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스 게임 (Ender's Game, 2013)

온전한 다음 세대를 꿈꾸다



극장에서 볼까 말까 를 고민하다가 결국 IPTV나 블루레이 등으로 본 뒤 극장에서 볼걸 하고 후회하게 되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 해당하는 올 해 첫 작품은 '엔더스 게임' 이었다. 개봉 후 예상과 달리 심심하다는 평과 정반대로 예상 외로 재미있다는 평이 확연히 갈렸던 작품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내게 잘 맞는, 제법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많은 이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외계 종족과 대규모의 전쟁을 하는 SF 액션 블록버스터를 예상했다가 실망한 케이스 일텐데, '엔더스 게임'은 전쟁 보다는 전략에 더 포커스를, 더 나아가 그 전략을 두고 벌이는 어른과 아이, 기성 세대로 대표 되는 현실적인 세대와 다음 세대로 대표 되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Summit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일단 구성 측면에서 '엔더스 게임'은 롤플레잉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양상을 두루 두루 갖추고 있다. 극 중 그라프 (해리슨 포드)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외계 종족인 포믹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사령관을 키워내고 엔더가 이를 수행하는 과정은 육성 시뮬레이션과 롤플레잉 요소가 다분하고, 주인공인 엔더 (아사 버터필드)가 팀원들과 함께 모의 전투를 벌이는 과정들은 마치 스타크래프트를 연상시키듯 전략 시뮬레이션의 성격이 짙게 묻어 난다. 즉, SF 액션을 기대했다면 '엔더스 게임'의 전개 방식은 당황스러울 수 있는 정도인데, 반대로 이러한 게임 적 요소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그 과정에서 오는 미묘한 긴장감과 선택에 따른 결과의 희비에 재미 포인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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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먼저 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가 이 같은 방식을 취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용 적으로 보았을 때는 딱 거기 까지 가 아닐까 싶었었는데, 막상 영화는 메시지 측면에서도 건전하지만 생각해 볼만한 의미 있는 주제를 담고 있어 더 좋았다. 일단 영화의 주인공이 아이들이라는 점은 '에반게리온'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처럼 여러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텍스트라 하겠는데, '엔더스 게임'은 단순히 어른과 기성세대의 짐을 아이가 지어야 한다는 불합리와 세대의 부담에 그치지 않고, 그 가운데서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꿈꾸고 있다. 즉,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있던 소년이 굴곡을 겪어가며 진정한 어른이 되는 성장기, 그래서 다 함께 박수 받고 전쟁에서도 승리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그런 것처럼 전개되었지만 한 순간에 그렇게 생각했던 관객마저 놓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 지를 말하려 하는 마지막 시퀀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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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느 새 어른이 되어가는지 이런 갈등을 볼 때마다 한 편으론 승리 혹은 대의를 위해 희생이나 폭력을 합리화 하는 주장에 현실적으로는 수긍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엔더스 게임'의 메시지는 그럼에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이, 아니면 그런 부당한 방법들이 불가피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어쩌면 더 옳은 방법이 있지는 않았을 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건, 이미 어른이 된 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다음 세대 들은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회환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엔더스 게임'은 이기느냐 지느 냐가 중요한 세상 속에서 이기던 지던 '어떻게'가 더 중요하다는 백 번 옳은 메시지를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풀어낸 괜찮은 작품이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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