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제 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오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상 리스트를 정리해볼까도 했지만, 일단 영화는 국내 미개봉작들이 많고
TV부분 역시 못 본 작품이 다수이기 때문에 리스트를 정리해봐도 만족스럽게 정리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히스 레저의 수상 장면 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더군요.
(짧게 하나 언급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덱스터>에 마이클 C.홀이 이번에도 수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팬으로서 너무 아쉽더라구요)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수상이긴 하지만(근데 예상되었다는 말로 그냥 넘기기엔 함께 오른 후보들이
너무 쟁쟁했죠. 톰 크루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랄프 파인즈였으니까요),
그의 수상 장면은 역시나 감동적이었습니다.
데미 무어가 후보를 거명하면서 'Heath Ledger'라는 이름은 언급만 했는데도 소름이 돋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수상자로 호명되고 후보에 오른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기립박수로 그를 기리고
인정하는 장면은 감동적일 수 밖에는 없더군요.

히스 레저가 상을 수상할 경우 누가 대리수상할 것이냐를 놓고도 팬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그의 전 부인인 미셸 윌리엄스가 받아도 좋다, 그녀는 안된다 라는 논란이 있었죠),
오늘 시상식에서는 <다크 나이트>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나와 대리수상을 했습니다.

상을 받고는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가 연기하는 짧은 클립을 보여주었는데,
며칠전에 블루레이로 재감상하긴 했지만, 역시나 인상적인 연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의 수상소식에 ,
괜시리 마음이 동요되는군요.



그가 오늘 시상식에 참석했다면 이렇게 웃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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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 레저 (Heath Ledger) (1979-2008)

오늘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부시시 켰던 TV뉴스 화면에서 충격적인 뉴스를 보고야 말았다.
다른 뉴스 사이에 잠시 스쳐 지나간 '브로크백 마운틴 주연 히스 레저 사망' 소식.
정말 순간 잠이 확 깰 정도로 충격적이어서 바로 인터넷을 확인하고서야 믿을 수가 있었다.
우리나이로 올해 30. 79년생으로 아직 젊디 젊은 그가 세상을 떠났다니, 장국영의 사망 소식이후로
가장 충격적인 사망 소식이 되지 않을 까 싶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타살의 흔적은 없고 약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는데, 사실 사인이 무엇인지 보다도 그냥 단지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뿐이다.



그를 처음 본 것은 멜 깁슨 주연의 영화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The Patriot)>에서 였다.
물론 이 때는 그저 극 중 멜 깁슨의 아들로서, 얼굴을 익힌 것 정도였고, 본격적으로 히스 레저란 배우로서의
이름을 각인 시킨 작품은 <기사 윌리엄 (A Knight's Tale)>이었다(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그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10 Things I Hate About You)>를 접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결국 그가 떠나고 나서야 보게 되어버렸다). 섀넌 소사이먼, 폴 베타니 등이 함께 출연하였고, 퀸의 히트곡
'We Will Rock You'를 로비 윌리엄스가 다시 불러 화제가 된 주제가로 더 잘 알려진 이 영화에서,
그는 완벽한 주연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보여주면서 히스 레저라는 이름을 전 세계 영화팬에게 알리게 된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의 필모그래피가 이처럼 다양하고 색깔있는 작품들로 채워질 줄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후 히스 레저는 할리 베리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화제가 된 영화 <몬스터 볼>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인 '소니 그로토스키' 캐릭터를 연기하며, <기사 윌리엄>에서 그를
보았던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과 인상을 남긴다. 이후 올랜드 블룸과 함께 출연한 <네드 켈리 (Ned Kelly)>,
<기사 윌리엄>에 이어 또 한번 섀넌 소사이먼과 호흡을 맞춘 호러물 <씬 (The Sin Eater, The Order)>등에
출연하였고, 2005년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품 <그림형제 - 마르바덴 숲의 전설 (The Brothers Grimm)>에
맷 데이먼과 함께 출연하면서 다시 한번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림형제>에서의 그의 연기와 캐릭터는
좋았지만, <네드 켈리> <씬> <포 페더스>등에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가 사실상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며 <기사 윌리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그를 알린 작품이
바로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이었다.




이안 감독의 2005년 작인 이 영화에서 히스 레저는 상대역인 제이크 질렌할과 이성을 뛰어넘는 사랑의 감정을
연기하며 수 많은 유수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그가 출연한 영화 가운데(<다크 나이트>를 아직 보지 않은 가운데)가장 인상적으로 감상한
작품이었으며, 연기면에서도 히스 레저를 그저 관심갖던 배우에서 좋아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이었다.
당시로서는 20대 중반을 조금 넘긴 그가 노년까지 소화해야하는 에니스 델마 역할을 얼마나 완벽하게 소화하였는지, 그리고 그 억양과 감정을 억누르는 절제의 연기는 작품이 주는 감정을 극대화해주기에 충분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상대역으로 만난 미셸 윌리엄스와는 결혼하여 예쁜 딸을 낳아 잘 지내는 듯 보여
좋았었지만(개인적으로 미셸 윌리엄스도 좋아했기에 둘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었다),
얼마가지 않아 결국 이혼을 하게 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브로크백 마운틴>이후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카사노바 (Casanova)>에 출연하였고,
이후 많은 팬들이 최고로 기대하고 있던 <배트맨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와 밥 딜런의 관한
음악 영화인 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에 출연하여, 다시 한번 <브로크백 마운틴>에
버금가는 연기가 기대되던 때였다.



워낙에 큰 관심이 <다크 나이트>로 몰리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와 버금갈 정도로 <아임 낫 데어>에서의
히스 레저를 기대하고 있었다.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랑쳇, 마커스 칼 프랭클린 이 각각 자신만의 밥 딜런을
연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 영화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하는 밥 딜런은 과연 어떨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물론 <아임 낫 데어>는 곧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을 하여 만나볼 수 있겠지만, 이런 슬픈 소식을 듣게 된 이후라
작품과는 별개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
이제는 그의 유작이 되어버린 작품.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연기한 캐릭터 '조커'.
다행히도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다크 나이트의 촬영이 모두 종료된 상황이라 영화에는 지장이 없을 듯
하지만, 그가 떠난 지금에도 단순히 영화가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에나 관심이 있는
내가 미워질 정도다. 그의 마지막이 조커라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직 보여줄 것이 너무나도 많은 젊은 배우였고, 또한 초 기대작이었던 두 작품을 연달아 내어놓으며
히스 레저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시켜줄 준비를 마쳤던 그 이기에 그의 사망 소식은
너무나도 아쉽게만 느껴진다. 분명히 히스 레저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연기보다 앞으로 보여줄 연기가
훨씬 기대되는 배우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런 그를 기쁜 마음으로 곧 극장을 찾아 확인해볼 참이었는데,
이제는 <아임 낫 데어>와 <다크 나이트>를 모두 단순하게만 즐길 수는 없게 되었다.

참....
너무나도 안타깝다.

Adios, Rest In Peace
Heath Ledger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Filmography

1.  배트맨 비긴즈 2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 조커 역  2008
2.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 밥 딜런 역  2007
3.  캔디 Candy - 댄 역  2006
4.  카사노바 Casanova - 카사노바 역  2005 
5.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 에니스 델마 역  2005 
6.  독타운의 제왕들 Lords Of Dogtown - 스킵 잉브롬 역  2005 
7.  그림 형제 - 마르바덴 숲의 전설 The Brothers Grimm - 제이콥 그림 역  2005
8.  네드 켈리 Ned Kelly - 네드 켈리 역  2003
9.  씬 The Order 2003
10.  포 페더스 The Four Feathers - 해리 페버샴 역  2002 
11.  몬스터 볼 Monster's Ball - 소니 그로토스키 역  2001 
12.  기사 윌리엄 A Knight's Tale - 지붕 수리공 아들 윌리암 역  2001
13.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The Patriot - 가브리엘 마틴 역  2000
14.  투 핸즈 Two Hands 1999
15.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10 Things I Hate About You - 패트릭 버로나 역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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