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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새삼스레 그 동안 책을 읽지 못했던 것을 자책하며 그 새벽에 바로 질렀던 책들이
그날로 바로 도착했다(온라인 쇼핑몰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일했음에도, 이런걸보면 세상좋아졌다는 걸 느낀다;)

아주 짧게 소개를 하자면.



1. 씨네 21

- 무려 40p에 달하는 슈퍼히어로 특집 기사만으로도 이번 호는 상당히 매력적인 잡지였다.
  DC와 마블을 비롯해, 각 히어로들을 이런면, 저러면으로 분석해놓은 기사는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기사였던 것 같다.

2.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 : 극우 파시스트 연구 - 진중권 저

- 진중권 교수의 말과 최근 활발한 촛불집회 현장에서의 목소리는 자주 접해왔지만 정작 그의 책은
  읽어본적이 없다는 걸 눈치 챌 찰나, 예전부터 관심 대상이었던 이 책을 이번에야 구입하게 되었다.
  '극우 파시스트 연구'라는 부제답게, 과연 그들은 '왜 그런지' 그들의 논리는 무엇이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 하다.

3. How to Real 라캉 - 슬라보예 지젝 저

- 난 사실 철학 관련 도서라던가, 사회학 혹은 이념, 사상가에 대한 책들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뭘 읽어볼까 둘러보던 중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그의 책들 가운데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4.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 처럼 - 류시화 저

- 몇년 전부터 책을 읽어야 겠다, 읽어야 겠다 하면서 가장 읽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시집이었다.
  그 대부분이 외국작가의 유명한 대표적인 시집들이었는데, 의외로 국내에는 번역된 책이 별로 없었으며,
  서점에도 잘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좀 더 시간을 투자하지 못해, 겸사겸사 류시화 님의
  가장 유명한 시집을 사고 말았지만, 다음 번에는 내가 본래 사고 싶었던 시집들을 찾아봐야겠다.

5.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저

- 요 근래에도 서점엔 자주 갔었는데, 주로 씨네21, 필름2.0 같은 영화 주간지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눈에 띤 소설이 있었는데, 바로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눈뜬 자들의 도시'였다.
  일단 요것부터 읽고 '눈뜬 자들의 도시'도 읽어보아야 겠다.

6. 내 인생의 영화 - 박찬욱 외

- 사실 이 책은 조금 속아서 산 경향이 있다. 새벽에 나름 급하게 주문하느라 저자에 '박찬욱 외'로 되어있는것을
  그냥 '박찬욱'이라고 본 것도 있고, 설사 흘깃 '박찬욱 외'를 봤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외'가 많은 책인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50여명의 인사들의 내 인생의 영화를 정리해 둔 책인데, 다행히도 박찬욱 감독 외에도
  평소에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쉬엄쉬엄 편하게 읽기에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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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잘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또 영화 커뮤니티를 들락 거리면서,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의 글을 잘 읽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나의 글에 달린 덧글들만 주로 본다던가, 트랙백으로 걸린 글들 가운데서도 대부분을 잘 읽지 않거나,
읽어도 그냥 그림책 보는냥 휙휙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뒤 늦게야 알아챌 수 있었다.

즉 세상은 넓고 좋은 글은 넘쳐나는데, 나는 이른바 내 작은 눈에 의해 인증된 몇몇 글들만
읽어왔었고, 그들과 나를 저울질 하며, 나는 여기가 좋군, 너는 이점이 좋은데 하며 나혼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조금에 필요에 의해 어떤 블로거에 영화 관련글을 읽게 되었는데,
뭐랄까, 한 순간에 내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워 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그 동안 내가 써왔던 글들이 다 혼자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대충 써내려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나는 핸디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핸디켑을 극복해내는 자기 암시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것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핸디켑을 인정하고 불리함을 인지한 상황에서 겨루어야 극복도 수긍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그 분의 글을 읽다보니 내가 가장 부족한 것을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나에겐 한동안 너무도 독서의 에너지가 채워지지 못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에는 새로운 책들을 미친듯이 정독한 일도 거의 없는 듯 하고, 기껏해야 무협지와
이미 여러번 읽었던 소설들을 다시 읽는 것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갑자기 부랴부랴 커뮤니티를 뒤져 도서들 가운데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와 관련된 책들의
정보를 캐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새벽 시간에 급하게도 결제하고야 말았다.

영화 언어로 세상을 읽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확실히 글을 쓰고 표현하는데에는 책 만큼
훌륭한 스승이 없다는 것을, 책을 읽기도 전에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차피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만족이다. 누구보다 잘 쓰기 위함도 아니고, 누구를 이기려고 쓰는 것도 아닐터.
난 순간 내가 초라해지는 것을 느낀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발동했을 뿐이다.


독서는 나의 힘.
리모컨은 한동안 던져버리고 책이 주는 즐거움에 몸을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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