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낸 괴이물


'바케모노가타리 (괴물이야기)'는 일본의 소설가 니시오 이신이 2006년 고단샤 (株式會社講談社)를 통해 연재했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신보 아키유키 감독이 연출을 맡고 샤프트 (SHAFT Inc)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를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에 각각 관련된 괴이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하렘물(한 남자가 여러 여자 캐릭터에게 둘러 쌓인 구조를 담은 작품)의 구성과 괴이물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독창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니시오 이신의 원작에는 이 작품 외에 '키즈모노가타리'와 '니세모노가타리'가 있는데, '키즈모노가타리'는 이 작품의 이전 이야기에 해당하는 아라라기와 하네카와 흡혈귀 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니세모노가타리'는 오시노 메메가 마을을 떠난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니시오 이신의 작품 가운데 첫 번째 애니메이션 화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근본적으로 괴이물의 미스터리 한 요소를 담고 있다.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는 각각 다른 괴이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의 이야기와 갈등 구조를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이 '바케모노가타리'의 기본 구조다. 센조가하라 히타키, 하치쿠지 마요이, 칸바루 스루가, 센고쿠 나데코, 하네카와 츠바사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각각을 독립적인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각 캐릭터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진행된다. 하지만 각 남자 주인공인 아라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사이에도 느슨한 관계가 존재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는 점은, '바케모노가타리'를 깔끔한 구성으로 정리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한편, 각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해 줌으로서 더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케모노가타리'는 또한 스타일리시 한 화면구성을 빼놓을 수 없겠는데, 실사 화면과의 다양한 결합은 물론, 하나의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굉장히 자유롭게 화면을 분할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영상미를 추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정지 텍스트 이미지를 통해 빠른 전개와 더불어 자신 만의 색깔을 확고히 하고 있다. 실사와의 결합 부분이라던가 정지 텍스트가 등장하는 부분은 이미 안노 히데아키의 걸작 TV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방식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훨씬 더 다양하고 요즘에 맞게 세련된 이미지를 수록하고 있다. 단순히 볼거리로 이런 요소들을 첨가한 것이 아니라, 이 자체가 이야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도록 만들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만큼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 들고 있다.





얼핏 보면 '바케모노카타리'를 단순한 캐릭터 물로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괴이물에 근거하여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각 캐릭터들은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에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들을 갖추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되지만, 여기에는 캐릭터 적인 장점 외에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갈등을 마음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바로 이 갈등과 해결이라는 근본적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의 설명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바케모노가타리'는 분명 취향을 타는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향은 앞서 국내에 출시되었던 애니메이션 블루레이인 '아프로 사무라이'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취향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바케모노가타리'는 그야말로 오타쿠 문화를 바탕에 깊게 깔고 있는 터라 자칫 관리를 소홀하게 했던 이들이라면 극중 등장하는 수많은 인용과 패러디, 단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즉, 백지 같은 상태로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약간의 무리는 동반할 수 있을 정도의 스타일이 깊은 작품이며,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 스타일이 불편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더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되겠다.


Blu-ray : Open Case






사실 '바케모노카타리'를 인상 깊게 본 이들조차 이 작품이 국내에 DVD도 아닌 블루레이로서 출시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한 이들은 없었을 텐데, 출시 자체에 한 번 놀라고 그 다음은 일본 판과 동일한 패키지로 출시된 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는 '히타키 크랩' '마요이 달팽이' 그리고 '스루가 몽키'가 먼저 출시되었는데, 3개의 타이틀 모두 클리어 아웃 케이스 패키지에 원작자 일러스트카드와 12p 해설집 그리고 OST를 포함한 특전CD가 수록된 버전으로 출시가 되었다. 매번 일본 판을 보며 군침을 흘려야만 했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Blu-ray 메뉴






Blu-ray : Picture Quality

1080p 풀HD 화질은 최신 애니메이션 작품답게 흠잡을 데 없는 레퍼런스급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에 특성상 시원시원한 화면 구성과 더불어 쨍 한 화질을 맛볼 수 있는 장면들과 다양한 효과가 더해진 장면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어 화질의 우수성을 마음껏 즐겨볼 수 있다. 디지털의 차가운 느낌과 구조적인 느낌의 영상은 확실히 블루레이의 차세대 화질에서 더 느낌이 잘 살아나는 편이다.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운드는 PCM STEREO만을 지원하고 있는데 제법 사운드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한 장면들도 있어 멀티 채널이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PCM스테레오 채널의 퀄리티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바케모노가타리'는 상당히 대사가 많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사 전달에 있어서 부족함 없이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간간히 흐르는 배경음악 전달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각 2장씩 총 6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1,2,3 타이틀에는 각각 거의 동일한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특별한 음성해설 트랙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일반적으로 음성해설의 경우 애니메이션 작품이라 하더라도, 감독이나 목소리 연기를 한 성우들이 참여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인데, '바케모노가타리'의 음성해설은 이와 같은 방식이 아닌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진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음성해설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이 음성해설은 원작자인 니시오 이신이 직접 쓴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 캐릭터가 마치 정말 배우인 것처럼 자신들이 나오는 본편을 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한편으로는 이 음성해설이 더 캐릭터적인 특성을 맛볼 수 있기도 할 정도로, 각각의 개성이 잘 묻어나고 있으며, 동시에 본편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야말로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음성해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성해설 출연자 목록을 보면 '센죠가하라 히타키, 칸바루 스루가' '하치쿠지 마요이, 하네카와 츠바사'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밖에 특전 CD에는 각각의 주제가와 뒷이야기 완전판이 수록되어 있으며, 장편판+방영판 다음회 예고와 논크레딧 오프닝과 엔딩 영상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총평] '바케모노가타리'는 분명 취향 타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방영되던 그 해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을 떠나서 조금은 아쉬운 자막 번역 얘기를 언급하더라도, 비교적 비대중적인 애니메이션임에도 특전 CD를 비롯 다양한 부가물을 포함한 패키지로 출시되었다는 점은, 현재의 국내 시장을 고려했을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작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이 비싼 금액을 지불해가며 해외 버전에 눈 돌리지 않아도 될 만큼, 국내에서 이와 같은 만족스런 블루레이 패키지를 계속 만나볼 수 있길 바래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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