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는 그 장면 #4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예전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외면을 당했지만, 나에게는 앞선 작품들 만큼이나 아련한 (혹은 더 감정적인) 작품이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소녀적인 감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며, 애틋함의 정서가 굉장히 직접적으로 드러난 따듯한 작품이었다. 특히 이 작품은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그리고 리듬이) 완벽하다 못해 그 자체로 하나가 되어버린 정말 마법같은 작품이었다. '인생의 회전목마'에서 들려준 왈츠는 아직까지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으며, 바로 오늘 '눈물나는 그 장면'에서 소개하려는 이 장면에서도 히사이시 조의 음악의 힘은 참으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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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말미. 소피가 하울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켈시퍼와 하울이 계약을 맺게 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이 장면. 이 장면 소피가 문으로 들어가며 배경이 온통 검게 변하고, 저 멀리서 뿌옇게 하울의 아지트가 밝아올 때 흐르는, 그 음악에서부터 감정이 치닫기 시작하는데 하울에 대한 소피의 간절함이, 그 간절함이 미야자키의 연출로 승화된 아름답고도 슬픈 장면이 아닐 수 없겠다. 이 코너 '눈물나는 그 장면'의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지만, 다들 울고 감동받는 장면 외에 개인적으로 특히 더 슬프거나 유별나게 슬픈 장면들이 많은 편인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바로 이 장면도 개인적으로 특히 기억에 남고 감정적으로 북받쳤던 장면이었다. 그냥 소피에게 흠뻑 동화되어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이 장면은 언제봐도, 그리고 언제 들어도 참 눈물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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