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리콜 (Total Recall, 2012)

미래로 간 조폭 마누라



정확히 이야기하지만 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 (Total Recall, 2012)'을 볼 때 폴 버호벤의 원작에 대한 비교는 아예 하지 않으려고 작정을 했었다. 즉, 기대하는 바 자체가 전혀 달랐다. 필립 K.딕이 만들어 낸 미래 사회와 조작된 기억 등을 토대로한 철학적인 메시지들과 세계관을 렌 와이즈먼의 작품에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개봉 전 기대평을 썼을 때도, 폴 버호벤의 원작을 따라가거나 이를 철학적으로 재해석하려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액션과 볼거리에 치우친 작품으로서 집중한다면 원작과는 아예 다른 의미의 볼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결과적으로 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은 이런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거기에 그냥 가족으로서의 깜짝 출연 정도로만 (잘못) 알고 있었던 케이트 베킨세일이, 거의 주인공에 가까운 역할로 등장하여 펼친 그 무서운(?) 활약에 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쓰려 다시 생각해봐도 기억에 남는 건, 케이트 베킨세일 뿐이다! 오죽하면 글의 제목을 '미래로 간 조폭 마누라'라고 썼을까.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영화를 보기 전 부터 폴 버호벤의 원작을 잊어야지 했었지만 사실 잊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는데, 거의 생각할 필요 없이 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전반적으로는 유사하지만 차별화된 스토리 전개가 큰 몫을 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한 '로리' 캐릭터, 즉 주인공 더글라스 퀘이드 (콜린 파렐)의 가짜 부인 역할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활용이었다. 전작에서는 샤론 스톤이 연기했던 이 캐릭터를 렌 와이즈먼의 작품에서는 그의 와이프이기도 한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이 역할의 비중이 거의 콜린 파렐에 맘먹을 정도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오락영화로서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점이었다. 사실 따지고보면 이 영화' 토탈리콜'의 액션 시퀀스는 어디선가 다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장면들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는 자기부상 자동차 액션 시퀀스도 그렇고 전반적인 콜로니의 미장센은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키며, 그 외의 액션 시퀀스들도 참신하다기 보다는 이미 검증 받은 익숙한 구성들을 불러온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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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바인데,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케이트 베킨세일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로리' 캐릭터를 원작처럼 두지 않고 전면적으로 내세워 거의 더글라스 (콜린 파렐) vs 로리 (케이트 베킨세일)의 구도로 진행한 것이 훨씬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에게 바랬던 점들 중에는 '리콜'이라는 설정 자체의 진위여부나 그가 퀘이드 인지 아니면 하우저인지에서 오는 정체성의 혼란을 통한 세계관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공포 영화에 가깝게 죽지도 않고 끝까지 주인공을 쫓는 베킨세일의 모습과 설정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베킨세일 보다도 이 영화 속 베킨세일의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는데,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공포 영화 속 죽지도 않고 끝까지 따라붙는 괴물에 가까운 그녀의 강력함과 더불어, 중간 중간 움찔하게 만드는 뱀파이어 당시 습성들은 (잠깐씩 베킨세일이 마치 언더월드인냥 포즈와 표정을 짓는 경우가 있다. 표정은 사실 이 영화 속에서도 거의 시종일관 뱀파이어스럽다;;;), 영화 속 추격전을 더 찰지게 했다. 진짜 조폭 마누라를 TV 방영시 얼핏 본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기억을 잃고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고통보다도 '와, 저런 마누라가 있다면 정말 무섭겠다 (그게 베킨세일 같은 외모일지라도!)'라는 생각에서 오는 고통의 크기가 더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인공을 죽이는 것에 실패하고 저 멀리서 우뚝 서서 노려보는 장면이나, 정말로 죽었지 싶었는데 다시 나타나 (여기선 정말 에일리언도 생각나고!) 한 번 더 주인공을 해하려드는 모습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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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은 딱 기대했던 정도를 충족시켜준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폴 버호벤의 원작과는 상관없이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아예 관계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인지 오랜만에 원작을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1. 극중 등장하는 드로이드의 모양새를 보니 절로 '매스이펙트'가 떠오르더군요.

2. 한글로 선명한 '리콜'. 이거말고도 다른 한글들이 더 나와요. 이십구 였나 ㅎㅎ



3. 원작에 대한 오마주는 여럿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역시 검색대 통과 장면이었어요. 원작과 같이 얼굴이 열릴 듯한 아줌마를 앞세웠으나 그 아줌마는 훼이크고 ㅋㅋ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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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은 어떤 영화일까?


워낙에 기대되는 작품들이 즐비한 가운데 나름 소소하게(?) 기대되는 작품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폴 버호벤 감독의 1990년 작 '토탈리콜 (Total Recall)'을 리메이크한 렌 와이즈먼의 '토탈리콜'이다 (폴 버호벤의 작품은 잘 알려졌다시피 필립 K.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폴 버호벤의 원작은 어린 시절 보았을 때의 그 충격 (특히 그 뚱뚱한 여자의 얼굴을 벗고 아놀드의 얼굴이 나올 때의!!)은 아직까지도 생생한데, 이후 다시 보게 된 '토탈리콜'은 폴 버호벤의 작품 답게 상당히 심오한 철학적 고뇌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다시 리메이크 된 다고 했을 때 당연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렌 와이즈먼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제법 괜찮은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폴 버호벤의 원작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인상이 워낙에 깊기 때문에 차라리 이와 비슷한 노선을 걷는 것 보다는, 액션과 볼거리에 더 집중한 영화가 좋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서다 (이랬는데 아니면 어쩌지 -_-;).



Sony Pictures Releasing. All rights reserved


렌 와이즈먼은 '언더월드' 시리즈와 '다이하드 4.0'으로 유명한 감독인데, '언더월드'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장점 (물론 단점이 없지 않았기에 장점만)을 '토탈리콜'의 세계관에 잘 녹여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놔주지 않고 함께 달려갈 수만 있다면, 폴 버호벤의 원작을 좋아했던 팬들도 다른 성격과 재미의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액션과 볼거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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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토탈리콜'이 기대되는 다른 이유는 출연하는 배우들 때문인데,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게 되는 콜린 파렐은 물론이고 에단 호크까지 나온다고 하니 그의 팬으로서 볼 이유가 하나 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에단 호크의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실망스러운 작품들도 없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중과 연기를 보여줄지 사뭇 기대된다. 그리고 렌 와이즈먼 감독의 작품답게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는 케이트 베킨세일과 한국계 배우 존 조의 활약도 기대된다!





국내에는 8월 개봉예정인데, 시원한 블록버스터 한 편을 기대해본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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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Sony Pictures Releasing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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