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レンタネコ, 2012)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방법



일단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이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는 '카모메 식당' '안경' 등으로 유명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작품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작품은 언제나 현대인의 외로움을 다루지만 그 가운데서도 보고나면 무언가 스멀스멀 따스함이 피어오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전작들에 비하자면 좀 심심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소한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 영화사 조제. All rights reserved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첫 번째 조건은 당연히(?)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아니라 고양이 때문이었다. 현재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못하지만 어쨋든 애묘인으로서, 이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는 없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다면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고양이가 덜 나오거나 해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고양이를 다루고 있는 방식 때문이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항상 현대인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해 왔었는데, 이 작품에서 고양이는 바로 그 수단으로, 외로움의 구멍을 메워줄 훌륭한 존재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연히 이야기하자면 고양이에 대한 영화는 아닌 것. 사실 이런 영화의 구조가 불만이라기보다 아쉬운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데, 몇 년 전 고양이를 키우다가 혼자 살기도 벅찬 환경에 고양이를 홀로 두어야 하는 안타까움에 입양을 보내고 나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양이를 위한 환경이 보장되기 전에는 키우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즉, 요즘의 내 삶은 너무도 팍팍하고 위로 받고 싶은 것 투성이라 집에 오면 나를 위로 해줄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으면 너무도 행복하겠다 싶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내가 없는 시간 홀로 종일 외로워할 고양이를 생각해보면 냥이가 행복할 것 같지는 않아 이른바 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신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고양이가 수단으로 렌트 되는 영화의 내용에 질투가 낫달까. 뭐 그런 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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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개인적인 이유를 재쳐두더라도 '카모메 식당'이나 '안경' 등에 비하자면 상당히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모타이 마사코 여사가 출연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고양이라는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음식으로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주 소소한 무더운 여름의 일본을 배경으로 고양이와 외로움, 그리고 그 외로움의 구멍을 메우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한 소품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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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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