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도 어김없이 MBC에서 느즈막히 방영하는 '음악여행 라라라'를 시청했다.
이 날의 초대손님은 이소라 였는데, 그녀의 최근 앨범을 인상깊게 들었던지라 유심히 관심을 갖고 보고 듣게 되었다.

예전 러브레터 같은 무대에서도 좋은 공연을 펼쳤던 그녀였지만, 이 '라라라'라는 포맷이 그녀의 음악과
제법 잘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느즈막한 새벽 시간대와 불꺼진 깜깜한 방에서 TV에만 신경을 집중한채
듣는 그녀의 노래들은, 굉장한 임팩트로 몸 속에 밖히곤 했다.

'음악여행 라라라'가 좋은 것은 음악 외적인 것에 (다른 프로그램 보다는) 크게 집중하지 않는 다는 것과,
가사를 음악과 함께 즐기도록 연출이 의도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소라의 이번 앨범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얼마 전이었으나, 어제처럼 가사 하나 하나를 떠올려가며 듣게 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특히 음악 만큼이나 가사로 인한 메시지 전달이 많은 이소라의 음악인 탓에 이런 프로그램의 성향과
전달 방식은 매우 효과적으로 접목된 듯 했다. 가사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히 음악에 빠져들게 되고,
공중파 음악 방송에서는 쉽게 빠져들기 어려운 본연의 '음악감상'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도 같고.




이소라 - 바람이 분다


이 프로그램의 원래 포맷 답게 기존 메인 게스트 외에 추가 게스트로는 조규찬이 등장했는데,
조규찬의 오랜 팬으로서 이소라 보다 (어쩌면 더) 더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게스트들에 비해 제법 비중도 컸는데, 이소라와의 듀엣곡은 물론 자신의 곡과
데미안 라이스의 곡까지 불러주었다. 한때 조규찬에 흠뻑 빠져 살던 나로서는 감명 깊은
순간이었기도 했고, 다른 한 편으론 예전에 비해 조금 아쉬운 느낌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확실히 이소라의 곡은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다. 그녀가 심하게 몰두하여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듣는이도 저절로 곡에 집중하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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