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감정 없는 세 시간의 피로함



극장을 찾는 그 순간까지 볼까 말까를 고민했던 마이클 베이의 4번째 '트랜스포머'를 보았다. 이런 고민을 했던 이유는 이미 본 분들의 반응 때문이었다. 누구도 '트랜스포머'를 보며 감정적 감동이나 꼼꼼한 스토리를 기대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이번 '사라진 시대'는 정말 재미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본래 다른 사람들의 평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임에도 이번엔 너무 지배적이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정도였다. 그래도 직접 봐야 뭐라도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보게 된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는 이 시리즈가 주었던 신선함과 재미 요소는 전부 1편에서 하나도 발전하지 않은 채, 스토리 측면에서는 정말 인간들도 오토봇 들도 모두 감정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라져 버린, 그야말로 재미가 '사라진 시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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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의 연출력에 대한 것은 종종 영화 커뮤니티 등에서 이슈가 되곤 하는데, 그 중 자주 반복되는 논란 중 하나가 마이클 베이의 작품 중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전 작품들 (아마겟돈, 나쁜 녀석들, 더 록 등)도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연출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아마겟돈'의 드라마적인 성격은 분명 이번 '사라진 시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딸을 애지 중지 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그런 딸의 애인인 남자를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건 심지어 완전히 똑같이 반복되기까지 한다. 마이클 베이의 이전 작품들과 스토리나 전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연출력이 그대로라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아마겟돈'이나 '더 록'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단순한 전개였음에도 재미있었던 것은, 그 단순한 스토리를 리듬감 있게 다루는 방식(연출) 때문이었다. 그런데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속편 부터, 특히 3편에 이르러서 부터는 점점 이 전개와 리듬감에 있어서 감정이 메말라 가기 시작했고, 이번 4편에서는 정말 쉴새 없이 폭발시키고 액션 씬이 이어지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라는 질문을 영화를 보는 내내 던지게 될 만큼, 아무런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못한 의미 없는 시간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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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1편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매력적인 작품으로 보았었는데, 그 매력의 가장 큰 포인트는 극적인 요소나 여주인공의 섹시함 때문이 아니라, 자동차와 여자를 갖고 싶었던 극 중 주인공의 마음처럼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이른바 변신로봇의 판타지를 리얼하게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중간 중간 썰렁한 유머가 나오고,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전개에도 (저렇게 하면 쉬울 걸 왜 고생이지 같은;) 1편을 재미있게 보았던 건, 눈 앞에서 '퓨슝~'하는 소리를 내며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트럭이 옵티머스 프라임으로 변신하는 그 장면이 주는 원초적인 쾌감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쾌감은 2편에서 4편까지 오면서 더 이상 신선함을 주지 못할 수 밖에는 없었는데, 마이클 베이는 속편이 계속 될 때마다 새로운 매력 포인트를 추가하는 것 대신, 더 많은 물량이나 폭발 등 단순 액션을 추가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고, 결국 그 결과는 참담했다. 즉, 마이클 베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트랜스포머' 1편에서 멈추는 것이었는데, '트랜스포머'가 성공을 해도 너무 성공을 한 탓에 무려 4편까지 속편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은 아닐까 싶었다.


거의 최악이라고 평가되었던 3편 - Dark of the Moon 보다도 이번 '사라진 시대'가 실망스러운 것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오히려 더 서툴러졌기 때문이다. 관객은 극 중 인물들의 대사나 감정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마이클 베이는 혼자서만 감정에 100% 동화되어 '아~ 진짜 멋지지 않니!'라고 생각하는 듯한 폼 잡는 장면들을 보는 것도 피곤한 일이었다. 예전엔 그저 허세라고 느껴졌다면 이번엔 피곤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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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이 3시간에 달하는 것도 큰 문제였던 것 같다. 화려한 액션 만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더군다나 그 액션이 감정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면 더), 3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은 버티기를 넘어서서 견디기가 힘겨운 수준이었다. 실제로 영화가 끝나고 나서 피로함이 몰려왔던 것은 좌석의 불편함 등 때문이 아니라, '왜 저러지?' 싶은 액션의 과잉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와! 갈 때까지 간 것 같지만 그래도 공룡을 타고 싸우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니!'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 원초적인 재미는 줄 수 있었던 이 설정의 매력도 전혀 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5편도 나올 것 같은데, 5편은 아마도 극장에 가서 보진 않을 것 같다. 내 인내심은 여기까지.



1. 다 써놓고 보니 개인적으로 역대급 악평인듯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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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아주 가깝게 닿아있는 가족 영화


매 작품마다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크리스찬 베일과 (이젠 많이 지겨운 얘기지만) 화려했던 과거는 접고 배우로서 꾸준한 필모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는 마크 월버그, 그리고 에이미 아담스까지 출연하고 있는 데이빗 O.러셀의 신작 '파이터 (The Fighter)'는 라이트 웰터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동생 미키 워드와 슈가 레이 레너드와 경기를 치르기도 했던 형 디키 애클런드의 실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미키 워드는 'Irish'라는 별명으로 불리 우며 아투로 가티와의 기념비적인 경기로 더욱 유명한 복서인데, '쓰리 킹즈 (Three Kings, 1999)'를 연출했던 데이빗 O.러셀 감독은 이 실화를 권투 영화로 그리지 않고 가족 영화로 그려냈다. 그도 그럴 것이, 디키와 미키 형제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가족 얘기를 도저히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파이터'는 권투 영화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담고 있다. 패배를 계속해 오던 복서의 재기와 성공, 마약 중독으로 힘겨워 하던 주인공이 이를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 등 시련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권투 영화와 스포츠 영화의 기본적인 줄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파이터'는 스포츠 영화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지 않고 가족 영화의 측면에서 미키 워드와 디키 애클런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복서의 삶에 중심을 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보니 주인공은 오히려 미키 워드가 아니라 디키 애클런드에, 아니 주인공 한 두 명에 의해 이뤄지는 영화가 아니라 가족과 이들을 둘러싼 이들 그리고 그 지역사회까지 하나로 포용하는 다층적인 작품이 되었다.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찬 베일, 둘의 비중은 거의 비슷하지만 후자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주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비교적 보편적인 캐릭터인 미키 워드에 비해 디키 애클런드의 캐릭터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기 때문과 놀라운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 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미 크리스찬 베일은 체중을 자유자제로 조절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파이터'에서 보여준 디키 애클런드 캐릭터는 그 가운데서도 기존의 그와는 아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로 맡아온 역할은 (몸무게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주로 무겁거나 어두운 캐릭터가 많았는데, 그런 면에서 '디키 애클런드'는 경망에 가까울 정도로 가볍고 사고 뭉치인 동시에 떠 벌이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캐릭터였기에 더욱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에 놀라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실제 배경이기도 한 로웰 지역에서 촬영되고 마을 사람들이 실제 참여하기도 하는 등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된 작품이기도 한데, 실제로 많은 동네 사람들이 크리스찬 베일을 디키로 착각할 만큼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이런 크리스찬 베일을 보고, 디키를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라고 표현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가운데서도 실존 인물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워낙 실제의 이야기가 충분히 드라마틱한 것과 더불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다시피 했으므로, 크리스찬 베일의 이 같은 캐릭터 표현 방식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가 얼마나 디키 애클런드에 빠져있었는지는 작품 곳곳에, 그리고 부가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더 파이터'를 보고 누가 이 남자를 고담시의 그 남자라고 상상할 수 있을까?).




(슈가 레이 레너드는 이 작품에서 본인 역할로 출연하고 있다. 그 말고도 로웰의 많은 인물들이 본인을 연기하거나 주변 인물을 연기하는 것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두 형제의 어머니인 '앨리스' 역할을 맡은 멜리사 레오의 연기 역시 크리스찬 베일 못지 않다. 그녀의 전작들과 비교해보자면 그녀 역시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는데 (멀쩡하게(?) 인터뷰 하는 부가영상을 봐도 같은 사람인가 싶다), 극장에서 첨 본 순간부터 돋보였던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와는 다르게 그녀가 연기한 앨리스는 다시 보면서 더욱 진가를 느낄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이 대가족을 이끄는 사실상 가장이면서, 동시에 디키와 미키 두 아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어머니여서 그럴 수 밖에는 없었던 매우 섬세한 지점을, 멜리사 레오는 관객이 뒤늦게 알아챌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해내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변신을 감행한 또 한 명의 배우라면 에이미 아담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유쾌하고 즐거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그녀는, 이 작품에서 거칠고 터프하며 섹시하기까지한 '샬린' 역할을 맡았는데, 이 가족의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듯 하면서도 미키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샬린 캐릭터가 에이미 아담스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해야겠다.
 




다시 영화의 본론인 '가족'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자면, 극 중 등장하는 미키의 가족 묘사가 매우 흥미로웠는데 아들을 끔찍하게 아끼기는 하지만 너무 아낀 나머지 아들을 위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위한 인생이 되어버린 (하지만 결국은 모두 아들을 위한 것이었던) 어머니, 그리고 두 명의 아버지에게서 나온 많은 누나들. 멜리사 레오가 연기한 어머니 역할과 여러 명의 누나들은 이 영화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다 (누나들은 여럿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마치 '하나'처럼 행동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하나의 캐릭터로 보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사실 이런 억척스러운 부분에 있어서는 외국의 경우보다는 우리 영화에서 더욱 자주 등장하고 보아왔던 문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기에 이런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의 입장에서는 별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데이빗 O.러셀은 이 가족이라는 캐릭터를 조금은 공포스럽게도 또 한 편으로는 코믹하게도 그려내고 있는데, 두 형제가 벌이는 갈등의 든든한 배경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갈등은 많지만 철옹성 같이 두터운 가족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고자 하는 샬린의 존재도, 이 가족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가족 영화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파이터'는 가족이라는 선택할 수 없었던 운명을 굴레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이마저도 극복해 나가느냐에 대한 과정의 이야기로 말할 수 있겠다. 극중 미키와 디키가 겪는 갈등의 핵심은 성공도 사랑도 아닌 바로 가족이다.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하는 (떠난다는 그 말이 가족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미키와 가족에 모든 기대를 받았고 아직도 받고 있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자신이 아닌 동생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걸 인정해야만 하는 디키, 이 영화가 선택한 과정은 챔피언으로 가는 여정이 아니라 가족 관계의 회복이었다. 만약 이 영화가 간절하게 챔피언이 되어야만 하는 미키 워드를 주인공으로 한 권투 영화였다면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가족은 아마도 일찌감치 그의 인생에서 배제되어야만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키 워드는 가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챔피언이 되길 원했고, 그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복서였던 형 디키의 이야기가 녹아 들어 있다. 그래서 어쩌면 '파이터'는 결국 권투영화일지도 모른다. 미키와 디키 그리고 가족들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링 위에서 승리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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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의 화질은 전반적으로 약간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블루레이로서 손색이 없는 화질이지만,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작품은 마치 미키와 디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듯 촬영되었고, 복싱 경기 장면을 비롯한 몇몇 장면에서는 특히 실제 중계화면과도 같은 실감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화질 측면에서도 의도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복싱 경기 장면은 실제 HBO의 제작진에게 촬영을 맡기기도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파이터'의 복싱 장면은 단순히 흉내내기가 아니라 진짜 복싱 경기 장면 그대로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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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영화음악과 경기장의 현장감 모두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극중 수록된 Bee Gees의 'I Started a Joke'와 Red Hot Chili Peppers의 'Strip My Mind'등 수록 곡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을 엿볼 수 있는데, 청아하게 들려오는 수록 곡들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긴박한 복싱 경기 중의 효과음과 경기장의 소음 역시 잘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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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영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볼 것은 역시 감독인 데이빗 O.러셀이 참여한 음성해설이다. 사실 크리스찬 베일, 마크 월버그 없이 감독 혼자 진행하는 음성해설이라 조금은 심심하지 않을까 했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이런 우려를 완전히 뒤엎을 정도로 유익하고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코멘터리였다. 이 작품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실제 가족들과 로웰에 사는 동네 사람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한 작품인데, 그들이 등장할 때마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알려주는 것도 좋았고, 실제 인물들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와 이를 영화화 하면서 겪은 과정의 이야기를 차분하지만 요목조목 들려준다. 어느 면에선 본편 보다 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던 음성해설 중 하나였다.






'The Warrior's Code: Filming The Fighter'는 기본적인 메이킹 다큐멘터리로서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는 물론, 미키 워드와 디키 애클런드 등 실제 로웰 사람들의 많은 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다. 마크 월버그는 주연 외에 제작도 맡고 있는데, 그는 이 작품을 제작하려고 오래 전부터 노력을 한 끝에 영화화를 결정지을 수 있었는데, 언제 촬영이 결정될지 몰랐기에 그 기간 동안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리고 실제 미키와 디키가 단순히 촬영장에 방문한 수준이 아니라,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찬 베일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견과 영향을 주었는지도 엿볼 수 있다.
 

 





'Keeping the Faith'에서는 좀 더 영화가 아닌 미키와 디키 형제 그리고 가족과 로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디키 애클런드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복서로서 성공을 거두고 그 이후 마약으로 망가지고 이후 다시 마약을 끊고 지금처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까지의 일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여기서도 이 특별한 가족의 서로에 대한 사랑,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삭제장면'과 '예고편'을 수록하고 있다. 삭제 장면은 제법 많은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데, 감독의 코멘트와 함께 볼 수 있어 삭제 장면이 의도한 내용과 최종적으로 빠지게 된 이유를 들려준다.


 
(극중 등장하는 이 장면은 연출된 장면이 아니다. 각자의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있던 배우들이 만들어낸, 우연이 빚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총평]'더 파이터'는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그려냈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세밀하고 리얼한 감정 묘사가 담긴 가족 영화다. 확실히 극장에서 보았던 것보다 블루레이로 다시 보며 더 깊어진 작품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크리스찬 베일의 필모그래피를 논할 때 이 작품을 결코 빼놓을 수 없을 듯 하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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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The Fighter, 2010)
가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매 작품마다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크리스찬 베일과 (이젠 많이 지겨운 얘기지만) 화려했던 과거는 접고 배우로서 꾸준한 필모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는 마크 월버그, 그리고 에이미 아담스까지 출연하고 있는 데이빗 O.러셀의 신작 '파이터 (The Fighter)'는 라이트웰터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동생 미키 워드와 슈가 레이 레너드와 경기를 치르기도 했던 형 디키 애클런드의 실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미키 워드는 'Irish'라는 별명으로 불리웠으며 아투로 가티와의 기념비적인 경기로 더욱 유명한 복서인데, '쓰리 킹즈 (Three Kings, 1999)'를 연출했던 데이빗 O.러셀 감독은 이 실화를 권투 영화로 그리지 않고 가족 영화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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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파이터'에는 권투 영화가 갖고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담고 있다. 패배를 계속해 오던 복서의 재기와 성공, 마약 중독으로 힘겨워 하던 주인공이 이를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 등 시련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권투 영화와 스포츠 영화의 기본적인 줄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파이터'는 스포츠 영화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지 않고 가족 영화의 측면에서 미키 워드와 디키 애클런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복서의 삶에 중심을 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보니 주인고은 오히려 미키 워드가 아니라 디키 애클런드에 더욱 가까워졌다.

둘의 비중은 거의 비슷하지만 후자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주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비교적 보편적인 캐릭터인 미키 워드에 비해 디키 애클런드의 캐릭터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기 때문, 그리고 놀라운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 덕이었다 하겠다. 크리스찬 베일은 체중을 자유자제로 조절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고는 하나, '파이터'에서 보여준 디키 애클런드의 연기는 그 가운데서도 기존의 그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로 맡아온 역할은 (몸무게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주로 무겁거나 어두운 캐릭터가 많았는데, 그런 면에서 '디키 애클런드'는 경망에 가까울 정도로 가볍고 사고 뭉치인 동시에 떠벌이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캐릭터였기에 더욱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에 놀라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염 기른 점잖은 모습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던 그 남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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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의 본론인 '가족'의 이야기로 돌아와서보자면, 극 중 등장하는 미키의 가족 묘사가 매우 흥미로웠는데 아들을 끔찍히 아끼기는 하지만 너무 아낀 나머지 아들을 위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위한 인생이 되어버린 어머니, 그리고 두 명의 아버지에게서 나온 많은 누나들. 멜리사 레오가 연기한 어머니 역할과 여러 명의 누나들은 이 영화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다 (누나들은 여럿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마치 '하나'처럼 행동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하나의 캐릭터로 보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사실 이런 억척스러운 부분에 있어서는 외국의 경우보다는 우리 영화에서 더욱 자주 등장하고 보아왔던 문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기에 이런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의 입장에서는 별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데이빗 O.러셀은 이 가족이라는 캐릭터를 조금은 공포스럽게도 또 한 편으로는 코믹하게도 그려내고 있는데, 두 형제가 벌이는 갈등의 든든한 배경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갈등은 많지만 철옹성 같이 두터운 가족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고자 하는 '샬린 (에이미 아담스)'의 존재도, 이 가족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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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영화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파이터'는 가족이라는 선택할 수 없었던 운명을 굴레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이 마저도 극복해 나가느냐에 대한 과정의 이야기로 말할 수 있겠다. 극중 미키와 디키가 겪는 갈등의 핵심은 성공도 사랑도 아닌 바로 가족이다.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하는 (떠난다는 그 말이 가족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미키와 가족에 모든 기대를 받았고 아직도 받고 있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자신이 아닌 동생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걸 인정해야만 하는 디키, 이 영화가 선택한 과정은 챔피언으로 가는 여정이 아니라 가족 관계의 회복이었다. 만약 이 영화가 간절하게 챔피언이 되어야만 하는 미키 워드를 주인공으로 한 권투 영화였다면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가족은 아마도 일찌감치 그의 인생에서 배제되어야만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키 워드는 가족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챔피언이 되길 원했고, 그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복서였던 형 디키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어쩌면 '파이터'는 결국 권투영화일지도 모른다. 미키와 디키 그리고 가족들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챔피언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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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답게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기 전 실제 주인공들의 뒷 이야기를 짧게 들려주는데,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실제 주인공들의 모습을 스크린에 나타낸다. 영화를 보고 난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별다른 코멘트가 없어도 이들이 실제 미키와 디키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는데, 영화 속 처럼 활발한 모습의 디키와 이런 형의 넉살에 사람 좋은 웃음으로 넘기는 미키의 모습은, 그야말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훈훈한 보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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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으로 영화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들 중 하나는 주인공들이 함께 아무말 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장면인데, 이 영화에서도 디키와 엄마가 차 안에서 Bee Gees의 'I Started a Joke'를 부르는 장면은 역시나 인상적이었어요. 평소에 좋아하던 곡이라 더욱 그랬구요. 여기에 Red Hot Chili Peppers의 'Strip My Mind'까지 나와서 황홀!

2. 하도 가족영화, 가족영화해서 권투영화로서의 장점을 조금 보태보자면, 극중 권투 경기 장면은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주기 위해 당시 방송촬영 영상을 컨셉으로 수록되었습니다. HBO의 유명한 방송스타일 말이죠.

3. 극중 등장하는 슈가 레이 레너드는 실제 그가 연기하기도 하였습니다.

4. 극중 디키가 입버릇처럼 얘기하곤 했던 슈가 레이의 다운 장면. 이것이 슬립 다운인지 넉다운인지는 직접 판단하시길.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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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The Happening, 2008)
중요한 건 서스펜스


M.나이트 샤말란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식스 센스>를 만들지 않았다면,
좀 더 대중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적어도 욕은 덜 먹는 감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언제부턴가 샤말란 = 반전 이라는 공식아닌 공식이 형성되어, 관객들이 샤말란의 영화를 보러 갈 때는,
항상 <식스 센스>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다보니 대부분의 작품들을 시시하게 혹은 '이게 뭐야'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많은 작품이 반전으로 결말을 맺기도 하지만,
자고로 서스펜스란 결말보다는 그 조여오는 과정에 더 맛이 있는 장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샤말란 감독의 작품은 반전 스릴러라기 보다는 항상 서스펜스 장르 영화였었다.
개인적으로 샤말란 감독의 영화 가운데 <싸인>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서스펜스와 더불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해프닝>은 사실 개봉일에서 약간(사실 며칠 밖에 안되었지만, 이미 볼 사람은 거의 다 본 상황인지라)지난 뒤 보게 된 터라, 여러 혹평들을(물론 제목만) 미리 접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아쉽다, 재미없다가
아니라 그야말로 '혹평'들이 많았던 관계로 샤말란 팬인 나로서도 살짝 걱정이 되긴 했었다.
하지만 역시 나도 그의 '과'인건 여전한 사실인듯.
<해프닝>은 연일 쏟아진 혹평들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서스펜스에 조여옴을 더욱 부각시킨 멋진 장르
영화였다.



(스포일러 있음)

포스터에 나와 있고, 예고편에 등장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이유없이 멈춰서고, 자살하는 등의 '해프닝'이
계속 일어나면서, 주인공 무리는 일단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더 먼 곳으로
도망치게 된다. 처음에는 테러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나중에 차차 바이러스 등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으로
원인을 분석하기에 이르는데, 이동 중 만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의 말처럼, 점차 이것이 다른 원인이 아니라,
나무들과 식물들, 더 나아가 자연이 바람을 통해 인간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과학교사인 엘리엇은 위기에 닥치자 자신이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말미마다 반복적으로 알려주었던 원칙을
되새기며 이 사건의 원인을 유추하기에 이르는데, 인간이 자연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만 '해프닝'이 벌어진다는 결론에 이르러, 이른바 '흩어지면 산다'라는 공식을 내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혼자 있던 존스 부인마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고는,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된다.
보통 영화 같으면 여기서, 혹은 마지막에 가서라도 분명한 원인을 알려주지만, <해프닝>의 경우는
이 원인을 영화 초반 수업중에 학생과 나누었던 대사처럼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고 끝을 맺는다. 이것이 치밀한 스릴러 영화라던가, 반전을 내세운(알기로 샤말란 스스로가 반전영화
전문가라고 자신을 칭한 적은 없는 듯 하다)영화였다면 분명 '이게 뭐야'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서스펜스에 집중한 샤말란의 영화에서는 이 원인이 무엇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원인 보다는 그 원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떤 변화를 겪으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이를 극복해내고 이겨내는지의 과정을 메시지로 하고,
그 과정에서 공포스러운 조여오기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샤말란의 영화이다.
즉 귀신, 괴물, 외계인 등 공포스러운 외부 요인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아니라, 본래 부터 있던
내부 요인이 자극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고, 외부 요인을 겪는 과정에서 내부 요인을
치유해 나가는 영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도 있었는데, 특히나 전작 <싸인>에 비교한다면 주인공들이 상황에 처한 뒤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공감하기가 어려웠는데, 단지 평소에 사이가 별로 좋지 않고, 그래서 바람도
살짝 피기도 했던 부부관계의 위기가 '해프닝'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해소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는, <싸인>의
가족의 위기와 회복에 관한 이야기와 비교해보았을 때는 분명히 조금 메시지면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그 깊이의 경중을 따지기에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초반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는 인트로 영상도 그렇고, 특히나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은 상당히
고전 영화틱하다. 마치 히치콕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음악은, 자극적이고 휘몰아치는 음악보다도 오히려
더 서스펜스를 잘 살려주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샤말란 최초로 R등급을 받았을 정도로 기존 그의 영화에서 보여줄 듯 하고 정작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에
반해, 제법 끔찍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여줄듯 하고 안보여주는 공포가 샤말란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들판에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이동하는
장면은 영화적인 그림으로도 아주 멋졌다.

마크 월버그의 연기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기가 나빴다기 보다는 앞서 언급했던것
처럼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인상깊게 보았었던 주이 디샤넬은 <해프닝>에서 아주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데, <은하수를...>에서는
귀엽거나 매력있다 정도였는데, 머리만 풀었을 뿐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몹시도 아름다운 모습을 자주 보여준듯
하다. 존 레귀자모의 연기는 물론 좋았지만, 역시나 분량이 적은 점이 조금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반전을 기대하고 샤말란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로 어쩌면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다.
샤말란의 팬이라면 점차 서스펜스 장르 영화의 장인으로 한 편 한 편 필모그래피를 추가해 나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만족스러울 것이나, 반전과 '짠'하는 결말을 잔뜩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역시나 '이게 뭐야'가
될 수 밖에는 없을 영화가 될 듯 하다.


1. 영화 속에 '해프닝'이라는 대사가 참 많이도 나온다.
2. 시각적으로 가장 무서운건 역시나 존스 부인이었다.
3. 파리로 건너간 바람은 어찌되었을까.
4. 샤말란이 왜 안나오나 했더니 '조이'로 등장하더라. (존스 부인 집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ㅋ)
5. 모델하우스씬은 정말 재미있었다 ^^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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