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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
크링시네마 개관기념 뮤지컬 영화 특별전


뮤지컬 장르의 광팬인 나에게 아직까지도 최고의 뮤지컬 영화들은 대부분 옛날 뮤지컬 고전들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올리버>등 뮤지컬 영화들은 어린 시절 비디오를 보면서
달달 외우다시피 했었고, 오늘 소개할 <사랑은 비를 타고>역시 그 중의 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렇게 좋아하는 <사랑은 비를 타고>를 DVD도 소장하고 있지 않았고(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없더라 ;;), 더 잘 생각해보니 영화 좀 보게 된 이후로는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필름포럼이 삼성동에 '크링 시네마 (Kring Cinema)'라는 이름으로 다시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개관 기념으로 고전 뮤지컬 영화들을 상영하는 '뮤지컬 영화 특별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행히도 이 추억 속의 뮤지컬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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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링 시네마 관련 글에도 썼지만, 집에서 멀지만 않다면 좋을 텐데 좀 아쉽다. 이글 뒷 편에 다시 쓰겠지만
극장으로서의 기능은 사실 많이 아쉬운 편이다)


이 영화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오는 과도기를 배경으로, 유성영화에서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는
배우들이 이 과정을 극복해내는 과정에서 겪는 각종 해프닝들과 코믹함을 잘 그려낸 뮤지컬 영화이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러브 스토리이다.

스탠리 도넌과 진 켈리가 감독을 맡았으며, 잘 알다시피 진 켈리는 주연으로 출연도 하고 있다
(말이 이상해졌는데 주연이면서 감독도 맡고 있는 것이 물론 맞겠다).
그리고 극 중 돈 록우드(진 켈리)의 친구이자 피아노 연주자로 도널드 오코너가 출연하고 있으며,
여자 주인공 캐시 역으로 데비 레이놀즈가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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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면, 보고 나서 무언가 근사하게 정성껏 감상기를 써보리라 마음먹기도
했었는데, 영화를 보는 순간 이런 마음이 다 사라지고 말았다.
재미가 없어서, 촌스러워서가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개봉한지 50년도 훌쩍 넘은 이 영화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에 대해서 글로 형용할 자신이 없어진 탓이었다.
어린 시절 비디오 테입에 복사된 극중 노래장면들은 정말 외울 정도로 많이 봤었다.
그래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장면들이었는데, 막상 눈앞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의 춤과 노래를 보니 소름이 돋으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그리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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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진 켈리가 행복에 겨워 비를 맞으며 부르는 'Singin' In The Rain'처럼 영화를 보는 나도
너무나도 행복해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몸으로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인간의 몸짓들과
노래들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도 전혀 촌스럽거나 지루하거나 유치함을 느낄 수 없었다.
관객들은 나를 포함해서 총 10명 남짓이 있었는데, 비록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극장 안의 관객들 모두가
1952년 작인 뮤지컬 영화를 보면서 모두 다 웃고 즐기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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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찾아간 삼성동의 '크링시네마'라는 곳은 '크링'이라는 전체적인 문화 공간안에 극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 듯 한데, 이 공간에 대한 설명은 이번에 다녀와서 사진들과 함께 올린
글을 참고하면 되겠다(삼성동 '크링'을 다녀와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 공간은 극장으로서 기획되었다기 보다는, 소규모 단체에 대여를 하거나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세미나를 진행하기에 더욱 적합한 공간처럼 보였다. 일단 위의 사진처럼
(좀 더 공간을 촬영하지 못한 사진이 아쉽다)스크린이라는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앞 쪽의 공간에
영사기를 쏘게 되는 것인데, 저 모양이 보다시피 직각이 아니라 둥그런 모양으로 중앙은 깊고 사이드로
갈수록 얇아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일단 극장 스크린 용으로는 기능적으로 실용적이지 않은 듯 하다.
이 영화는 풀스크린으로 제작된 영화라 사이드 부분을 거의 쓰지 않기도 했지만, 그렇다보니 좀 시설 좋은
DVD방 같은 정도의 화면 크기가 나왔다. 사운드 부분도 극장이라 하기엔 스피커 시설이 많이 아쉬웠고,
공간 자체도 총 5~60석 정도이며 워낙 좁은 탓에 아주 사소한 소리 등이 세세하게 포착되기도 했다
(물론 내 귀가 특별히 예민한 것도 있다 --;)


근데 처음에 극장에 앉으면서, '웁스! 이거 뭐 이렇지'했던 마음은 우습게도 <사랑은 비를 타고>가
상영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눈 녹듯이 녹아내려 버렸다.
영화가 주는 행복함이 공간의 불편함을 잊게 만든 순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상영 스케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스크린 문제 만이라도 좀 더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Singin' In The Rain

이 장면이 등장할 땐, 그 전주가 살짝 깔릴 때 부터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진 켈리라는 배우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구라도 느끼게 되겠지만,
진 켈리는 정말로 '매력'이 넘치는 천상 배우다.




Make 'Em Laugh

'Singin' In The Rain'이 워낙 유명한 곡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노래와 장면은 발로 'Make 'Em Laugh'라고 생각한다. 도널드 오코너의 유쾌한 원맨쇼를 만나볼 수 있으며,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황홀함을 잘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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