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3박 4일간. 몇 년간 벼르고 별렀던 일본 여행을 드디어 휴가를 이용해 다녀왔습니다! 일본여행은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환율이 이리도 최고일 때가 되서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네요. 사실 그래서 (예전 7,800원 할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ㅠ) 다시 또 다음으로 미룰까도 하다가,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겠다 (고환율과 신종플루도 나를 막을 순 없다!)는 생각에 약간의 무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도쿄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무리수는 고스란히 카드 결제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렇게 다녀온 일본 여행, 도쿄 여행기를 부족한 시리즈로나마 블로그에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출발을 비롯해 나리타 공항과 숙소가 있었던 신주쿠에서의 하루를 정리해볼 작정이에요~
이번 여행을 위해 촌스럽지만 여권을 처음으로 발권하였습니다(그간 해외여행이라고는 제주도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제주도도 엄연한 해외라구요. 바다 밖;;;). 제이슨 본 처럼 다 국적과 아이덴티티로 여러 개의 여권을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정말 제 거 하나만 발급이 가능하더군요; 아쉬웠습니다. 이래서는 골라서 입국하는 재미가 없잖아욧 -_-;;;
저희가 타고 갈 JAL 비행기. '잘' 타고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타면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던 장면. 저 먼 발치 아래로 펼쳐진 한국과 일본의 풍경이 마치 '구글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더라구요 ㅎ 돌아오는 비행기는 저녁시간이라 더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안타깝게도 창가 좌석을 선점하지 못해 어깨너머로 구경만 했습니다.
기내식. 사실 처음 저 기내식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조금 실망했었어요. 특히 한글로 써져있는 '쁘띠첼' 때문에요 ㅎ 그래도 샌드위치와 빵의 맛은 좋더군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제대로 된 기내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일본식 도시락과 함께 기린 맥주도 한 잔 했더랬지요~
이건 캐리어 찾을려고 기다리다가. A2님을 위한 보너스 샷 ^^;
드디어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Suica를 구매하고 또 정신없이 기차 시간에 맞춰서 나리타 익스프레스 (N'EX)에 탑승! 기차 시간 맞추는 터라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나리타 익스프레스 탈 때까지 정말 정신없이 움직였습니다 ㅎ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역시 가격이 좀 있기는 하지만, 동경 시내까지 쾌적한 환경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승객들도 많지 않고 친절하게 한글과 우리말로 안내도 해주어서 더욱 편리하더군요.
우리가 타고 온 나리타 익스프레스의 세련된 모습! 정말 일본은 지하철/열차 천국이 맞더군요. 열차 오타쿠가 있는 것처럼 열차 회선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열차들, 그리고 비교적 편리하게 이루어진 노선들 등은 여행 기간 내내 버스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우리의 발이 되어 주었습니다.
버스의 디자인이나 광고들의 이미지도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편이었는데(물론 관광객의 시선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요;;), 편리한 지하철 탓에 버스는 도쿄 도청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랑 삼일 째날 숙소로 돌아올 때를 빼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대부분의 승객들이 지하철을 이용해서인지 적어도 제가 본 버스들 가운데 만원 버스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버스 내에 얼마나 하차벨이 여기저기 많은지, 벨이라도 한 번 눌렀다치면 마치 버스 내에 반딧불이가 가득한냥 반짝이더라구요 ^^;
이건 제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겠는데, 개봉 영화나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공연 등의 티켓을 판매하는 부스로 보였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는 인터넷 예매나 해당 극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은 이런 티켓 구매 가게가 굉장히 많더군요. 이런 점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자,자, 숙소로 고고~ 숙소는 아스카 호텔에서 묶었는데 신주쿠 도심과 가깝고 일본의 여느 호텔들이 그렇듯 좁은 방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호텔이라기 보다는 '장'급에 가까운 서비스나 로비 시설 등은(로비라고 부르기도 좀;;; 걍 사무실;;;) 확실히 조금 실망스럽더군요. 하지만 숙소 자체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여행이라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일본에서는 많은 가게들이 이렇게 자판기 형식으로 주문을 하게 되어있는데,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이도 새로웠습니다. 첫 날이고 해서 마쯔야에 가서 가장 기본 메뉴인 규동을 시켰는데, 좀 허기저있던터라 약간 양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먹었던 건 규동인것 같아요(그나마 몇 번 안되긴 하지만). 취향에도 맞고 가격도 부담없어서 쉽게 먹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일본에서 여러 번 식사를 하게 되면서 느낀 점은, 한국과는 다르게 일본인들은 전부 혼자 먹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으며, 가게들도 전부 혼자오는 손님들을 위해 바 형식으로 준비되어 있고, 역시 혼자먹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도시락 봉지나 편의점에서 산 간단한 음식들을 담은 봉지를 들고 다니는 이들을 거리에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더군요. 계산을 미리 하다보니 식사를 마치고는 그냥 휑 하고 나가버리기 일쑤고, 주인들도 그냥 얼굴도 마주치지 않고 자신이 할 말들만 허공에 던지는 식이더라구요. 재미있는 건 이런 걸 서로 다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죠. 또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평소에 장난삼아 회사에서 서울은 참 차가운 도시, 우리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 등등 이라고 농담을 하곤 했는데, 서울은 도쿄에 비하니 참으로 훈훈한 도시더군요.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것 중에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빠찡코 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지에서 성행한 것에 비해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오락실과 별반 차이없이 이곳저곳에서 빠찡코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군데를 들어가 구경해 보았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가 흘러나와 따라가보니, 에반게리온의 오프닝 테마가 흐르면서 관련 게임기가 돌고 있더군요! 에바 팬으로서 어찌나 반갑던지 ㅋㅋ 게임도 한 판 해볼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ㅎ
일본은 여기저기서 레코드 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첫 날 신주쿠 숙소 근처에 있는 레코드 샵에서 Do As Infinity의 신보와 지브리 애니메이션 블루레이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아, 일본에서 지른 아이템들에 대한 포스팅은 따로 있을 예정이에요 ㅋ (어쩌다보니 쇼핑여행이 되어버렸거든요 -_-;;;) 일본 음반샾이 부러웠던 점은 일단 오프라인 샾들이 많다는 것을 시작으로, CD, DVD, LP, LD, EP등 다양한 포맷의 음반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거였죠. 특히 LD같은 경우는 본적이 있지만 실제 EP는 처음 보았는데 작은 사이즈의 EP등도 코너를 따로 갖추고 있는 모습이 몹시 부러웠습니다. 정말 진득허니 눌러 앉아서 음반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더군요!!
일본은 역시 자전거 천국! 다양한 자전거들 만큼 다양한 자전거 용품들도 이색적이었는데 특히 아기들을 태울 수 있는 보조 시트의 경우 거의 카시트에 버금가는 튼튼함과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더군요. 어린 아이들을 앞뒤로 태우고 거리를 누비는 어머니들의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정경. 정경은 무슨 -_-;;; 야경은 또 무슨 -_-;;
편의점에서도 먹고 싶은 음료들이 참 많았었는데 ('초속 5cm'의 그 편의점처럼 음료를 사먹고 싶었는데 말이죠 ㅎ), 몇 개만 맛 보았더랬죠. 바나나 우유도 초코 우유도 다 맛있었습니다~
도쿄 도청으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었던 LOVE 조형물. 이 앞에사 사진 찍는 건 역시나 오직 외국인들 뿐이더라구요 ㅎ
도쿄 도청 가는길에 만난 야경들. 거리가 깨끗해서인지 야경들도 더 깔끔하고 색색의 택시들도 더 예쁘게 보이더군요. 택시의 디자인이나 경찰복 같은 경우는 흡사 홍콩을 연상시키더라구요(마치 홍콩에 가본냥;;;;).
역시 도쿄 도청 가는길에 저녁 식사하러 나가사키 짬뽕에 들러 짬뽕을 한 그릇 먹었는데, 전 원래 라면 만큼이나 라멘을 좋아해서인지 나카사키 짬뽕도 취향인듯 하더군요. 군만두가 포함된 메뉴로 선택하여 꿀꺽 했습니다~
일본에서 만난 오리지널 도토루 커피.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는데 정작 커피는 전부 엑셀시오르 커피에서만 마셨다는 -_-;;
밤 늦은 시간 도쿄 도청을 일부러 찾은 이유는 바로 신주쿠 시내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었죠. 유리창을 통해 촬영한 터라 사진이 그리 깔끔하게 나오진 못했지만 시내가 한 눈에 펼쳐지는 광경이 시원~ 했습니다. 전망대에는 전망대 외에도 여러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샾들이 있었는데, 사고 싶은게 많아 겨우겨우 참았습니다 ^^;
버스도 한 번 타볼겸, 도쿄 도청에서 숙소와 가까운 신주쿠 역으로 돌아오기 위해 탄 투어 버스. 투어 버스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몇 정거장 되지는 않지만 한적하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버스 내부는 많은 승객을 태우기 보다는 아기자기함이 엿보이는 구조더라구요;
신주쿠에서 꼭 들려야 할 곳 중 한곳인 '돈키호테'! 정말 없는게 없는 가게더군요! 좁은 구조에 정말 많은 상품들이 들어차 있는데 이게 또 묘미더군요 ㅎ 첫 날도 그렇고 뭐 필요한게 있을 때마다 몇 번 들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복잡한 구조가 정신은 없는데 그 나름의 재미는 있더라구요 ㅎ
숙소로 돌아와 자기 전에 한 잔. 아사히와 기린 비르를 한 잔 했습니다. 안주로는 작은 사발면 하나랑 즉석 도시락 하나를 먹었는데, 도시락의 퀄리티가 상당하더군요! 저것 역시 좀 사오고 싶었는데 차마..;;; 이렇게 여행 첫날은 맥주 한 잔과 함께 비교적 차분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럭저럭 인 것도 같지만 첫 날 부터 굉장히 많이 걸었던터라 발과 다리가 몹시도 아팠거든요.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 3박 4일 내내 강행군이었어요 ㅎ
* 지브리 미술관, 기치조지, 시모기타자와 등 더 흥미진진한 둘 째날의 포스팅이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