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아름다운 걸작 '시'
2010년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Poetry)'는 가혹하리만큼 인간이 고통을 겪는 방식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인 동시에, '아름다움' 그 자체에 관한 탐미적인 작품이었으며, 제목인 '시'에 대한 간접적인 비유는 물론 매우 직접적인 텍스트이기도 한 그 해 최고의 작품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 동안 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다.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 같은 작품들은 이를 통해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이 깊은 공감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약간의 과잉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서, 완성도 측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지만 '좋은 영화'라 말하기엔 조금 부족함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좋은 영화'란 '착한 영화'와는 전혀 다른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데, '시'는 착한 영화는 아니지만 분명 좋은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시'가 사회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찌 보면 가혹하리만큼 냉정함이 그 이면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냉정한 시선이 지향하는 바가 결국 '아름다움'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과정과 결과 모두 '좋은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THE DVDPRIME COLLECTION 002 – 시 블루레이
이 작품은 잘 아시는 것처럼 DVDPRIME과 제작사 UEK, 그리고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낸 자랑스런 'DP 컬렉션' 그 두 번째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사실 첫 번째 타이틀이었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두 번째 타이틀인 '시' 가 훨씬 더 큰 부담을 본의 아니게 지게 되었는데,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만드는 이들의 심정을 주변에서 가깝게 전해들을 수 있었던 입장으로서 부족한 재능이나마 여기에 보태고자 블루레이 리뷰를 맡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시' 블루레이 타이틀은 '김복남…'과는 또 다른 감회가 드는 타이틀이었다. DP 컬렉션이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이창동 감독의 '시' 역시 이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국내에서 블루레이로 정식 발매되기 사실상 어려웠던 작품인 동시에, 너무 블루레이로 소장하고 싶은 그 해 최고의 걸작이기도 했다. 극장에서 몇 차례 관람을 하면서도 블루레이 라이센스 발매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려 본다면, 이렇게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든 타이틀을 소장할 수 있게 된 현실은 아직도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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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 & Sound Quality
MPEG-4 AVC 포맷의 1080P 화질은 블루레이에 걸 맞는 우수한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 자체의 화질이 다른 해외 영화에 비해 뛰어나게 좋은 편은 아니고, 또한 극장에서 보았던 화질도 뛰어난 화질은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블루레이의 화질이 오히려 더 좋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이하 스크린샷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좀 더 안방 극장의 환경에 맞게 적절한 레벨로 수록되었다. 사운드 적인 측면의 활용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5.1채널의 서라운드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느껴질 정도로 괜찮은 편이었으며, 대사 전달에 있어서도 감상에 지장을 주는 부분은 없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만나볼 수 있었던 강물이 흐르는 소리 같은 경우는 영화의 여운을 더 오랜 시간 잡아주는 중요한 사운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더욱 선명한 강물 소리에 그 여운을 지속할 수 있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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