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 (The Twilight Saga: Eclipse, 2010)
지루하지만 깊어가는 삼각관계


'반지의 제왕'은 처음부터 최고로 기대했던 시리즈였고, '해리포터'는 첨엔 그냥 애들 마법장난으로만 여겼었지만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점점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면, 이 작품 '트와일라잇'은 이왕 보게 된 거 어찌되었든 마무리는 지어야하지 않겠냐는 심정으로 매번 극장을 찾게 되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런 시리즈물을 볼 때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각 작품이 시리즈의 한 부분으로서 충실한 가를 보게 되는데 (즉, 아주 지루한 부분도 나중에 몰려올 폭풍같은 하이라이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트와일라잇'은 시리즈의 첫 편으로서 나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으나 두 번째 작품인 '뉴 문'은 속편이 나아가야할 부분을 거의 나아가지 않은, 일종의 정체된 속편으로서 많이 답답한게 사실이었다 (당시 리뷰 글에 원작을 읽은 분들의 조언을 따르자면, 원작 역시 거의 제자리 걸음이라는;; 다시 말해 영화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얘기).

그래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게 있어 '트와일라잇'은 어쨋든 보기 시작한 시리즈. 좀 더 정을 붙여보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이클립스' 역시 극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여전히 나아가는 부분은 더디지만, 진작에 나왔어야했을, 스토리 구조상 핵심적인 이야기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살짝 맛만 본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실컷 맛보게 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극중 에드워드의 말처럼 아직은 안되는 것인지 슬쩍 맛만 보여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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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약점은 서사가 너무 길고 클라이맥스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존재하나 존재로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해야겠다). 영화적으로 극적으로 그려질 대결구도는 아마도 시리즈 막판에 가셔야 본격적인 동시에 마지막으로 등장할 것 같은데, 거기까지 도달하기까지의 서사가 사실 많이 루즈한 편이다. '이클립스'는 그 허전함을 에드워드, 제이콥, 벨라의 삼각관계에 대한 깊이와 켈런 가의 다른 뱀파이어들의 사연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굉장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제스퍼, 로잘리가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게 되었는지에 대한 회고는 흥미로운 부분이긴 했는데, 시리즈 3편에서야 등장한 것이 조금 뒤늦게 느껴지긴 했다.

개인적으로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원작을 읽지 않은 입장에서), 뱀파이어/늑대인간 등 흥미로운 판타지의 옷을 입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삼각관계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벨라의 삼각관계를 더욱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라는 상극의 집단에 속한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었고, 벨라는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확실히 지난 시리즈들보다 이 작품에서 벨라의 이런 갈등은 깊어진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이 삼각관계에 집중한 듯 하면서도 뱀파이어 일족의 대한 거대한 이야기와 늑대인간의 전설을 동시에 등장시킨다. 그런데 영화도 마치 극중 벨라처럼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판타지에 관한 이야기 사이에서 고민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느낌이 계속 묻어나는 듯 하다. 차라리 시리즈의 한 편은 완전히 삼각관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더 깊게 전개시키고, 다른 한 편을 할애하여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좀 더 각각 흥미로운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 영화는 매 시리즈 이 비중을 모두 가져가려다보니 매번 조금 심심하고 지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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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초중반까지 진행되는 알콩달콩 러브스토리가 귀엽다기보다는 지루한 편에 속했으나, 후반에 거의 다 가서 펼쳐지는 삼각관계에 대한 본격적인 시퀀스는 마음에 드는 편이었다. 진작에 에드워드와 제이콥이 이런 대화를 나누었었더라면, 그래서 둘이 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갈등을 직접 확인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금 더 먼저 형성되어, 이를 토대로 이야기를 계속 전개해 나갈 수 있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한 삼각관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 그리고 시리즈 전반에 걸쳐있는 또 다른 정서라면 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들 수 있는데, 이 부분 역시 갈팡질팡에 포함되는 미묘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소품 이상의 정서는 주지 못한다 (그래서 소품 이상의 정서를 이것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넣었다면 더 살려야만 했던 요소였는데 그저 소품 정도로 밖에는 살리지 못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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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사가 - 이클립스'는 '뉴 문'을 보고 나서는 '아, 이 시리즈는 원래 이렇구나'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한 탓인지 그럭저럭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아마도 시리즈 마지막 편에 가서야 그 동안 지리부진하게 끌고 왔던 이야기를 한꺼번에 풀어놓지 않을까 싶다.


1. 아무래봐도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패틴슨 보다 테일러 로트너가 더 잘생긴 것 같아요.
2. 그 꼭대기 텐트 장면은 참 인상 깊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저러다가 에드워드와 제이콥 둘이 사귀는거 아냐?' '제 2의 브로크백 마운틴? (거기다가 텐트?!)' 였기 때문 ㅎ
3. 가장 혼란스러웠던 점은 '빅토리아' 역할의 배우가 레이첼 르페브르에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는데, 다른 배역들은 다 그대로인데 빅토리아만 별다른 설명없이 배우가 바뀌어서, 빅토리아라는 캐릭터를 인지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어요.
4. 다코타 패닝은 냉혈한 '제인'역에 점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한편으론 마음이 씁쓸하더군요. '아이 엠 샘' DVD나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할듯.
5. 오랜만에 신작 영화를 디지털이 아닌 필름 상영으로 보았더니 살짝 적응이;;
6. 전편들과 비슷하게 음악들이 사용되고 있는데(뮤지션들의 면면도 비슷하죠), 그 효과 측면에서는 확실히 약해진 느낌이네요.



글 / 아쉬타카 (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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