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레이브 (True Grit) - 블루레이 리뷰
코엔 형제가 말하는 진정한 용기
(위의 두 번째 재판장 장면에서 창문으로 빛이 드리워지는 순간은 정말 아름답다 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 촬영장에서 배우들도 느꼈을 만큼 환상적인 구도와 조명이었는데, 이는 촬영을 맡은 로저 디킨스의 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블루레이는 이 장면의 질감을 확실히 살려준다.)
그의 반해 텍사스 레인저 라 뷔프는 역시 레인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현상금을 위해 먼 길을 달려 카그번과 협력 했을 뿐 그 이상의 목적은 없는 이다. 이런 이들이 매티를 만나서 깨닫게 되는 것이 어쩌면 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확실한 건 이 작품의 전개에 있어 복수는 하나도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영화는 마침내 매티가 아버지를 죽인 톰 채니 (조쉬 브롤린)와 만나게 되는 장면을 마치 우연처럼 그리는 한 편, 이 후에도 이들의 조우에 직접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카그번과 라 뷔프의 행동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미 찌들 대로 찌든 캐릭터와 냉정하고 차가운 캐릭터가 뚜렷한 목적성으로 똘똘 뭉친 주인공에 의해 동화되는 이야기의 전개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코엔 형제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이 동화의 과정을 별로 자극적이지도, 더나아가 심심할 정도로 건조하게 그리고 있다. 만약 카그번과 라 뷔프가 동화되는 과정을 어떤 사건을 두고 감정적으로 급격하게 변하는 것으로 연출하거나, 매티의 복수에 촛점을 맞춰 톰 채니와의 긴장 관계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더 브레이브'는 오락적으로는 더 효과 높은 작품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그저 그런 평범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엔 형제는 묵직한 주제를 뒤에 탄탄히 받쳐두고는 마치 이 주제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려고 하면 할 수록 그 의미가 퇴색된다고 믿는 것처럼, 별다른 수식어 없이 진중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세 인물이 서로에게 작용하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이 작품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서로에게 무심한 듯 미미한 수준의 영향이 작용하는 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서로에게 (그것이 순간일지언정) 작지 않은 변화를 이끌어 낸다)
이러한 영화의 화술 덕에 영화의 마지막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히 들려주는 후일담은 엔딩 크래딧에 흐르는 찬송가의 분위기와 맞물려 종교적이기까지한 무게를 전한다. 후일담을 들려줄 때도 영화는 절대 신파나 감정의 극대화를 노리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장 가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진정한 용기란 어떤 수식어나 포장도 필요 없는, 강요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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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s
블루레이의 화질은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편이다. '더 브레이브'는 영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상당히 매말라 있고, 색이 많이 빠진 듯한 느낌을 주는데 블루레이의 화질은 이런 영상의 매마름이 더 큰 갈증으로 느껴질 정도로 날카로움마저 더하고 있다.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샤프니스가 살아 있기 때문에 마치 화면이 물기를 가득 빨아먹은 듯한, 그래서 영상이 더 예민하게 알알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체감하는 화질은 스크린 샷을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편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작품은 촬영을 맡은 로저 디킨스가 만든 영상미가 매우 아름다운 작품인데,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담아낸 그의 멋진 풍광을 느끼기에 블루레이는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그 만큼 타이틀의 화질이 잘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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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역시 레퍼런스라 불러도 좋을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처럼 대규모 폭발 씬이나 액션 씬은 없지만, 두 세 번의 총격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운드는 확실히 우월하다. 말을 타고 벌이는 총격씬에서는 격발음과 말발굽 소리,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미세한 소음들까지 귀를 기울이면 그대로 전해진다. 타이틀을 보고나면 '와! 사운드가 정말 기가 막히네!'라고 생각날 정도로 드러나는 사운드는 아니지만, 따져보면 사운드 역시 화질 못지 않은 퀄리티라는 것을 귀로 알 수 있다. 어쩌면 화질과 음질 면에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이 작품이 이렇게 빵빵 터져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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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ie`s True Grit'에서는 '매티 로스' 역할을 맡은 신예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 작품의 중심이자 '진정한 용기'를 몸소 표현해 내는 매티 로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는 물론,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매티 역할 오디션을 보던 비디오 자료도 확인할 수 있으며, 코엔 형제와 작업하며 느낀 간단한 소감도 들려준다. 신인 배우인 헤일리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100% 반영해주고, 두 감독이 서로에게 전혀 터치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From Bustles To Buckskin - Dressing For The 1880s'에서는 1880년대를 재현하기 위해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인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는데, 철저한 고증을 통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우보이 모자와는 다른 조금 독특한 모양의 당시 카우보이 모자는 물론, 각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고유의 의상에 대한 뒷이야기가 흥미롭다. 특히 맷 데이먼이 연기한 '라 뷔프'의 벅스킨 소재의 의상에 대한 이야기는 라 뷔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었고, 베리 페퍼가 연기한 '럭키 네드 페퍼'의 양모 덧바지 의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Colts, Winchesters & Remingtons: The Guns of a Post-Civil War Western'에서는 메뉴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콜트' '윈체스터' 레밍턴' 등 영화의 배경이 된 남북전쟁 이후 시기 서부에서 사용되던 총기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건 극 중 사용된 총기들을 새롭게 제작하기 보다는, 당시의 실제 총기와 동일한 복제품을 이베이 등을 통해 공수했다는 점인데, 최대한 당시의 느낌이 나도록 (다시 말해 오래된 느낌이 아니라 실제 당시에 사용되었을 법한 수준의;;) 의도했던 총기 담당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가영상이었다.
'Re-Creating Fort Smith'는 작품의 배경이 된 포트 스미스를 재현한 과정과 뒷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텍사스 그레인저 지역의 마을을 우연히 발견해, 이 곳을 포트 스미스로 둔갑시키게 된 과정을 들려주는데, 거의 마을을 통째로 세트로 사용한 점이 이 영화의 현실감을 불어넣은 또 다른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마을에 본래 존재하던 건물들이 어떻게 세트로 변경, 추가 되었는지를 비교해 보여주는 영상도 흥미롭다.
''The Cast'에서는 이 작품에 출연한 환상적인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제프 브리지스를 비롯해 맷 데이먼이나 베리 페퍼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작품의 완성도를 흔들 수 있을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던 '매티 로스'역을 맡은 헤일리 스타인펠드의 경우 데뷔작이라 걱정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헤일리가 어떠했는지는 이미 작품으로 보여주었으니 더이상의 코멘트는 필요 없을 듯 하다. 아,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코엔 형제의 전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조쉬 브롤린의 멀쩡한(?) 인터뷰 영상을 만나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Charles Portis - The Greatest Writer You`re Never Heard of…'에서는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찰스 포티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동료 작가, 영화 감독, 가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존경하는 찰스 포티스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의미 깊은 부가영상이라 할 수 있겠다.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 가운데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약 30분 분량).
마지막으로 'The Cinematography of True Grit'에서는 촬영을 맡은 로저 디킨스를 통해 이 작품이 표현하고자 했던 아름다운 영상미에 대해 들려준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 작품은 영상미가 상당히 뛰어난 작품인데, 영화를 볼 때 미처 다 파악하지 못했던 장면의 숨은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부가영상은 HD영상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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