는 크게 어색할 것이 없었으나 어색한 부산 사투리는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를 방해하는 요소였으며, 후반 부의 내러티브는 너무 갑작스럽다는 측면이 없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 들기 보다는 애초 감독이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그 '분노'만이 과하게 느껴지는 측면이 더 강한 편이다. '공모자들'의 방식과 비슷한 형태의 영화라면 '와일드 씽'을 들 수 있을 텐데, 주제 면에서는 '공모자들'이 갖고 있는 사회성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영화적 재미나 내러티브 측면에서 반전의 묘미를 만끽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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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4 AVC 포맷의 블루레이 화질은 깜짝 놀랄 정도로 좋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화질을 그렇게 기대하고 있던 작품은 아니었다는 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될 정도로, 최근 본 화질 가운데 손꼽을 만한 수준급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공모자들'은 레드원보다 한 단계 윗급인 알렉사(Alexa)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그 영상이 어디 가지 않더라.







'공모자들'을 더 범죄 스릴러답게 만드는 것은 이야기보다도 최상급의 화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필름 라이크 하면서도 날카롭고 표현력 높은 화질은 영화의 시리도록 차가운 현실과 분위기를 충분히 표현해 낸다. 특히 오달수가 등장하는 장면은 거의 모든 장면이 화질 중요 체크 포인트라고 해도 좋을 텐데, 그의 얼굴에 거칠게 자란 수염의 디테일을 확인해 보는 것도 (일부러 확인하려 하지 않아도 절로 확인하게 될 정도의 화질) 좋을 것이다. 식당에서의 아무렇지 않은 장면에서도 화질의 우수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오달수가 입고 있는 화려한 무늬의 셔츠 때문이었는데 일부러 보려 하지 않아도 보인다는 게 이 타이틀의 장점이라 하겠다.







어두운 밤 부둣가에 걸터앉아 정박해 있는 배들의 약한 불빛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장면에서도 블루레이의 우수한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클로즈업 장면이야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중국 로케이션과 사우나 세트 제작 등 영상미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작품인데, 블루레이 화질의 놀라운 디테일이 이런 영화의 숨겨진 보물들을 빛나게 한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공모자들' 블루레이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화질, 화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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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도 최신작다운 퀄리티를 들려준다. 초반 수록된 사운드의 우퍼가 조금 강한 듯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극의 긴장감을 배가 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전반부가 차근차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후반부에는 자동차 액션을 비롯하여 좀 더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만나볼 수 있는데, 특별히 인상적인 사운드 메이킹까지는 아니지만 (여기에는 워낙 좋은 화질로 인한 상대 평가가 있다) 특별히 부족한 점도 없는 평균 이상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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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영상 가운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음성해설인데, 김홍선 감독, 최다니엘, 조윤희, 조달환, 정지윤이 참여하고 있다. 주연을 맡은 임창정은 뮤지컬 공연 관계로, 오달수 역시 공연 준비로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유쾌하게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모자들 제작과정'에서는 촬영장의 소소한 일상들과 감독, 배우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는데, 일단 제작과정 영상이 HD화질로 수록되었다는 점에 대한 반가움을 말하고 싶다. 한국영화 블루레이를 볼 때 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이 부가영상들이 전부 4:3 비율의 SD화질로 수록되는 경우가 많아 본편을 보며 느꼈던 블루레이의 장점을 상당부분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이었는데, '공모자들'의 제작과정은 시원한 HD화질로 만나볼 수 있어 드디어 화질 측면에서 제대로 된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만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제작과정 외에도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 영상도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HD화질로 수록되어 있어 조금 놀라기까지(?) 했다.





그리고 '미공개 엔딩'도 수록이 되었는데, 실제 엔딩과의 만족도 비교는 둘째 치더라도 만약 이 미공개 엔딩이 수록되었더라면 극중 임창정과 조윤희의 감정선을 연결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을 한 가지 아이템은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진행으로 감독과 임창정, 최다니엘, 오달수가 참여한 제작보고회 현장 스케치와 여배우들까지 모두 참여한 기자시사회 현장까지 짧은 영상이지만 HD화질로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예고편과 TV 스팟이 수록되었다.


[총평] 신인 김홍선 감독의 '공모자들'은 범죄 스릴러로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감독이 가졌던 문제의식과 차기 작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기대해볼 만한 작품이었다. 웃음기 없는 임창정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 2013년이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며 최고 수준의 화질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될 정도로 우수한 화질과 HD 화질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은, 분명 한국영화 블루레이 타이틀의 수준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퀄리티라 할 수 있겠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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