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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
처음의 설레임이 가득한 음악영화
'원스'와 '비긴 어게인'을 연출했던 존 카니의 신작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는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한 또 한 번의 음악 영화다. 너무나 완벽했던 영화 '원스'와 그 그늘 아래 존재할 수 밖에는 없었던 '비긴 어게인'의 아쉬움 이후 만든 이 영화는 음악 영화의 장점과 청춘 영화의 발랄함과 동시에 진지함도 잊지 않고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존 카니의 세 작품은 모두 음악(노래)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독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탄생의 순간을 관객 또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사명처럼 느껴지는데, 뭐랄까 존 카니는 단순히 '음악이 이렇게 마법같이 탄생한단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봐, 누구나 좋아하면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야!'라고 말하고 싶은 듯 하다. '싱 스트리트'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이 10대 어린 소년들이 밴드를 이루고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과연 누가 '제대들이 갑자기 어떻게 저런 실력을 가지게 된거야?'라고 개연성을 따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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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고 새롭지 않아도 매번 매력적인 소재가 있는데 바로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걸 가장 잘하는 감독 중 하나인 존 카니의 재능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싱 스트리트'는 이 과정을 묘사함에 있어서 '원스' 보다도 더 솔직하고 직접적인 영화다. 주인공 코너는 악상이 떠오르거나 혼자 곡이 잘 안써질 때마다 두 번 고민하지 않고 바로 친구인 에먼의 집을 찾아가 이렇게 말한다. '곡 쓰는 것 좀 도와줄래?'. 그렇게 하나 둘 의견을 더해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보고 또 봐도 놀랍고 아름다운 순간이다. 이건 관객의 입장에서 음악을 잘 아는가 모르는가, 곡을 써 본 경험이 있는가 아닌가와 무관하게 발견할 수 있는 놀라움이다. 즉, 매일 프로로서 곡을 쓰는 뮤지션의 입장에서 보아도 누군가가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또 다시 매력적일 수 밖에는 없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뮤지션이 계속 곡을 쓰고 노래하는 이유 중 하나일테고).
'싱 스트리트'는 단순한 소년의 밴드 영화, 음악 영화와는 조금 다르게 가족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들려주는데, 사실 이런 스타일의 영화에서 이 같은 진지함은 급작스러운 이질감을 주기 쉽지만, '싱 스트리트'는 과장하지 않은 이야기로 진정성도 가질 수 있었다. 코너의 형의 이야기가 그러한데, 계속 주변에 머물렀던 형의 이야기가 한 순간 중심에 들어 왔을 때 그간 영화가 보여주었던 정서와 이질감이 느껴졌다면 영화 후반 완성도를 크게 저해하는 요소가 되었을 텐데, 형 이야기의 진심이 통했다고나 할까. 우리가 음악 영화에서 흔히 놓치곤 하는 주인공 외의 주변 인물. 즉, 주인공은 이런 저런 역경에도 결국 극복해내 원하는 음악을 하게 되지만, 주인공과 같은 삶을 그저 주변에서 동경할 수 밖에는 없는 인물에 대한 배려가 엿 보이는 장면이라,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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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는 1980년대 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더 환장할 만한 영화다. 듀란듀란을 필두로 더 클래시, 모터 헤드, 더 큐어 등의 음악을은 물론 당시의 음악 스타일을 온몸으로 구현하는 '싱 스트리트'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하고 즐거워 진다.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영화다.
1. 밴드 멤버들 한 명 한 명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특히 베이스 치는 멤버의 그 시크한 귀여움이란 ㅎㅎㅎ
2. 사운드트랙도 바로 구입해야!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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