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동막골

내가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정보들을 나열해보면..

1. 히사이시 조의 음악 때문에 너무 미야자키 작품 스럽다
2. 강혜정이 간만에 쎄지 않은 약한 역할을 맡았다
3. 역시 간만에 보는 착한 영화다

등등

일단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던 영화다.
원작을 쓴 장진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웰컴 투 동막골은 장진이 영화화하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신인 박광현 감독은 전혀 신인답지 않은 터치로
영화를 완성시켰다.

저 포스터만 보면 강혜정 주연에 정재영과 신하균이 삼각관계로 등장하는 마냥 서있지만,
사실 강혜정은 조연이요, 정재영과 신하균 투 톱이 이끄는 영화였다. (물론 본인의 말만따라
신인상을 노린다는 임하룡의 비중도 무시못할 듯 ㅋ)

내가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본 사람들에게 접해듣기로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좋긴 하나
너무 미야자키와의 조합에 익숙해져 있는터라, 영화를 보는 내내 미야자키 애니메이션 같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내 느낌은 조금 달랐다.

물론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지브리의 영상을 떠올리게 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보다도 영화의 장면장면 하나하나가 지브리의 그것을 더욱 닮아있었다.

후반부를 제외하면 자연속에 숨어있는 동막골의 설정이나 마을 사람들의 모습 또한
매우 닮아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동막골의 처음 소개하는 카메라 워크에서
나타난 모습은, 정말로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극의 중간에 맷돼지를 사냥하는 장면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봤던 장면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시퀀스였다 ㅋㅋ 특히 이건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도 없던 거라 더욱 재미있었다
극의 중간에 맷돼지를 사냥하는 장면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봤던 장면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시퀀스였다 ㅋㅋ 특히 이건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도 없던 거라 더욱 재미있었다

사실 박광현 감독이 미야자키 열혈 팬이라는 사실을 미루어봤을때, 첫 작품으로서는
충분히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작품이 나온것 같다. 그래서 두 번째 작품이 더욱 기대되기도하다.
사실 이 동막골은 여러가지로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장진이라는 원작자가 있었고,
히사이시 조라는 음악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사투리가 등장하는 한국영화는 매우 많은데,
사투리 자체로 웃음을 주면서도 저속하지 않게 그려내는건 그리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막골은 강원도 사투리라는 특수한 소재를 튀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진짜 말그대로 폭력과 잔인함, 미스테리가 난무하는 한국영화계에서
간만에 숨 돌릴만한 착한 영화가 될 것 같다.

//// 극장에 보니 예전 JSA나 친구를 보러 갔을 때와 비슷하게 중장년 층의 관람객 수가
       제법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친구나 실미도 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영화지만,
       비슷한 흥행을 거둘지는 미지수..아니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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