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로 다시 태어난 '렛 미 인'
스웨덴 영화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이 블루레이로 발매되었다. 2009년 4월에 DP공식
리뷰를 통해 DVD 리뷰를 제공하기도 했었는데, 당시만 해도 과연 이 작품을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을까 기대조차 못했던 것을
떠올려보자면, 이번 블루레이 출시 역시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DVD 리뷰를 통해
대부분 정리했었으므로 이에 대한 내용은 지난 리뷰로 대신하려 한다.
여기서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한 가지만 보태보자면, 마치 '빌리 엘리어트'가 처음 볼 때는 몰랐으나 시간이 흘러 보면 볼수록
'빌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빌리 아버지'의 이야기로 공감하여 보게 되는 것처럼, '렛 미 인' 역시 처음 몇 번은 오스칼과
이엘리의 관계에 대해 집중 또 집중하며 보게 되지만 보면 볼수록 이엘리와 함께 하는 그 남자의 이야기에 마음을 쓰게 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오스칼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를 이 남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깊은 인상을 준다. 확실히 이 남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전에는 그가 이엘리를 향하는 시선이 마치 아버지의 마음과도 같은 걱정의 시선으로만 받아들여졌으나, 여기에 더 집중하고 보니 이는 걱정보다는 질투에 가까운 시선이었으며, 그가 이엘리는 바라보는 평소의 시선 역시 오스칼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이엘리를 위해 자신을 남김없이 바치는 그의 모습에서는 간절함과 더불어, 영화의 주인공인 오스칼의 모습과 겹쳐 생각해볼 수 있는 점들이 많아 여러모로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Blu-ray 메뉴
심플한 메뉴 구성이지만, 검은 화면을 배경으로 눈발이 날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인트로를 구성하는 인상적인 장면이어서 메뉴 디자인으로서도 매우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붉은 빛으로 표현되는 영화 제목 역시 심플함과 깔끔한 인상을 준다.
Blu-ray : Picture Quality
VC-1 코덱을 사용한 1080P의 화질은 무척 만족스럽다. '렛 미 인'은 극장 개봉 당시에도 국내에 들어온 필름 프린트의 상태가 별로 좋은 편은 아니어서 극장에서도 최상의 환경에서 관람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블루레이의 화질은 DVD의 화질은 물론, 극장에서 보았던 영상의 화질을 훨씬 상회하는 최고 수준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몇몇 장면은 그 칼 같이 살아있는 디테일 덕에 장면을 새롭게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일단 간단하게 DVD와의 화질 차이부터 눈으로 확인해보도록 하자.
사실 DVD의 화질도 DVD로서는 결코 나쁘지 않은 준수한 화질이었다고 볼 수 있었지만 블루레이 앞에서는 비교 대상은 못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위의 스크린샷 비교만으로는 DVD와의 차이만 확인 될 뿐 블루레이 화질의 우수함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아래의 스크린샷에서는 좀 더 블루레이만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극장 필름 프린트 때문 만이 아니라, '렛 미 인'을 보면서 영상의 디테일한 부분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데, 블루레이에서는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이 날카롭게 살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정서 중에 하나는 스웨덴의 겨울 그리고 그 겨울이 품고 있는 차가운 공기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 이런 차가운 공기를 표현해 내기에 블루레이의 날카로운 선예도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도구가 아니었나 싶다. 블루레이에서 비로소 살아난 날카로움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공기와 계절을 더욱 차갑고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 역시 차세대 사운드에 걸 맞는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는데, 사운드 역시 극장이나
DVD를 통해 감상할 때는 미처 다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스코어 측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놓치기 쉬운 작은 소리들의 디테일 역시 놓치지 않고 있음을 조금만 귀를 기울여 보면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운드 측면에서는 크게 메리트를 느껴보지 못한 작품이었는데, 이번 블루레이 감상을 통해 이렇게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사운드가 담겨
있음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은 DVD에 수록된 것과 동일하다. 내용뿐 아니라 화질 역시 SD 포맷으로 수록되었지만, 국내 버전만 SD로 수록된 것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좋겠다.
[총평] '렛 미 인' 블루레이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화질과 음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타이틀이었다. 실제로 이 작품에게 있어서 화질과 음질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게 중요할까 라고 까지 생각했던 작품이었는데, 막상 차세대의 그것을 접하고 보니 결코 기술이 해가 되기는커녕 큰 플러스가 되는 경우였다. 부디 블루레이의 화질과 음질로 다시 살아난 '렛 미 인'의 감성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블루레이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푼젤 블루레이 리뷰 _ 디즈니의 부활을 알린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8) | 2011.04.25 |
---|---|
델마와 루이스 _ 비극으로 희망을 얘기한 로드 무비 (blu-ray review) (1) | 2011.04.11 |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낸 결코 작지 않은 사건 _ DP와 블루레이 시장 (1) | 2011.03.18 |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_ 아르헨티나를 들여다보는 눈동자의 비밀 (3) | 2011.03.02 |
바시르와 왈츠를 _ 문제적 애니 + 다큐멘터리 (블루레이 리뷰) (4) | 2011.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