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드라마의 여운을 마무리하는 콘서트



지난 번 관련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오로지 응칠 때문에 처음부터 오히려 관심을 덜 갖게 되었던 응답하라 1994는 결국, 응칠 보다도 더 좋아하게 된 작품이 되어버렸다. 드라마가 끝나고 하루하루를 OST와 관련 소식 들을 접하는 것으로 연명하던 중, 드라마 콘서트 라는 형식의 공연이 준비 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이 날 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2월 15일 토요일. 그 날은 왔고, 저녁 8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흥분과 두근거림은 물론, 무언가 뭉클함 마저 가득 찬 그런 공간과 시간이었다.




토요일 하루 에만 총 2회 공연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 가운데 8시 저녁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공연을 기다리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었다. 일단은 쓰레기, 나정이, 윤진이, 삼천포 등 주연 배우들이라기 보다 캐릭터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었고, 극 중 삽입되었던 90년대 히트곡들을 라이브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들을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다는 점들이었다. 특히 그 가운데는 최근 가수 활동을 거의 하고 있지 않은 김민종과 아예 연예계 활동 자체를 하지 않고 있는 손지창이 정말 오랜 만에 선보이는 '더 블루'의 무대가 가장 기다려 질 수 밖에는 없었다 (손지창이라니!). 그리고 내 90년대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인 015B와 솔리드 김조한의 무대도 기대가 가득했었다. 그렇게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공연은, 의외로 첫 순서부터 나정이 역할을 맡은 고아라의 '시작' 무대를 통해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킬 새도 없이 시작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드라마 콘서트에서 가장 돋보였던 이는 바로 고아라 였다. 박기영의 '시작' 라이브를 시작으로,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 그리고 마지막 앵콜곡으로 정우와 함께 선보인 '사랑보다 깊은 상처'까지. 기성 가수 못지 않은 가창력으로 듣는 재미를 가득 보여주었다. 고아라의 첫 무대가 끝나자마자 바로 도희와 김성균이 함께 하는 '운명' 무대가 이어졌는데, 단순히 드라마 OST를 직접 듣는 쾌감 뿐만 아니라 극 중 캐릭터들이 직접 들려주는 무대라 더 뜻 깊은 시간일 수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이후 이번 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윤종신의 '환생' 무대 이후 4명의 배우들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토크 시간이 있었는데, 전반적인 분위기가 배우들 역시 쓰레기로서 나정이로서 함께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무대여서 인지, 시종일관 행복하면서도 어딘가 슬퍼 보이는 분위기였다 (슬퍼 보이는 건 나중에 자세히..)





토크 중간에는 정우가 안치환의 '내가 만일'을 열창하는 무대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콘서트 장은 거의 정우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하는 함성과 외침들이 여기저기서 ㅎㅎ 응사 팬 분들만 모여있는 자리여서 인지 아직도 쓰레기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이후 진행된 무대들은 사실 응사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기 보다는 90년대와 90년대 우리 곁을 떠난 뮤지션들을 추억하는 자리였는데, 사실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터라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했지만, 오히려 김광석과 서지원의 곡을 만나볼 수 있어 더 애잔 했던 자리였다. 김광석의 '그날들'과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모두 홍대광을 통해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내 눈물 모아'의 무대는 90년대를 함께 했던 이들이라면 절대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을 수 없는 무대라 더 짠한 시간이었다.





이후 하이디의 '가질 수 없는 너' 무대가 끝난 뒤, 공일오비 등장! 하이디와 함께 '슬픈 인연'을 노래한 뒤 본격적으로 '아주 오래된 연인들'과 '신인류의 사랑' 무대가 이어졌다. 정말 당시 끼고 살다시피 했던 앨범의 곡들이라 신나게 따라 부를 수 있었는데, 이 공연장의 관객 대부분이 나와 같다는 점이 이 공연만의 특징이랄까 ㅎ 정말 90년대 당시 라디오 공개 방송에 온 듯한 느낌이 충만했다. 이후 윤종신과 함께 한 '친구와 연인'으로 무대는 달아오를 때 까지 달아올랐는데, 이를 잠시 진정 시키는 동시에 주목하게 만드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솔리드의 김조한이었다. 그리고 그의 첫 곡은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이 밤의 끝을 잡고'





R&B 대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기교를 활용해 애드립의 꽈배기를 하늘 끝까지 펼쳤고, 이 후 솔리드 하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댄스곡 '천생연분'을 통해 극 중에도 등장하는 클럽 '스페이스'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냈다. 김조한의 무대가 끝나고 바로 이어서 DJ MIX무대가 계속되었는데, 보통 이렇게 가수들이 등장하지 않고 댄서와 음악만 함께 하는 무대는 좀 심심하기 마련이나, 스페이스와 90년대 히트곡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객석은 당최 쉴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 R.ef의 '이별공식'과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에 이어 도희가 멤버로 있는 타이니지의 등장과 함께 흘러나온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와 '마지막 축제'. 어렸을 때 소풍이나 축제 등에서 춤추며 불렀던 기억이 선명한 곡이라 안무를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내 몸이 안무를 기억해~).




이후 이번 공연의 마지막이라는 멘트와 함께 피날레를 장식할 가수로 등장한 이는 바로 김민종. '하늘 아래서'와 '나를 찾아서'에 이어 드디어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다렸던 더 블루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대여~'라고 시작하는  '그대와 함께'의 첫 소설 만으로 이미 아드레날린이 치솟기 시작하더니, 두 번째 소절에서 손지창이 등장할 땐 평화의 전당이 떠나갈 듯한 환호가 쏟아졌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기로 확정된 이후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5kg나 다이어트를 했다는 손지창은, (조금 거짓말을 보태서)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같은 반 친구와 손지창, 김민종 역을 나눠 맡으며 '그대와 함께'와 '너만을 느끼며'를 불렀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나는 동시에, 진정 90년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렇게 2시간이 넘는 공연은 막을 내렸고, 아직 응답하라 1994를 떠나보낼 수 없는 관객들은 앵콜을 외쳤으며 그 앵콜에 응답한 것은 쓰레기와 나정이 커플이었다.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불렀는데 노래 보다도 감동적이었던 건 마지막 장면이었다. 극 중 포옹 장면을 그대로 재연했는데, 이거야 말로 이번 콘서트 만이 보여줄 수 있었던 실제 + 캐릭터 + 감동 이 맞물린 정점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아래 제공 사진과는 달리 정우는 극 중 쓰레기가 입었던 최강의대 티셔츠를 입고 나와 그 감동이 더했다.






그렇게 배우들도 울고 관객들도 울었던 응답하라 1994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번 콘서트가 응답하라 1994의 공식적인 마지막 행사였기에 관객들은 물론, 참여한 배우들 역시 자신이 한동안 빠져있던 캐릭터들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모습이었다. 반대로 이제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우들도 눈시울이 붉어진 장면들이 많았다.


사실 이 글의 제목도 그렇고 깊었던 드라마의 여운을 잘 마무리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했으나, 결론적으로 더 깊은 여운이 남게 되어버린 어쩔 수 없는 공연이었다. 아.. 1990년대는 참 그렇다.

결국 여운을 주체 못하고 바로 처음 1화부터 다시 보기 시작!



1. 이런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CJ E&M 관계자 분들 감사드려요~

2. 앞으로도 이렇게 드라마와 팬들이 직접 만나는 문화가 더 확산되었으면 좋겠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J E&M 에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4의 감동!

드라마 콘서트에서 그대로!



사실 몇 번이나 포스팅을 할까 하다가 말았었는데, 뒤늦게 고백하자면 나는 '응답하라 1994'는 물론 '1997'까지 본방 사수에 재방까지 챙겨본 골수 팬이다. 뭐 시대가 시대인 만큼, 90년대는 내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들이었기에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처음엔 '응답하라 1997'이 그랬다. 하지만 '응사'는 좀 달랐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여러 번 이야기했었지만, 응사가 처음 끌리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응칠 때문이었다. 응칠의 감동이 너무 강렬했고 그 감동을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로 지우고 싶지 않아서 인 동시에, 응사 1회를 보니 응칠과 시대와 인물만 다를 뿐 거의 동일한 구성이어서 더더욱 응칠의 감동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응사엔 응칠에는 없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지 않았던가 ㅠㅠ 도저히 참다 참다 못참고 보게 된 응사는 역시 1990년대를 그대로 관통해 내 10대 시절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보게 된 '응답하라 1994'는 정말 한 장면 한 장면이 다 명 장면 ㅠ 보통의 드라마에선 한 가지 정도만 갖고 있는 소름 포인트가 응사에는 겹겹이 쌓여 있었으니, 첫 번째는 러브스토리요, 두 번째는 90년대, 세 번째는 90년대를 수놓은 노래들이었다 (남편 맞추기는 거들 뿐). 특히 쓰레기와 나정 커플의 이야기는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계속돼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는데, 그 때마다 흘러나오던 곡 들은 그 소름을 100배로 더 돋게 만들었다;;;




많은 곡들이 소름 돋게 만들었지만 그 가운데도 한 곡을 꼽으라면 고민 없이 '너에게'. '너에게'라는 곡이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추억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곡이라, 리메이크 된 곡임에도 전주가 흘러나올 때 온 몸이 전율 할 수 밖에는 없었는데, 서태지와 아이들 버전과 성시경 버전이 크로스로 주거니 받거니 할 땐 정말 감동적이더라;;

아마도 나처럼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에게는 성시경이 부른 버전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오히려 원곡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그대로 부른 편곡이, 그래서 더 좋았다. 아, 그리고 이번 설연휴에 특집으로 '응답하라 1994 음악토크쇼'를 방영하길래 빼놓지 않고 보았는데, 성시경이 라이브로 '너에게'를 부르는 순간엔 서태지와 아이들 버전과는 또 다른 감동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방송 얘기가 나온 김에, 정말 오랜 만에 본 미스터투도 반가웠고, 배우들의 뒷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응사 팬으로서 참 깨알 같은 방송이었다.


그렇게 응사가 끝나고 허전함을 OST로 달래던 중 반가운 소식을 알게 되었으니 바로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가끔 이런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매번 고민만 하다가 놓쳐버리곤 했는데 응사는 절대 놓칠 수가 없더라. 쓰레기, 나정이 등을 실제로 보는 것도 물론 설레지만 당시 노래들과 응사에 수록된 버전의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매력에 이 콘서트를 꼭 가야지 마음 먹었다.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미리보기 영상



콘서트 출연진을 보니 고아라, 정우, 도희, 김성균은 물론, 더 블루, 김조한, 015B 등이 출연할 예정인데, 정말 손지창, 김민종의 더 블루를 볼 수 있는건가? 더 블루의 함께 하는 모습을 본 건 정말 오래된 일인 것 같은데, 만약 진짜 더 블루가 '너만을 느끼며'를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을 본다면 90년대로 바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삽입곡들도 무척 기대되고, (아마도) 솔리드 시절의 노래를 불러주지 않을까 싶은 김조한의 무대와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들려줄 것만 같은 공일오비의 무대도 기대된다!





이번 공연은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2월 15일(토) 딱 하루만, 오후 4시와 8시 2회 공연을 진행하는데, 다행히 평일 저녁이 아닌 토요일이라 부담 없이 가볼 예정!


사실 아직 응답하라 1994에서 다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인데, 이 콘서트로 그 여운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콘서트 다녀온 이후 더 심하게 빠져버릴 듯 ㅠㅠ)




이제 몇 밤만 더 자면 콘서트에서 볼 수 있겠지??? 흠흠흠;;;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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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J E&M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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