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셋째날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서둘러 메이지 신궁을 둘러본 뒤 그 근처에 있는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다 멀지 않은 거리들이라 한 번에 둘러보기 좋더라구요.




하라주쿠역. 저희는 하라주쿠 역에 내려서 메이진 신궁에 들렀다가 오모테산도를 거쳐 시부야로 나왔습니다.





하라주쿠 입구에 떡하니 위치한 롯데리아! 일본 롯데리아의 새우버거가 맛있다고 해서 꼭 가보려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못 가보았네요. 그 뒤에는 마그도나르도. 아, 마그도나르도 얘기 나온 김에 조금 얘기해보자면, 일본에서 일본말 할 때는 상관없지만 가끔 영어를 쓸 일이 있었는데, 음반샾에 가서 '마이클 잭슨 LP없나욧?'하고 물어보았는데 역시나 단번에 알아듣진 못하더라구요. 마이클 잭슨을 덜 굴려서 천천히 말한 뒤에야 알아들으시더라는 ^^;




조식으로 나온 오네기리를 (이 호텔은 조식이 제공된다더니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에다가 식권 비슷한 표를 주면 오네기리(삼각김밥)와 음료수 등을 주더군요) 먹을 틈이 없다보니, 아침 겸 점심으로 먹게 된 하라주쿠의 한 식당.





돈부리와 돈카츠를 먹었는데, 오랫만에 양껏 식사를 했습니다 ^^





하라주쿠는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더라구요. 조금 규모가 작달까. 신촌과 비슷한 분위기가 나긴 하는데 골목이 좁고 사람은 많아서 좀 복잡하더라구요. 예상과 맞은 점이 있다면 역시 제 취향은 좀 아니었다는것 ^^;





하라주쿠를 나와 메이지진구마에 역을 지나 오모테산도로 향했습니다.





오모테산도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일본스럽다기보다는 유럽풍 혹은 맨하튼의 느낌이랄까요 (마치 맨하튼과 유럽에 가본냥;;;). 건물들의 건축양식이나 거리의 디자인 구조가 서구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커다란 GAP매장을 보고서는 비싸겠지 하고 안들어 가려다가 40주년 기념 행사를 한다길래 구경이나 해볼 심산으로 들어갔는데, 저렴한 가격에 아주 이쁜 옷들이 많더군요!!!(이미 여기서부터 쇼핑 폭풍은 시작되고 있었음 ㅠㅜ) 그래서 체크 칠부 셔츠와 반팔 셔츠, 그리고 가을 자켓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다들 너무 예쁘고 괜찮은 가격이긴 했으나 예상에는 없던 지출;;윽;;;

쇼핑을 했더니 또 허기져서 (왜???!!) 길 건너 라바짜 커피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일본에서 좋았던 한 가지는 국내처럼 커피숍에서 자리 찾기 어려운 것과는 달리, 저런 도심에서도 비교적 쉽게 남는 자리를 발견할 수 있더라구요. 저 처럼 커피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주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키디랜드에도 갔었는데,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는 정말 하나 정도 지르고 싶더군요. 하지만 잘 참아냈음. 일본과 국내의 또 다른 차이점이라면 국내에서는 '마녀배달부 키키'의 대중적 인지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련 상품들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닌데, 일본에서는 저렇듯 토토로, 포뇨와 겨뤄서도 당당히 한 코너를 맡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는 듯 했습니다. 키디랜드 말고 지브리에서도 그랬고 다른 피규어 샾에서도 키키 관련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오모테산도에서 키디랜드를 지나 올라가던 길에 우측으로 난 이길로 빠지면 상당히 고가 브랜드 샾이 위치한 골목이 등장합니다.






본토에서 즐기는 타코야키! 뜨거운 줄도 모르고 막 먹다가 입천장은 또 벌겋게 디게 되고....








고대하던 일본 나이키 매장과 아디다스 매장도 여기서 만날 수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냥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아니라 나이키 컬쳐와 아디다스 클래식이다 보니 가격들이 전부 후덜덜 하더군요. 아무렇지 않은 듯 수십만원 하는 셔츠와 자켓을 보고서는 '색이 맘에 안드네'하며 유유히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등줄기에 흐르는 한 줄기 식은 땀은 어쩔 수 없었죠 윽;;






눈에 익은 브랜드들의 샾을 직접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사기에는 다들 벅찬(!) 가격이었지만요;;






그리하여 입성한 시부야! 저 유명한 횡단보도를 근처 건물 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제대로 찍어보고 싶기도 했는데, 워낙에 바쁜 터라 바로 시부야 속으로 고고!





시부야에 가면 꼭 가보려고 했던 대표적인 곳이 바로 HMV였죠. 너무 커서 오히려 다 둘러보기 벅찰 정도였는데, 저는 여기서도 CD와 블루레이 한 장씩 그리고 책자와 티셔츠도 하나씩 구매했습니다. 날라온 카드 승인 문자를 보고서는 0하나가 잘못 붙었나 0.2초 정도 착각. ;;;





만다라케! 여기도 오타쿠들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장소죠! 정말 많은 만화책들과 다양한 피규어들이 '정말'많이 구비되어 있는데, 빼곡하게 꽂혀있는 만화책들 사이에서 아주 어렵게 에반게리온 관련하여 120엔 짜리 작은 일러스트 설정 북을 신지, 레이, 카오루 이렇게 3권 구입했습니다.




일본에서 만난 극장, 그리고 우리영화. 사실 이번 일본여행의 도전과제 중에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시간 문제상 해보질 못했네요. 티켓 가격도 우리돈으로 2만원 정도 해서 부담이 되기도 했구요. 이 극장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외에도 <워낭소리>를 상영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저 배두나가 나온 영화는 우리 영화가 아니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입니다.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회전 스시는 한번 먹어봐야 할 것 같아서 적당한 곳을 한 곳 골라 들어가보았습니다~







정신 없이 만들고 계셨는데 정말 손놀림이 빠르시더군요. 점원이 우리가 한국인인 것을 알아보고는 한국어로 되어 있는 메뉴판을 따로 주시더군요. 배부르게 먹진 못했지만 맛만 음미하고는 다시 숙소 근처인 신주쿠로 돌아왔습니다.





몇 번 왕복했더니 이제는 우리 동네처럼 느껴지기까지한 신주쿠! (귀국하고나서도 이 환상에서 한참이나 못 벗어났었죠 ;;;)





신주쿠 역 근처 뒷골목에 보면 '오모이데요코쵸'라고 작은 선술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목이 있는데, 일본 영화에서나 자주 보던 분위기를 느껴보려 이 곳에서 한 잔 하기로 했습니다.







좁은 골목에 정말 가게들이 많더군요. 가게마다 10명 안밖의 인원 밖에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았는데, 바로 앞에서 잔 술을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운치있더라구요.





저희가 갔던 가게는 이 곳. 내부가 얼핏보면 투다리스럽기도 한데, 저희도 분위기를 좀 더 느껴보려 테이블에 앉지 않고 바에 앉아서 오뎅과 사케, 맥주 한 잔을 시켰습니다.




이것이 오뎅인데, 우리가 흔히 부르는 그 '오뎅'은 오히려 들어있지 않구요, 계란이랑 무, 유부 등으로 국물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 구워대는 꼬치!





꼬치와 오뎅을 안주삼아 사케도 한 잔~
이렇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도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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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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