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블루레이 간단 리뷰 및 오픈케이스 (아트북)
(Avatar : Blu-ray Review and Open Case, Art book Image)
블루레이 유저로서 최근 발매된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블루레이는 단연 최고의 화제를 모은 타이틀이었다. '아바타'는 극장에서 볼 때부터 블루레이 출시를 기다렸던 작품 가운데 가장 우선 순위에 놓였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의 특수성 때문에 '아바타'는 극장 포맷에서도 보여줄 것이 많았었지만, 좀 더 극강의 집약된 체험을 할 수 있는 매체는 어쩌면 블루레이가 아닐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바타' 블루레이의 AV 퀄리티는 정말 레퍼런스 그 자체다. 특히 화질의 경우는 누구도 흠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까지 발매된 블루레이 가운데 최고 수준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조심스레 아바타 블루레이를 플레이어에 넣고 드디어 재생되는 메뉴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입이 떡벌어지는 화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메뉴 화면에 삽입된 영상만으로도 '와'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니 이거 말 다했다. 사실 너무나 (블루레이로서) 기대 큰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막상 보고나면 좀 실망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런 우려를 넘고도 남을 만큼 우수한 화질이 수록되었다. 어쩌면 '아바타'는 블루레이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혹은 드디어 어울리는 첫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사실 지금까지 출시된 타이틀 가운데서도 AV 측면에서 레퍼런스라 불릴 만한 타이틀은 제법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바타' 블루레이가 진정한 첫 번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이유는, 역시 타이틀이 아닌 작품의 제작 과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간단히 얘기해서 지금까지 레퍼런스라 불리웠던 타이틀들은, 자체의 화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었으나 애초부터 차세대 영상매체라는 그릇을 염두해 두지 않은(혹은 염두했더라도 그만의 특성을 100%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부족했던) 작품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는 애초부터 차세대 더 나아가 그 다음 세대의 영상매체(3D 입체 영상)까지 염두에 둔 작품이었기 때문에 비로소 블루레이라는 그릇의 크기에 걸 맞게 가득 찬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 점을 도드라지게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아바타'가 전방위 적으로 엄청난 양의 CG와 그린 스크린을 통한 촬영이 있었음에도, 블루레이에서 흔히 발견되곤 하는 실사와의 결합 장면에서 이질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CG가 많이 사용된 작품의 블루레이를 리뷰할 때마다 언급하는 내용이기도 한데, 극장에서 볼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CG가 많이 사용된 작품들은 블루레이의 고화질로 보게 되면 그 외곽선이 실사의 외곽선에 비해 너무나도 선명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레이어로 표현되었다는 점을 느끼게 되곤 하는데, '아바타'의 경우는 이런 점이 정말 '매의 눈 (그야말로 매의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은 거의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사와 CG와의 경계가 블루레이에서도 커다란 이질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CG소스에 버금갈 만큼 실사로 촬영한 소스의 퀄리티가 좋다보니 두 소스간의 간격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이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질감을 덜면서 자동적으로 전체적인 화질 퀄리티가 상승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는 한 눈에 봐도 놀라운 화질을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화질 평가는 백마디 주옥같은 말보다 한 장의 캡쳐 화면이면 게임 끝인데, '아바타' 블루레이는 철저한 보안 탓에 여러가지 락을 걸어놓은 터라 일반적인 캡쳐 방법으로는 캡쳐가 불가능해 우수한 스크린샷을 함께 동봉할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초창기처럼 TV화면을 카메라로 찍어 교묘히 편집하는 방법을 쓸까도 했지만, 이렇게 '감안하고 보시라'라는 아쉬운 사진을 첨부하는 것보다는 아예 '직접 블루레이를 확인하시라'라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과감히 포기하였다).
사운드는 또 어떤가. 사실 사운드의 퀄리티 역시 레퍼런스라고 불릴 정도의 퀄리티이지만 체감하기에는 더 확 와닿는 화질 탓에 조금 평가 절하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는 나비 족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사운드와 역시 판도라 행성이 만들어 내는 비현실적인 소리들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극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사운드가 '임팩트'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안방에서 블루레이를 통해 체감할 수 있는 사운드는 아무래도 '선명함'과 '다양함'을 들 수 있겠다. 블루레이가 DVD보다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당연스럽게도) 사운드 퀄리티의 향상인데, 쉽게 말해 안들리던 소리가 들린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아바타'는 이런 안들리는 소리가 다른 작품에 비해 더 많다고 보면 되겠다. 극장에서는 화끈한 임팩트에 가려져 미처 들을 수 없었던 세심한 소리들이, 블루레이에 와서는 조금만 귀를 기울이게 되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으니 이건 분명 블루레이만의 장점이라 하겠다. 아, 그리고 나도 인정할 수 밖에는 없겠다. 엄청난 화질 때문에 사운드 측면을 평가 절하 하는 것 말이다 ㅎ
이번 '아바타' 블루레이는 잘 알려졌다시피 서플먼트가 전무한 버전으로 먼저 출시되었다 (서플 등을 보강한 버전이 11월 정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 출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쨋든 이번 '아바타' 블루레이 판매량이 보여준 작은 성과를 감안하자면 아주 어둡다고만 볼 수는 없겠다). 이렇게 서플먼트가 전무한 버전으로 출시된 타이틀임에도 소장가치가 높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과 사운드의 퀄리티가 만족스러운 편이다. 사실 개봉 당시 영화 평을 통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작품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열광한 만큼의 감흥은 없었던 편이었다. 메시지나 줄거리는 평범했고(물론 평범한 것 가운데서는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많은 별점을 주었었지만) 기술적으로만 진일보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는데, 후자의 특성을 좀 더 발휘할 수 있는 매체는 역시 블루레이, 블루레이였다. 우리가 새로운 미디어로 보았던 영화를 다시 볼 때 자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이른바 '영화가 달라보이는' 효과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타이틀이었다.
만약 아직까지 '아바타'를 보지 않은 이들이 있다면, 보통 때와는 다르게 (극장 상영을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극장으로 달려가라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블루레이 감상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그 만큼 '아바타' 블루레이는 차세대 영상 매체인 '블루레이'라는 특성에 걸 맞는, 아니 '딱 맞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 눈물 닦고 한 번 더 판도라 행성으로 가보는거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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