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스토리 (ブレイブ スト-リ-: Brave Story, 2006)
이 애니메이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한참 HMV에서 블루레이를 사기 위해 기웃기웃 거릴 때,
잘 알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어서 관심있게 표지를 보았던 것이 처음이었다.
2006년작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블루레이로 발매가 되었지만, 국내에는 이번에야 CGV단독 개봉으로
소개가 되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아서인지,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과 맞게 내가 원래 RPG게임을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동심이 남들보다 강해서인지...뭐 언급한 이유 전부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매우 인상적이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미야베 미유키는 실제로도
RPG게임 광이며, 게임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하던데, 과연 그런 그의 특징이
그대로 표현된 작품이 바로 <브레이브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이런 작가의 배경을 모르더라도, RPG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이 애니가 RPG게임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등장하고, 보석을 5개 얻는 등 아이템을 모아야하며,
중간중간 사연이 있는 동료들을 얻어 파티를 이루게 되고, 보스를 깨면 아이템을 얻고, 최종 보스 즈음에
가서는 자기 분신을 만나게 되는 등등 딱 봐도 RPG스타일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RPG게임을 좋아해서 인지(그리고 최근 XBOX360 게임인 '로스트 오디세이'를 재미있게
플레이해서인지), 너무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브레이브 스토리>의 이야기가 그저 단순하다고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면을 보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분명 아이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애니를 만든 어른들은, 영화 속 주인공이 왜 이런 곤경에 처하게 되며,
왜 이런 모험을 해야되는지의 이유를 바로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인공 와타루를 비롯하여 미츠루도 그러하고, 이 둘은 운명을 바꾸기 위해 환계로 와서 모험을 하게 되는데,
자신들이 원해서, 즐거운 여정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이혼, 자살, 살해 등 부모들이 만들어낸
운명의 짐을 결국에는 아무 죄없는 아이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왜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아이들이 고통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근본적으로는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주인공들이 고생을 하며 돌리고자 하는 운명은, 그 자신의 개인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바로 '가족'에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2D와 3D를 적절히 섞은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최근 게임들에서 보았을 법한 배경들과 건물, 캐릭터 디자인들도 돋보였고,
일부 액션 장면에서 등장한 3D애니메이션과의 싱크로율도 나쁘지 않았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최근에 와서는 캐릭터를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하기 보다는, 배경을 좀 더
디테일하게 연출하고 캐릭터는 단순하지만 특징만 잡아주는 정도로 묘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으로 느껴졌다.
판타지 장르를 유치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재미가 있을 수 없다.
RPG스타일을 답답하게 느낀다면 역시 이 애니메이션은 재미가 있을 수 없다.
반대의 경우인 나는 아주 재미있었던 오랜만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었다~
1. 후반부에 마족들이 하늘을 뒤덮는 장면은 마치 <매트릭스 : 레볼루션>의 센티넬무리 같았다.
2. 역시 마지막에 가서 와타루가 결국 선택을 하게 되는 시퀀스는 역시 <매트릭스>의 네오를 연상시켰다.
3. 게임으로 제작되어도 아주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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