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 앤 데이 (Knight & Day, 2010)
두 배우와 함께 그냥 즐겨라!


2005년작 '앙코르 (Walk The Line, 2005)', 2007년 '3:10 투 유마 (3:10 To Yuma, 2007)'등을 연출했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하고 톰 크루즈와 캐머런 디아즈가 출연한 영화 '나잇 앤 데이'를 월드컵 16강의 열기가 막 가라 앉은 어느 오후 감상하였다. 제임스 맨골드의 이름을 맨처음 거론하긴 했었지만 어찌되었든 '나잇 앤 데이'를 보게 된 이유는 톰 크루즈 때문이었다. 얼핏봐도 그리 무거워 보이지는 않는 이 작품을 기대하게 된 것은 톰 크루즈와 캐머런 디아즈가 펼치는 부담스럽지 않은 액션과 로맨스 때문이었는데, 확실히 영화는 무거운 메시지도 없고, 이야기도 그리 새로울 것은 없었으나 큰 기대가 없다면 나름 재미있게 2시간 가깝게 즐길 수 있는 괜찮은 팝콘 무비였다.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나잇 앤 데이'의 이야기는 흔히 보는 첩보물에 로맨스를 곁들인, 아니 로맨스에 첩보물을 곁들인 매우 익숙한 장면들과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로이 밀러'는 제이슨 본 못지 않은 최고 수준의 요원이며(즉 육탄전은 물론 비행기 조종, 총, 칼, 주변 무기 등 못다루는 것이 없고, 어떤 최악에 상황에서도 '절대' 빠져나온다), 여기에 제임스 본드와도 같은 로맨틱한 무드와 외모를 갖고 있다. 그리고 캐머런 디아즈가 연기한 '준 헤이븐스' 역시 이런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캐릭터로서, 하지 말라면 꼭 하고, 주인공 남자를 매번 궁지에 모는 한편, 주인공과 스릴 넘치는 로맨스마저 즐기는 관계로 발전한다. 이 모든 것은 이미 수 많은 (정말 많은) 영화에서 보고 또 본 설정들인데, '나잇 앤 데이'는 이런 진부한 설정을 어쩌면 자신있게 그대로 밀어 붙이고 있다.

아마도 이렇게 밀어 붙인데에는 톰 크루즈와 캐머런 디아즈라는 두 배우를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약간 말이 안되는 건, 이 두 역할에 본래 이 두 배우대신, 크리스 터커, 제라드 버틀러 등과 에바 그린 등이 거론되었었다는 점이다. 다른 배우들이 연기했었더라면 작품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훨씬 덜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캐릭터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러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서 가져온 것도 있지만, 그 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톰 크루즈' 그 자신에게서 가져왔다고 볼 수 있겠다. '나잇 앤 데이'를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톰 크루즈'가 그대로 연상될 정도로, 매너 있고 만능의 그가 등장하는데 특히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갑자기 뚜벅뚜벅 걸어가 키스를 하는 장면은, '자, 이 영화는 그저 오락영화야. 자, 즐기라고!'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상당히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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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캐릭터를 두 매력적인 배우가 연기하는 것과 더불어 이런 영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멋진 풍광의 로케이션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액션 영화라기에는 부족하지만 로맨스 영화치고는 상당 수준인 액션 씬 역시, 이런 식으로 기대한다면 만족할 만하다. '나잇 앤 데이'라는 영화 제목은 나름 스릴러 적인 측면을 반영한 제목이지만, 실제 영화는 '크루즈 앤 디아즈'로 해도 좋을 만큼, 가볍고 부담없이 즐길 만한 작품이었다. 단, 제임스 맨골드의 전작들의 깊이를 고려했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1. 고탄 프로젝트를 비롯해 수록된 음악들이 전체적으로 좋더군요. 

2. 피터 사스가드는 별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폴 다노 역시 그가 굳이 출연하지 않아도 될 만한 역할이었으며, 비올라 데이비스 역시 별로 이야기할 만한 비중이나 연기는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다. 두 주연 배우의 비중이 너무 큰 탓이지요.

3. 확실히 그 나이에도(62년생) 아직 쌩쌩한 톰 크루즈 형님에 비해 아직은 젊은(?) 캐머런 디아즈(72년생)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더욱 느껴지더군요. 이건 물론 톰 크루즈가 워낙 동안인 탓이지요 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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