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_ 블루레이 리뷰 (Prometheus _ Blu-ray Review)
프로메테우스, 그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올해 가장 출시를 기다렸던 블루레이 타이틀인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를 드디어 감상하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가 기대되었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화질과 사운드 등 AV측면 외에 본편으로는 미처 다 해소되지 않았던 궁금증들을 정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그간 리들리 스콧 감독의 타이틀들이 보여준 완성도가 그 첫 번째 이유였다. 즉, 영화를 보는 재미 만큼이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블루레이의 부가 영상이 더 기대되었기 때문에,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출시를 고대했던 것이다. 그렇게 보게 된 블루레이는 역시나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성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번 글은 영화 본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블루레이 자체, 더 나아가 부가영상을 소개하는 내용이므로, 영화에 대한 글은 기존 개봉 당시 작성했던 글로 간단하게 대체하고자 한다.
프로메테우스 _ 근원에 대한 선문답
Blu-ray : Video Quality
이번 글은 포인트가 부가영상에 있으므로 화질 평가 역시 말로 하기 보다는 직접 원본 크기의 스크린 샷들을 추가하는 것 정도로!
Blu-ray : Special Features
1번째 디스크에는 감독 겸 제작자인 리들리 스콧의 음성해설 트랙과 각본가 존 스파이츠, 각본가 겸 제작자 데이먼 린델로프가 참여한 또 하나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개봉 당시에도 많은 팬들이 빨리 DVD/BD 가 출시되어 리들리 스콧의 음성해설을 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관심을 많이 받았던 부가영상이었는데, 다행히(?)도 음성해설 두 트랙 모두에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어 이 수많은 뒷 이야기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리들리 스콧은 영화 장인답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의 팬은 물론 '프로메테우스'를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이 음성해설은 물론 두 각본가가 참여한 음성해설도 반드시 즐겨보길 권한다.
(엔지니어는 혼자 오지 않았다)
그 다음 살펴볼 부가영상은 '삭제 & 또 다른 장면'인데 블루레이 출시전 부터 관심을 모았던 삭제/확장 장면인 만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여럿 수록되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이야기해보자면 영화의 첫 장면, 엔지니어가 도착하는 장면인데 본편에는 혼자 등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삭제 장면에서는 여러 명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왔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나이 든 엔지니어가 젊은 엔지니어에게 의식을 위해 그 물건(?)을 전달해 주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나이 든 엔지니어가 젊은 엔지니어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지만, 불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일 먼저 삭제 되었다고 한다.
(본래 엔지니어는 제법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그 다음은 추후 깨어난 엔지니어가 웨이랜드와 데이빗 일행을 만나는 장면에서 엔지니어가 데이빗과 고대어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 엔지니어가 말을 하면 할 수록 결국 인간과 동일한 존재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급적 엔지니어의 말을 줄이는 것이 더 신비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좀 더 신(God)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엔지니어의 대화 장면을 대부분 삭제하게 되었다.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최종 버전이 더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 장면은 좀 더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장면이기에, 이렇게 삭제장면으로라도 만나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좀 더 웨이랜드의 어리석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쇼와 데이빗의 대화를 통해, 영화의 제목이 될 뻔 했던 '천국 (Paradise)'이라는 단어가 포함되고 제외됨에 따라 얼마나 의미 상에 차이가 있는지 (확장과 축소가 가능한지)를 알 수 있다.
'피터 웨이랜드 파일'에서는 영화 개봉 전 프로모션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던 영상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첫 번째 '고요한 눈 - 엘리자베스 쇼'에서는 쇼 박사가 웨이랜드에게 보낸 셀프 카메라 형식의 메시지 영상으로서, 질문의 답을 찾고자 하는 쇼의 욕구와 영생을 얻고자 하는 웨이랜드의 욕구가 서로의 필요로 인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쇼가 어떻게 웨이랜드의 이 프로젝트의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스랄까.
'생일 축하해 데이빗'은 미리 프로모션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영상이었는데 (이후 TED 영상과 마찬가지로), 로봇인 데이빗 캐릭터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라 하겠다. 쉽게 얘기하면 데이빗 모델에 대한 홍보 영상이라 하겠는데, 감정까지 갖춘 모델이라는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젊은 웨이랜드가 자신의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는 영상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TED 강연 형태로 진행되어 더욱 흥미롭기도 하고 현실성도 갖춘 영상이다. 이 영상을 통해 웨이랜드의 욕망의 근원에는 어떤 에너지가 있는지, 그의 비전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번째 디스크에는 본격적인 부가영상을 만나볼 수 있는데 '분노한 신들 : 프로메테우스 제작과정 (The Furious Gods: Making Prometheu)'에 대부분의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일단 실로 오랜만에 양적으로 만족스러운 부가영상 수록이라는 점에서 밥을 안먹어도 배부를 정도. 실제로 보통 같으면 모든 부가영상을 다 보고 하나씩 모두 소개했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모두 소개하는 것 자체가 좀 벅찰 정도로 양적으로 풍부하며, 일일이 소개하는 것 보다는 보는 이들을 위해 남겨두면 더 좋을 부분들이 많아서 절반 정도만 소개하려고 한다 (그래도 상당히 많은 양이다).
제작과정을 보는 동안 '인핸스먼트 모드'를 통해 좀 더 심층적인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인핸스먼트 모드를 통해 제공되는 영상들은 디스크 메뉴의 '웨이랜드 기업 특별 자료실'을 통해 별도로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함을 준다.
첫 번째 '낙원 정복 : 스토리 창조'에서는 에이리언 프리퀄에서 시작한 이 작품이 어떻게 그 이상을 담고 있는 독립적인 작품으로 발전했는지 초반 스토리 구상 과정을 소개한다. 에이리언 프리퀄로 시작되긴 하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4부작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리들리 스콧이 직접 하지 않은 이야기들 - 작품들 - 을 포함하여) 다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그렇다면 맨 처음으로 돌아가 태초의 이야기로 풀어가보자는 것으로 정리하게 되었고, 단순하게는 에이리언은 누가 만들었는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인간은 누가 만들었고 그렇다면 그 인간을 만든 조물주는 또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담은 이야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 '에이리언 프리퀄'로 명명 되었던 영화의 제목은 '에이리언 엔지니어', '파라다이스' 등을 거쳐 결국 '프로메테우스'까지 이르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제목은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신화의 내용과 조물주를 찾아가는 영화의 내용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 아니었나 싶다.
두 번째 '피라미드 아래 : LV-223'에서는 영화 속 다양한 디자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더 깊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 LV-223에서 만나게 되는 괴물들의 경우 이미 무섭고 특이한 이미지의 괴물들은 거의 다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그러니까 최대한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이미지와 형태를 만들려고 특별히 애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로메테우스 호의 디자인을 비롯해 여러가지 흥미로운 영상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힘을 주게 된 흥미로운 부분은 H.R.기거에 대한 기거레스크를 소개하는 부분이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에이리언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H.R.기거가 창조한 특유의 컨셉 아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리들리 스콧은 '프로메테우스'를 제작하면서 H.R.기거에게도 역시 도움을 청했는데,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기거 풍을 배제하려고 컨셉을 잡았으나 조금씩 기거 풍을 도입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전체적인 컨셉을 기거 풍으로 가기로 결정, 이전까지 작업한 결과물들에 기거 풍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오른 쪽의 이 분이 바로 그 유명한 H.R.기거)
얼핏 보기엔 그냥 단순히 (이걸 단순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기거 풍의 디자인인 것 같지만, 이에 앞서 엄청난 아이디어와 양의 결과물들이 있었던 탓에, '프로메테우스'와도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부가영상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역시 바로 그 유명한, 컨셉 아트 디자이너들에게는 성배로 불리우는 스페이스 자키와 그 조종석에 대한 이야기와 세트 디자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만약 에이리언이나 프로메테우스와 관련된 아이템(피규어나 스테츄 등)을 단 하나만 구입할 수 있다면 바로 H.R.기거가 만든 이 스페이스 자키의 조종석을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영화 팬들에게 역시 이 디자인과 구조물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농담삼아 (진담인 것 같지만..) 영화가 끝나면 다른 건 몰라도 이건 꼭 내가 집에 가져갈 거라고 말하는 리들리 스콧의 말에 갑자기 부러움이 밀려올 정도였다. 이 엄청난 구조물이 마당 안 잔디밭에 있다고 생각해보니....
('저 뒤에 저건 촬영 끝나면 내가 가져갈 꺼에요 ㅎㅎ')
참고로 이번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부가영상이 특히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수많은 컨셉 아트들에 대한 내용을 갤러리 형식으로 보기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실제로 엄청난 양의 컨셉 아트 작업물들을 만들었던 영화답게 이 작업물들을 최대한 부가영상에 녹여 공유하려는 시도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 '엔지니어'의 경우, 본래 영화의 시나리오상 중심에 엔지니어가 있었을 정도로 비중있는 캐릭터답게 그에 관한 뒷이야기들도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었다. 엔지니어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과 같은 고대 조각상들의 모습에서 착안하여, 신비로움과 함께 디자인적으로 자연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엔지니어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에 모두들 반대했으나 리들리 스콧은 끝까지 이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결국 이와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성경에 나오는 '신은 자신의 모습을 닮도록 인간을 창조했다'라는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영화의 핵심이 바로 조물주를 찾아가는 여정과 그 의문에 있다는 점에서 이런 엔지니어의 이미지는 리들리 스콧이 끝까지 주장할 만한 가치가 있었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 명단 : 캐스팅과 의상'에서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배우들의 인터뷰와 캐릭터 그리고 각 캐릭터 별로 의상과 관련된 이야기가 수록되었는데, 그 첫 번째로 여 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를 연기한 누미 라파스를 만나볼 수 있다. 누미 라파스는 잘 알려졌다시피 최근 스웨덴 원작의 '밀레니엄' 시리즈의 주인공 '리스베트'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인데, '밀레니엄' 1편에 출연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리들리 스콧은 육체적 연기와 감정적인 연기를 모두 필요로 하는 엘리자베스 쇼 역할에 적역이라고 생각해 바로 점찍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누미는 스타급의 여배우를 원했던 스튜디오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배우였고, 그녀의 캐스팅에 제작사는 쉽게 설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리들리 스콧의 강력한 주장과 더불어 거의 영화 속 장면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카메라 테스트 들을 통해 누미 라파스는 스스로를 입증해 결국 엘리자베스 쇼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다. 부가영상에는 누미 라파스가 받은 카메라 테스트 영상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부가영상에 수록된 카메라 테스트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실제 촬영 감독인 다리우스 월스키가 촬영하였으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영화 속 장면을 최대한 표현한 공간 활용 덕에, 일반적인 테스트 영상의 퀄리티는 가볍게 상회한다.
할러웨이 역 캐스팅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주로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던 뉴욕 출신 배우 로건 마샬-그린을 최종 캐스팅하였고, 결과적으로 크게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이건 시나리오의 비중 탓일듯) 큰 무리 없는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빗' 역할의 마이클 패스빈더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리들리 스콧이 그에게 준 디렉션이라고는 '당신은 근본적으로 하인이고, 엄청난 지식을 가졌음에도 하인 노릇을 한다는 모순을 연기해라'라는 것 밖에는 없었다고 한다 (리들리 스콧은 패스빈더에게 '천재 아니야?'라고 까지).
그리고 제법 많은 수의 관객들이 '도대체 어디에 출연한거지?'라고 궁금해하기도 했던 가이 피어스의 이야기도 수록되었는데, 웨이랜드 역을 연기하기 위해 5시간이 넘는 시간을 들여 분장을 하는 장면을 엿볼 수 있다. 참고로 노역인 웨이랜드의 캐스팅을 더 나이 많은 노역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고 가이 피어스를 캐스팅한 이유도 들을 수 있었는데, 웨이랜드라는 캐릭터가 노인이기는 하지만 삶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더 젋은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가이 피어스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이 피어스 : 저도 출연했다고요 ㅎㅎ)
주요 캐릭터들의 헤어와 의상 테스트 장면의 경우 각 배우들의 음성해설과 함께 수록되었는데, 헤어와 의상이 캐릭터 설정과 구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스텝들이 아닌 배우 스스로가 자신이 이 캐릭터를 완성하는데에 각 의상들과 헤어스타일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개해주다보니 더 설득력이 있는 인터뷰였다. 데이빗의 경우 젊은 시절 데이빗 보위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극중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아라비아의 로렌스' 속 피터 오툴을 롤모델로 삼는 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헤어와 의상 테스트 영상이 흥미로운 도 다른 이유는 누미 라파스나 샤를리스 테론, 마이클 패스빈더 등 배우들이 모두 이 테스트를 단순한 테스트로서 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캐릭터에 동화된 것처럼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카메라 테스트 장면들이 테스트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느껴질 정도로 배우들의 대단한 집중력과 몰입도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소개할 부가영상은 '녹색이 없는 세상: 파인우드 스튜디오, 2011년'인데 이 CG로 도배되다시피 했을 것만 같은 이 SF영화가 사실은 거의 대부분을 그린 스크린 없이 촬영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들려준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대부분의 SF영화들은 그린 스크린을 통한 CG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는데, '프로메테우스'는 보통 같으면 CG로 처리했을 배경이나 공간을 실제 크기의 세트로 제작하여 촬영되었다 (미니어처도 아니고!). 이 엄청난 세트는 007세트장으로 유명한 영국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제작 및 촬영이 되었는데, 리들리 스콧이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한 것은 1985년 작 '리젠드' 이후로 처음이라고 한다.
실제 크기로 제작된 세트들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것은 역시 스페이스 자키와 조종석이 있는 공간 (저거노트)이었는데, 무려 74일에 걸쳐 이 세트를 만드는 과정을 저속촬영 시퀀스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리들리 스콧의 이야기처럼 '프로메테우스'는 무엇보다 스케일이 자체가 중요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과도하다고 느낄 수 있었을 이러한 대형 세트 제작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장면들이 CG가 아닌 실제 제작된 세트에서 촬영해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이라면, 배우들이 그린 스크린에 대고 '여기에 이런 것이 있을 것이다'라고 상상하며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세계를 실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배우와 스텝들은 촬영장에만 오면 실제 LV-223 행성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깊은 몰입으로 연결되었다. 리들리 스콧은 더 나아가 영화 속 등장하는 다양한 크리쳐들마저 CG가 아닌 실제 조작이 가능한 모형으로 만들어 배우들과 리얼 타임으로 함께 연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 배우들은 눈 앞에 어떤 것을 가정하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이는 것에 반응만 하면 되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에이리언'을 촬영할 때도 그랬던 것처럼 몇 장면은 더 실감나는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배우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고 놀라게 하는 방식까지 보여주기도.
마지막으로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는 DVD 시절부터 레퍼런스 부가영상을 만들어 왔던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Charles de Lauzirika의 작품이다. 그는 이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많은 DVD/BD 타이틀들을 수준급의 부가영상을 통해 레퍼런스로 탄생시켜 왔는데, 지금까지도 레퍼런스 DVD로 꼽히는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 DVD의 부가영상도 그의 작품이고, '블레이드 러너' 역시 그의 솜씨며 '에일리언 Quadrilogy' 등도 그의 손 끝에서 완벽해진 타이틀이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 외에도 '(500)일의 썸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의 부가영상을 감독하기도 했다. 실제로 언제부턴가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의 DVD나 블루레이 출시를 기대할 때면 자연스럽게 Lauzirika의 메이킹 다큐를 기대하게 되었을 정도로, 그의 이름은 또 다른 브랜드로 신뢰를 얻은지 오래다.
이번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역시 한 번에 모두 소개하기 벅차고, 한 편으로 다 소개해 버리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만족감을 훨씬 상회하는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돈을 (조금) 더 주고도 살 만 하다. 이런 콘텐츠를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도록 소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일 것이다.
(아~ 행복해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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