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

성급했던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



따지고보면 마블의 '어벤져스'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코믹스 팬들의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은 바로 배트맨과 슈퍼맨을 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저스티스 리그에 관한 것이었다. 본래 영화화 측면에서도 마블보다 훨씬 더 먼저 관심과 성공을 가져갔던 DC코믹스는 차근차근 시네마틱유니버스를 완성시킨 마블의 성공을 보며 뒤늦게 (많이 늦게) '저스티스 리그' 영화화 계획에 들어 갔는데, 생각보다는 빠르게 바로 이 작품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기획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것은 훨씬 오래 되었음에도 생각보다 빠르게 영화화가 되었다고 얘기한 이유는 영화를 보고 나서 더 확고해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마블의 '어벤져스'에 비해 DC의 '저스티스 리그'는 아직 조금 성급한 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매력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더 좋을 수 있었고, 이 기획의 기대감을 감안했을 때 더 좋았어야 했던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많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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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배트맨 대 슈퍼맨'이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역시 2시간 반이나 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뚝뚝 끊어지는 듯한 편집점과 내러티브의 부자연스러움이었다.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도 본격적으로 저스티스 리그를 시작하는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캐릭터들 간의 충분한 연결고리와 갈등 구조를 풀어냈더라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득이 되었을 텐데, '배트맨 대 슈퍼맨'은 지루함도 다 지우지 못하고 성급하게 갈등을 풀어내는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맨 오브 스틸'까지만 보았던 관객 입장에서는 슈퍼맨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갈지도 모르겠지만 배트맨의 이야기는 무언가 정리되지 않은 채 바로 중간부터 시작하는 경우라 쉽게 빠져들기는 어려운 정도였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3부작을 본 관객 입장이라고 해도 놀란의 배트맨과 잭 스나이더의 배트맨 사이에는 분명 스타일은 물론 철학적인 측면에서도 간극이 있기 때문에, 만약 DC가 놀란의 배트맨을 연장선으로 가져가려고 했다고 보더라도 조금은 억지스러울 수 밖에는 없는 연결이었다. 놀란의 배트맨은 '다크나이트'라는 기본 테마를 중심으로 캐릭터의 갈등과 고민을 끝까지 파고드는 범죄 드라마였다면, 잭 스나이더가 다루는 배트맨은 그 일들을 겪은 한 참 뒤의 배트맨으로서 조금은 더 거칠어 지고 과격해지고, 자경단으로서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대한 불안에 있어서도 놀란의 그것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는 시기인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놀란의 다크나이트 3부작을 감안했다고 하더라도 이 연결은 조금 갑작스럽고 부자연스러울 수 밖에는 없던 경우라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얻기는 부족했다.


DC코믹스의 '어벤져스' 격이라 할 수 있는 '저스티스 리그'가 조금은 성급했다고 얘기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어벤져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독립적인 작품들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물론 '헐크'도 리부트를 겪기는 했지만)난 다음의 작품이었기에 가능했는데, 이번 '저스티스 리그'는 아직 밴 애플렉과 잭 스나이더의 배트맨에 대한 명확한 컨셉이나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바로 '맨 오브 스틸' 이후의 슈퍼맨과 결합해 버린 영화이기에 (여기에 원더우먼까지 등장하고), 조금은 성급함이 느껴질 수 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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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배트맨 대 슈퍼맨'이라는 테마가 보여줄 수 있었던 깊이, 바로 그 좋은 재료를 이렇게 쉽게 써버린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3부작과 잭 스나이더의 '왓치맨'을 정말 좋아하는 팬으로서, 히어로물이 사유할 수 있는 담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소재이자 프로젝트가 바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과 협력을 다룬 바로 이 작품이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이런 테마는 어설프게 그리고 액션 측면에서도 100% 만족감을 주지 못한 잭 스나이더의 결과물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잭 스나이더가 놀란의 '다크나이트'에 아주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한스 짐머의 장엄한 음악까지 더해져 시종일관 무겁고 웅장한 분위기를 내려하지만 그 내면의 깊이가 깊지 못했기 때문에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장 분위기를 깨버린 건 역시 그 갑작스러운 갈등 해결의 내러티브였는데, 아무리 이 재료가 보여줄 수 있었던 깊이를 제외하고 순수 액션 블록버스터의 측면으로 보더라도 이 갈등해결을 비롯한 내러티브의 전개는, 다들 너무 갑작스럽고 순진하기까지 한 진행을 보여준다. 그렇다보니 배트맨은 물론이고 슈퍼맨까지도 '왜 저러지?' 혹은 '저렇게 하면 될걸 왜 그러지 못하지?'라는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된다 (렉스 루터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점을 다 포기한다면 액션 측면에서 기가 막힌 볼거리를 제공해서 압도해 버려야 하는데, 뭐 별로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 웅장한 음악에 비해 실상은 그다지 대단하지는 않았던 액션 연출이 한 번 더 아쉬움을 남겼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좋았던 액션은 배트맨도 슈퍼맨도 아니고 원더우먼의 등장 뿐이었다 (원더우먼은 이 등장 씬을 남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장 설득력 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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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좋은 점을 이야기해보자면 밴 애플렉의 배트맨은 생각보다 괜찮고, 특히 액션에 있어서는 크리스찬 베일은 보여줄 수 없었던 묵직한 덩치 액션(?)이 가능해 시기적으로 잘 어울리는 편이다. 밴 애플렉의 독립적인 배트맨 영화가 가능하다면 (아니 저스티스 리그를 시작한 이상 이건 꼭 필요하다) 좀 더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대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고, 크리스토퍼 리브 이후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헨리 카빌의 슈퍼맨 역시 액션 중심의 영화가 아닌, 슈퍼맨(클락 켄트)의 내면의 테마를 기반으로 전개 되는 '맨 오브 스틸' 이후 슈퍼맨 영화를 하나 더 진행한다면 '저스티스 리그'는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역시 충분하다. 좀 갑작스럽기는 했으나 원더 우먼 역시 이번 작품에는 사실상 아무것도 들려준 것이 없음으로 다음 작품에서는 본인을 비롯해 플래시나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과 함께 이야기를 전개 시켜도 좋겠다. 아, 그리고 그린 렌턴도 합류해야 할 텐데 (참고로 이번 관람 전에 코믹스로 저스티스 리그를 읽었더니 그린 렌턴이 다시 보고 싶어지더라), 이미 마블의 '데드풀'을 통해 스스로 디스를 완료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돌아오는 건 불가능해 보이니 여기도 리부트가 필수적일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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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더라면 더 흥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을 작품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은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 입장에서 안볼 수는 없는 작품일 것이다. 아...그래서 또 아쉬움이 남는다...



1. 아이맥스 3D로 1차 관람하고 2차로는 돌비 애트모스로 관람할 예정인데, 예상으로는 돌비 애트모스가 더 적절한 포맷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맥스 3D도 물론 좋았지만 최적의 포맷이었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게 까지는 아니라고 답할 듯.

2. 별 것 아니었지만 초반에 조금 그랬던게, 아무리 급한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겨우(?) 레니게이드를 탄다? 동네 나갈 때도 람보르기니 타던 분이...

3. 제레미 아이언스가 뛰어난 배우라는 건 말할 것도 없지만 알프레드 캐릭터는 이미 마이클 케인이 너무 완벽하게 해 냈던 바람에 더 보여줄 여백이 남지 않은 듯 하더군요.

4. 잭 스나이더는 참..... 애증의 감독인듯 ㅎ

5. 관련 예전 글들


* 다크나이트 _ 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다 #1 (http://realfolkblues.co.kr/696)

* 다크나이트 _ 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다 #2 (http://realfolkblues.co.kr/700)

* 맨 오브 스틸 _ 클락 켄트는 없고 칼엘만이 남은 슈퍼맨 (http://realfolkblues.co.kr/1812)

* 왓치맨 _ 히어로에 빗댄 정치와 권력에 대한 담론 (http://realfolkblues.co.kr/897)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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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판으로 더 깊어진 깔끔한 범죄영화


척 호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벤 애플렉 감독의 작품 '타운 (The Town)'은 '디파티드', '히트' 등을 비롯해 범죄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에 매우 충실한, 클리셰 그 자체로 보아도 좋을 만한 작품이다. 주인공 무리는 은행강도를 일삼는 범죄자이고, 배경이 되는 '찰스타운'은 대대로 범죄가 가업처럼 되물림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동네이며, 이러던 가운데 주인공은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려 애쓰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이곳 (찰스타운)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마지막 범죄를 계획하게 된다. '타운'은 위의 내용이 전부라고 봐도 좋을 만큼 범죄 영화를 많이 보지 않은 이들도 쉽게 짐작할 만한 이야기로 전개되며, 그 가운데 범죄 영화의 클리셰도 거의 모두 수행하고 있다.






'타운'이 괜찮은 영화일지 아닐지는 철저하게 이 영화에 기대하는 바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겠다. 만약 서두에 언급했던 '디파티드'나 '히트' 등을 기대했다며 정말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에 허탈함을 느끼게 되겠지만, 반대로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고 장르영화로서 범죄영화를 만나려고 했던 관객이라면, 적절한 클리셰와 괜찮은 무게감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조금 심심하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블루레이를 통해 재 관람하니 새삼 영화의 깊이가 은근하게 풍겨져 나와 범죄영화 특유의 공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은 작품이었다. 사실 다른 장르영화들도 그렇지만, 범죄영화의 경우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과 동시에 그저 범죄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무게 감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점에서 봤을 때 '타운'은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아니 좋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영화가 다른 범죄영화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배경적인 소재 선택에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찰스타운'이라는 보스턴의 지역적인 특성을 강조하며 팬웨이파크를 범죄의 무대로 삼는 다는 점과 더불어 주인공이 벗어나려는 굴레를 지역과 가족으로 구체화 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야기를 가족과 특히 지역적인 것으로 한정하면서 좀 더 지역적 특색을 갖게 되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이것이 한계로 작용하기 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타운'이 '찰스타운'을 벗어나는 더 큰 메시지를 그리려 했다면 정말로 기술적인 클리셰만이 남는 영화가 되었을 텐데, 감독 자신이 사랑하는 지역의 이야기로 한정 지으면서, 오히려 욕심을 덜어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지역적 한정성은 실제 찰스타운에서 벌어졌었던 은행강도 사건 및 도주 사건을 묘사함에 있어 더욱 치밀함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주민들의 참여는 물론, 당시를 기억하고 관련한 자들을 통한 자료조사를 통해, 아마도 당시를 기억하는 찰스타운 주민들이 이 영화를 보더라도 허점을 쉽게 발견할 수 없도록 '현실성'에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타운'에 가장 큰 자부심이 되었으며, 영화의 색깔을 나타내는 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영화가 조금 더 특별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라면, 극 중 조직의 대부로 등장하는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때문이었다. 올해 1월 세상을 떠나 많은 영화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는데, 스크린을 통해 그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건 '인셉션'이 마지막일 줄 알았지만, 결국 이 작품 '타운'이 국내에서 만나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 (올해 4월 영국에서 개봉예정인 'Killing Bono'라는 작품이 유작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아마도 이 작품은 개봉이 어려울 듯해 국내 극장에서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는 건 '타운'이 될 것 같다). 배우가 세상을 떠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배우를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은, 이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히스 레저를 통해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역시 영화와는 별개로 쓸쓸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특히 '인셉션'과 이 작품 모두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의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역시 분량과는 상관없이 별다른 장치나 과장 없이도 조직의 대부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해 낸다. '타운'은 그 자체로도 나쁘지 않은 범죄영화지만, 피터 포스틀스웨이트로 인해 조금 더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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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s & Sound Quality

MPEG-4 AVC 포맷의 1080p 화질은 보스턴의 풍광을 분위기 있게 담아내고 있는데, 칼 같이 선명한 화질과 외곽선의 표현은 아니지만, 범죄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화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 장면보다는 보스턴 찰스타운을 하늘에서 바라본 장면들처럼, 배경을 묘사할 때 좀 더 디테일 한 블루레이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레퍼런스 급의 최신작들과 비교하여 조금은 아쉬운 화질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극장에서 디지털 소스로 관람했을 때에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던 원본을 감안한다면 BD의 화질이 특별히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을 듯 하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범죄 영화답게 '타운'에는 다양한 총기들의 격발 음, 자동차 추격전에서 발생하는 긴박한 효과음들과 폭발음 등을 만나볼 수 있는데, 총기들도 중화기에 가까운 수준에 총기들이 등장하고 대규모 총격 씬이 진행되는 만큼 차세대 사운드를 맘껏 즐겨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팬웨이파크에서 벌어지는 총격 씬의 경우 사운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공간감 있고 임팩트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실제로 극장에서 감상했을 때는 그렇게 사운드 임팩트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에 비하자면, 블루레이의 사운드가 좀 더 체감하기에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Blu-ray : Special Features

'타운' 블루레이를 주목해야 할 가장 큰 이유라면 123분이었던 극장판과는 다르게 총 153분의 확장판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무려 30분에 가까운 분량이 추가되었는데, 삭제 장면이 추가된 경우가 아니라 기존 장면이 확장되거나 추가된 경우라 장면에 따라 전혀 볼 수 없었던 시퀀스가 통으로 추가된 장면도 있고, 전체 시퀀스에서 짧은 장면들이 새롭게 추가된 장면들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루레이에는 극장판과 확장판이 각각 수록되었는데, 확장판의 경우 확장된 장면이 나올 때 마다 화면 좌측 상단에 아이콘으로 표기하여 추가된 장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확장판의 내용들은 극장판과 비교하자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살짝 벗어나는 장면들도 있는 한편, 각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근거를 탄탄히 해줄 장면들도 담겨 있어 결과적으로 좀 더 풍부한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확장판의 경우 좀 더 주인공 더그와 클레어의 관계에 대해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벤 애플렉의 음성해설 역시 극장판과 확장판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는데, 두 가지 버전을 모두 들어보면 단순히 극장판 버전에 확장된 장면에만 코멘트를 추가한 개념이 아니라, 확장된 시퀀스의 경우 그 앞 뒤까지 고려하여 다른 전개로 음성해설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벤 애플렉이 얼마나 많은 세심한 연출을 하고 있는지 과장 없이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음성해설 트랙에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가영상은 'FOCUS POINT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본편을 보다가 관련된 장면이 있을 때 안내가 나오면 확인할 수도 있고, 별도로 부가영상만 따로 볼 수도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Pulling Off The Perfect Heist'에서는 극 중 등장하는 첫 번째 은행강도 장면을 통해, 이 영화가 추구하는 현실성에 대해 들려준다. 실제 찰스타운에서 벌어졌던 이 사건을 재현하면서, 찰스타운 사람들이나 FBI에서 보았을 때에도 가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을 엿볼 수 있다.






'The Town'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된 '찰스타운'에 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범죄가 세습되고 보스턴의 대부분 범죄에 연루된 곳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마치 유럽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거리로 이뤄진 곳들도 존재하는 지역적 특성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Nuns With Guns : Filming in the North End'에서는 극 중 수녀 가면을 쓰고 벌이는 노스엔드의 추격전에 대한 뒷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연출을 위해 동원된 자동차 스턴트에 대한 촬영장 모습과 감독과 스텝들의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The Real People of The Town'에서는 실제 찰스타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주요 캐릭터를 비롯해 영화에 등장하는 몇몇 캐릭터의 경우 실제 찰스타운 주민들을 캐스팅하였고, 직접적인 캐스팅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자문을 얻는 역할 등으로 작품에 참여시키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부가영상을 보다 보면 '타운'은 마치 재현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Ben Affleck : Director and Actor'에서는 '타운'에서 감독과 각본 그리고 주연을 맡은 벤 애플렉에 대한 동료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물론 다양한 벤 애플렉의 재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감독으로서 그의 면모를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동료들의 인터뷰와 수록된 짧은 촬영장 영상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프로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The Cathedral of Boston'에서는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의 촬영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펜웨이파크에서 다른 촬영도 아니고 총격씬의 촬영 허가는 관계자들이 전하는 것처럼, 레드삭스의 골수 팬인 벤 애플렉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텐데, 그라면 단순히 세트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펜웨이파크에 대한 존경을 담아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 시퀀스 하나는 실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장면이 되었다.


[총평] 벤 애플렉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타운'은 찰스타운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현실성을 범죄영화라는 장르에 잘 녹여낸 깔끔한 범죄영화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으로 미뤄보았을 때 '타운'은 충분히 괜찮은 작품이며 또한 극장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확장판은, 이 괜찮은 범죄영화에 좀 더 풍부함을 더해주고 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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