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아니 프리~ 덤 (Freedom)!
어떤 배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르는 작품이 있기 마련인데 개개인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멜 깁슨의 경우는 아마도 이 작품 ‘브레이브 하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중학교 때 극장에서 본 ‘브레이브 하트’의 감동이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어서 당시 극장의 시스템을 이용해 (지정 좌석제가 아니라서 영화 한 편을 보고 극장 내에 남아있으면 한 번 더 볼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두 번 이상 관람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다. 사실 어린 마음에 보았던 ‘브레이브 하트’는 잘은 몰라도 그냥 눈물이 나는 감동적인 영화였던 것이 사실이다(중학생이 ‘자유’에 의미에 대해 얼마나 깊게 공감할 수 있었겠나). 그래도 항상 마음 속에는 어른이 되어서도 명작으로 또 자유라는 것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되던 이 작품을, 블루레이 출시를 앞두고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작품은 그 동안 배우로서 더욱 유명했던 멜 깁슨에게 감독으로 아카데미를 안겨준 작품이며 (작품상과 촬영, 분장, 음향편집까지 5개 부문을 수상하였다), 그 동안 ‘라 붐’과 ‘유 콜 잇 러브’ 등으로 수 많은 남학생들의 책받침 속 주인공이 되었던 소피 마르소의 첫 영어권 영화의 데뷔 작이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전설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를 주인공으로 13세기 말 잉글랜드 국왕 롱 섕크가 지배하던 스코틀랜드의 이야기를 서사시로 엮은 이 작품은, 말한 것처럼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실제 역사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를 가진 ‘펙션(Faction)’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의 설정이나 전투에 관한 장면들의 경우, 영화로 가져오면서 더 극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조금씩 변형이 되었는데, 역사적 사실과 내용들을 하나하나 비교해 가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따져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듯싶다. 하지만 멜 깁슨이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윌리엄 월레스’의 일생이라기 보다는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윌리엄 월레스와 그가 이루려던 자유라는 것이 (우리가 현재 나도 모르게 누리고 있는 자유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영화라는 점에서 ‘브레이브 하트’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아무리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영화의 마지막 윌리엄 월레스의 ‘자유 (Freedom)’라는 외침이 얼마나 다시금 감동을 일으킬지 반신반의했던 것도 있었다. 왜냐하면 영화의 마지막 월레스의 외침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어린 마음에도 대단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 같은 강한 인상을 (다 알고 있는 지금에 와서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반신반의 했음에도 다시 본 ‘브레이브 하트’, 그리고 ‘프리덤’을 외치는 그 순간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의 모든 감정과 메시지를 이 한 마디에 다 담아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영화사에 남을 정말 엄청난 한 마디의 대사였다. 이 리뷰를 읽는 이들 가운데서도 ‘과연 또 한 번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장담 하던데 그런 끓는 감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어쩌면 예전에는 몰랐던 ‘자유’라는 의미에 대해 더 깊게 공감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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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폭스의 타이틀답게 메뉴의 한글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투박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Blu-ray : Picture Quality
1080p 풀HD의 화질은 작품의 제작연도를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화질이지만, 좀 더 복원된 수준급의 화질을 원했던 이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감상에 지장을 준다거나 차세대에 걸맞지 않은 화질 정도는 아니지만, 최신작들의 화질과 비교하자면 노이즈가 조금 발견된다거나 칼 같이 쨍한 선예도는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인 취향에 따라 조금 선호도의 차이가 있을 듯 하다.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화질을 보여주지만, 대규모가 동원된 전투 장면 같은 경우에는 한 명 한 명이 뚜렷하게 구분될 정도의 화질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북미에서 출시된 ‘사파이어 에디션 (Sapphire Edition)’과는 다른 판본으로서 이 버전과 화질을 스크린 샷을 통해 1:1 비교해 보았을 때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파이어 에디션이 조금 더 나은 화질을 보여주었다).
Blu-ray : Sound Quality
돌비 True-HD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강약 조절은 물론 작은 소리들도 놓치지 않고 있는 등 블루레이에 걸 맞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좋은 사운드란 단순히 크고 임팩트가 강한 것 보다는 장면이 갖고 있는 소리 정보를 모두 100% 구현해 내는 경우를 말할 수 있을 텐데, 평원에서 영국군과 맞서 싸우는 장면의 경우 활이 발사될 때 나는 소리와 방패와 사람들에게 꽂히는 소리 그리고 검을 찬 기사들이 말을 탈 때 검 집이 말 안장과 다리에 부딪히는 소리까지 모두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물론 우퍼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말들이 달려오는 소리와 하워드 쇼어의 음악도 뭉뚱그려짐 없이 훌륭하게 전달되고 있다. 특히 달려오던 말들과 월레스 군대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말 울음 소리들과 둔탁한 효과음들은 절로 볼륨 버튼을 줄일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월레스가 산을 넘을 때 흐르는 스코틀랜드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메인 테마 역시 인상적이며,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터져 나오는 코러스와 현악기 위주의 사운드트랙은 마치 멀티채널의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들로 공간이 둥글게 감싸여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에 반해 센터 스피커를 통해 주로 전달되는 대사의 경우는 아주 뚜렷하다는 느낌은 주지 못한다.
Blu-ray : Special Features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브레이브 하트’ 블루레이의 첫 번째 디스크에는 멜 깁슨 감독의 음성해설과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라는 제목의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멜 깁슨 단독으로 진행되는 음성해설에서는 제작과정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혼자 진행하는 음성해설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존의 음성해설들 보다는 그리 정보량도 많지 않고(즉 코멘터리 없이 본 편의 사운드가 그대로 진행되는 시간들이 상당히 긴 편이다)짤막하게 전하는 편이라서 재미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음성해설인 편이다.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는 pip형식으로 수록되었는데, 기존 pip 형식으로 제공되는 정보들이 종종 메뉴 언어의 한글화나 자막이 지원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조금 보기 불편한 폰트이기는 하지만 메뉴 언어까지 한글화 되어 제공되고 있는 점은 반가운 점이다(하지만 pip 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일반 본 편 재생 시에는 본 편의 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자막 변경 없이 계속 관람할 수 없다는 점은 조금 불편한 점이다).
또 하나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유니버설 타이틀의 pip 메뉴처럼, 장면마다 pip 수록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 메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영화 본 편의 흐름을 따라가며 장면이 발생한 실제 장소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와 관련 역사적 사실 등에 대한 코멘터리 등도 확인할 수 있고, 중간중간 직접 선택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메뉴도 제공된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촬영이나 제작과정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실제 역사 속 이야기들에 관한 정보들이 담겨 있어, 당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역사와 역사 속 인물들의 관계들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들을 잔뜩 만나볼 수 있다.
2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은 모두 DVD로 출시되었던 Definitive Edition의 스페셜 피쳐와 동일한 내용이 담겨있다. 사실 새로운 부가영상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신화가 된 윌리엄 월레스 이야기’의 일부분을 제외하면 DVD와 동일한 SD급 화질로 수록이 되어 더 아쉬움을 남긴다.
브레이브 하트 DE DVD를 접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몇 가지만 설명해보자면, ‘신화가 된 윌리엄 월레스 이야기’에서는 월레스가 진정한 브레이브 하트였는지, 아니면 야만인이었는지에 대한 논쟁과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전설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각본가와의 밀착 대화’에서는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의 인터뷰를 주로 담고 있는데, 처음부터 윌리엄 월레스와 스코틀랜드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나서야 자신의 뿌리가 되는 역사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고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스코틀랜드를 찾게 되었고, 윌리엄 웰레스의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처음 멜 깁슨을 만나 이 작품의 함께 하기로 결심하게 된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또한 영화에 사용된 대사 즉 대본을 바탕으로, 이를 쓰게 된 의도 혹은 그럴 수 밖에는 없었던 상황이, 마치 코멘터리를 듣는 수준의 정보량으로 수록되었다.
[총평] 멜 깁슨의 ‘브레이브 하트’는 누가 뭐래도 수 많은 영화 팬들의 뇌리 속에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윌리엄 월레스가 목놓아 외치는 자유의 울부짖음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가슴 속에 울리고 있다는 것을 이번 타이틀을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블루레이로서는 북미에서 출시된 사파이어 에디션의 유혹을 단호하게 거절하기엔 조금 아쉬움이 남는 타이틀이었다.
글 I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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