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사운드트랙 vol.3 _ 매그놀리아 (Magnolia)

 
01. One - Aimee Mann
02. Momentum - Aimee Mann  
03. Build That Wall - Aimee Mann
04. Deathly - Aimee Mann
05. Driving Sideways - Aimee Mann
06. You Do - Aimee Mann
07. Nothing Is Good Enough (Instrumental) - Aimee Mann
08. Wise Up - Aimee Mann
09. Save Me - Aimee Mann
10. Goodbye Stranger - Supertramp
11. Logical Song - Supertramp
12. Magnolia - Jon Brion


 
최근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던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1999년 작품
<매그놀리아>의 사운드트랙이다.
개인적으로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감독을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에 한 명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이 작품 <매그놀리아>였는데, 심야영화로 관람하고 어두워진 텅빈 거리를 먹먹하게
걸어왔던 기억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영화가 주는 삶의 고단함과 구원의 메시지도 가슴 깊숙히 다가왔지만, 이런 메시지를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바로 시적이고 서정적인 사운드트랙에 있었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감독인 폴 토마스 앤더슨은 세 번째 작품을 구상하던 중 에이미 만 (Aimee Mann)의
노래를 계속 들으며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그녀의 곡 'Wise Up'을 반복해서 듣고는 여기서 영감을 얻어,
이 곡의 메시지를 확장하여 영화화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운드트랙이 영화가 완성되고
난 뒤 영화에 맞춰 작업되는 것에 반대로, 이 영화는 감독이 음악에 영감을 얻어 그 메시지를 영화화한
경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이런 경우 그저 노래가 삽입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 내기 어렵고,
스토리상에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으나, 재주꾼인 폴 토마스 앤더슨은 '깨닫지 않으면, 결국
고통은 멈추지 않을거에요'라는 곡의 메시지를 가지고 탄탄한 플롯을 구성하여, 이 사실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당연히 곡이 나중에 삽입된 것으로 여겨질 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매그놀리아>의 사운드트랙이 이런 점에서 다른 사운드트랙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사운드트랙이
경음악과 1,2곡의 노래로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여러 뮤지션의 곡을(기존곡이던 신곡이던) 수록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그놀리아>의 사운드트랙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총 12곡 가운데 9곡이나 에이미 만의
곡들로만 수록이 되어있을 정도로, <매그놀리아>의 사운드트랙인 동시에 에이미 만의 솔로 앨범에도
가까운 음반이라 하겠다. 에이미 만은 이미 이 작업 이전에도 2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한 여성 싱어송 라이터였고,
다른 영화에 사운드트랙에도 곡을 준 적이 있는, 포크 뮤지션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이 사운드트랙을
듣게 된 이후 에이미 만의 솔로 프로젝트를 모두 구해서 들어보았는데, 아마도 이 사운드트랙을 인상깊게
접한 이들이라면 에이미 만의 솔로 앨범들도 깊게 와닿을 것이다.

이 사운드트랙에는 에이미 만 외에 존 브리언 (Jon Brion)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데,
존 브리언은 에이미 만의 앨범을 프로듀서한 것은 물론이고, 이후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의
음악을 맡기도 하였으며, 힙합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 (Kanye West)의 앨범에도 스트링 세션에 참여하여
역량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사실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존 브리언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 연재를 하면서 찾아보니 여기에도 그의 이름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들은 곡 베스트 5에 당연히 선정될 'Wise Up'.
개인적으로 힘들거나 어려움을 겪는 순간마다 항상 나를 지탱해주고 다시 일어서게 만들어준 곡이었다.
'Wise Up'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다른 11곡이 너무도 좋은 사운드트랙이다.

그 어느 사운드트랙보다도 듣고 있노라면 영화를 그대로 다시 한 번 그대로 감상하는 듯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매그놀리아>사운드트랙이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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