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쉬 걸 (The Danish Girl, 2016)

진짜 나를 찾아줘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아이나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아이나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출처 : 다음영화)


세계 최초의 성전환수술을 한 남자로 알려진 아이나 베게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원작으로 '킹스 스피치'와 '레 미제라블' 등을 연출했던 톰 후퍼가 연출한 작품이다. '대니쉬 걸'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인물의 이야기를 묘사함에 있어서 철저히 주인공의 입장에서 (편에 서서)이야기를 전개하는 동시에, 또한 제3자의 시선일 수 밖에는 없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아주 조심스럽지만 용기 있는 태도를 유지하려 애 쓰고 있는 영화다.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슷한 설정의 다른 영화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에디 레드메인이라는 배우의 아주 뛰어난 연기가 뒷받침되었다는 점과 혼란을 겪는 주인공 만큼이나 더 큰 혼란을 겪었을 그의 아내인 게르다라는 캐릭터를 아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압도적일 수 밖에는 없었던 전자의 인상을 넘어설 정도로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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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 번째로 아이나 베게너를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신체적 고생이 겸비 된 '레버넌트'의 디카프리오의 연기와 마찬가지로 '대니쉬 걸'의 아이나 베게너라는 캐릭터는 내면의 갈등과 외면의 변화를 모두 표현해야만 하는 캐릭터인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이른바 오스카 수상에 적합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동일한 선상에서 연기상이라는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그 누구보다 레오의 오스카 수상을 바라는 자임에도 이 영화를 본 뒤에는 에디 레드메인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는 없었다. '대니쉬 걸'에서 에디가 연기한 아이나 베게너는 남성의 몸으로 여성의 인생을 살게 되는 인물이라고 했을 때 예상되는 감정과 외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진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 연기를 선보인다. 외향적으로는 아이나에게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에 표정이나 손짓, 발짓 모두 부족함이 없었으며, 내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어쩌면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이라고 했을 때 예상되는 갈등과 고민의 과정을 또 한 번 보여주었음에도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그럴 수 밖에는 없었다'라는 이 영화의 근본적인 대답의 신뢰와 공감을 얻어내는 훌륭한 연기가 아닐 수 없었다. 다시 말해 만약 '대니쉬 걸'의 다른 요소들에 대해 특별한 인상을 얻지 못하더라도 단지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로 탄생시킨 아이나 베게너라는 성전환자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의미있는 영화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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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연기한 극 중 아이나의 부인인 게르다라는 인물을 묘사하는 방식이 더 인상적이었다. 성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결국 여성으로 살기 위해 수술을 감행하는 아이나의 고통(여기서의 고통이란 단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못지 않게,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남편이 아닌 여성으로 맞아야 했던 게르다의 복잡한 심경을 도드라지지 않게 묘사하고 있다. 게르다의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는데, 얼핏 보면 게르다는 자신이 함께 했던 일종의 장난이 커져서 결국 남편이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었다고 여기는 장면들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게르다는 어쩌면 처음부터 아이나가 여성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혹은 끝까지 막을 생각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동성애나 성정체성의 혼란 등을 영화가 그리는 방식을 보면 그 당사자들이 어느 순간 그런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조차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 고치려 해봐도 되지 않자 결국 받아 들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니쉬 걸'은 이런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이나는 여성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그려낸다. 그런 측면에서 게르다가 아이나를 바라보는 방식도 이해할 수 있는데, 게르다의 얼굴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겉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아이나가 결국 여성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겠다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이나가 릴리(아이나의 여성 자아)가 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라면 그렇게 되는 것을 적극 응원하겠다 라는 심경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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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게르다라는 캐릭터의 묘사는 '대니쉬 걸'이라는 영화가 성전환수술자의 실화 혹은 이야기를 어떤 시선과 자세로 바라보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도록 한다.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물의 이야기는 행여 그것이 이제는 조금 진부할 수 있는 갈등이나 혼란이라고 여겨질 지라도 그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반면, 그(그녀)의 가장 가까운 존재였던 게르다를 묘사함에 있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서, 어쩌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성정체성의 혼란이라는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주제에 대한 묘사도 에디 레드메인이라는 훌륭한 배우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연기한 게르다라는 캐릭터를 통해 좀 더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레이어로 이뤄진 구조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게르다라는 인물의 인상이 더 깊게 남았다. 끝까지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나를 릴리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의심이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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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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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 (The Lobster. 2015)

우리는 감정 매트릭스에 산다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하는 호텔이 있다. 이 호텔에서는 약 45일의 유예기간 동안 호텔에서 머물며 자신의 짝을 찾아야 하고, 혼자보다 짝이 있는 것이 얼마나 더 좋은 것인지 (이를테면 혼자 식사하다가는 목에 무언가 걸려 바로 사망할 수 있지만, 커플이라면 등을 두드려줘 살아날 수 있다든지)를 열심히 교육하고, 기간 중 사냥을 나가 외톨이 사냥에 성공하면 1명 당 1일 씩 유예기간을 늘려주기도 한다. 또한 기간 내에 짝을 찾게 되면 역시 약 4주간의 시간을 주고 진짜 커플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갖는다.


콜린 파렐, 레이첼 와이즈, 레아 세이두, 벤 위쇼, 존 C.라일리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랍스터'는 현대 사회에 대한 거대한 풍자이자 단순한 블랙 코미디 이상의 절제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된다는 설정 등 일종의 판타지 성격을 갖고 있는 이 영화는, 철저하게 이 시스템과 영화적 설정에 충실함을 통해 더 큰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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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의 캐릭터들에게서는 거의 감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되지만 다들 절대 동물이 되지 않을꺼야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 기간 내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동물이 될지를 더 고민한다. 꼭 커플이 되고자 하는 이들조차 감정적 요인은 찾아볼 수가 없다. 마치 일종의 테스트에서 낙오되지 않겠다는 정도의 의욕 만이 느껴질 뿐이다. 극 중 벤 위쇼가 연기한 캐릭터가 그런 점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의 목적은 진정한 짝을 찾겠다는 것 보다는 유예기간 동안 짝을 찾고 다시 4주간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만 탈출할 수 있는 거대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더 철저하고 정반대로 감정적으로 절제되어 있다.


콜린 파렐이 연기한 데이비드 역시 이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짝을 찾는 것에 성공하지만 결국 호텔을 탈출해 다른 세계에 속하게 되는데, 이 세계는 호텔과는 정반대의 세상이다. 레아 세이두가 연기한 캐릭터가 대장으로 존재하는 이 시스템 밖의 또 다른 시스템 사회는 오히려 커플을 증오하는 세상이다. 철저하게 혼자만이 의미 있다고 여기며 커플이 되고자 이른바 수작을 부리면 스스로가 판 무덤에 묻어 버리곤 한다. 데이비드는 여기서 만난 여자 (레이첼 와이즈)에게 사랑을 느끼고 이 곳 마저 떠나려고 한다. 보통 억압된 시스템에 관한 영화에서 그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느낀 주인공 (혹은 안드로이드)이 각성하여 그 시스템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는 경우는 많은데, '더 랍스터'는 이들과는 전혀 다르다. 바로 주인공의 각성이 없다. 데이비드는 이 시스템들에서 모두 탈출하고자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불합리함을 느꼈다거나 업악되어 있던 감정이 살아났다거나 하는 각성의 과정이 없다. 다시 말해 각성한 듯한 행동을 하지만 이미 시스템에 억압 되어 익숙해진 이들에겐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에 등장했던 어떤 로봇이나 안드로이드 보다도 이 영화의 인물들은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


(다른 단락에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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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엔딩 장면은 더 의미 심장하다. 결국 모두에게서 탈출하고자 한 데이비드는 이 과정 속에서 탈출 계획을 알게 된 대장이 장님을 만들어 버린 그녀 (레이첼 와이즈)와 함께 도시로 탈출하는 것에 성공하지만, 결국 그가 결심한 것은 자신 역시 장님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영화는 데이비드가 결국 자신의 눈을 찔렀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거의 영화 내내 처음으로 데이비드가 감정을 조금이나마 드러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그것이 두려움이든 다른 혼란이든 간에 자신을 눈을 찌르려는 것을 망설인다. 결론적으로 그가 어떤 행동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이것은 감독이 이 감정이라곤 모두 거세 된 이야기 속에 조금이나마 남겨두고자 한 희망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다. 영화의 엔딩은 오히려 데이비드가 스스로 장님이 되었을 확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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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끝)



'더 랍스터'는 개개인의 감정마저 강요 받고, 더 나아가 그 강요조차 당연하다고 여기고 어떻게든 그 시스템에 충실하고자 하는 현대 사회의 모순을 아주 차갑게, 감정 한 톨 없이 그려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배경이 되는 호텔이나 도시, 그 길에 있는 갈대숲이나 외톨이들이 모여있는 숲속의 풍경은 아름다운 이미지들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저러나 나는 만약 커플이 되지 못했다면 무슨 동물을 택했을까. 랍스터는 아닐 것 같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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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 블루레이 리뷰 (Skyfall, blu-ray review)
50주년을 맞는 시리즈의 완벽한 대답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를 이전의 본드들 보다 더 좋아하는 이로서, 필자는 그의 세 번째 007 영화 '스카이폴 (Skyfall, 2012)'은 단연 기대 작이었다. 거기다가 샘 멘데스가 연출을 맡고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본드 역할로 거론되기도 했던 하비에르 바르뎀이 출연, 벤 위쇼와 랄프 파인즈, 알버트 피니까지 출연하는 출연진 역시 한층 기대를 더하게 했다. 이처럼 내가 '스카이폴'을 대하는 방식은 50주년을 맞는 007 시리즈의 팬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히 감독과 배우들로 인해 거는 기대가 큰 작품, 더 나아가자면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로서 기대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스카이폴'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제작진이 이토록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007이라는 브랜드의 매력에 완전히 설득 당했다는 것이었다. 예전 007 영화들을 거의 다 보기는 했지만 특별히 애착을 갖고 찾아보는 시리즈는 아니었는데, '스카이폴'에 가득 담긴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은 관심이 비교적 덜했던 전작들마저 돌아보게 만들었을 정도로, 시리즈의 50주년을 맞는 작품으로서 '스카이폴'은 정말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 본 리뷰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메뉴 화면과 스페셜 피쳐의 자료 사진들은 블루레이에서 직접 켭쳐가 되지 않는 관계로 카메라로 촬영하여 편집하였기에 화질 저하가 있습니다. 이 점 여러분들께 미리 양해 구합니다.)






많은 007 시리즈의 골수 팬들이 마치 제이슨 본처럼 변한 제임스 본드의 모습에 적잖이 불만을 갖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같은 액션 스타일의 변화는 스토리의 맥락 상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 오히려 더 장점으로 느껴졌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 007을 연기한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는 처음으로 살인면허를 받고 007 요원으로 활동하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유롭고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본드와는 다르게 거칠고 투박한 모습이 오히려 어울리는 바였다.


그리고 제임스 본드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이미지인 여성 편력 혹은 카사노바 같은 이미지 역시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것이, 이 때의 본드는 베스퍼 린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녀와의 이별로 인해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두 작품에서 본드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이후 제임스 본드가 요원으로서 활동하고 여러 여성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왜 한 번도 깊은 관계로는 발전하지 않는 지가 설명된다는 뜻이다.





아델의 동명 타이틀 곡 'Skyfall'과 함께 시작되는 타이틀 시퀀스는 이번에도 역시 매력적이다. 이번에는 본드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인데, 영화 전체를 암시하는 장면들과 현재 본드 혹은 007영화가 처한 상황 모두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인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 007시리즈는 단순히 유행하는 본 스타일의 액션이 가미된 본드라던가, 이미 익숙한 본드와는 전혀 다른 투박하기 만한 모습이 아니라, 둘 다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변화 혹은 캐릭터였기에, 오히려 그렇다면 진정한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의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새로운 007 시리즈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세 번째 작품 '스카이폴'에서는 이제는 준비를 마친 제임스 본드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기대한 것과는 달랐다. 여기서 잊고 있었던 점이라면 바로 이 작품이 007시리즈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었다는 것이었다.






앞선 두 작품과는 다르게 '스카이폴'에서는 이미 노쇠하여 퇴물 취급을 받은 007이 등장한다. 그리고 주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의 적이나 다름 없는 이를 등장시킨다. 즉, '스카이폴'의 갈등 구조는 세계를 위협하는 범죄 조직이나 악당이 아니라 좁게는 제임스 본드와 M으로 대변되는 MI-6의 위기, 넓게는 바로 스파이 장르로 50주년을 맞은 007 시리즈 자체에 대한 위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카이폴'의 또 다른 테마는 부활 (Resurrection) 이다. 이 부활이라는 테마는 꽤 직접적으로 영화 속에서도 언급되는데 (실바 : 넌 취미가 뭐지? 본드 : 부활), 결국 부활은 하되 어떤 모습과 메시지를 갖고 부활하는가가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부활을 설파하는 과정에는 앞서 이야기한 위기, 새로운 시대를 맞은 21세기 007 시리즈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영화 자체의 의지가 아주 강하게 담겨 있다.





그 부활의 테마 중 첫 번째로 주목해 볼 것은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부활이다. 제임스 본드의 부활이란 곧 미완성 혹은 결핍의 해소, 완성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 유명한 '건 베럴' 장면이 아직도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아직 미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카이폴'은 그런 본드의 결핍을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중요시 되는 요소는 역시 가족이라는 테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거의 언급된 기억조차 없는, 본드가 고아라는 사실을 '스카이폴'은 여러 번 비중 있게 언급하고 있으며, 주디 덴치가 연기한 M을 Mother로 부르는 것 역시 유난히 두드러진다.






그리고 본드의 과거가 남아있는 곳에서 만난 킨케이드 (알버트 피니)는 마치 그의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본드가 부모의 무덤과 과거가 남아있는 이 저택을 마지막 장소 삼아 실바와 대결을 펼치고 그 장소를 자신의 손으로 부숴버리는 것 역시, 과거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진정한 부활로 거듭난다는 맥락에서 의미 깊은 장면들이었다. 그리고 007 시리즈의 오랜 조력자인 Q의 새로운 합류와 머니 페니의 등장은, 비로소 모든 것을 극복해 낸 제임스 본드에게 주어진 완벽한 가족과도 같은 존재들일 것이다. 이렇게 본드의 죽음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그 동안 미완성의 불안함을 보여주었던 제임스 본드의 완벽한 부활로 마무리 된다.




상하이 고층 빌딩 위에서 벌어지는 이 놀라운 격투 장면은, 로저 디킨스의 환상적인 촬영으로 완성되었다. 건물 외벽으로 비춰지는 대형 광고 조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장면은, 2012년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였다.


캐릭터 제임스 본드의 부활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영화였지만, 그 보다 '스카이폴'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이 영화가 너무나도 직접적이고 또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007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자부심과 부활에 대한 의지 때문이었다. 앞서 이 영화가 대면하게 된 위기에는 이른바 한 물 간 시리즈, 시대에 뒤쳐진 냉전의 그림자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스파이 물로서의 007 영화에 대한 위기가 있다고 했는데, 샘 멘데스를 대표로 한 '스카이폴'의 제작진은 시리즈의 5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이 점에 대해 강력하게 말하고자 하는 듯 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스파이들의 활약상이 중심이 되던 007 시리즈는 냉전 시대가 종식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생존의 이유 역시 위협받게 되었다. 이후 북한이라는 새로운 주 적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또 다른 위협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이 007이라는 시리즈가 정확히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의지를 이토록 강하게 표명한 적은 적어도 없었다.






하지만 '스카이폴'은 바로 새 시대를 맞는 007은 어떤 모습이고, 앞으로 007은 어떠할 것인지에 대한 그 어떤 코멘트보다도 강렬한 대답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 글로벌 한 볼거리를 자랑하던 시리즈는, 영화의 주요 배경을 영국 런던, 더 나아가 MI-6의 본부로까지 가져왔다. 이는 곧 문제의 해결 방법을 외부에서 찾거나 외부의 공격, 영향으로 인한 방어기재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로 인한 위기, 혹은 스스로가 해결 방법을 찾는 것만이 진정한 위기 해결 방법임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MI-6의 심장부를 공격 당하고 그 수장인 M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더 강건하고 뚜렷해 진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M의 입을 통해 그리고 본드의 행동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젊은 Q는 이야기한다. 예전 같은 신무기는 없다고. 뭐 볼펜 폭탄이라도 주는 줄 알았냐고. 그리고는 본드를 인식하는 권총 한 자루와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송신기 하나를 전달한다. 이후 실바 일당과 마지막 일전을 치 룰 때도 마찬가지다. 본드가 실바를 유인하게 위해 선택한 자동차는 다름 아닌 애스턴 마틴 DB5이며, 저택을 기점으로 일전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신무기로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아날로그하고 제한된 상황에서의 전략들(전구 플러그에 못들을 장착해 전원 스위치를 켜면 사방으로 못들이 스파크와 함께 튕겨 나가는 트랩처럼)로 이뤄져 있으며, 무장 헬기와 맞서는 본드의 무기 역시 오래된 사냥용 장총이다.


이는 단순히 이전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니라 '스카이폴'이 영화 내내 담고 있는 강력한 의지를 뒷받침하는 장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전 권총을 쥐고 사격 연습을 할 때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던 본드는, 오래된 사냥용 장총을 쥐고는 단 번에 멀리 있는 과녁을 명중한다. 이것 역시 다른 새로운 옷, 새로운 경향에 007 시리즈를 맞춰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007은 나름의 해왔던 익숙한 방식으로 앞으로도 살아남겠다는 또 다른 의지의 표현으로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실바라는 캐릭터도 다른 악역들과는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역할이었다. 실바는 본드를 잡아온 자신의 거처에서 본드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우간다 선거를 조작하는 것, 또 어떤 무엇을 공격하는 것 등등 여기서 클릭 한 번이면 모두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하고자 하면 모든 것을 쉽게 이룰 수 있는 실바가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M이다. 이는 007 시리즈에 대한 위기와 극복에 대한 질문이자 답으로 볼 수 있는데, 007 영화가 새 시대에 맞게 본 스타일의 액션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스타일리쉬한 트랜드에도 맞춰갈 수 있고 앞서갈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 길은 007 영화가 가야 할 길은 아니라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문자답 같은 이야기인 것이다.





새 시대를 맞는 007의 대답은 결국 새 시대에도 007 영화는 가장 007 다움을 오히려 더 강조하고 고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얼핏 오만이나 자만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혹은 실제로 자만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나는 이러한 이들의 자신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아니 영화의 자부심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다. 실제로 제이슨 본 스타일의 트랜디한 액션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스카이폴'의 고전적인 방식과 느린 호흡, 드라마 중심의 전개에 많은 실망을 하기도 한 것처럼, 결과적으로 새 시대의 관객들과는 소통하지 못하는 시리즈가 될는지 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영화의 방식을 무조건 지지하는 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가 쉬지 않고 관객에게 말하는 듯 했다. 우리는 50주년을 맞은 007 시리즈인데, 우리는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을 멀리서 찾지 않고 스스로에게서 찾았다고. 아니 그보다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이 시리즈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그 자부심으로 007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거라고 말이다.






영화가 말하고 자는 주장이 너무 직접적이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그래서 좀 더 은근한 방법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의 자부심 넘치는 방식은 '스카이폴'은 물론 007 시리즈 전체에 대한 매력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강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에게 간절히 호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편으론 도도해 보일 정도로 자부심 넘치는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더 좋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이라는 엔딩 크래딧의 문구를 비로서 깨닫게 되었다. 그 어떤 시리즈도 갖지 못한 역사와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대답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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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쳐가 되지 않아 카메라로 촬영하였습니다. 화질이 저하된 부분에 대해 양해구합니다.




Blu-ray : Video


'스카이폴' 블루레이 화질은 완벽한 작품만큼이나 만족스럽다. 샘 멘더스의 깊이 있는 연출로 그려낸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표현해 내는 색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특히 잿빛 혹은 빛 바랜 브라운 계열의 색깔 같이 잘못하면 힘 없이 표현될 수 있는 색깔들마저도 디테일 덕에 중후한 멋을 내고 있다.







단순히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강렬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아니라 각각의 색을 충실히 표현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경우라 하겠는데, 특히 벽과 바닥, 책상과 수트 등 각각의 질감이 모두 만져질 만큼 뛰어난 표현력을 보여준다. 한 동안 블루레이 화질을 얘기하면서 '매트릭스'의 모피어스 역할을 맡은 로렌스 피쉬번의 피부를 예로 들곤 했는데, 이제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얼굴도 그 좋은 예로 추가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노쇠한 역할로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거칠고 피로감이 느껴지는 얼굴과 수염이 듬성듬성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체감되는 블루레이 화질의 디테일이 놀랍다.







'스카이폴'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시리즈를 멋지게 담아낸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영상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 물론 블루레이 화질이라는 것이 단순히 기술적인 포맷의 평가가 있을 수 밖에는 없겠지만 촬영 시 얼마나 조명을 효과적으로 다루었는가가 기본일 수 밖에는 없다는 걸 '스카이폴' 블루레이 화질을 보며 새삼 깨닫게 되었다. '스카이폴'을 유심히 보면 특히 이 빛을 다루는 면에 있어서 상당히 섬세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블루레이에서도 각 장면의 광량에 따라 빛의 질감과 영상의 디테일이 잘 살아있었던 것 같다. 바꿔 얘기하자면 블루레이의 화질은 이러한 원본의 노력을 손실 없이 잘 담아내고 있다 하겠다.


실바의 본부 격이라 할 수 있는 섬에서 벌어지는 장면들, 마카오의 붉은 조명 아래 펼쳐지는 장면들, 마지막 어두운 밤에 아스라히 피어 오르는 불빛으로 비춰지는 실내에서의 인물들 표현까지, 레퍼런스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Blu-ray : Sound


DTS-HD M.A 5.1 사운드 역시 레퍼런스 급이다. 본드 영화의 전형적인 빠른 리듬의 액션 시퀀스가 담긴 오프닝에서 이미 다양한 사운드적 체감을 할 수 있는데, 자동차 추격 장면이나 오토바이로 갈아 탄 뒤 좁은 실내를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나아가 기차 위에서 벌이는 액션 장면까지 액션 영화에서 만끽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숨가쁘게 전개되는 데에 있어 다양한 효과음은 물론 토마스 뉴먼의 음악까지 곁들여져 아델의 메인 타이틀곡과 함께하는 타이틀이 시작되기 전까지 쉴 틈을 주지 않고 달린다.






전체적으로 '스카이폴' 블루레이의 사운드는 공간감이 돋보였는데, 특히 타이틀 시퀀스에서는 아델의 풍부한 목소리가 더 풍부하게 느껴지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이후 장면들에서도 날카롭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풍부하고 넓은 영역으로 분포된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후반 부로 가면 헬기가 등장하거나 대규모 폭발과 총격 음이 등장하는데, 우퍼 스피커의 울림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스케일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며, 대규모 폭발 장면에서도 뭉개지는 것 없이 작은 소리들도 귀를 기울이면 들릴 정도로 섬세한 측면도 만족스러웠다.






샘 멘데스의 '스카이폴'은 다른 007 영화에 비해 드라마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액션이 결코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는데 특히 007 영화라는 점에서 좀 더 스케일 있는 액션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에서 화끈한 사운드를 즐길 만한 장면들도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 캡쳐가 되지 않아 카메라로 촬영하였습니다. 화질이 저하된 부분에 대해 양해구합니다.


1 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스카이폴' 블루레이는 그리 적지 않은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특히 두 개의 음성해설이 가장 반갑다. 감독인 샘 멘데스가 참여한 트랙 하나와 제작자 바바라 브로콜리, 마이클 G.윌슨, 프로덕션 디자이너 데니스 가스너가 참여한 트랙 하나 이렇게 총 2개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는데, 특히 샘 멘데스의 음성해설은 '스카이폴'을 인상 깊게 본 이들이라면 꼭 한 번 들어봐야 할 알토란 같은 정보들과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본인 스스로도 음성해설에서 어디까지 영화의 비밀 혹은 정보를 공개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예상되었던 이야기들은 물론이고 예상하지 못했거나 50주년을 맞는 007 영화를 연출하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점들에 대해 들어볼 수 있다.






'Shooting Bond : 제작과정'에서는 다양한 주제들로 나누어 영화의 제작과정과 캐릭터, 전통, 음악, 로케이션 등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다른 본드 영화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하다가 전혀 다른 마무리를 보여주는 오프닝 시퀀스와 내놓을 때 마다 화제를 만들어내는 타이틀 시퀀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감독과 다니엘 크레이그, 각본가, 제작자 등의 인터뷰를 통해 시리즈의 50주년을 맞는 작품으로서 '스카이폴'이 갖는 의미와 담으려 했던 메시지 등을 들려주고, 이번 작품에서 특히 중요한 캐릭터인 주디 덴치가 연기한 'M'에 대한 소개와 뒷이야기도 수록되었다.






이 밖에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007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자동차인 애스턴 마틴 DB5와 새롭게 등장한 Q와 머니페니 그리고 본드걸과 악당들에 대한 소개도 각각 나뉘어 수록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스케일과 분위기를 더 하고 있는 로케이션 촬영지에 대한 소개와 토마스 뉴먼의 영화 음악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드 영화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서 깊은 로열 앨버트홀 에서 열렸던 '007 스카이폴 프리미어' 현장 스케치와 짧은 사운드트랙 홍보 영상 (Soundtrack Promotional Spot)', 그리고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007 시리즈의 50주년 기념 작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세 번째 007 영화 '스카이폴'은 샘 멘더스의 손을 통해 007 제임스 본드라는 브랜드가 갖는 의미와 50주년을 맞는 현재 시점의 위치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 그리고 자존심이 느껴졌던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더불어 블루레이의 화질과 사운드는 레퍼런스 급의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어, 이 타이틀을 소장해야 할 이유를 더 확고하게 해주고 있다.


50주년을 맞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하는 007 시리즈. 다음 작품에서는 드디어 전통의 건 배럴 장면으로 시작하는 007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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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 (Cloud Atlas, 2012)

영속성으로서 가능한 영원에 대하여



미리 밝혀두자면 나는 워쇼스키 남매의 팬이다.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스피드 레이서'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도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스필버그의 '우주 전쟁' 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장하는 바이고. 그럼에도 워쇼스키와 톰 티크베어가 함께 쓰고 연출한 '클라우드 아틀라스 (Cloud Atlas, 2012)'는 기대와 동시에 걱정도 되는 작품이었다.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대략의 시놉시스와 스틸컷들로 보았을 때 워쇼스키가 자신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위해 너무 많은 볼거리를 가져다 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었기 때문이었다 (172분이라는 러닝 타임도 그 우려에 한 몫을 했다). 그렇게 보게 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우려하던 바와 같이 조금은 흔들리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여섯 가지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는 가운데 그들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듣고 나니, 조금은 직접적이지만 순수한 그 의도에 감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 있는 유치함으로 도배된 '스피드 레이서'에서 왈칵 했던 것 처럼 말이다.



ⓒ Cloud Atlas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영화를 보기 전 이미 '무릎팍 도사' 등을 통해 알려졌던 것처럼 이 영화는 '윤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는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윤회'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만약 이 영화가 윤회에 대한 영화였다면 별똥별 표식이 있는 이가 각 시대별로 누구인지 더 명확하게 소개했었을 것이며, 굳이 이 정도의 분장쇼를 동원하며 다른 배우로 윤회를 표현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인간 혹은 영혼의 불멸이나 환생, 윤회 등이 아니라 각기 다른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온 어떤 메시지 혹은 가치관의 힘이라고 느꼈다. 즉, 시대를 거듭하며 새로운 존재로 윤회하는 영혼의 이야기라기 보다 각 시대, 특히 그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려던 어떤 존재 혹은 계층의 움직임이 그 시대 내에서는 비록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그 실패가 영원한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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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이건 대단한 희망의 메시지이자 위로의 메시지가 되는데, 물리적으로 한 시대를 살 수 밖에는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뛰어 넘는 영화적 시간 배경은, 하나의 이야기만 보자면 실패담이거나 별 다를 것 없는 성공담일 수 있는 이야기들 간의 영속성을 만들어 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차라리 윤회 보다는 '나비 효과'에 더 가까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영화 속 나비 효과가 윤회라는 형식을 빌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텐데, 그럼에도 이 영화를 '나비 효과'의 영화로 부를 수 없는 이유는 인물들이 놓지 않았던 그 '의지'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Cloud Atlas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나비 효과는 그 원인이 되는 행위나 그 행위의 주체가 그 원인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고 그 결과에 대해 의도하는 바도 없지만,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 시대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혁하고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의지는 본인이 살고 있는 현재의 개혁 뿐만 아니라 더 나은 다음 세상을 위한 의지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나비 효과의 영화라기 보단 영원 (永遠)에 대한 영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영화 속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영원에 미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들의 의지와 삶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 지를 보여준다.



ⓒ Cloud Atlas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유머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예상 외의 고어한 장면들도 있고, 배경 역시 시대에 따라 클래식부터 SF까지 변화를 계속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영화는 아주 직접적으로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사로 전달한다. 거대한 바다 앞에 작은 물방울일 뿐이다 라는 얘기에 그 물방울들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 결국 워쇼스키가 하고 싶었던 말을 이거였구나 싶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굉장히 단순한 메시지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그 메시지가 너무 순수하고 여린 탓에 마치 '스피드 레이서'가 그랬던 것처럼 유치하거나 시시하다고 느껴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해 보이는 여러 겹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실로 순수했다. '순수'와 '순진'은 전혀 다른 것이지만 많은 순수한 것은 순진한 것으로 오인되곤 하는데, 엄밀히 말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오인될 여지가 제법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는 없겠다.


하지만 난 그래도 워쇼스키와 톰 티크베어가 말하고자 한 영속성으로 가능한 영원에 힘을 보태고 싶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중이거나, 혹은 실패가 자명하지만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자신이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결코 헛된 투쟁이 아니고,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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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Neo Seoul에는 별다른 불만이 없어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서울은 지금의 서울과 같은 의미로 등장한다고 보긴 어려우니까요. 즉, 논란이 될 만큼의 포인트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2. 벤 위쇼가 등장하는 부분은 왠지 톰 티크베어가 연출하고 썼을 것만 같은 느낌이더군요. 굳이 '향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말이에요. 어쨋든 벤 위쇼는 정말 멋지게 나옵니다.


3. 배두나는 '공기 인형'과의 연속성이 느껴졌는데, 재미있는 건 잠깐이지만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외국배우가 한국말 할 때처럼 어색하게 들렸다는 점이었어요 ㅋ


4. 배우들의 분장쇼는 재미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까지 '쇼'적인 측면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하지만요. 배두나가 분한 1명, 할리 베리가 분한 1명 정도 빼고는 거의 다 알아봤는데, 휴고 위빙이 간호사라는 걸 못알아본 관객이 많다는 것에 전 더 놀랐어요 ㅋㅋ 휴고 위빙은 워낙에 강렬한 얼굴이라 얼굴을 다 지우지 않는 한 너무 쉽게 알아보겠더라구요 ㅎ 아, 주신도 몇 캐릭터는 못 알아봤어요. 하긴 주신이 나오는 줄도 사전에 몰랐던 터라;;



ⓒ Cloud Atlas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Cloud Atlas Productions 있습니다.


 


  1. Favicon of http://liveis.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13.01.15 16:09

    저는 정말 좋게 봤습니다. 저는 스피드레이서를 아직까지도 위쇼스키 남매의 최고의 졸작으로 생각합니다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오히려 차기작이 기대되더군요.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1.15 16:59 신고

      전 좋았는데 대중에게 혹평을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ㅎ

  2. Favicon of http://ani2life.com BlogIcon A2 2013.01.16 10:35

    공감이요!

  3. Favicon of http://sega32x.blog.me BlogIcon 홍준호 2013.01.17 15:06

    헉. 설마 마지막 사진 속의 여성 분이 휴고 위빙 님입니까?

  4. 홍성구 2013.01.21 10:36

    저는 이 영화가 역설적으로 참 기독교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한 부분은 배두나가 반복적으로 말하는 대사인데요 "Our lives are not our own. From Womb to Tomb, we are bound to the others..."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을 만든 이유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그건 인간이 자기 스스로를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게 무엇일까요?
    저는 영화 '클라우스 아틀라스'에서 실마리를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관계의 영성"(Spirituality of Relation)이라는 것이죠.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관계의 영성'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레너드 스윗 이라는 기독교 미래학자가 쓴 책인데요.. '관계의 영성'은 이 책의 한글판 번역 제목이고요, 원 영문 제목은 "Out of Question...Into the Mystery"입니다. 흥미롭죠?
    이 책은 하나님은 관계를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영화 '클라우스 아틀라스' 역시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어찌보면 '윤회'라는 것도 시간과 사물의 관계를 따지다보니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하나님을 더 생각하게 됐다면, 제가 이상한 걸까요? ^^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13.01.21 10:49 신고

      오히려 단순히 윤회를 다루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반기독교 적이라고 생각하시는 의견보다 훨씬 의미있는 의견이신 것 같습니다 ^^



인터내셔널 (The International, 2009)
괜찮은 다 아는 이야기


이 영화 <인터내셔널>은 역시 두 배우, 클라이브 오웬과 나오미 왓츠 때문에 보게 된 영화였다. 감독 이름은 미리 확인하지도
못할 정도로 별 다른 정보 없이 보게 되었는데, 감독은 다름아닌 <롤라 런>과 <향수>를 연출했던 톰 튀크베어 였다.
사실 감독이 누구인지 모르고 영화를 보게 된 드문 경우이긴 했으나 중간에 '혹시'하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도 있었다
(이 부분은 맨 마지막에 얘기하도록 하죠).
사실 애초부터 그리 큰 기대를 했던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였던 것 같다.
정부와 대규모 범죄조직들이 연루된 음모를 파해치는 주인공, 그 와중에 중간중간 밝혀지는 작은 반전들, 그리고 가미된 액션들.
2시간을 즐기기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이미 비슷한 영화들을 통해 너무 많이 보았던 이야기들을 모은 것 이상의 감흥은 없었으며,
결국 소스를 빌려온 영화들 이상은 보여주지 못했던 평범한 영화이기도 했다.




클라이브 오웬이 연기한 주인공 루이 셀린저는 인터폴 소속의 형사로 은행과 연관된 대규머 범죄조직의 음모를 파해치고 있으나,
워낙에 연관된 정부와 기업들이 많아 내부적으로도 협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셀린저를 돕는 인물이 바로 나오미 왓츠가 연기한
뉴욕의 보조검사 휘트먼이다.

영화의 대략적 줄거리라인은 이미 범죄 스릴러 혹은 액션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영화들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마치 또 하나의 다른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여러가지 영화의 잔상들이 엿보이는데, 옥상을 넘나들며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본 얼티메이텀>으로 대표되는 '본 시리즈'가 연상되고, 거대 범죄조직을 상대로 제목처럼 '국제적인' 로케이션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첩보 장면들은 007 시리즈를 비롯한 이른바 '요원'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요소들이었으며, 이 영화가 후반부에 깊게 다루고 있는 메시지 측면은 <다크 나이트>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사실 이 같이 여러 영화들의 요소들이 비쳐지기는 하지만, 톰 튀크베어 감독은 비교적 이를 잘 버무린 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쉽게 말해 앞서 언급한 이런 영화들을 감상하지 않은 관객들이라면 (그런 관객들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미 본 이들이라도 그리 지루하지 않게 러닝타임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대조직을 상대하는 '요원'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들과의 유별난 차이점은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후반부에 삽입하고 있는 <다크 나이트>의 메시지는 이미 <다크 나이트>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이 영화에서는 분명 이것이 핵심은 아니었다고 생각되기에, 여기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통해 인물들의 동기나 연관관계를 좀 더 심도있게 풀어내지 못한 것도 조금 아쉬운 점일 수 있겠다(역시 본 처럼 3부작으로 가야만 완벽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첫 번째 장면은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총격 씬을 들 수 있겠는데, 독특한 원형 구조로 되어 있는 장소의 장점을 100% 활용한 멋진 구성이었다. 뭐랄까 클라이브 오웬이 처음 이 공간에 들어서면서 한 번 주위를 쓰윽 둘러보는 장면서 부터, 왠지 이 장소가 완전히 망가지겠구나 했는데, 역시 장소를 완전히 초토화 시키는 액션 장면이 벌어지게 된다. 톰 튀크베어 감독은 이 원형구조를 액션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아주 잘 활용하고는 있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니 임팩트 면에서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확실히 총격 액션 장면에서는 마이클 만이 항상 떠오를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극중 클라이브 오웬과 아민-뮬러 스탈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마치 <다크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시퀀스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둘의 대화 장면도 장면이었지만 이를 작은 틈 사이로 나오미 왓츠가 바라보는 시점이 인상적이었는데, 극 중에서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클라이브 오웬이 연기한 셀린저와 현실적인 면을 인정해야 한다는 아민-뮬러 스탈이 연기한 웩슬러를 번갈아 보는 시선 연출은, 어쩌면 꼭 법의 테두리 내에서 범죄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과 법으로는 다스릴 수 없기 때문에 범죄에 한해서는 법을 초월해야만 제거할 수 있다는 현실의 가운데서 과연 어느 것이 옳은 것인가를 고민케 하는 관객의 입장을 대변하는 연출이었다고 생각된다. 영화는 결국 엔딩 장면에서도 이런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어떤 것이 결국 옳았는지 보다 과연 멈출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




너무 익숙한 주제들을 다룬터라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흥미롭지 못했지만, 그래도 감독의 매끄러운 연출과 뉴욕, 프랑스, 터키의 이스탄불, 베를린 등등 다양한 로케이션 장소, 특히 인상적인 디자인의 건축물들을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했던 영화였다.
클라이브 오웬의 연기는 그리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바바리를 걸치고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 <칠드런 오브 맨>의 이미지가
너무도 겹쳐보였으며, 나오미 왓츠의 경우는 캐릭터 자체가 좀 심심한 캐릭터였던 것 같다(누군가의 파트너가 아니라 그녀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어서 다시 보고 싶다!). 아민-뮬러 스탈의 경우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보여주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또 한 번 기대했으나 캐릭터 자체가 보스 역할이 아니라서 였는지, 이에는 못미치는 살짝 아쉬운 연기였다.


두 배우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패스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영화겠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과감히 패스해도
될 듯 하다.


1. 인터폴 본부가 나오는 장면에서 잠시 남자 배우 한명이 대사 한마디와 함께 스쳐 지나가는데, 분명 벤 위쇼였다! 그래서 '엇! 벤 위쇼가 이 영화에 나온단 말이야?'하고 놀랐다가 단 몇 초 이후엔 등장하지 않길래 혹시나 잘못 본 것은 아닌가 했었는데, 엔딩 크래딧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벤 위쇼가 맞았다. 나중에 이 영화가 <향수>를 연출한 톰 튀크베어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야 벤 위쇼가 까메오 출연한 것에 '이유'를 수긍할 수 있었다(혼자 알아보고 혼자 좋아했다는 ㅎ)

2. 한 때 제임스 본드 후보로 거론되었던 클라이브 오웬은 이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 같네요 ㅎ

3. 감독인 톰 튀크베어는 음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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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stazo.tistory.com BlogIcon 만물의영장타조 2009.03.02 01:55 신고

    지난주 이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 많이 했었는데요...
    예고편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였는데, 네이버 네티즌 영화 평점이 별루여서요.. ㅋㅋ
    그런데, 꼬옥~ 아쉬타카님 리뷰를 보고 나면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
    이번주 영화 시간이 맞으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9.03.03 09:52 신고

      그럭저럭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보기에도, 그렇다고 안보기에도 좀 애매한 정도에요 ^^:

  2. Favicon of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 BlogIcon 신어지 2009.03.02 21:13

    저 맨위의 포스터도 순 엉터리라능. -,.-;;

  3. Favicon of http://zambony.egloos.com/ BlogIcon 잠본이 2009.03.03 00:16

    다른건 몰라도 주인공이 결국 제대로 해결하는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 좀 골때리죠. (...)
    액션으로 보기엔 너무 주인공 비중이 없고, 음모론으로 보기엔 너무 김빠지고, 세상의 부조리를 그리려고 했다고 하기엔 좀 뒷심이 부족하달까 OTL
    한 70년대에 나왔으면 문제작 소릴 들었을텐데 너무 늦게 나온듯한 느낌이 OTL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9.03.03 09:53 신고

      전 주인공이 무력해지는게 오히려 만능스럽지 않아서 가끔은 보기 좋더라구요 ㅎ 감독이 의도적으로 6,70년대 영화들 스타일로 만들어보려고 했다는데, 말씀해주신대로 좀 늦은감이 있네요;;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2007)
밥 딜런의 몽타주

음악을 듣는 사람치고 밥 딜런 (Bob Dylan)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미 여러 뮤지션을 통해 리메이크 되었던 'Knocking on Heaven's Door' 같은 곡은 누구나 알 정도로,
밥 딜런은 단순히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당시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었으며, 시인이기도 했다.
그의 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가장 흥분되었던 것은 이미 <벨벳 골드마인>이라는 작품으로,
음악과 문화를 대하는 깊은 태도를 보여주었던 토드 헤인즈가 감독을 맡았다는 점과, 케이트 블란쳇, 히스 레저,
크리스찬 베일, 벤 위쇼, 리처드 기어 등 여러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 다음 알게 된 것은 이 영화가 일반의 전기영화와는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6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밥 딜런을 연기한다는 점은 '과연 어떻게 그려질까?'하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오랜만에 개봉날 관람하게 된 이 영화는,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전기 영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영화였으며,
어쩌면 밥 딜런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그를 통해 당시 문화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시대영화이자,
음악 영화로도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이 영화에 대해 '밥 딜런의 몽타주'라고 얘기하고 싶다.
몽타주란 여러 사람이 추정하고 상상하고 예측한 것으로, 몽타주의 당사자가 되는 인물과 가장 가까운 것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우디 거스리 역(마커스 칼 프랭클린)' '아르튀르 랭보 역(벤 위쇼)' '쥬드 역(케이트 블란쳇)'
'로비 역(히스 레저)' '잭/존 역(크리스찬 베일)' '빌리 역(리처드 기어)')



역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각기 다른 6명의 배우가 밥 딜런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여섯 명은 밥 딜런의 각기 다른 자아를 표현하고 있는 동시에, 각기 다른 시대의 밥 딜런의 모습이기도 하다.
사실 극 중 이름이 '밥 딜런'인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 극 중 어디에도 밥 딜런이라는 이름이 언급되지도 않는다.
다만 영화 시작전에 '밥 딜런의 음악과 영혼에서 인상을 받아 만들었음'이라는 문구가 등장할 뿐이다.
감독이 이 6명의 밥 딜런을 그리는 과정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캐릭터나 사건, 모습 등이
실제의 밥 딜런과 유사하면서도 완전히 허구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벤 위쇼가 연기한
'아르튀르 랭보'의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유명한 시인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나는 타자이다 (Je est un autre / I is another)'라는 랭보의 유명한 시구와 이 영화의 제목이자 밥 딜런의
노래 제목이기도한 'I'm Not There'는 여러모로 이 영화의 제목으로 완벽한 것이 아닌가 싶다.
<향수>통해 독특하고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벤 위쇼가 연기하는 랭보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아주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탁자 앞에 앉아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랭보의 시퀀스는,
1965,6년 기자회견 장에서의 밥 딜런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가장 정적인 캐릭터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대사를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자회견 장에서의 밥 딜런과 영화 속 벤 위쇼가 연기한 '랭보'의 모습)


흑인 소년 마커스 칼 프랭클린이 연기한 '우디 거스리' 역시, 실존 인물에서 이름을 빌려왔는데,
밥 딜런의 우상이기도 했던 포크 싱어 송 라이터 '우디 거스리'에게서 가져왔으며, 실제로 우디 거스리는
백인이었던 것에 비해 흑인 소년으로 설정한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극 중에서
실제 우디 거스리의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인데, 우디 거스리라는 이름의 소년이, 포크 싱어인 우디 거스리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가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밥 딜런은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우디 거스리를
병문안차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것 외에도 여러가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서 느낄 수 있었지만,
감독인 토드 헤인즈가 얼마나 철저하게 관련 인물들과 배경에 대해 조사를 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밥 딜런이 직접 출연도 하고 음악도 맡았던 영화 <관계의 종말>(근데 왜 관계의 종말이지? --;),
포스터 속 빌리로 출연했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아임 낫 데어>에서 내레이션을 맡고 있다)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빌리'역할은 밥 딜런이 직접 출연도 하고 음악을 맡기도 했던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
<관계의 종말 (Pat Garrett and Billy the Kid)>의 'Billy the Kid'에서 가져온 듯 하다. 이 에피소드에는
팻 가렛 역할로 브루스 그린우드가 등장하는데, '쥬드'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도 쥬드를 괴롭혔던 언론인
미스터 존스로 등장했던 브루스 그린우드가, '빌리'의 에피소드에서도 빌리를 괴롭히는 팻 가렛 역할로 다시
등장하는 것은 영화적인 재미와 더불어, 이 각기 다른 밥 딜런을 하나로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 <관계의 종말>에 빌리 역할로 출연했었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인데,
(아래 포스터의 포스터 속 인물), <아임 낫 데어>에서 내레이션을 맡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다. 이렇게 모든 관련 인물을 세세하게 배치한 토드 헤인즈의 역량이 놀랍기만 하다.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빌리'는 위의 영화에서 캐릭터를 빌려왔다고 볼 수 있다)


크리스찬 베일은 포크 가수인 '잭'과 목사 '존'을 함께 연기하고 있는데, 이 두 캐릭터 역시 밥 딜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포크가수 '잭 롤린스'는 한참 저항음악의 대표주자로 활동하던 밥 딜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특히나 잭을 추억하는 '앨리스' 캐릭터는 누가 봐도 '조앤 바에즈(Joan Baez)'임을 알 수 있는데,
그녀는 실제로 밥 딜런과 함께 공연을 수차례 가졌었으며,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도 스틸 컷 형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조앤 바에즈와 밥 딜런)


잭 롤린스 시퀀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촬영 방식이었다. 이 부분은 아주 다큐멘터리 적인 촬영방법과
구성을 갖고 있는데,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많이 쓰는 스틸 사진과 인터뷰로 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한
줄리안 무어가 연기한 앨리스의 인터뷰 장면의 카메라의 노이즈나 촬영 방식 등은 페이크 다큐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잭 롤린스라는 캐릭터를 실존 인물인냥 묘사하고 있다(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이렇게 허구와 사실을
계속 뒤섞고 있다). 또한 나중에 히스 레저가 연기한 '로비'의 시퀀스에도 '잭 롤린스'는 실존 인물인냥
추억되고 있다.



(크리스찬 베일이 맡은 잭과 존은 마치 실존 인물인냥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그려진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도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과도한 연기보다는 리얼리티에 중점을 두고 임하고 있는 듯 했다)

히스 레저(ㅠㅠ)가 연기한 '로비'는 극 중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가장 허구에 가까운 인물일 것이다.
실제적인 사건들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 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뮤지션으로서의 밥 딜런 보다는,
연애와 가정 같은 사적인 면의 밥 딜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극 중
샬롯 갱스부르가 연기한 클레어는 밥 딜런의 연인이었던 수즈 로틀로와 첫 번째 부인이었던 사라 라운즈를
반반씩 섞은 인물로 보여진다.



(너무나도 유명한 밥 딜런의 'The Freewheelin' Bob Dylan' 앨범의 커버. 이 커버를 인용한 <아임 낫 데어>의
한 장면. 이런 방식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난 히스 레저의 연기가 남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는 없는데, 확실히 그에게서는 그 또래의
남자 배우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15세 관람가인 이 영화에서 그는
18세 관람가에 가까운 노출을 보여주기도 해, 순간 움찔하게 했다. 참고로 연인으로 출연한 샬롯 갱스부르
역시 개인적으로는 충격으로 다가왔던 노출연기를 감행(?)하고 있다.



(이제 그의 모습을 더 볼 수 없다는 것이 또 다시 아쉬워지기만 한다)


샬롯 갱스부르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다른 얘기를 좀 해보자면, 사실 개봉 전 포스터나 다른 소식들을 통해,
밥 딜런을 맡은 6명의 배우에 대한 이야기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외에 더 많은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줄리안 무어나 미셸 윌리엄스, 샬롯 갱스부르가 등장했을 때,
너무도 반가웠던 것이 사실이었다(놀랍게도 이 배우들 모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들이다).
줄리안 무어는 감독의 전작이었던 <파 프롬 헤븐>의 인연을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갔고, 샬롯 갱스부르는
다른 여배우들에게는 없는 그녀만의 아름다움을 은은히 보여주고 있다(그녀는 사운드트랙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한 명의 놀라운 출연은 미셸 윌리엄스 였는데, 많이 살이 빠진 모습으로 까칠한 '코코'역할을 연기한 그녀는,
그 짙은 아이라이너 만큼이나 신비한 '코코'의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미리 알지 못했던 캐스팅이었기에 더욱 반가웠던 줄리안 무어와 미셸 윌리엄스!)


잘 아다시피 미셸 윌리엄스의 출연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던 것은 히스 레저 때문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 예쁜 딸을 두고 있었던 둘 사이었으나, 촬영 당시에는 헤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이번 히스 레저의 사망 소식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죽음이 가장 안타깝고
슬펐던 사람은 다른 아님 미셸 윌리엄스였을 것이다.



(브로크백 마운틴 시사회 장에서의 히스 레저와 미셸 윌리엄스의 다정했던 모습)


여러 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밥 딜런을 연기했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쥬드'임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가장 실제 밥 딜런과 가까운 외모와 더불어 내용적으로도 그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이기도한 '쥬드'는, 의외로 여자배우인 케이트 블란쳇이 맡았는데, 깡마르고 독특한 모습의 밥 딜런을
표현하기에 여자배우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계획되었다고는 하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쥬드'는 다른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가운데도 단연 으뜸이라 할 만큼,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내 이럴 줄 알았다).



(이렇게 여신 같던 그녀가, 부시시한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밥 딜런의 모습이 이리도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사실 모습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거의 코스프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쥬드'의 모습은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헤어스타일과 선글라스를
제외하더라도, 독특한 몸짓이나 손짓, 걸음거리나 목소리 연기, 특히 잠깐잠깐 밥 딜런으로 착각했을 만큼
완벽했던 표정연기는 정말 놀라움을 넘어서 소름이 돋기 까지 했다. 특히나 글을 쓰려고 사진을 찾던 중에
실제 밥 딜런과 그녀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그녀가 차 안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살짝 미소 짓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가장 멋진
장면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적어도 나에게는!).




(사실 이 사진을 보면, 케이트 블란쳇도 블란쳇이지만, 앨런 긴즈버그로 분한 데이비드 크로스의 싱크로율이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처음엔 배우들의 연기에 놀랐지만, 영화가 계속 될 수록, 그리고 글을 쓰려는 지금 시점에 자료를 조사하면서
더욱 놀라게 된 것은 감독인 토드 헤인즈였다. 이미 데이빗 보위 없는 글램 락 영화 <벨벳 골드마인>을 통해,
뮤지션에 관련된 또 다른 음악영화에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파 프롬 헤븐>을 통해 시대와 문화를 읽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던 그의 장점이 <아임 낫 데어>에서는 한 꺼번에 발휘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도 기대하지 않았던 밥 딜런에 대한 영화를 밥 딜런이 흔쾌히 허락한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조니 캐쉬의 전기 영화라 할 수 있는 <앙코르 (Walk the Line)>같은 방식도 좋았지만, 밥 딜런이라는 인물을
그리는데에는 토드 헤인즈가 선택한 이런 모험적인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아마 일반적인 전기 영화로 만들려했다면 밥 딜런이 허락하지도 않았을 듯 하지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 외에, 알면 알수록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이해하고 있는 토드 헤인즈의
통찰력과 연출력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토드 헤인즈라면 앞으로도 무조건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같은 배경 지식을 모두 다 감상전에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영화를 막상 볼 때에는
그 인과관계를 모두 파악하지 못해 조금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물론 이 같은 배경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기승전결 방식이 아니고, 그렇다고 에피소드 방식도 아니며,
무언가 이어져 있는 듯 하면서도 개별적으로도 느껴지는 구성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기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하고 관람을 하게 된다면 감상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밥 딜런에 대해 큰 관심이나
배경 지식이 없으면 100%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선이라고 보았을 때, 7~80% 정도만 함께 할 수 있는것도
수긍할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밥 딜런에 관해 관심이 있거나 그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 뉴스
등을 알고 있다면, 120~130% 즐기기에 완벽한 영화가 될 듯 하다.




(영화의 예고편에 쓰였던 이 형식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촬영되었던 밥 딜런의 영상물에서 가져온 것이다)


음악 얘기릏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아임 낫 데어>에서는 밥 딜런의 음성으로 불려지는 그의 곡이나, 배우들, 그리고 후배 뮤지션들이 부른
밥 딜런의 곡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트랙을 접하기 전에, 영화의 엔딩 크래딧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크래딧에 등장하는
인디 포크 뮤지션들의 이름을 보고는 미리 기대할 수 있었는데, Sonic Youth, Yo La Tengo, Cat Power,
Iron & Wine, Calexico, Jack Johnson, Charlotte Gainsbourg,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Antony and the Johnsons, Sufjan Stevens 등 포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른바 '환장할' 라인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나 소닉 유스의 'I'm Not There'와 Antony and the Johnsons가 부른
 'Knockin On Heaven's Door'는 엔딩 크래딧과 함께 깊은 울림을 가져왔으며, <원스>의 그와 그녀인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도 동참하고 있다. 위에 거론한 뮤지션들 모두 앨범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할
만큼 좋아하는 뮤지션들이라, 이들 모두를 한 장의 음반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사운드트랙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들 모두를 하나의 자리에 모이게 한 '밥 딜런'이라는 이름의 대단함도 새삼 느끼게 된다.



(포크 음악의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사운드 트랙이 될 것이다)




 
글 / ashitaka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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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thebeatz BlogIcon THE BEATZ 2008.05.30 23:39

    케이트 블란쳇 언니는 정말 '카멜레온' 같은 배우 같아요.

  2. Favicon of http://tmrw.tistory.com BlogIcon 투모로우 2008.05.31 13:39

    케이트 블란쳇과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
    히스레저는 정말 멋있게 나오더군요 ㅠㅠㅠㅠ

  3. Favicon of http://differenttastes.tistory.com/ BlogIcon 신어지 2008.06.09 09:14

    배경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더군요. 실존 인물에 대해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이
    드라마화된 전기 영화를 감상할 때 종종 방해가 되는 경우는 목격하곤 하는데 그런 점에서도
    <아임 낫 데어>의 접근 방식은 썩 괜찮았던 듯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6.09 12:52 신고

      밥 딜런이라는 인물에 비춰봤을 때, 가장 그 다운 그의 영화가 된듯 합니다 ^^

  4. 복실이 2008.06.13 11:59

    우리도 케이트 블란쳇에 썸즈업!!!!!
    히스레져도 멋졌지..
    그리고 샬롯 갱스브루도 언제나 좋아.
    노출씬도 아주 굳!!
    샬롯의 긴 머리칼 또한 아주 굳!!!!

    • Favicon of https://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2008.06.13 12:02 신고

      나도 기대하지 않았던 샬롯 갱스부르 언니가 출연해서 아주 기분 좋았음!

  5. 송아지 2015.08.18 18:29

    이런 텍스트의 도움이 절실했는데 너무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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