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조니 뎁과 팀 버튼이 다시 한 영화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제작 초기부터 큰 기대를 갖게 했던 작품.
더군다나 '뮤지컬'이라니! 지난해를 거쳐 올해로 넘어오면서 근래 작품 중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스위니 토드>!! 큰 기대를 하게 되면 실망도 자주 하게 되는 편이지만, 결과적으로 <스위니 토드>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일단 이 영화는 스티븐 손다임이 연출한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영화이다.
국내에는 다른 뮤지컬작품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손다임의 이 뮤지컬은 토니상을 9개나 수상했을
정도로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팀 버튼은 이 원작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겨오면서 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음악감독 데니 앨프먼 대신 뮤지컬을 만든 스티븐 손다임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 조합은 어떤 면에서는
호불호가 가릴 수도 있는 부분인데, 데니 앨프먼이 참여하지 않아 팀 버튼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신비스럽고 장난스런 특유의 음악은 들을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원작 뮤지컬의 곡들을 실제 만든 창작자가
영화화에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된다(최근 브로드웨이 작품을
영화화한 <드림걸즈>의 경우에도 실제 뮤지컬 작품의 곡을 작업한 헨리 크리거가 영화에서도 음악을 맡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이 영화가 뮤지컬과 호러가 결합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예상하기로는 뮤지컬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왠걸, 대사의 비중보다 노래의 비중이 더 클 정도로, 즉 배우들이 대사 하는것 보다 노래하는
장면이 더 많을 정도로 완전한 뮤지컬 영화라고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뮤지컬 영화에는
극중인물이 '노래'하는 뮤지컬과 대사를 '노래'화해서 표현하는 뮤지컬이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의 경우이다.
사실 후자의 경우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어색함이나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 <스위니 토드>는 이런 면에서는 적어도 흡입력있는 연기와 연출로 이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굳이 걱정해야 한다면, 언제 부턴가 코믹 배우로 알려져버린 조니 뎁을 상상하고 극장을 찾은
이들에게는 선혈이 낭자한 제법 잔인한 장면들에 깜짝 놀라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잔인한 장면에 대한 코멘트는 후반에 더 추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서인지, 이 영화는 매우 고전적인 뮤지컬 기법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각각의 배우들이 서로 다른 자신의 입장을 노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노래로
결합되는 구성이나 초반부에 인상을 주었던 테마가 후반부에 변주하여 다시 등장하는 설정등은
뮤지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성 방식으로 영화화함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아마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곡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인 곡
'조안나(Johanna)'는 사실 곡 스타일이 매우 뮤지컬스러운(무대에서 더욱 어울리는) 곡인데, 팀 버튼의
고풍스런 화폭 속에서도 매우 멋지게 표현이 된 것 같다(특히 후반부에 한 번 더 등장하는 '조안나'에서는
흡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Tonight'을 연상시키는 다중적인 구성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뮤지컬 적인 면에서 더욱 효과를 내는 장점은 바로 캐릭터의 구성을 들 수 있는데,
약간은 나이가 있는 주인공, 그리고 젊은 청년과 소녀를 막 벗어난 듯한 여인,
그리고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여인과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보컬을 소유한
소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캐릭터들을 주요 인물로 배치하면서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수록할 수 있게 되어, 곡 마다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소년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자칫 잔혹한 분위기로만 진행될 수 있는 영화에 신선함을 부여하고 있다.



사실 조니 뎁의 팬으로서 이 영화에서 그가 또 보여줄, 조니 뎁 만의 캐릭터가 가장 기대되었던 것이 사실이고,
결과적으로도 조니 뎁은 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캐릭터를 또 한번 만들어냈지만, <스위니 토드>에서
새삼스럽게 발견한 배우는 바로 헬레나 본햄 카터였다. 팀 버튼 감독의 배우자로서 그의 작품에서 특히
자주 만나볼 수 있었던 그녀는, 팀 버튼 감독 작품이 아니더라도 몇몇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긴
했었지만, 무언가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은 조연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었다. <스위니 토드>는 제목과도 같이
'스위니 도트'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또한 러빗 부인(헬레나 본헴 카터)의 영화이기도 하다.
거의 조니 뎁과 동등할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는 헬레나 본헴 카터는, 조니 뎁과 마찬가지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고, 오랜 만에 아름답게 앵글에 비춰질 기회를(물론 퀭한 다크서클은 계속되지만 -_-;;)
잡은 듯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내용적인 것과 별개로 팀 버튼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자신의 아내가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나도 절로 흐뭇해지기도 했다^^
여튼 오랜만에 헬레나 본헴 카터의 연기를 긴 시간 관람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조니 뎁이라는 배우는 작품이 더 해지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확실히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계속
생산해 내면서 동년배 남자 배우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형성해 나가는 것 같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페로우'가 너무 흥행을 하면서 코믹한 이미지가 최근 관객들에게 깊게 인식이 되어버린 탓에 팬으로서는
아주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스위니 토드>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는 복수를 꿈꾸는 잔혹한 캐릭터로서
오랜만에 그의 광기어린 눈빛을 볼 수 있었던 캐릭터였다.  조니 뎁의 노래 실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상태라
그의 이번 작품에서의 노래 장면을 보고 크게 놀라지는 않았으나, 작품의 특성한 기존 곡들처럼 노래하기 보다는
대사치듯 노래하는 장면에서 오히려 조니 뎁 만의 매력이 더 살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에는 앞서 설명한 두 배우 말고도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더 익숙한 알란 릭맨과
웜 테일 역할의 티모시 스펠 또한 출연하고 있는데, 알란 릭맨은 확실히 이 고풍스럽고 어두운 분위기에
잘 어우리는 마스크와 보이스라는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티모시 스펠은 당시의 의상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지만, 자칫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도 그렇고 일종의 '시종'역할로 계속 출연하면서 이런 이미지가 너무
굳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이젠 영화에서 그가 출연하면 '이번엔 또 누구의 시종일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니 말이다;;).

이 영화는 뮤지컬 적인 요소만 빼면 매우 잔혹하고 잔인한 영화이다.
영화의 색체도 거의 흑백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색이 한참 빠진 색감을 영화내내 보여주고 있으며,
낮 장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내내 어두운 배경과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다. 극장에서 보는 중에도 생각보다
더 잔인한 장면들에 사뭇 놀라기도 했는데, 물론 팀 버튼 감독은 몇몇 장면에서 그 만의 색깔로 잔혹한 장면들도
인상적인 영상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심장이 약한 분들은 눈을 질끈 감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잔인한 장면과 분위기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주는 것이 바로 뮤지컬이며,
반대로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일반 극 영화였다면 상당히 더 잔인한 영화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마지막에 가서는 제법 충격적인 반전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고,
뮤지컬 장르에 큰 거부감만 없다면,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잔인한 장면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면
이들이 만든 이 평범하지 않은 작품을 100%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팀 버튼 만의 상상력이 풍분한 유머러스한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유머를 섞어서 극의 리듬감을 주기보다는
노래로서 풀어내고 있으며, 거의 무대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곡들로 이루워진 작품이었다.
뮤지컬 영화의 팬으로서, 이 장르에서 조니 뎁을 만날 수 있었다는 반가움과 팀 버튼의 능력을 새삼 깨닫게 한
작품이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 본문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워너 브라더스에 있습니다.
2008년에 들어서자마자 1월부터 무척이나 바빠지게 되었다.
지난해 11,12월이 비교적 조금 한산한 분위기여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월에는 꼭 봐야할 영화는 물론이고, 단순히 보고 싶은 영화들도 너무 많아
과연 이 영화들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가 여러가지로 걱정되기 까지 한다
(시간의 제약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 상황턱에 금전적인 여유를
처음으로 생각해봐야할지도 -_-;;)

현재 국내 1월 개봉예정으로 있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기대를 한 껏 부풀려보자!
(순서는 가나다 순)


1. 그르바비차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모녀의 이야기와 여성, 전쟁과 평화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개봉한 지는 그래도 제법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못 보고 있는 영화.
과연 엄청난 작품들이 몰려오기 전에 관람할 수 있을 것인가!


2. 마법에 걸린 사랑


디즈니 영화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에 어쩌면 실망을 하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정통 디즈니의 마법같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영화.
과연 포스터에도 역시 등장하지 못한 만년 안습 캐릭터 제임스 마스덴은 이번 영화에서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흥미로운 포인트.

3. 명장


주로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왔던 진가신 감독의 액션 영화.
무엇보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이 세 배우를 한꺼번에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영화.
하지만 몇몇 홍콩영화들은 이러한 기대만 부풀리게 하고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조심도 해야할 듯. 어쨋든 기대!


4. 미스트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에 프랭크 다라본트가 만든 괴물 영화.
일단 제목만 봐서는 그리 와닿지 않는(왜냐하면 이런 류의 제목에 당한적이 많기 때문에;;)
영화이긴 하지만, 들려오는 평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괴물 영화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5. 스위니 토드


단연 1월 최고의 기대작!
팀 버튼과 조니 뎁 만으로도 흥분이 벅차오르는데, 죠니 뎁이 노래까지 하는 뮤지컬 이라니!!
이미 제작을 시작하였다는 순간부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영화.
왠지 이 분위기에 너무 잘어울릴듯한 알란 릭맨의 연기도 기대된다!


6. 에반게리온: 서(序)


부산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놓치게 되어 정말 많이 아쉬웠던 영화.
에바의 광팬 중 한 사람으로서 에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초 흥분상태.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7.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요즘 TV에서 문소리, 김정은 등 배우들이 너무 홍보를 하는 탓에 오히려 반감이
조금 들 정도이긴 하지만,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만든 임순례 감독의 연출력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 이런 소재의 영화는 사실 안봐도 줄거리는(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결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뻔한데, 그렇기 때문에 다아는 신파 이야기를 가지고
어떻게 연출했을지가 궁금해지는 영화.


8. 더 재킷


얼핏 보았을 때 <미스트>와 함께 비디오용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애드리안 브로디, 키이라 나이틀리, 대니얼 크레이그 등 배우들의 이름을 보면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또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SF스릴러 장르 역시
쉽게 지나치긴 힘든 유혹인듯.


9. 클로버필드


하도 J.J. 애브람스 얘기를 하길래, 당연히 그가 감독한 줄로만 알았지만 역시나 제작만 한 영화
(언제부터 J.J. 애브람스가 국내에서도 이 정도로 유명한 인사가 되어버린 것인지).
초대형 낚시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텍사스 소때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일단 기대만큼은
최고로 가지게 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J.J가 감독을 맡지 않은 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가
가장 관건이 될 영화.



이 밖에도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로 인해 일단 예매한 영화가 3작품이며,
여기에 언급은 안했지만, 조쉬 하트넷 주연의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그리고 한국영화 <라디오 데이즈>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까지 보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1월 한달이될듯.

그래도 두근두근 기대되는 1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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