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을 본격적으로 모은지도 제법 된 것 같네요. 사실 더 예전부터 모았어야 했는데 '확' 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장 한장 소중히 모으게 된지는 10년이 조금 안된 것 같네요(햇수로는 그런데 처음 모을 때는 지금처럼 전부 모은게 아니라서, 그리고 분실한 것도 있어서 윽;;;)

지난 번 포스팅도 한 번 한 적이 있지만, 저는 영화 티켓이 영수증으로 대체되고 있는 이 21세기에 티켓을 한장 한장 모으고 있는 영화 팬입니다.

영화 티켓을 보며 스치는 추억들

팜플렛까지 모았다면 정말 더 좋았으련만 (이건 매번 고민하는 문제인데, 늦었다고 생각되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걸 잘 알면서도 그래도 늦었다라는 생각이 들곤 해서 말이죠;;), 티켓만 모으는 것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는데 최근 이런 저에게 어려움이 하나 닥치고야 말았습니다.

티켓을 모으는 방식을 살짝 설명드리자면 위 사진이나 이전 포스팅에 잘 나와있는 것처럼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티켓북에 티켓을 고이 껴어 넣는 방식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지난 포스팅에 잘 나타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시간이 오래 지나게 되면 티켓에 인쇄된 영화 제목 및 글자들이 흐려지거나 아예 지워져버리게 된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하지만 이를 어여삐 생각한 모 회사가 있었던지, 티켓 사이즈에 맞게 투명하게 부착할 수 있는 보호필름이 있어서, 보호필름을 사용하게 된 이후로는 이런 걱정도 덜 수 있었거든요.


(보호필름을 붙이면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본래는 티켓과 동일한 사이즈인데 저는 좀 더 필름을 아끼기 위해 반으로 잘라 제목이 나온 부분만 보호하고 두 번씩 사용하곤 했었죠.)


그런데, 사용하던 보호필름을 다 써서 들렀던 근처 문구점(여기서 문구점이란 문방구 말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천삼백k, 텐by10 등등)에 가보았는데 물건이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많지는 않았으니 그런가 보다하고 다른 날 다시 다른 매장을 찾았었는데, 그쪽에서는 점원이 이제 안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없나보다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구매해야겠다해서 여기저기 다 뒤져봤는데 아예 db자체가 다 삭제되어 버렸더군요. 티켓을 보관할 수 있는 티켓 북 종류도 배로 줄었고, 보호 필름은 정말 찾아지지가 않더라구요(제발 '찾아지지 않은것'이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도 판매하는 곳을 아시는 분은 제발 제보를!).

그런데 그냥 불만이 터져나왔다기 보다는, 그냥 좀 쓸쓸하더군요. 그리고 그간 티켓 북이나 보호필름을 만들어 판매하던 업체가 '가엽게' 여겨지기 까지 했구요; 크게 보면 요즘 극장에서 영화보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예전 만큼 많지도 않을 뿐더러, 그 가운데 영화 티켓을 모으는 이들은 정말 극소수이고, 그 가운데 보호필름을 굳이 추가구매하려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일테니까요. 장사는 장사인데, 자선사업도 아니고 제가 사장이라면 이런 아이템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거에요.



(보호 필름을 잃고 아직 티켓북에 보관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수많은 티켓들. 차선책이라도 사용해야.)


영화 티켓 가격도 오르고 (얼마전 해리포터 아이맥스 3D를 주말로 2장 예매했는데, 가격이 무려 3만원!!!), 관련 시장들이 어렵다보니 이런 소소한 부가 상품에 대해서는 뭐라 얘기할 거리도 못되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쉬운 부분이라 조금 끄적여 보았습니다.

결국 보호필름 없이 보관하게 되면 당췌 내가 예전에 무슨 영화를 보았었는지 확인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지워지는 일들을 이미 겪었었기 때문에, 번거롭기는 하지만 대형 스카치테이프를 일일이 잘라내어 붙여 보관할 생각입니다(생각만 해도 눈물이 ㅠ).

이건 보호필름을 제공하라! 판매를 지속해라! 라는 글이 아니에요.
그냥 그럴 수 밖에는 없는 현실의 씁쓸함에 나즈막히 읖조리는 것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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