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스 (The Producers, 2005)
 
사전 정보 없이 그냥 오랜만에 괜찮은 뮤지컬 영화가 나왔다길래
뮤지컬 영화의 팬으로서 봐야지 해서 봤다가,
엔딩 크래딧에 멜 브룩스 이름을 보고 '아....'하는 탄성을 자아냈던 영화.
최근 나왔던 뮤지컬 영화들이 생각보다 덜 임팩트가 있었고,
기대했던 것에 비해 항상 아쉬움이 많았었기 때문인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편안하게 킬링타임용으로 관람을 해서인가,
이 영화 <프로듀서스>는 확실히 기대했던 그 뮤지컬이었다.



뮤지컬 영화하면 떠올리게 되는 노래와 춤.
여기에 멜 브룩스의 유머까지 더해져 러닝타임 동안 지루함없이 달려올 수 있었다.
물론 뮤지컬 팬이 아니라면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뮤지컬 영화의 팬, 특히 최근작들이 아닌 예전 뮤지컬의 향수를 그리워했던
이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작품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억지스럽고 오버스런 설정과 몸짓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거부감없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뮤지컬 영화 장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단체로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도 좋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누가뭐래도 극중 맥스와 레오의 앙상블 연기와 노래이다.
특히 실제로 영화가 아닌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도 각각 맥스 비알리스탁과 레오 블룸 역할을
맡았던 네이단 레인과 매튜 브로데릭의 연기는 이 영화를 즐기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매튜 브로데릭에 카랑카랑하면서도 선명한 보컬과 네이단 레인에 노련하면서
변화무쌍한 보컬과 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완전히 빠져들게 만들어버린다.
특히 네이단 레인에 연기는 그야말로 뮤지컬 배우로서 '연기'에 경지에 오른
수준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듯.



두 주연배우 외에 윌 패럴과 우마 서먼 역시
자신들의 평소 갖고 있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영화 속에서
또 하나의 웃음을 선사한다.
사실 이 영화에는 나치, 게이 등 어쩌면 이런 유쾌한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등장하지만, 그것마저도 유쾌하게 만들어버리는,
모 리뷰에서 표현했듯이 '크리에이티브를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적인 풍자라던가 역설이니 뭐니 해도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음악이었다.
오랜만에 진정 뮤지컬 음악 다운 음악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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