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된 환경에서 다시 본 <옥자>

(Okja, Dolby Atmos, 2017)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를 다시 보았다. 이미 리뷰 글을 통해 '옥자'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처럼 집에서 즐겨볼 수도 있었으나 동시에 극장 상영을 한다면야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개봉일에 맞춰 다른 개봉 영화들처럼 극장을 찾아 관람을 했었다. 오히려 극장에서 한 번 보고 나서 글을 쓸 때 명확히 기억이 나질 않거나 다시 보고 싶은 장면들을 집에 와서 바로 넷플릭스로 다시 볼 수 있어서 편리한 점도 있던 옥자의 동시 상영에 대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이미 두 번 아닌 두 번의 감상을 했음에도 또 한 번 극장에서 '옥자'를 보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과 소스의 환경 때문이었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길 즐기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경험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감상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영화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극장이라 하더라도 일부러 힘들게 찾아가 관람을 하곤 하는데, 그건 모두 첫 번째 관람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환경에서 하고 싶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의 경우 비록 첫 번째 관람 시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최적의 선택이었던 '극장 상영' 자체를 선택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는 없었으나,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니 이 기회를 뿌리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 리뷰를 오랜 기간 해온 리뷰어로서 돌비 애트모스 (Dolby Atmos) 사운드 시스템은 아주 익숙한 편인데, '옥자'를 바로 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파주에 위치한 명필름 아트센터를 지난 주말 찾게 되었다. 참고로 파주 명필름 아트센터는 지인의 사무실이 근처에 있어서 몇 번 방문해 본 적이 있었는데, 카페를 즐기거나 다른 구경을 해 본 것과는 달리 정작 영화를 관람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시나 소문대로 영화 감상에 아주 쾌적한 환경이었고, 이번에 감상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비롯해 상영 시스템도 깔끔해서 영화 감상에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환경이었다. 파주라는 거리를 감안할 때 자주 방문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이번 '옥자'의 경우처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상영되는 작품을 관람하고자 할 때는 먼 거리를 달려 방문한 보람이 충분히 느껴질 만한 극장 환경이었다.





영화 상영에 앞서 간단히 돌비 관계자 분이 나와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상영될 영화 '옥자'의 사운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가 다른 사운드 포맷들과 가장 차별되는 점이라면 스피커를 활용함에 있어 단순한 채널의 개념이 아니라, 객체 기반의 개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5.1 채널, 7.1 채널 등과 같이 리어와 서라운드, 우퍼 등으로 이뤄져 각각의 채널에 위치에 맞는 사운드를 분리해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천장을 비롯해 좌우 후면에 이르기까지 훨씬 더 많은 수의 스피커들 하나하나를 독립적으로 활용하여 각각의 원하는 위치에 감독이 원하는 사운드를 담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주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화면에서 소리의 움직임이 전후 좌우로 이동할 때 다른 사운드 시스템에 비해 훨씬 더 여백 없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휘감을 수 있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영화를 만든 감독의 본래 의도를 현재로서는 가장 제대로, 디테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 역시 명필름 아트센터를 찾아 '옥자'를 관람하고는 자신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며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그렇게 돌비 애트모스로 다시 보게 된 '옥자'는 조금의 과장을 더해 처음 보았을 때와는 조금 달라진 영화였다. 확실히 사운드의 장악력이 압도적이다 보니 장면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감정이 더 짙게 느껴졌으며, 특히 영화의 여러 추격과 액션 시퀀스를 좀 더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초반 미자가 산을 내려와 미란도 본사에서 트럭을 쫓는 시퀀스는 좌우보다는 상하의 움직임이 많은 장면인데, 스크린을 기준으로 전후로 이동하는 사운드가 확실히 더 귀에 느껴졌으며, 인트로 장면에서 흐르던 수록곡 역시 전체적으로 하나의 사운드로 섞여 들린다기보다는 독립적으로 들리는 동시에 공간감 있게 펼쳐지고 있어서 오히려 더 장면에 잘 녹아드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보통의 사운드로 감상할 때보다는 공간감과 거리감이 탁월해서 인물들이 거리를 두고 대화를 나누거나 또는 인물을 중심으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곳에서 들려오는 사운드들의 거리감이 좀 더 선명하게 전달되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 않는 부분인데, 오히려 이렇게 전체적인 사운드의 공간감이 느껴지는 것에 비례해 센터에서 전달되는 대사 전달이 훨씬 더 선명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영에서는 감상할 수 없었지만 '옥자'는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된 것은 물론, 돌비의 새로운 이미지 기술인 돌비 비전 (Dolby Vision)으로도 제작되었다. 2017년 출시된 LG OLED TV 모든 모델, 마찬가지로 올해 출시한 LG의 스마트폰인 LG G6이 돌비 비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면 돌비 비전으로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참고로 돌비 비전은 HDR 기술을 통해 더 선명한 색상과 명암, 밝기 그리고 깊은 블랙과 입체감을 제공하는 포맷으로 마치 돌비 애트모스가 그러했듯이 돌비 비전까지 더해진 '옥자'를 경험해 본다면 또 어떤 감흥을 선사할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넷플릭스 에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돌비 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로 더 실감나게 즐기는 앤트맨

(Ant-Man, Dolby Atmos)



영화를 볼 때 (극장을 선택할 때)이왕이면 최적의 상영 환경에서 관람을 (또 이왕이면 첫 번째 관람을!)하는 것에 매번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특히 영화의 장르가 액션 블록버스터일 경우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아무래도 볼거리 위주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내용도 중요하지만 스크린의 크기나 사운드의 퀄리티에 따라 감상의 호불호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최적의 관람 환경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부턴가 영화 관람의 필수요소가 되었다.

대부분의 영화 팬들이 그러하겠지만 이러한 최적의 관람 환경으로 선택되는 것은 대부분 아이맥스 3D이거나 돌비애트모스 인 경우가 많다. 아이맥스 3D의 경우 해당 영화가 처음부터 아이맥스로 촬영되었다는 것을 전제할 때 선택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대부분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제공하는 극장을 최선으로 선택하곤 한다.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돌비 사에서 만든 새로운 시네마 사운드 기술로서 가장 큰 특징이라면 오버헤드 스피커의 추가와 최대 64개의 스피커를 활용함으로서 공간감에 있어서는 확실히 두드러지는 퀄리티를 들려주는 사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사운드의 공간감 혹은 채널 분리도라 하면 쉽게 얘기해서 영화 속 인물이나 물체가 앞에서 뒤로, 좌에서 우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등 이동할 때 그 이동의 감각을 단면적인 체감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이러한 공감감이 더 실감나게 표현 가능한 것이 바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라 하겠다. 특히 더 중요한 포인트라면 감독이 영화를 제작할 때 부터 좀 더 디테일한 사운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텐데, 이러한 사운드 시스템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 발전 측면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더 나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또한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일반 관객 입장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2014 Dolby Laboratories. All rights reserved


최근 들어 이러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로 제작된 영화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최근작으로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과 ‘판타스틱 4’가 있었다. 오늘 소개할 ‘앤트맨’ 역시 돌비애트모스 포맷으로 제공되는 작품이라 특별히 해당 시스템을 제공하는 메가박스 목동점 M2관에서 관람을 하였다. 참고로 돌비애트모스로 제작된 영화라 하더라도 해당 시스템을 갖춘 극장에서 관람해야만 즐길 수가 있는데, 이번에 '앤트맨'을 관람 한 목동 메가박스 M2관을 비롯해 코엑스 메가박스 M2관, 롯데시네마 슈퍼사운드, SuperPlexG 관 등 제공 가능한 극장 목록을 미리 확인하고 극장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인 '앤트맨'은 '아이언맨'이나 '토르' 등 기본의 슈퍼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인 면모를 다룬 영웅으로 오히려 주목 받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앤트맨'을 이야기하면서 '시빌 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미 영화화 된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새롭게 등장하는 히어로들의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가 그 독립적인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앤트맨' 역시 '앤트맨'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 만큼이나 그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더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시빌워'의 갈등 전개로 보았을 때 그가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인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앤트맨'은 그가 어떠한 능력치를 갖고 있고, 그 능력치로 인해 어떠한 미션 수행이나 다른 히어로들과의 상성 측면에서 어떠한 구도를 만들어 낼지 예상하고 기대할 수 있기에 충분한 근거를 담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만들어지면서 일부 속편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작품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이 세계관의 구성을 위해 재료로서 존재하는 성격이 더 짙어지고 있는데, '앤트맨'도 그 편에 더 가깝다. 이것은 '앤트맨'의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으로 관객들이 어떠한 기대를 갖고 이 작품을 접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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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비애트모스가 제대로 실력 발휘하는 장면은?


1. 개미군단과 함께 연구소에 침투하는 장면

돌비애트모스 사운드가 장점을 발휘하는 최고의 시퀀스는 영화 중반 앤트맨과 개미군단이 연구소에 침투하는 장면을 주저 없이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퀀스를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개미군단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인데, 곤충 크기의 작은 세계가 중심이 되는 시퀀스에서 개미군단이 내는 사운드는 그야말로 화려하고 다양하게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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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이 흙이 아닌 메탈 성격의 지면을 밟고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일종의 ‘다닥다닥’하는 사운드들이 아주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이 수 많은 발걸음들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 몇 몇 다른 종류의 개미들이 날면서 내는 날개 짓 소리들과 (아마도) 입으로 내는 소리들 까지 더해지는 복잡한 사운드 구성임에도 돌비애트모스의 환경은 각각의 소리들을 선명하게 구현해 냄으로서 장면의 몰입도를 더하게 한다. 기본적으로 좁은 통로 공간에 놓인 많은 수의 개미군단이 빠른 속도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소리의 울림과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시퀀스라 사운드적인 쾌감을 최대로 느낄 수 있다.

2. 옐로우 자켓과 앤트맨의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

후반부 주인공의 집에서 벌어지는 옐로우 자켓과 앤트맨의 액션 시퀀스는 연구소 장면과는 또 다른 종류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장면에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의 장점을 느껴볼 수 있는 장면은 바로 앤트맨이 빠르게 커졌다가 작아졌다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효과음들인데, 그 순간적인 공간감들이 거대한 액션 시퀀스 속에서도 쉽게 소멸되지 않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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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재미있는 건 지극히 현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이라 중간 중간, 앤트맨의 작은 크기 중심의 시각이 아닌 일반 사이즈에서 바라 본 시각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극의 전개나 사운드의 구성상 아주 밀도 높게 몰아 붙이다가 중간 중간 허무할 정도로 현실적인 사운드가 등장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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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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