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더 자이언트 킬러 : 블루레이 리뷰
동화와 판타지가 더해진 모험 영화


'엑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싱어의 2013년 작 '잭 더 자이언트 킬러 (Jack the Giant Slayer)'는 유명한 동화인 '잭과 콩나무'의 이야기에 거인 설화까지 더해져 볼거리를 더한 블록버스터 모험 영화다. 여기에 아역 출신으로 최근 풋풋한 청년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니콜라스 홀트가 주연을 맡고,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이완 맥그리거, 스탠리 투치, 이안 맥셰인, 빌 나이, 에디 마산 등 무게 감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여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브라이언 싱어라는 감독과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의 면면 만으로 예상해 보면, 무언가 특별한 판타지 블록버스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데, 그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큰 기대 없이 접한다면 킬링 타임 용으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모험 영화라 하겠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일단 고민이 많지 않은 심플한 영화다. 무언가 별 것 아닌 것을 대단한 반전처럼 후반 부에 꺼내놓는 모험 영화들에 비하자면, 이 영화는 빠른 전개를 통해 불필요한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 중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들이 많이 부족한 편인데, 마치 TV시리즈의 극장 판 에피소드를 보듯, 간결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에서 당황스러울 정도의 생략을 느끼지 못하는 점은, 베이스에 깔린 이야기가 관객들이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자, 그 전개와 결말 또한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만들었던 브라이언 싱어를 기대했다면 분명 아쉬운 점이지만,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치밀한 전개보다는 '잭과 콩나무'의 판타지와 '거인'이라는 볼 거리를 최대한 활용한 12세 관람가의 오락영화로 보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처음 거인이 등장할 때의 묘사는 이 영화가 앞으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후 거인들의 활용을 보자면 아무래도 12세 관람가답게 조금은 심심하고 평범한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거인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이전 중반부 까지는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역시 이 영화에서 기대한 바는 후반부 왕국의 성을 배경으로 거인들과 펼쳐지는 액션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뭐랄까 조금은 팀 버튼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액션 시퀀스였다. 어른들이 보기엔 아무래도 조금 귀여운 액션 씬인데, 반대로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좀 더 무리 없는, 그러면서도 거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는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시퀀스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보다도 더 기대했던 이완 맥그리거, 스탠리 투치, 이안 맥셰인, 에디 마산의 활용이었다. 이완 맥그리거는 언제나 선명한 그 억양과 함께 역시 빛이 나고는 있지만 캐릭터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으며, 스탠리 투치와 이안 맥셰인도 본인들의 연기력을 펼치기엔 공간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디 마산은 그 기회 조차 가져보지 못했다는 점이 그의 팬들에게는 더 아쉬울 수 밖에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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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 Quality

영화는 조금 아쉬웠지만 화질과 사운드는 이렇게 2% 부족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 정도로 레퍼런스 급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브라이언 싱어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비교적 사실감이 느껴지도록 많은 부분에 공을 들였는데, CG를 사용하더라도 최대한 현실감 있게 보이기 위해 실제로 만든 요소들을 많은 부분 더한 것이 이 모험담에 좀 더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바로 이 현실감이 블루레이의 수준급 화질을 통해 훌륭하게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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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왕국의 갑옷과 의상들의 디테일 표현은 물론, 금속의 질감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클로즈업 장면이 그리 많지 않은 대신 넓은 풍광을 잡은 장면들에서도 뭉개지지 않는 선예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인들의 피부 표현력을 통해 다시 한 번 우수한 화질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굉장히 여러 가지 잡티와 흉터, 거스름 등으로 복잡하게 이루어진 피부 겉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으며, 거인들이 착용하고 있는 갑옷의 메탈 느낌도 녹이 슨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한 표현이 돋보였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는 레퍼런스 급 화질보다 더 만족스럽다. 일단 이 영화는 사운드 측면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장면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타지와 거인, 거인들과 병사들이 펼치는 공성전이라는 것만 봐도 기대되는 사운드가 있는데, 그 기대에 걸 맞는 화끈한 사운드를 유감없이 들려준다.






거인들이 등장하기 전 거대한 콩 나무가 하늘로 솟아 오를 때의 사운드도 역동적인데,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펼쳐지는 이 장면은 일단 음장감이 엄청나서 절로 사운드 볼륨을 줄이게 만들 정도다. 처음 거인이 등장할 때의 사운드는 마치 '쥬라기 공원'에서 티렉스가 등장하는 장면과 흡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후 거인들이 단체로 등장했을 때와는 분명 구분되는, 사운드의 다양함과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후반부 클라이맥스 전투 장면에서의 몰입도는 사운드가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거인이 나오는 영화에 딱 맞는 박력과 크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스페셜 피쳐의 메인 격이라 할 수 있는 'Become A Giant Slayer'는 제작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단순한 메뉴가 아닌 콩 나무를 오르는 게임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주연을 맡은 니콜라스 홀트의 안내로 하나씩 다른 부가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첫 번째 'Know Your Enemy'에서는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의 인터뷰와 극중에서 모션 캡쳐 연기를 선보인 빌 나이의 촬영 장면이 수록되었다.






그 외에 나머지 부가영상들에서는 갑옷과 왕국 의상 등 다양한 의상에 관한 이야기와 거인을 표현해낸 모션 캡쳐와 CG파트, 그리고 배우들이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장면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부가 영상들은 짧게는 2분, 길게는 8분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영화의 컨셉에 맞는 소개 방법과 영상 전체에 추가되어 있는작은 꾸밈 표현들로 인해 내내 심심하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삭제장면' 에서는 콩 나무와 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프롤로그의 확장 버전과 잭이 콩 나무 위 세상에서 겪게 되는 작은 모험 장면 등이 수록되었다. '개그 릴'에서는 약 3분 분량으로 짧은 NG 장면들이 수록되었다.


[총평]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연출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와 이완 맥그리거를 비롯한 출연진로 인한 기대에 비한다면 조금은 아쉬운 영화이긴 하지만, 12세 관람가로 좀 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인 동시에, 레퍼런스 급 화질과 사운드로 블루레이를 보는 재미는 충분한 타이틀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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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 (War Horse, 2011)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고전의 감동



존경해마지 않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이지만 의외로 조용하게 적은 상영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워 호스 (War Horse, 2011)'는 어쩌면 최근 영화계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우직하고 클래식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최근 몇 달 간 극장에서 본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이기도 했다. 평소 남들보다 울컥하기를 잘 하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잘 일어나지 않는 일요일 오전 시간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상대적으로도 많은 양의 눈물이었으리라. '워 호스'가 감정을 자아내는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직설적이고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 때 같으면 '에이~ 이거 다 아는, 뻔한 방식이잖아'하며 울컥할 포인트를 스스로 지나쳤겠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달랐다. 자주 얘기하는 점이지만, '전형적'이라는 건 결코 '별로다'와 동일하게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전형적이 되었다는 것은 그 방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라는 걸 이미 입증했다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전형적이라도 그 핵심을 깨닫고 제대로만 전달한다면 충분히 관객을 울리고 웃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는 바로 이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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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의 줄거리는 예상할 수 있는 그 것, 딱 그 정도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말과 어린 주인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예상되는 대부분의 얘기가 그대로 등장한다. 물론 여기에 가장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워 호스'는 제목 그대로 사람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철저하게 '말'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처음 '조이'의 주인이 되는 알버트 (제레미 어바인)와 조이의 우정을 비중있게 다룬 것이 아니라, 조이의 입장에서 겪게 되는 일들을 따라간다고 해도 좋을 만큼 조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워 호스'의 이야기는 정말로 대부분 예상할 수 있는 바이고, 그 예상하는 바도 최근의 것이 아니라 매우 고전적 이야기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눈물이 났다는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그리고 영화를 본 날이 동물농장이 하는 일요일 오전시간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마치 TV동물농장을 보고 울컥하는 것처럼 이 영화에는 다 알면서도 울 수 밖에는 없는 감동의 포인트가 있었고, 이 포인트를 우직하고 정직하게 그려내고 있어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중후반 부의 감동 포인트야 말할 것도 없고, 초반 알버트가 조이와 함께 처음 밭을 갈 때부터 눈물을 흘렸으니 이거 뭐 말 다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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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영화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히 알버트와 조이와의 끊어질래야 끊어질 수 없는 우정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조이의 입장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겪게 되는 일들의 비중을 과감하게 열어두었다는 점이다. 즉, 보통 같았으면 관객들은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알버트와 조이가 재회했으면 좋겠다 라는 한 가지 생각만을 하게 되지만, 이 경우는 조이가 중간 중간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비중을 적지 않게 그리고 알버트와 마찬가지로 따듯한 사람으로 그리면서 누군가는 '그래 알버트와 만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조이가 다른 사람과 맺은 인연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니 그의 입장도 무시할 순 없겠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이가 겪게 되는 일들이 전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전쟁영화라기 보다는 결국 스필버그 영화답게 가족영화의 틀 안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잘 살펴보면 조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과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 인물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소작농으로서 부모와 함께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알버트야 말할 것도 없고, 중간에 만나게 되는 독일군 형제며 어린 딸과 할아버지의 관계에서도 '가족'이라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는 조이가 그들 가족에게 어떤 의미로 (혹은 어떤 결핍의 해결이나 치유의 의미로) 전달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이것이야말로 스필버그가 '워 호스'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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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으로도 스필버그와 촬영 감독 야누즈 카민스키는 완벽에 가까운 순간들을 선사한다. 스필버그와 카민스키는 이 고전적 스토리를 다루면서 영상 측면으로도 상당히 고전적인 방식들을 채용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알버트가 살고 있는 집과 집 근처의 풍광을 그리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지는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한 강한 역광의 사용과 더불어 이 시퀀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타이트한 클로즈업(배우의 얼굴 외에는 노을 빛이나 하늘 만이 자리잡고 있는)의 활용은, 이 고전적 스토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뭐랄까, 전형성을 넘기 위해 일부러 어울리지 않는 새로운 옷을 입으려 고민하기보단 예전에 가장 잘 어울렸던 옷을 잘 다려서 다시 꺼내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워 호스'의 가장 명장면 중 하나는 역시 조이가 전장을 누비는 장면을 들 수 있을 텐데, 사실 이 장면이 담고자 했던 의미까지 100% 와닿지는 않았던 장면이었지만 그 영상미나 장면 자체가 주는 압도하는 느낌 만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스필버그는 종종 자신의 작품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나 논리로 설명되기 보다는 그저 두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는 없는, 설명 불가한 순간을 또 만들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참호 속을 질주하는 조이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던 군인들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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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워 호스'는 뻔하고 유치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지점, 말도 안되는 판타지라고 여겨지는 지점이 분명했음에도 이런 의심을 적어도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갖을 수 없었을 정도의 우직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극장을 나와 평정심을 찾은 뒤 다시 이야기를 생각해보니 곱씹어 볼 것도 없이 '그게 말이 돼?' '너무 심한 판타지잖아'라는 생각들이 바로 들었지만, 글의 맨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워 호스'는 그럼에도 최근 본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영화였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힘이다.



1. 말이 주연이라서 돋보이지는 않지만 좋은 배우들이 참 많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예언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닐스 아르스트럽과 '해피 고 럭키'에서 역시 좋은 연기를 펼쳤던 에디 마산, '토르' 동생 톰 히들스톤과 루핀 교수 데이빗 튤리스 그리고 셜록 배네딕트 컴버배치까지.


2. 조이 역의 말 연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로 연기를 하더군요! 총 14마리의 말이 나눠서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정말 연출로 만들어냈다기 보다 말이 연기를 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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