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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루크 케이지 (Netflix : Luke Cage, 2016)

할렘의 진짜 흑인 영웅



마블의 새로운 영웅 루크 케이지는 기존 영웅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가 흑인이라는 점이다. 이건 단순히 백인 영웅이 아니라는 피부색 만의 차이가 아니라, 할렘으로 대표되는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다른 마블 작품들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까지 확장되면서,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좀 더 긴 호흡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또는 다른 색깔)의 히어로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 '루크 케이지'는 앞서 언급한 '흑인'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다른 마블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직선적이고 또 느린 전개를 갖고 있는, 어쩌면 조금은 심심한 작품이기도 하다. 


엄청난 괴력과 모든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 피부를 가진 '루크 케이지'는 그 능력에 비해 화려한 액션 장면이나 볼거리는 선보이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루크 케이지에 빗대어 할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데어데블'과 비교해서도 그리 치밀한 이야기 전개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그럼에도 '루크 케이지'가 흥미로웠던 건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가 흑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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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흑인 음악을 비롯한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는 팬으로서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겟 다운'이 이를 제대로 선보일 것 같아 큰 기대를 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오히려 '루크 케이지'가 더 스스로 흑인 문화, 사회의 대변인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극 중의 주요 무대 중 하나인 클럽 할렘'스 파라다이스에서는 라파엘 사딕과 페이스 에반스가 직접 등장에 공연을 펼치고, 노토리어스 BIG의 거대한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또한 후반부 에피소드에는 메소드멘이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그는 극 중에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루크 케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랩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팝의 이발소 내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는 깨알 같은 NBA 관련 잡담들을 전해 들을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잡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평소 흑인 문화에 관심이 덜하거나 관련 지식이 없는 이들이라면 그야말로 무슨 얘기인지 모를 잡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장면들이 적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안그래도 히어로물 치고는 볼거리가 많지 않은 시리즈의 특성상 그다지 큰 흥미를 갖기 어려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흑인 문화의 저변이 짙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역시 흑인 사회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또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종 차별의 문제를 동시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루크 케이지'는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영웅담, 그러니까 판타지가 아닌 진짜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또 당장의 현실에 필요한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1. 데어데블 시즌 1,2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루크 케이지'와 접점이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네요. 마찬가지로 '제시카 존스'도 그렇고요.


2. 후드를 뒤집어 쓴 흑인 영웅이라는 점은 현실에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듯.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NETFLIX 에 있습니다.



씬 시티 (Sin City : Blu-ray Review)
프랭크 밀러의 세계를 로드리게즈가 옮겨 쓰다

2005 시티 (Sin City)’ 거장 프랭크 밀러의 원작 그래픽 노블을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화가 다른 그래픽 노블의 영화화와 다른 점이라면 로드리게즈가 단순히 원작에 흥미가 있어 영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존경을 담아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감독의 이름으로 올렸다는 점인데, 감독조합을 탈퇴하면서까지 공동감독으로 프랭크 밀러의 이름을 올린 일화는 작품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일화 하나일 것이다. 일화만으로도 엿볼 있듯이 로드리게즈는 그래픽 노블 시티 영화화하면서 자신 만의 스타일을 담거나 각색하는 것보다는 물론 원작의 스타일 자체가 로드리게즈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 , 원작 그대로를 스크린에 옮겨 놓는 방식을 택했으며, 그렇다 보니 영화화된 시티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움직이는 같은 작품으로 완성되게 되었다





사실 이것이야 말로 영화  시티 설명하는 모든 것이자 핵심이라고   있을 것이다일반적으로 원작이 존재하는 경우원작을 어떻게 각색했는가 혹은 구현 했는가에 대한 평가로 나뉘곤 하는데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가 함께한 시티 이런 관점과는  다르게 원작 그대로를 다시 쓰는 것도 아닌그대로 옮겨 오길 원했고 이로 인해그래픽 노블  장면을 어떻게 실사 영화에서 진짜처럼 보이도록 만들 것인가 라는 고민 대신에어떻게 하면 그래픽 노블과 똑같이 만들  있을까를 고민하는 작품이 되었다그리하여  같은 영화의 맹점은  시티라는 영화의 가장  특성이 되었고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많은 다른 영화들과도 근본적으로 차별 점을 갖게  작품으로 남게  것이다




이미 개봉 당시와 국내 DVD출시 그리고 확장판 DVD 출시 당시 영화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다루어졌으므로 가지만 첨언하자면, 영화의 초호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말하지 않을 없겠다. 사실 오션스 시리즈를 제외하자면 정도 초호화 캐스팅이 어디 있을까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오션스 시리즈가 일종의 메이저 호화 캐스팅이라면, 시티는 조금은 마이너 감성을 담은 호화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수많은 배우들이 스쳐 지나간다.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의 캐스팅인데 그래도 기회에 언급해 보자면, 제시카 알바, 알렉시스 브리델, 로사리오 도슨, 브루스 윌리스, 클라이브 오웬, 베니치오 토로, 데본 아오키, 마이클 클락 던컨, 조쉬 하트넷, 룻거 하우어, 마이클 매드슨, 브리트니 머피, 미키 루크, 스탈, 일라이자 우드, 칼라 구지노 당시 주목을 받고 있던 젊은 배우들은 물론, 미키 루크나 룻거 하우어 같은 베테랑 배우들의 모습까지 만나볼 있었다 (특히 미키 루크가 재조명 받기 시작한 레슬러이전에 시티부터였다 점을 간과하면 안되겠다). 그리고 지금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브리트니 머피의 모습을 있다는 것도, 팬으로서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이유가 되었다.




Blu-ray Menu





블루레이 메뉴는 그래픽 노블의 스타일에 맞게 일관성 있게 디자인 모습이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Set Up에서 일괄적으로 자막 선택을 하는 것과는 별도로, 음성해설 메뉴에서 직접 4개의 자막 가운데 가지를 선택할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Blu-ray : Picture Quality

'씬 시티’DVD 일반판과 확장판 모두 DVD급에서는 레퍼런스로 불릴 만큼 완벽한 화질을 보여주었었는데, 그래 봤자 DVD . 블루레이의 차세대 화질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다. 특히 시티 소스가 HFC-950S HD카메라로 100% 촬영되었기 때문에, 다른 실사 영화에 비해 특히 2005 작임을 감안한다면 좋은 조건을 타고 타이틀이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래픽 노블의 세계 자체를 구현해 내기 위해 100% 그린 스크린 위에서 촬영된 특별한 작품이라는 점도 화질을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리하여 DVD 시절부터 차세대를 기대하게 했던 블루레이의 화질은 레퍼런스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만족할 만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HD카메라로 100% 촬영되었다는 외에 하나 장점으로 만한 점은, 작품의 영상이 대부분 흑백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흑백으로 보는 영상은 디테일 감도와 질감을 느끼기에 용이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가끔 컬러가 등장할 때에는 강렬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또한 과도한 클로즈 장면에서 역시 블루레이 화질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다. 참고로 시티 영상은 의도적으로 조금은 거친 경향이 있는데, 같은 점만 감안한다면 누구나 인정할 만한 화질이 아닐까 싶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 역시 손색이 없다. 시티 사운드에 있어서도 굉장히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그러한 사운드적 요소가 차세대 사운드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내레이션이 많은 작품답게 대사의 명확한 전달은 물론이고, 특유의 절단음(?) 총소리, 자동차 소리, 폭발음, 붓는 빗소리 등이 과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이번에 출시된 블루레이는 124분의 극장 판이 수록되었는데, 북미에 출시된 버전과 같이 147분의 확장판이 수록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147분에는 엔딩 크래딧의 분량이 각각 추가되어 있으므로 실제 러닝타임은 130분으로 있어, 추가된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음을 있다). 또한 수록된 부가영상의 경우 기존 확장판 DVD 수록된 내용과 동일하기 때문에 모두 SD영상으로 수록되었다 -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영상이라고 있겠다. 참고로 프랭크 밀러와 로드리게즈가 참여한 음성해설과 로드리게즈와 타란티노가 참여한 음성해설에는 모두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며, 외의 부가영상에도 당연히(?)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흥미로운 정보들이 담겨있으니 챙겨보길 바란다.

 

( 부가영상에 대한 리뷰는 이미 확장판 DVD 통해 DP리뷰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으므로, 당시의 DP리뷰로 대신합니다)

  시티 부가영상 확장판 DVD 리뷰보기





[총평] DVD 시절부터 차세대 화질과 음질이 기대되었던 시티블루레이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기대한 만큼의 화질과 음질을 수록한 타이틀은 극장판 만을 수록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며, SD 수록된 부가영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기존 확장판 DVD 소장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사실 고민할 없는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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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파운즈 (Seven Pounds, 2008)
살아남은 자의 또 다른 선택


윌 스미스를 떡하니 내세운 포스터가 나름 인상적이었던 영화 <세븐 파운즈>. 언제부턴가 윌 스미스는 그 존재만으로도
어느 정도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배우가 된 듯 하다. 특히 이런 영향력을 갖고 있던 배우들이 개인적으로는 애초부터
이런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윌 스미스는 작품이 하나 하나 더 해질 수록 차곡차곡 그 영향력을 더해나간 결과
이제는 감독 이름도 확인하지 않은채 그의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영화가 <세븐 파운즈>였으며, 보는 내내 한 편으론 그의 전작이었던 <행복을 찾아서>와 비교하곤 했었는데,
알고보니 이 작품의 감독이었던 가브리엘 무치노와 윌 스미스 콤비의 또 다른 작품이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들께선 맨 마지막 단락으로 이동해주세요~)




영화는 '하느님은 7일 만에 세상을 만들었고, 나는 7초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 라는 주인공 '벤'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러곤 자신이 자살한다고 911에 신고전화를 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러고는 별다른 설명없이 이 남자의 이야기를 계속
진행해 간다. 사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게 윌 스미스가 연기한 '벤'의 행동들에 근거를 초반에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눈이 안보이는 전화 상담원에게 전화하여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퍼붓는지, 친구로 보이는 남자와는 왜 다투는 것인지, 동생의 전화는 왜 계속 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처음부터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걸 미스테리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해
숨겨온 것이라고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초반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전화 장면이 나왔고, 무언가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더 직접적으로 장기기증을 필요로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것만 봐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첫 장면과의 연계성을
통해 하나 둘 등장하는 이 인물들에게 벤이 장기기증을 하겠구나 하고 예상하게 된다. 만약 감독인 가브리엘 무치노가
벤이라는 인물의 행동의도에 대해 숨기는 것으로 이 영화를 미스테리 하게 풀어나가 나중에 어느 정도 비밀이 밝혀졌을 때
관객들로 하여금 '그랬었었구나...'하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려고 했던 것이라면 이는 큰 '오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세븐 파운즈>는 초반에 이야기의 전개를 다 알려주고 시작하는 셈이 된다(만약 가브리엘 무치노가 위와 같은
이유를 감동 포인트로 잡았다면 이건 좀 문제일 듯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좀 더 작은 디테일이나 감정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쉽게 말해 좀 더 '벤'이 되어보려 한 것이다.
벤이 이렇듯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앗아가며 7명이 사람에게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기로 한 것은, 영화 중간중간 스쳐가는
회상에서 알 수 있듯이 교통사고로 부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을 죽게한 사고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이 회상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기 전까지는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나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을 정도로, 이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벤이(더군다나 자신의 과오로 일어난 사고였기에) 스스로의 죄의식에서 벗어나려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런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사실 이 영화에 호불호가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미스트>의 경우가 그랬듯이
주인공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죄의식의 해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7명의 생명을 살리는 행동 자체의 숭고함으로
볼 것인지에서 나뉠 듯 하다). 영화는 이처럼 관객에게 주인공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 뒤
이 남자의 심정을 공감케 하는데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진짜 윌 스미스가 '벤'이라서 국세청 직원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조회하고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특권'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다. <다크 나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일종의 '권력'을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에 쓰면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만한 영화가 될 줄 알았었는데, 알다시피 윌 스미스가 '벤'이 아니라 '팀'
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런 논쟁은 필요가 없어진다(참고로 엔딩 크레딧에 윌 스미스의 배역 이름은 '벤'으로 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역시 남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남자의
심정에 빠져드는 것이 남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어서인지 이 착하게만 보이는 스토리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첫 장면에 '신(神)'을 등장시켰던 것처럼 이 영화는 굉장히 영적인 부분의 접근이 가능한 영화라 하겠다. 마치 스스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여러 생명을 살리려는 '벤'의 여정은 이를 자연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동기 부분에서 '벤'은 죄책감에 근거했다는 것 때문에 한 편으론 아쉬움도 남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감독과 배우의 전작 <행복을 찾아서>에서처럼 인간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기도 했다.

영화 속 '벤'은 집이며 장기며 모두 내주는 것에서 '히어로'나 '신'적인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벤'이
겪는 괴로움과 고통을 영화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신이 지켜내려는 7명의 이름을 악을 쓰며 외우는 모습에서,
결정을 내린 뒤에도 끊임없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속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에밀리와의
관계가 가장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결국 사랑에 감정을 느끼게 되 담당 의사를 다시 찾아가 심장을 의식 받을 수 있는
확률을 되묻는 장면은, 확실히 신적이라기 보다는 몹시도 인간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따지고보면 에밀리와의 로맨스는
로맨스라기 보다는 '벤'의 생존본능에 의한 구실로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스스로 에밀리와 행복한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혹은 납득시키고 싶어하는 그의 불안하고 인간적인 갈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말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평가가 남겠지만, 영화 속 벤처럼 자신에게는 특히나
엄격한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만한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인물에 대한 디테일한 드라마로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사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에서 예고 했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눈물이 났다.
보통 이식을 받거나 큰 상처가 있는 경우 숨기려는 것과는 달리, 가슴이 파인 원피스로 오히려 자신의 수술 상처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에밀리의 모습이나, 벤의 안구를 이식받은 에리자(우디 헤럴슨)가 에밀리(로자리오 도슨)를
알아보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났다.




리뷰의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보는 내내 윌 스미스의 연기와 그 비중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특히 이제는 감정을 움직이는
휴먼 드라마에 있어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믿음직함이 느껴졌으며,
정말 많은 생각을 속으로만 해야하는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펼쳤다.

로자리오 도슨은 영화 속에서 몸이 아픈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아픈 로자리오 도슨의 모습을 보니 며칠 전 보았던 <체인질링>의
안젤리나 졸리가 자꾸 떠올랐다. 둘다 강한 여성의 대표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아파서 골골해 하는 모습을 보니
측은함과 동시에 배우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된 것 같다. 우디 헤럴슨은 뭔가 이렇게 착하게만 나오니 조금 적응이
안되긴 했다 ^^;


1. 메가박스 신촌에서 디지털 상영으로 감상하였는데, 정말 화질이 좋더군요! 마치 블루레이를 집에서 보는 듯한 디테일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좋은 화질이었습니다. 화질이 감상에 10%이상 도움이 확실히 된 경우입니다.

2. 삽입곡들도 참 좋았습니다. 특히 닉 드레이크의 곡이 좋았고, 뮤즈의 곡도 좋았구요.

3. 이 영화를 보니 오랜만에 <행복을 찾아서>도 다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콜럼비아 픽쳐스에 있습니다.




 

이글 아이 (Eagle Eye, 2008)
시작이 좋았던 킬링 타임 무비


사실 D.J.카루소 감독의 전작인 <디스터비아>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의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었고,
스필버그가 제작했다는 정보도 뭐 '제작'일 뿐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샤이아 라포프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스필버그가 정말 제대로 밀어주고 있는 이 젊은 배우가 아직까지 연기로서 무언가 큰 몰입감을
준 적은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글 아이>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지금까지의 연기했던
캐릭터들 가운데는 가장 괜찮았던 연기라고 생각되네요. 영화는 2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 동안 내내 몰아치는데,
킬링 타임 영화로서는 전혀 손색이 없는 괜찮은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은 리뷰에서 등장했던 것처럼
D.J.카루소의 영화는 전작 <디스터비아>도 그렇고(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저는 못봤습니다만 ^^;), 히치콕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것을 알 수 있는데, 구성이나 모티브는 히치콕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하지만, 그 짜임새나 연출력에서는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 한 단락에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오인을 받은 주인공이 어떤 일들을 겪고 어떻게 벗어냐느냐가 주된 구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이글 아이>에서
주인공이 오해 받는 사건은 엄청난 테러범으로 오해받는 것이고, 누구인지도 모를 여성에게 지령을 받아 그녀의 대업을
하나하나 완성해 가던 제리 쇼는 이 과정 속에서 이 거대한 음모의 뒤에 '누가'아닌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일단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이 음모의 주인공이 '아리아'라는 컴퓨터라는 것을 너무 일찍 밝혔던 게 후반부의 단점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영화의 후반부를 보았을 때 이 존재가 밝혀진 다음에는 이렇다하게 세밀하게 이야기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더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사실 살짝 스포일러성 정보를 미리 알고 갔던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류의
영화들을 여럿 보아왔기 때문에 음모의 주인공이 '컴퓨터'일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는데,
어차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면 그 디테일한 구성이나 과정의 세밀함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는데, 결정적으로
그렇게 엄청난 무소불위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아리아'의 보안 체계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
가장 헛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정보량을 통해 선택된 두 인물 가운데 쌍둥이인 제리 쇼야 어쩔 수 없다고해도,
미셸 모나한이 연기한 '레이첼'같은 경우는 아들이 주요인물들이 모이는 국회에 관련된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도대체 제이슨 본 급의 그 엄청난 운전 실력은 어디서 나온 건지가 잘 모르겠더군요. 그녀에게 어떤 과거가 있어서 그런건가도
싶었는데 영화 속에서는 설명되지 않았던 것 같구요. 여튼 시작은 매우 창대했으나 음모의 정체가 밝혀진 다음부터는
얘기가 많이 싱거워졌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류의 영화는 정체가 밝혀지고 나면 '와!'하는 탄성과 함께 '이거 놀라운데?'
하는 생각이 들어야 성공인건데, 앞서서 신나게 몰아붙이면서 겁을 줬던 것에 비하면 조금은 허무한 결말이라 아쉽기도
하더라구요. 맨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야릇한 눈빛을 교환하길래 속으로 '만약 둘이 키스라도 한다면 이건 정말 아닌데'하고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키스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눈빛만으로도 영화를 이상하게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좋았던 건, '아리아'가 처음 가졌던 생각은 그나마 덜 미국적이었다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테러범일 확률이
겨우 51% 밖에 되지 않아도 무참히 타지에서의 그야말로 '테러'를 범하고(결국 민간인이었죠), 자신들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의
말도 필요할 땐 결국 자신들의 생각대로 하고야 마는 미국의 무소불위 권력에 조그마한 경종을 울리려 했었다는 것이죠.
정말 '아리아'가 처음 미국정부의 모순을 지적했던 그 마음(?)으로 결국 정부 주요요인들이 모인 곳에서의 테러가 진행되고,
제리 쇼도 마치 '다크 나이트'처럼 테러범으로 오인되어 목숨을 잃고 마는(전 죽은 줄 알았었는데, 팔만 다친채 멀쩡이 나와서
조금 놀랐었습니다;;)것으로 마무리 되었다면 오히려 좀 더 생각해 볼 만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지 않고 극장을 찾았었기 때문에 샤이아 라보프 외에는 출연 배우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보게 되었는데 미셸 모나한의 연기는 뭐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로맨스의 주인공보단 아이를 갖은 어머니의
모습이 더 잘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에 짧은 아쉬움도 들더라구요. 출연하는지 조차 몰랐던 빌리 밥 손튼의 경우 뭐 특별할 만한
점은 없었던 것 같고, 더더욱 몰랐던 로사리오 도슨과 <판타스틱 4>에 모습이 아직 더 익숙한 마이클 쉬크리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이클 쉬크리 같은 경우 <판타스틱 4>의 그 돌덩이(?)에만 익숙했던 터라 이런 진중한 캐릭터가
사뭇 어색하게도 느껴졌지만 의외로 잘 어울렸을 정도로 괜찮은 연기였다고 생각되고, 로사리오 도슨의 경우 워낙에 강한
캐릭터로 등장했던 영화들을 많이 봐왔었기 때문에 이런 심심한 캐릭터에선 그녀의 매력을 다 뽐내기엔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는 주인공 다운 비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글 아이>에서도
아직까지는 '어린' 캐릭터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하긴 어린 성인(?)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샤이아 라보프 만이
연기할 수 있는 영역인지도 모르겠네요), 극을 완전히 이끌 만한 포스는 충분히 보여준 것 같습니다.
뭐 워낙에 헐리웃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스필버그가 밀어주는 창창한 앞날이 보장된 젊은 배우이니, 앞으로 걱정은 하지
않는데 이 기회를 좀 더 멋지게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은 드네요 ^^


만약 시니컬하고 굉장히 암울한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하는 감독이 이 시나리오를 영화화 했다면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남습니다. 9.11 이후 헐리웃 대테러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바로 그 '무기력'함을
좀 더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되었으면 더 좋았을껄 하는 바램말이죠. 그래도 이런 때깔 좋은 디지털 영화스럽지 않게
아날로그적인 액션 장면들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오랜만에 극장에 가보았는데 관객들이 (아이들을 포함해서)상당히 많았었는데, 킬링 타임용 영화로서는
별 손색이 없는 '재미'있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거의 3주 가까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다시금 스타트 하는 입장에서 부담없었던 영화이기도
했구요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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