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타카
2007. 11. 16. 17:40
2007. 11. 16. 17:40
사실 처음에 007에 다니엘 크레이크가 캐스팅 되었다고 했을땐
나도 여러 다른 사람들처럼 그리 적절치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었다.
특히 같은 후보군에 있었던 클라이브 오웬이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
그런 기대반, 걱정반을 갖고 보게 된 <카지노 로얄>
헐리웃 블럭버스터 답게 초반 쉴세 없이 몰아치는 시퀀스는
실제 육상선수를 출연시켜 좀 더 박진감 넘치고 스피드한 전개로
흡사 <옹박>이나 <야마카시>등에서나 나올 법한 화려한 몸동작으로
보는 눈을 확 사로잡았다. 이제 반해 기술보단 터프함이 우선되는
새로운 본드의 스타일도 재미와 흥미를 더했고. (벽 뚫고 나오는 장면 원추 ㅋ)
아무래도 이전 본드들과 다니엘 크레이그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다른 본드들은 몰라도 개인적으로 피어스 브로스넌 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배트맨 시리즈에 <배트맨 비긴즈>가 있었다면,
007 시리즈엔 <카지노 로얄>이라 해야 할것이다. '007 비긴즈'라고 불러도 좋을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인데, 오프닝에 007로 승격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뜨면서 이 영화가 007 시리즈의 시작에 위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린다.
처음이라 그런지 나중 본드들 보다 바람기도 덜하고 장난스러움이 덜한 한 편,
좀 더 '요원'스러운 박력과 킬러 다움이 묻어나고 있다.
오히려 본드 보다는 이던 헌트가 연상되는 캐릭터라 할 수 있을듯.
유머러스함과 바람끼가 대표적이었던 007이 서서히
흥미를 잃어갈 때쯤 <카지노 로얄>에서의 본드처럼 본연에 충실한
본드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좋은 출발이 된 듯 하다.
본드 걸 얘기를 안할 수 없는데, 에바 그린이 출연한 영화는 그래도 제법 보았으나
한 번도 아주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는데, 역할이 역할이라 그런지
에바 그린은 모습만으로도 빛이 나는 장면이 많았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피어스 브로스넌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멋진 액션과 더불어 턱시도가 더욱 잘 어울리는 옷빨(?)을 선사하며
새로운 본드로서 만족스런 신고식을 치뤘다고 할 수 있을듯 하다.
러닝타임이 거의 2시간 30분에 육박할만큼 상당히 긴데,
다 괜찮았으나 중반 이후 본드와 본드 걸의 애정 부분이 조금 필요이상으로
길었다. (사실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기때문에, 왜 안끝나나 했었다 --;)
하지만 화려한 여성편력과 바람기를 자랑하는 본드의 첫 사랑 이야기임을
감안하였을 때 이후 본드 시리즈의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하는
시퀀스 임으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을듯.
사실 007하면 최근 보아왔던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시리즈들을
생각하고 간 터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다니엘 크레이그의 강한 본드의
이야기는 새로운 시리즈의 기대도 갖게 했다.
글 / ashitaka
*** / 1. 역시 오프닝!
크리스 코넬의 멋진 곡이 그야말로 '빠방'하게 울려퍼지며
카드를 배경으로한 독특한 컴퓨터 그래픽의 오프닝은 올해 보았던 인상적인 오프닝에
손꼽히는 멋진 영상이었다.
2. 막 007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작전을 진행해서인지
이전 시리즈보다 너무 본부의 지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수무기드을 기대했다간 실망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