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런스급 화질과 사운드로 무장한 배틀쉽 BD

우리에게는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하스브로 (Hasbro)'사의 동명 보드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피터 버그의 영화 '배틀쉽 (Battleship, 2012)'은 올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영화들 가운데 가장 AV적 만족도를 충족시켜주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나 만족도와는 별개로 블루레이의 감상이 기다려지기도 했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화질과 사운드 면에서 레퍼런스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강렬한 타이틀로 출시되었다.




사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지난 4월 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을 때에는 주연을 맡은 테일러 키취의 전작인 '존 카터'를 본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적으로는 크게 다른 매력이 없는 작품을 연달아 보다 보니, 그저 '존 카터 해군에 가다'로 받아들여졌었는데, 조금 시간이 흐른 뒤 블루레이로 다시 본 '배틀쉽'은 만족스러운 AV퀄리티 덕인지 오락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다




'배틀쉽'을 보면서 그 안에 어떤 메시지나 생각할 거리를 담았는지를 골똘히 생각하고자 기대했던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즉, 이 영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나 많은 설정들을 논리적이거나 디테일 측면에서 따져보면 허무할 정도로 가볍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도 많지만, 어차피 '배틀쉽' 같은 영화에는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얘기다 (이것은 일부 장르에 대한 폄하가 아니라 각 장르나 작품의 성격이 '다른'데서 오는 이유다).





'배틀쉽'의 줄거리는 너무 많이 반복된 이야기들이라 더 이상 거들 것도 없을 정도다. 말썽꾸러기(?) 주인공이 있고 세상 모르고 사고 치던 중 지구의 운명을 짊어져야 할 상황에 갑자기 처한다. 외계의 생명체는 무슨 일인지 모르게 침공(혹은 불시착)하지만 그들이 왜 왔는지, 누구인지 영화는 전혀 관심이 없다. 어찌되었든 이런 위험 상황에서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과 갈등을 겪던 일본군 장교는 함께 힘을 합쳐 이들을 물리치고 그 가운데에는 오래 된 '배틀쉽'과 노장들이 큰 역할을 한다 는 정도. 아, 그리고 그 사이에 '아마겟돈'에서 보았던 두 남녀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여자의 아버지 이야기도 있다.






'배틀쉽'은 이 뻔한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그려내려는 방식으로 이른바 올드보이 들과 오래된 배틀쉽을 수면 위로 꺼내어 애국심과 존경의 마음을 불러일으켜 뭉클함을 만들려는 방식과, 외계인들이 타고 온 또 다른 '배틀쉽'의 스케일을 선보이고 있다. 일단 최첨단 기술의 외계인과 (물론 그 기술을 영화 속에서는 거의 쓰지 않지만) 해군 과의 결투에서는 해군의 비밀병기라던가 특수 무기가 등장하지 않고 거의 아날로그에 가까운 방식으로 싸우다 보니,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실망할 수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아날로그에 가까운 전투 방식의 묘사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더 효과적으로 살리지는 못했지만, 어찌되었든 자동이 아닌 수동에 가까운 전투 전략들은 나쁘지 않았다 (원작 보드게임을 연상시키는 부분이기도 했고).





다시 말하지만 만약 미 해군 (혹은 연합군)과 막강한 외계인들이 벌이는 화끈한 대결을 기대했다면 이 영화는 조금 심심할 수 있겠다. 물론 구성은 이와 정확히 동일하지만, 외계인은 그 스케일을 과시했던 것에 비하면 활약상은 조금 약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포인트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면 역시 제목인 '배틀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원작 보드게임을 가져왔고 그 설정도 영화 후반 부 아주 흥미로운 시퀀스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도 '배틀쉽'이라는 제목에서는 해군과 전투함 자체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고, 실제 영화 역시 그러했다. 이 설정은 관객에 따라 가장 손발이 오그라들 수도 있는 장면인 동시에 반대로 가장 흥분할 수 있는 지점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데, 쉽게 말해 전함이나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이 본다면 '그래, 저 장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본전은 하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편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오락영화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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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쉽 블루레이의 화질은 곧 소개할 사운드와 함께 레퍼런스급 퀄리티를 자랑한다. 극장에서 볼 때는 미처 '이렇게 화질이 좋은 영화였나?'라는 생각을 못했을 정도로 블루레이로 감상하는 화질이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다가왔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였으며, 어두운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암부의 표현력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파란 하늘보다도 더 푸른 바다의 넘실거림이 질감으로 느껴질 정도의 디테일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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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군함들이 바닷물을 가를 때 일어나는 파도의 표현도 좋지만 무엇보다 화질의 우수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은, 외계의 전함이 물 속에서 부양할 때이다. 천천히 솟아오른 메탈 질감의 기체 위로 마치 폭포수가 흘러내리듯 떨어지는 물줄기는, 공기 중으로 사라지는 수증기의 미세한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마치 분무기를 뿌렸을 때처럼) 우수한 화질을 선보이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된 장면들은 블루레이로 보게 되면 오히려 더 극명한 표현에 역효과를 내는 경우들이 많은데, 배틀쉽은 외계 전함이 실사와 맞닿는 장면 표현에서도 자연스러움은 물론 디테일에서도 아쉬움이 없는 화질을 담고 있다.






외계 군함 (비행선?)의 디테일은 물론 실사와 세트, 그래픽이 혼용된 대형 군함의 등장 장면의 경우, 멀리서도 갑판 위의 작은 인물이나 구조물들이 뭉개지지 않고 표현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디테일은 물론, 인물의 클로즈업에서도 발군의 디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배틀쉽은 이를 자랑이라도 하듯 병사의 얼굴을 아주 타이트하게 클로즈업 한 장면들을 인상 깊게 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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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 물론 레퍼런스 급의 만족스러운 수준이긴 했지만 배틀쉽 블루레이에 호감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첫 째도, 둘 째도 사운드 퀄리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감을 얻지 못했던 영화의 아쉬움을 상쇄시켜줄 정도로 블루레이의 사운드는 정말 화끈하고 인상적이었다. 몇 번이나 리모컨을 손에 쥐고 옆 집 걱정에 볼륨을 줄였을 정도로… 






블루레이 사운드에 대해 리뷰를 할 때 자주 하는 얘기가 바로 '체감'에 관한 것인데, 사실상 사용자가 사운드의 퀄리티를 느낄 수 있는 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얘기. 그런 측면에서 배틀쉽 블루레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극장에서 볼 때 조차 사운드적 쾌감에 이 정도로 반응하지는 않았었는데, 작은 방안에서 체감하는 화끈한 블루레이 사운드는 정말 말로 이루다 표현 못할 정도. 외계 전함에서 공격을 해올 때의 휘몰아치는 사운드에는 임팩트는 물론 자잘한 파편 같은 작은 소리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는데, 귀를 자세히 귀울여 보면 이 작은 소리들까지 충실히 전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엄청난 규모의 폭발 장면에서는 단순히 우퍼 스피커 만으로 울림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공간감으로 주는 효과가 동반되어 더욱 체감하는 효과가 컸으며, 사운드 디자인도 세심한 편이라서 그냥 뭉개져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깊이가 있는 임팩트를 전달하고 있다. 정말 옆 집에서 뛰쳐나올 걱정만 없는 집이라면 더 여유 있는 볼륨으로 극장 못지 않은 (체감도 측면에서는 더 나은) 사운드를 즐겨보시길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하지만 옆 집의 이슈가 없어도 절로 볼륨을 움찔하여 줄이게 되는 수준의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으니 이 점은 꼭 염두에 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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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 중에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영상은 또 다른 엔딩 장면은 'Alternate Ending Previsualization'인데, 배우들이 연기한 버전이 아닌 프리비주얼 버전이지만 그 분량이 짧지 않아 오히려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배우들이 연기하지 않았다 뿐이지 거의 그 촬영 직전의 버전에 가까운 프리비주얼 영상이라 감상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 감독인 피터 버그의 짧은 소개도 만나볼 수 있다.






'USS MISSOURI VIP TOUR'에서는 하와이 오아후 섬 진주만에 정착한 미주리 호를 배경으로, 영화의 중요한 배경 (혹은 주인공)이자 미군의 역사에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미주리 호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미주리 호 내부 소개는 물론이고 오래된 자료들을 통해 미주리 호가 겪어온 역사 속 시간들을 소개한다. 영화 속 군함의 활약상에 만족했던 밀리터리 마니아들이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부가영상이다.






'Preparing for Battle'에서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준비 과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보드게임의 자세한 소개와 영화와의 연관성을 알기 쉽게 들려준다. 이후에는 영화의 배경이 된 하와이와 세트가 아닌 실제 장소와 미주리 호의 촬영장면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장 놀라운 점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주리 호의 모습이 그래픽이 아니며, 더 놀랍게도 실제로 미주리 호를 바다로 끌고 나가 촬영을 했다는 점이다. 영화 촬영에 있어서 미 해군의 협조가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를 단 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All Hands on Deck: The Cast'에서는 영화의 출연한 배우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주연을 맡은 테일러 키취와 모델 출신으로서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 브룩클린 데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 스타 리한나까지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리한나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셸 로드리게즈가 자주 맡았던 성향의 여군 역할을 맡았는데, 팝 스타로서 보여주었던 리한나의 모습을 엿보기에는 부족했지만, 중성적이면서도 귀여운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Engage in Battle'에서는 감독 스스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결코 쉽지 않았던 바다 위의 촬영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최근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던 '죠스'를 보면서도 실제 바다 위 촬영에 대한 어려움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 세월은 많이 지났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바다 위 촬영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바다 위 촬영과 더불어 모션 캡쳐와 그린 스크린을 이용한 촬영과 실제 미주리 호의 촬영에 대한 뒷얘기도 수록되었다.





'Commander Pete'에서는 이 작품의 감독이자 제작까지 겸하고 있는 피터 버그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었는데, 우리에게는 감독은 물론 배우로서도 익숙한 그가, 마치 군대를 통솔하는 것과 같은 리더쉽으로 촬영장을 이끄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자신의 몸 관리는 물론 스텝과 배우들의 체력 관리까지 신경 쓰는 트레이너로서의 색다른 피터 버그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The Visual Effects of Battleship'에서는 배틀쉽에 사용된 다양한 비주얼 효과에 대한 친절한 소개와 영화를 소재로 한 비디오게임 '배틀쉽'의 예고편도 수록되었다.


[총평] 피터 버그의 '배틀쉽' 블루레이는 오랜만에 화질과 사운드 모두 레퍼런스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AV퀄리티를 수록한 타이틀이었다. 특히 임팩트로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사운드는 옆 집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정도로 강렬하니 감상 시 꼭 리모컨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두길 바란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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