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EBS 국제다큐영화제]

특별 추천작 및 개막작 _ 블랙 아웃 (Black Out)



지난 토요일(12일), 매봉역에 위치한 EBS 사옥에서 있었던 제10회 EBS국제다큐영화제 (EIDF)의 블로거 간담회에 초대 받아 참석하였습니다. 지난 번 '계단 2' 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EIDF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소개를 했었었는데, 한 번 더 추가하자면 전 세계의 다양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소개하는 '좋은' 영화제로, 극장은 물론 TV에서도 영화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영화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영화제였는데, 좋은 기회에 개막전에 미리 간담회에 초대 받아 자세한 설명도 듣고, 개막작인 '블랙 아웃 (Black Out)'을 가장 먼저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어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가장 의미 깊었던 시간은 EIDF의 프로그래머 분이 직접 소개해주신 'EIDF를 즐기는 10가지 방법'이라는 내용의 간단한 발표였는데, 특히 시놉시스 등 기본 정보 만으로는 흥미를 이끌기에 조금은 부족함이 느껴졌던 작품들을, 몹시 보고 싶게 끔 만드는 핵심적인 소개의 시간이라 매우 유익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EIDF를 매년 함께 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렇게 좋은 영화제인 것에 비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라는 점이었거든요. 물론 다큐멘터리 라는 장르의 특성 상 대중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고 다큐는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해소 시킬 만한 극 상업 영화 못지 않은 재미있는 작품들도 여럿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고도 별로라는 평을 듣기 이전에 많은 분들이 아직 존재조차 모르는 현실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포스팅으로나마 EIDF를 소개하고자 하는 점도 있구요.





이 시간을 통해 제가 특별히 흥미를 갖게 된 몇 작품을 소개하자면,


1. 게이트키퍼 (The Gatekeepers) _ 드롤 모레 감독


이스라엘의 3대 정보기관 중 하나 인 신베드(Shin Bet)의 지난 30년 간 수장을 지낸 6명의 심층 인터뷰를 담은 작품으로, 정보기관이라는 특수한 조직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분쟁 역사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2.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 (Google and the World Brain) _ 벤 루이스 감독


현재까지 1천만 권의 책을 스캔하여 데이터로 저장하고 있다는 구글. 하지만 이 가운데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책들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 브라더가 되고자 하는 구글의 프로젝트에 대한 경계의 시선이 담긴 작품입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으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네요.


3. 우리들의 닉슨 (Our Nixon) _ 페니 레인 감독


닉슨에 관한 자료와 뒷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흥미롭죠 ㅎ 이 작품은 닉슨의 최측근이었던 삼인방 봅 홀드먼, 존 얼릭먼, 드와이트 체이픈이 직접 슈퍼8mm 카메라로 촬영했던 영상들을 담은 작품으로서, 기록으로서도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4. 쓰촨은 무너지지 않았다 (Fallen City) _ 치 자오


개인적으로 상실과 상실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그런 면에서 주목하게 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쓰촨은 무너지지 않았다' 입니다. 지진으로 인해 삶이 무너져 버린 가족의 이야기와 그럼에도 살아가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5.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 (I Will Be Murdered) _ 저스틴 웹스터


이미 제목에서 부터 잔뜩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자신의 암살을 예고한 듯한 발언을 했던 과테말라의 로드리고 로젠버그라는 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자신이 암살 당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이 문제는 대통령과 과테말라 전체를 혼란에 휩싸이게 만드는데.. 아, 이 작품도 안보고는 못 배기겠네요.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 날은 간담회가 끝나고 가장 먼저 개막작 '블랙 아웃'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요, 평소 EBS SPACE 공감의 공연이 펼쳐지는 곳에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에바 웨버 감독의 이 작품은 서아프리카의 빈국 기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인구의 80%가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해 공부를 하려는 어린 학생들이 밤이면 유일하게 전기가 공급되는 공항이나 주유소 등의 불빛에 의존하여 공부를 하는 모습을 통해, 기니라는 나라의 현실은 물론, 우리의 삶을 되 돌아 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EIDF의 프로그래머 분께서도 간담회를 통해 말씀하셨듯이, 개인적으로도 EIDF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전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정에서 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일 텐데, 그런 면에서 '블랙 아웃'을 통해 만나보게 된 기니의 현실은, 얼핏 들어왔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47분의 길지 않은 러닝 타임에도 기니의 핵심을 관통하는 여러 가지 담론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었으며, 이들에 비해 너무도 부유해 한 편으론 배부른 현실에 놓인 우리를 또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EIDF 영화제는 10월 18일 부터 25일 간 TV EBS채널과 건대 시네마테크, 고대 시네마트랩, 인디스페이스 등을 통해 상영될 예정이며, 자세한 스케쥴 및 내용은 아래 EIDF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EIDF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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