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 (The Adventures of Tintin: The Secret of the Unicorn)

인디아나 존스식 스필버그 어드벤처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피터 잭슨이 제작을 맡은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었던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을 보았다. '틴틴'의 원작 만화는 전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다행히(?)도 원작을 읽지 않았던 것이 결과적으로 영화 관람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어드벤처의 정석이라고 할 만큼, 어드벤처 영화 혹은 작품이 가져야할 거의 모든 것들을 담고 있고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 때문인데, 원작을 읽지 않은 나로서 '어드벤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다름 아닌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보게 된 '틴틴'은 분명히 '인디아나 존스'가 아주 직접적으로 연상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별로였다는게 아니라 그래서 더 좋았던 경험이었다.



ⓒ Amblin Entertainment . All rights reserved


자꾸 '인디아나 존스'와 비교하게 되 원작 팬들에게는 미안한 감이 있지만, 원작이 아닌 스필버그의 영화를 먼저 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인디아나 존스'였다. 그냥 모험을 강조하고 유사한 내러티브가 등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디테일한 설정과 캐릭터 그리고 배경에 이르기까지 스필버그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아예 스필버그가 직접 연출을 맡았으니 이건 뭐 말 다했다. 즉, 스티븐 스필버그는 원작이 들려주려는 모험적 정서를 자신이 이전에 펼쳤던 인디아나 존스식으로 풀어내는데에 부담을 느끼는 것 대신, 오히려 더 인디아나 존스스럽게, 원작이 담고 있는 정서와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이 놀랍도록 맞아 떨어진다는 걸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접하지 않은 스필버그의 팬들이 본다면 '틴틴'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스필버그 영화인 동시에, 원작 팬들의 입장에서 보아도 '틴틴' 본연의 색채는 그대로인 영화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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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는 본래 이 작품을 실사화 하기를 원했다고 하는데 결국 영화화는 피터잭슨과 웨타 디지털 그리고 앤디 서키스가 함께한 '이모션 3D' 작품으로 탄생했다. 단순한 동작 만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표정 연기나 감정까지 최대한 애니메이션화하는 '이모션 캡쳐' 기술을 통해 탄생한 '틴틴'의 영상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점에 놓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실사 같아 느껴지는 위화감 보다는 넓은 의미의 애니메이션으로서 느껴지는 흥미로움이 더욱 컸다. 애니메이션으로서 느껴지는 장점과 매력도 부족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본래 스필버그가 기획했던 것처럼 실사로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더더욱 '인디아나 존스'가 연상되지 않았을까도 싶지만, 따지고 보자면 이모션 3D로 탄생한 '틴틴'을 떠올려 봤을 때 실사 영화로 만들기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즉,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틴틴'은 만화적인 상상력이 최대한 동원되었다기 보다는 실사 영화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장면이나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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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틴틴'은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식 어드벤처 영화의 열혈 팬으로서 역시나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새로움 보다는 종합선물세트식을 선택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여전히 하나의 추격이나 탈출 시퀀스가 끝날 때에는 '휴~'하며 한숨을 돌리기에 충분했으며, 틴틴이 단서들을 조합하여 퍼즐의 조각을 맞춰갈 때엔 '어쩜 저럴 수 있지!'라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호오~'하며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 이 부분에서도 리듬과 속도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은 이 시리즈를 3부작으로 기획하고 있다는데, 두 번째 작품은 피터 잭슨이 연출할 예정이라니 스필버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줄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1. 음악까지 존 윌리엄스가 맡고 있다보니 더 인디아나 존스 같았어요. 특히 모로코에 도착했을 때 흐르던 아랍풍의 스코어는 완전히 '레이더스' 더군요. 눈감고 들었다면 착각했을지도 ㅎ


2. 예전 '인디아나 존스'를 처음 본 유럽사람들이 모두 다 '땡땡'을 떠올렸다는 말은 100% 수긍되더군요.


3. 3D로 보았는데 효과가 과하지 않고 편안한 수준의 관람이었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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