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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워즈: 클론 전쟁 (Star Wars: The Clone Wars, 2008)
팬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에피소드 2.5


이 영화는 스타워즈의 연대기적 분류로 따져보자면 에피소드 2와 에피소드 3의 중간쯤에 처한 영화입니다.
제목은 2.5라고 했지만, 굳이 더 따져보자면 2.7,8 정도는 될 것 같네요. 에피소드 2의 마지막을 보면 대규모의
클론 부대가 양성된 모습을 보면서 '이제 본격적인 클론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라는 대사로 마무리를 짓는데,
그 '클론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막상 에피소드 3에서는 빠져있었기 때문에, 이 클론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이미 공개되기도 했던 2D 버전의 애니메이션 '클론 전쟁'에서 이 클론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었었는데, 이 이야기를 좀 더 영화적인 구성으로 가다듬고 또한 3D 버전의 새로운 모델링으로
다른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으로 변모하면서 앞으로 시작될 100부작의 TV시리즈에 맛을 보여주는,
거대한 홍보 영화일지도 모르겠네요. 결론적으로 독립적인 영화로만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영화 속에서
별다른 부가 설명없이 기존의 스타워즈 세계를 이해하는 이들만 납득할 수 있도록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스타워즈 팬들만을 위한 또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볼 수 있는 한편, 스타워즈 팬이라서 아쉬움이 들기도 하는
영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도 스타워즈니까 하는 전자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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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가 가장 어색하게 느껴지는 첫 번째 포인트는, 스타워즈 만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그 특유의
오프닝 크레딧이 없다는 것입니다. 20세기 폭스가 아닌 워너브라더스가 배급을 맡게 되면서 폭스사의 팡파레가
곁들여진 로고를 볼 수 없게 되었으며, 또한 존 윌리엄스의 멋진 음악과 함께 우주 넘어로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이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에피소드 3의 오프닝 장면과 흡사한 우주선 전투씬을 배경으로한 내레이션을
통해 대체되고 있는데, 초반 루카스필름 로고와 함께 클론 들이 주고 받는 대사가 마치 전쟁영화처럼 삽입된
것은 새롭게 느껴졌지만, 무엇보다 스타워즈의 인장과도 같은 오프닝 크레딧과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없는
것은 너무도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영화 <클론 전쟁>은 조지 루카스가 뒤에 버티고 있기는 했지만, 감독은 데이브 필로니가 맡았으며,
각본 역시 루카스가 아닌 헨리 길로이가 썼고, 음악 역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존 윌리엄스가 아닌 케빈 키너가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때문에 <클론 전쟁>는 여전히 루카스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한 편으론 조금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색다른 스타워즈 시리즈라는 점에서 일단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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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다른 부분은 말 그대로 '이색적'이라는 점에서 많이 희석이 되었으나, 음악 만큼은 이런 점을
감안한다하더라도 많이 아쉬움이 남더군요. 물론 오리지널 음악 작곡자로 존 윌리엄스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케빈 키너가 만든 음악들은 '스타워즈'스럽다기 보다는 일반 액션 영화스러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 영화가 기존 스타워즈들과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음악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음악 자체가 굉장히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느낌을 많이 담고 있는데, 약간 아랍과 이슬람 풍의
전통음악 느낌이 나는 곡들도 수록이 되어 있고, 찐한 색소폰으로 연주되는 곡도 있으며, 오케스트레이션에
있어서 브라스 파트가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널 곡들처럼 중점적으로 쓰이긴 하였으나, 아무래도 그 주요테마를
거의 들을 수 없다보니 아쉬움이 남더군요. 엔딩 크레딧 같은 경우도 기존 테마를 변형하기는 하였으나
(예를 들면 '빰 빰 빰빰빰 빠!' 하던 것을 '빰 빰 빰 빠바 빰!하는 식으로 약간 템포를 변형하여),
확실히 오리지널에 비하면 그 감동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코디 대장이 성으로의 공격을 지시 받은 뒤 진격할 때 나오는 음악은, 완전히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음악이라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나에 스타워즈가 왠지 그냥 평범한 액션 영화가
되어버리는거 같기도 해서 말이죠 ^^ 메탈 사운드가 적극 도입된 곡도 있고, 전체적으로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는 사뭇 다른 음악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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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에서 약간 낯간지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멋졌던 오비완의 저 포즈!
 이번 <클론 전쟁>에서도 무려 2번 씩이나 재현됩니다)


감독과 작곡가 얘기를 했으니 성우들 얘기를 해보자면, 일단 오리지널 영화에서와 똑같은 배우가 이번 영화에도
성우로 참여한 경우는 딱 세 명 뿐입니다. 두쿠 백작역의 크리스토퍼 리와 C-3PO역이 안소니 다니엘스,
그리고 마스터 윈두 역의 사무엘 L.잭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성우의 연기와 목소리에
의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단 오리지널 배우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성우들의 연기나 싱크로율도 괜찮은 편입니다. 특히 오비완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제임스 아놀드 테일러의 경우는 모르고 들으면 이완 맥그리거가 했나보다 하고 느낄 정도로
상당히 흡사한 목소리 연기를 들려줍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경우 가장 비중이 큰 캐릭터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목소리가 아주 특별한 경우는 아니었기 때문에, 맷 랜터가 연기한 목소리 연기도
이질감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아미달라의 경우도 나탈리 포트먼과 상당히 흡사하기도 했지만,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경우라 큰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구요. 요다의 경우도 프랭크 오즈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흡사한 요다 특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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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된 구성 중의 하나는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인 아소카 타노 캐릭터와 아나킨이 티격태격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들 수 있겠는데, 기존 세계에서는 파다완이 없는 것으로 설정이 되었던 아나킨에게
어린 여성 파다완이 있었다는 설정을 들고 나와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워즈 팬들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고, 스타워즈의 기존 팬이 아닌 관객들에게도 영화를 통틀어 가장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관계를 통해서는 아무래도 아나킨과 오비완의 관계를 떠올릴 수 밖에는 없었는데,
아나킨은 아소카를 보고 가르치게 되면서 한편으론 오비완의 제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재능은 많지만 성질 급하고, 자신만만한
(하지만 아나킨 보다는 좀 더 현명하고 영리하게 묘사되죠)아소카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이 좀 더
배워나가게 되는(이런 의미로 요다나 오비완이 처음부터 아소카를 아나킨의 파다완으로 생각했던 것이었지만요)
계기를 갖게 됩니다. 특히 에피소드 2에서 파드메가 비행선에서 떨어졌을 때 구하러 가야한다며 임무가 더
중요하다는 오비완에게 대들던 아나킨은, <클론 전쟁>에서는 코디 장군과 같은 편들이 위험에 처해있음에도
구해야한다는 아소카의 말을 듣지 않고 임무가 중요하다며 자신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아나킨이 에피소드 2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고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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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타워즈>라는 시리즈에 있어서 새로운 캐릭터라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이 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이미 자자 빙크스에서 그 부담감과 팬들의 평가가 냉혹하게 드러나기도 했죠), 그런 의미에서 아소카 캐릭터는
기존 팬들도 상당히 만족할만한 신선한 캐릭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나킨과의 관계를 통해 무언가
아나킨의 부족한 정서를 매꿔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며, 또한 기존 관객들에게도 마치 10대 하이틴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어린 소녀 캐릭터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도 했구요. 사실상 아나킨과 더불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아소카 캐릭터는 실사 스타워즈에서도 만나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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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소카를 처음 보았을 때 바로 위의 캡쳐한 장면이 떠올랐는데, 얼굴의 문양 차이는 조금 있지만 붉은
피부색에 귀나 줄무니의 머리(?)를 보자면 상당히 닮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캡쳐 속 인물은
에피소드 2의 등장하는 캐릭터고, 아소카는 에피소드 2 이후의 인물이니 같은 인물이라고 볼 수는 없겠고,
따지자면 같은 종족 쯤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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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팬으로서 이 영화에서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부분은 바로
'I've got a bad feeling about this'라는 대사가 삽입되지 않은 유일한 극장용 스타워즈라는 점입니다.
근데 더 의아스러운건 우리말로 해석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어' '예감이 좋지 않아' 등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대사가 쓰일 만한 장면이 제법 있었다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만 따져도 약 2, 3번 정도 이 대사를 충분히
쓸 수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극장에서 보면 우리말 해석으로는 동일한 대사가 등장하지만, 영어 대사로는 다른
대사가 나옵니다)쓰지 않은 것은 분명히 의도적으로 쓰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타워즈 팬으로서 새로운 스타워즈를 만날 때 마다 이 대사가 나올 때의 작은 희열을 느끼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는데 조금 아쉽긴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국내에서 흥행은 아무래도 어렵겠지만(평일 낮이긴 했지만 극장에 저포함 5명 --;),
스타워즈의 팬들이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앞으로 시작될 100부작의
TV시리즈의 파일럿 버전격이라는 점에서도 봐줘야할 작품이며, 극장에서 클론들의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겠구요.
'스타워즈'라 아쉬운 점들도 분명 있겠지만, '스타워즈'의 전체 세계를 이해하면서 감상한다면 작은 장면들도
쉽게 넘기기 어려운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1. 상당히 의도적인 개그 장면들이 많습니다. 특히 드로이드들은 거의 모든 드로이드들이 개그 한 토막씩은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의도된 개그를 선보입니다.

2. 디지털로 감상하였는데, 필름을 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디지털의 쨍하고 선명한 화질로 보는 애니메이션은
   화려하더군요~

3. 애니메이터들과 특효팀에 상당히 많은 중국계 스탭들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조금 많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은 수의 중국계 스탭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싱가폴 회사가 스탭으로 참여한것 같기도
   하네요.

4.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 추가 장면은 아니고, 루카스 애니메이션 사의 아기자기한 로고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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