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마지막이 실감나지 않는 마법의 피날레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2001)'을 극장에서 본 이후로 정확히 10년이 흐른 뒤, 우리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를 극장에서 만나보게 되었다. 총 8편의 시리즈를 통해 나의 20대를 고스란히 함께 했던 이 시리즈에 대해 전부 이야기하자면 이 글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 정도로 '해리포터'시리즈는 크리스 콜럼버스가 맡았던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까지는 특별히 깊은 인상을 주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한 세 번째 작품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부터 어두운 면이 스믈스믈 기어나오는 기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가 아이에서 소년, 소녀가 되어 가는 것처럼, 해리와 볼드모트의 대결구도가 점점 깊어지고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희생과 어두움이 더 깊어지면서, 이 시리즈는 갈수록 마음에 드는 시리즈가 되었었다. 1,2편의 깜찍하고 마법같은 아이들이 여정에 환호했던 팬들은 갈수록 나이먹는 해리의 얼굴처럼 점점 어두워져가는 시리즈를 탐탁치 않았을런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이 몹쓸 놈의 태생적 어두움에 대한 호감 때문인지) 갈수록 마음에 드는 시리즈였다. 그런 '해리포터' 시리즈가 끝이라니 일단 실감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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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유혹에도 단 한 번도 원작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로만 이 시리즈를 접했기에 영화에 대한 감상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중간중간 무언가 더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은 (실제로 원작에는 아마도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법한) 느낌을 받은 적도 많았지만,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입장에서도 영화는 전반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구성과 전개였다. 특히 2부작으로 만들어진 마지막 '죽음의 성물'은, 파트 1은 파트 2를 준비하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작품으로 로드 무비에 가까웠다면, 파트 2에서는 드디어 대단원의 마무리와 함께 그 동안 조금씩 풀어왔던 미스테리를 드디어 모두 풀어놓는다. 

해리와 볼드모트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을 펼치고, 이 대결을 위해 헤르미온느와 론을 비롯한 해리의 모든 친구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라는 점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해리를 지원하며, 덤블도어와 스네이프의 이야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풀리지 않았던 미스테리까지 해결된다. 파트 1이 이 대결을 위한 해리, 헤르미온느, 론 이 세 친구 중심의 로드무비였다면, 파트 2는 명확히 해리와 볼드모트의 대결이 중심을 이룬다. 즉, 볼드모트의 비중이 더 커졌으며 이 가운데 스네이프의 이야기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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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리즈에서는 아무래도 주인공보다 그 주변의 어두운 인물들에게 더 정이 가게 되는데,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바로 말포이와 스네이프가 그랬다. 사실 말포이는 볼드모트에게 명령을 받았을 때부터 무언가 더 보여줄 것만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적어도 영화에서는 그런 가능성이 끝내 피어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죽음의 성물 : 파트 2'에서도 말포이는 무언가 할듯 할듯 하는데, 결국 그냥 돌아서고 마는 것이 아쉬웠다. 내가 예전에 파트 1이었던가 아니면 '혼혈왕자'였던가 쓴 리뷰 글에 '나중에 말포이가 무언가 큰 역할을 할 것 같다'라는 말에 원작을 읽으셨던 어떤 분이 '촉이 좋으시다며' 그런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암시를 주었었는데, 원작에서는 말포이와 관련된 더 많은 결말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어쨋든 영화에서는 그렇지 못해 애정을 가졌던 이로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스네이프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사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선악을 알기 어려운 캐릭터가 바로 알란 릭맨이 연기한 스네이프였는데, 역시나 마지막에 가서 그의 대한 미스테리가 풀리자 눈물도 펑펑 터져나왔다. 이 풀려버린 수수께끼 때문에 '해리포터'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이 사실은 스네이프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한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고 돌아온 집에서 다시 보게 된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마침 나오던 장면이 스네이프가 해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더 엄하게 혼내는 장면을 보니, 영화가 전혀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어차피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시 한번 1편부터 볼 예정이었는데, 스네이프 덕에 전혀 다른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스포일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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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시리즈에 (아마도 원작 포함) 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볼드모트에 대한 마무리였다. 볼드모트가 처음부터 '볼드모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 이전 '톰 리들'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었다면 시리즈의 마지막 톰 리들로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면 (마치 다스베이더에게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처럼)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말이다. 물론 이렇게 했다면 좀 더 선 굵은 이야기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거나 스네이프의 이야기가 약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볼드모트에게 뭔가 조금씩 여운을 남겼던 것도 이런 생각을 하게 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더불어 그렇게 고대해온 해리와 볼드모트의 마지막 대결치고는 조금 급하게 마무리 된 감도 없지 않았다. 실제로 다른 시리즈들의 마지막 편에서 마지막 대결을 떠올려보자면 워낙에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아서였는지 '죽음의 성물 2'에서는 이 대결구도의 비중은 크지만 대결 자체의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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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지만 작품 전체에 드리워진 패배감과 비장함, 그리고 이를 더 증폭시키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영화 음악도 좋았다. 항상 웃고 떠들던 이 친구들의 얼굴에서 웃음 대신 공포와 비장함이 깃들고, 또 그 즐겁던 공간이 어둠과 혼란에 휩싸여 버린 묘사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맥스 3D는 적절한 수준이었다. 3D 입체효과를 내기 위해 일부러 만든 장면들도 없었고, 그렇지만 입체효과를 적절히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무엇보다 입체안경을 쓰고 러닝타임 내내 보았음에도 피로하거나 불편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던 균형있는 3D 작품이었다. 아이맥스 3D에 걸맞는 스케일이 담긴 작품이니 비싼 티켓 값은 충분히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가능하다면 아이맥스 3D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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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장을 나오며,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순간에 조차 해리포터 시리즈가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또 내년 여름 혹은 겨울이면 그 마법의 모험담을 또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해리포터'시리즈는 맨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작품자체가 인상적인 것도 있지만, 오랜 시간 함께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특별한 시리즈가 되어버린 케이스다. 20대를 함께 보낸 나도 이 정도인데, 영화 속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처럼 10대를 이들과 고스란히 함께 보낸 이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아마도 지금은 잘 모를 듯 싶다. 나중에 이 영화를 다시 꺼내어 보게 될 때, 그 때 비로서 알게 되겠지.

안녕, 해리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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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1, 2010)
덤블도어가 남긴 것들


해리포터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드디어 대단원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3편 이전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그저 마법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소소한 어드벤처를 그린 듯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점점 청소년의 성장 스토리와 볼드모트와 관련된 어두운 본연의 이야기가 시리즈에 녹아들게 되면서, 점점 마음에 드는 시리즈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전작이었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부터 대단원을 서서히 준비했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마지막 이야기인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를 2편의 영화로 나누어 선보이게 되었다.

2편으로 나뉜 작품이라 그런지 '죽음의 성물 1부'는 마치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를 보는 듯한, 그러니까 후편을 염두에 둔 구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 작품은 이제 더 이상 캐릭터 설명이나 지난 이야기를 플래시백으로 불러오는 친절에 러닝타임을 할애하지 않고 있다. 즉,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죽음의 성물 1부가 해리포터 이야기를 처음 만나는 이라면, 전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존 이야기와 캐릭터간의 관계를 관객이 다 알고 있음을 전제하고 과감한 생략과 더불어 차분하게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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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성물 1부'는 지난 편에 이어 볼드모트를 물리칠 단서가 담겨있는 호크룩스를 찾아 파괴하기 위한 여정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여정은 덤블도어가 해리와 친구들에게 남긴 단서를 풀어내는 어드벤처로 이어지며, 결국 영화의 부제이기도 한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다시 말해 죽음의 성물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의 말미에나 그 의미를 알려준다. 그 전까지 이 작품의 주된 스토리는 덤블도어가 남긴 유산에 관한 수수께끼 풀기에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3편 이후부터 계속 담아내고 있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야릇한 감정과 더불어 해리, 헤르미온느, 론 이 세사람의 묘한 삼각관계를 도구로 이들의 우정과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이 부분은 볼드모트에 대항하는 해리의 이야기에서 살짝 빗겨난 정서로 볼 수도 있을텐데, 해리포터 시리즈는 볼드모트와 해리에 관한 이야기 만큼이나, 소년, 소녀들의 성장 스토리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음으로, 이 묘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이번 편에서는 이 세 친구를 제외하면 또래의 친구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삼각관계에 집중할 수 밖에는 없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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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퍼즐을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영화가 또 하나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집요정 '도비'의 관한 이야기인데 러닝타임 상으로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정서상으로는 도비의 관한 이야기가 아주 비중있게 그려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도비에 관한 이야기는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으로 대변되는 우정에 관한 정서처럼, 주종관계를 넘어서는 평등한 관계의 우정이라는 점에서 (잘 아다시피 해리는 시리즈 내내 고아라는 트라우마가 있고, 헤르미온느는 머글 태생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다) 도비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정서는 2부에서 시리즈가 마무리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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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죽음의 성물 1부'는 무엇보다도 '여정'이라는 특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마치 모르도르로 향하는 프로도와 샘처럼 (절대반지를 하고 있으면 성격이 난폭해지는 것처럼, 여기서도 호크룩스를 목에 걸고 있으면 성격들이 날카로워지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은 우정을 시험하는 일들도 겪게 되고 그 가운데 동료를 잃기도 하고, 덤블도어가 남긴 유산의 단서를 통해 결국 죽음의 성물이라는 해답에 가까워져 간다. 바로 이런 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영화는 유난히 넓은 대자연을 배경으로 인물들을 배치하는 장면들을 여럿 배치하고 있다. 

또한 해리포터와는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볼드모트의 여정 역시 소극적이지만 계속 언급하고 있다. 결국 죽음의 성물 2부에서는 하나이면서 둘인 해리와 볼드모트의 여정이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며 사건을 마무리하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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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해리와 친구들 보다는 말포이와 혼혈왕자에게 자꾸 마음을 주게 되더군요. 이들에게 공감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아직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포커스가 이들에게 돌아갈 때는 나도 모르게 속으로 '용기를 내!'하고 외치게 되더군요.

2.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가 갈 수록 어두워짐에 따라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불사조 기사단의 활약상이 영화 속에서는 별로 묘사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상당히 매력적인 집단인데 말이죠 ㅎ

3. 예전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 작품은 IMAX DMR-2D로만 상영했습니다. 즉, 부분 3D 장면도 없습니다.

4. 마지막 엔딩 크래딧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라는 영문 타이틀은 2부의 영문 타이틀을 예상하게 하더군요. 

5. 아, 참고로 저는 원작을 전혀 읽지 않았는데, 영화가 모두 마무리 되면 한 번쯤 읽어볼까 싶네요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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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원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해리포터


더 이상 원작 소설에 대한 이야기나 영화화 되었던 다섯 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꺼내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이미 수년 간을 전세계의 영화 팬들과 함께 해온 인기 시리즈이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는 다르게 애초에는 큰 흥미가 없던 시리즈였으나,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성숙해지는 이야기와 점점 어두워지는 분위기 탓에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만족스러워지는 작품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약간 중간자 적인 자리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세 번째 작품이었던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부터 시작된 소년, 소녀의 사춘기 감정과 성장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동시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앞두고 무언가 본격적인 이야기로는 번져나가지 않는, 즉 마지막을 준비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특히 시리즈를 계속 함께 따라온 관객이 아니라면 -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텐데, 해리포터에 별로 애정이 없는 관객이라면 액션이나 스릴러, 코미디 등의 요소 중 무엇 하나도 본격적이지 않은 것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시리즈의 팬이라 하더라도 무언가 강력한 한 방을 기대했던 이라면 역시 조금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제목은 ‘혼혈왕자’지만 이 혼혈왕자에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도 있고, 아무리 ‘준비’의 개념에 충실한 작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임팩트 있는 여름 방학 블록 버스터를 기대했던 이들에겐 여러 모로 심심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쉬운 점 -혹은 아쉬울 수 있는 점 -이 있음에도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비교적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그 분위기 때문이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태생부터 굉장히 어두운 부분을 간직한 책 시작한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 특히 어린이들이 주인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 시리즈의 막바지에 다다른 점과 아이들이 사실상 어른이 다 된 것이 맞물려서인지, 그 어두움이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분위기 만으로 깊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우리의 주인공인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은 아직도 사춘기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진 못했지만, 지금까지는 그저 해리를 싫어하는 아이 정도로만 그려졌던 말포이가 본격적으로 어두운 면모를 드러내면서 작품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각 작품마다 꼭 한, 두 장면씩은 명장면을 만들어냈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지 않을 멋진 장면을 수록하고 있다. 3D로도 제공되었던 초반 액션 장면이나 후반 부 덤블도어가 펼치는 ‘불쇼’(?)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즐리의 집이 공격을 당하는 시퀀스였다. 이 장면만 분리해두고 보면 그냥 스릴러 영화 혹은 공포 영화로 봐도 좋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카메라 워킹이나 화면의 질감 자체가 눈에 확 들어오는 구성이었는데, 일단 갈대 숲을 배경으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전달하는 연출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매우 어두운 장면이었음에도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된 조명과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카메라 워킹은 단연 이 작품 최고의 명장 면이 아니었나 싶다.




(이 멋진 장면을 블루레이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Blu-ray Menu






Blu-ray : Picture Quality

1080P/VC-1의 화질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워너브라더스는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확실히 DVD의 화질 퀄리티는 저하된 듯 하지만, 블루레이의 화질은 매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선사했던 것 같다. 이번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역시 최신작답게 레퍼런스에 가까운 깔끔한 화질을 선보이고 있다.

(원본으로 보려면 클릭하세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 작품은 영화의 분위기상 영상 자체도 굉장히 어두운 편인데,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어두운 장면임을 감안한다면 더 수준 높은 화질이라고 하겠다. 위의 스크린 샷에서 볼 수 있듯이 밝은 장면에서는 물론, 안개가 자욱하게 껴있는 장면의 질감도 매우 잘 표현되고 있고, 어두운 실내에서의 명암과 선예도도 말끔하게 표현되고 있다. 어두운 장면이 많은 타이틀의 경우 아무래도 밝은 장면이 많은 타이틀보다 화질에 있어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따지고 보면 어두운 장면이 많은 타이틀이 오히려 화질의 좋고 나쁨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조명이 매우 탁월한 영상으로서 블루레이로 보았을 때 빛이 명암과 질감을 좀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돌비 TrueHD 5.1채널의 사운드도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초반 액션 시퀀스에서 바로 사운드 퀄리티를 체크해 볼 수 있는데, 우퍼 스피커의 과한 사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미세한 잡음들도 수준급의 채널 분리 도를 통해 선명하게 전달되고 있다. 사실 넋 놓고 감상할 때는 미처 다 체크하지 못하는 소리들이 많은데, 일부 타이틀은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매우 작게 들리는 소리들에 대한 소스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타이틀은 귀를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미세한 소리들을 만나게 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특히 실내 장면의 경우 실외에서 내리는 빗소리가 미세하게나마 들린다던가, 음악과 복잡한 효과음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장면에서도 발걸음 소리를 놓치지 않는다던가 하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번 타이틀의 특징이라면 역시 우리말 더빙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 더빙과 마찬가지로 돌비 TrueHD 5.1채널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전체적인 퀄리티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더빙을 맡은 성우진 역시 수준급 성우들이 연기를 맡아 깔끔한 편인데, 어른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가 매우 만족스러운 것에 비해 헤르미온느 역할의 우리말 더빙은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더빙 수준은 높은 편이라, 꼭 어린 아이들을 위한 시청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우리말 더빙으로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되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2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블루레이는 첫 번째 디스크에는 ‘BD-Live’‘Maximum Movie Mode’를 수록하고 있고, 본격적인 부가영상은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다. ‘Maximum Movie Mode’는 본편 재생 시에 PIP 방식으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으로서 각 장면마다 흥미로운 제작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유니버설 타이틀에서 자주 발견되었던 아쉬운 점과 같이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특히 제작과정이나 촬영장 스케치 같은 경우는 다른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글 자막의 미 수록은 아쉬움을 남긴다.






‘Close-up with the cast of Harry Potter’
는 영화의 스텝들과 그들이 맡은 분야를 소개하는 영상인데, 흥미로운 건 일반적인 부가영상과는 틀리게 영화에 출연한 어린 배우들이 직접 각각의 분야를 체험해보고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편집을 제시 케이브는 올빼미 훈련 체험을 루퍼트 그린트는 스턴트 훈련, 보니 와이트는 미술과 소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등 총 8개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이 가는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영화 속에서 깜찍한 사자 머리 모자를 쓰고 나와 한 눈에 캐릭터를 각인시켰던 이반나 린치가 영화 속 의상과 엑세서리에 대해 들려주는 것과 조감독으로 활약했던 제임스 펠프스의 이야기였는데, 특히 제임스의 경우 단순히 인터뷰 정도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상당 기간을 조감독으로 일한 것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이었다.





이 제작노트들의 특징이라면 단순히 ‘혼혈왕자’ 한 편만을 대상으로 한다기 보다는 가깝게는 바로 전편이었던 ‘불사조 기사단’부터 멀게는 전 시리즈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몇 편씩 작업한 스텝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분위기로 전개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다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영상은 원작자인 J.K. 롤링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J.K. Rowling: A Year In The Life’인데, 죄송하게도 다큐멘터리 시작에 앞서 등장하는 위와 같은 스포일러 경고 문구 때문에 ? 그것도 핵심 내용이 언급된다 하여 ? 겁이 나서 미처 확인해보질 못했다 (이 부분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





‘One-Minute Drills’은 각각의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각 1분씩 빠르게 소개하는 영상인데,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6편의 작품을 거치면서 캐릭터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시절의 어리고 귀여운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 세월을 새삼스레 실감하게 되기도 한다.





‘What's On Your Mind’는 말포이 역할을 맡은 톰 펠튼의 소개로 각 배우들에게 짧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등등 본편적이면서도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고 대답하는데, 같은 또래의 배우들 각각의 취향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엠마 왓슨의 경우 예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또래보다 상당히 보수적인 취향을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그 밖에 ‘The wizarding world of Jarry Potter - sneak peek’에서는 2010년 개장 예정인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에 위치할 해리포터 테마공원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으며, ‘Additional Scenes’에서는 총 8개의 추가 장면을 제공하고 있다.




[총평] 전체적으로 레퍼런스 급인 화질과 사운드는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대단원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전 단계로서 나쁘지 않았던 작품 역시 이 타이틀을 선택하게 될 이유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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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IMAX DMR 3D, 2009)
마지막 '준비'에 충실한 작품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좋아하는 순서를 꼽으라면 정확히 시리즈의 역순이 될 것 같다. 사실 1,2편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극장에서 물론 다 꼭꼭 챙겨보기는 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경쟁을 했었던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영향력을 제외하더라도, '아이들'에 촛점이 맞춰진 이 시리즈에 별로 특별한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해리와 아이들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나이보다도 더 무서운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었고, 한 편에선 '과연 이 아이들이 완벽한 어른이 되기전에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새로운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어두워졌고,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소년, 소녀의 성장이야기로 변해갔으며, 그런 점들은 더더욱 이 시리즈를 마음에 드는 시리즈로 탈바꿈 시키게 되었다.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
Deathly Hallows)>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데에 충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파트 1,2로 나뉘어 개봉할 예정이며 각각 2010, 2011년 개봉될 예정이다). 그 말은 고로, 만약 이러한 '준비'의 성격을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거나 혹은 받아들이게 된다면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조금 당황스런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원작 소설을 전혀 읽지 않은, 흔치 않은 순수(?)한 영화 관객으로서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로서도 갈수록 매력적으로 변모하는 시리즈라고 생각된다(아, 아까 시리즈의 선호도를 얘기하면서 정확히 역순이라고 했었는데,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했던 <아즈카반의 죄수>도 성장영화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 시리즈로서 썩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 시리즈가 갈수록 매력적인 이유는 해리가 구사할 줄 아는 마법이 늘었기 때문이라던가, 헤르미온느의 외모가 점점 훈훈하게 성장해 간다던가 하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물론 훈훈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 아이들이 점점 소년, 소녀로 성장해가고 시리즈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점점 어두워지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판타지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갈 수록 해리의 얼굴에서 귀여움 보다는 그늘이 발견되는 이야기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다른 한 편으론 아이였던 해리가 소년이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였던 관객들이 함께 소년으로 성장해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성장영화 측면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유머러스한 면이 부각되었고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을 잘 담아낸 동시에, 볼드모트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음에도 가장 어두운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기도 했다. 일단 유머러스한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춘기를 넘어서서 거의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설정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살짝 더 나아간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이외의 이야기는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론을 중심으로한 사춘기를 그린 이야기는 좀 더 밝게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로맨스의 핵심이 론이기 때문인지 론의 비중이 그 어느 시리즈보다 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그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해리보다 더 훈남이 되고 있는 사실도 작용된 것이 아닐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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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의 개그와 활약을 즐기는 것은 이번 작품에 또 다른 재미!)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이들 삼총사 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바로 말포이였다(기존에는 거의 '말포이'라고 90%이상 사용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유난히 그의 성이 아닌 이름 '드레이코'가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전 시리즈에서는 그냥 얄미운 넘 정도로 묘사되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쩌면 해리보다도 더 고뇌하고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시종일관 우울하고 고통받는 표정을 연기했다. 이런 말포이의 모습과 학생시절 볼드모트의 모습을 한 작품에 등장시키면서 볼드모트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말포이 역시 동등한 비중으로 설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예전에 영화를 통해 미뤄 짐작했던 말포이의 모습과는 달리 볼드모트의 선택에 마냥 기뻐하지 않고 상당히 고통스러워 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은 오히려 불쌍해보이기 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이라면 울듯 말듯 고통받는 말포이의 표정이랄까.

이렇게 얘기가 흘러가고 보니, 이렇다면 볼드모트를 그리는 방식이 마치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와 같은 방식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 물론 원작을 다 읽은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이미 훤히 알고 있겠지만(제발 스포만은 말아주세요 ㅠㅠ),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를 통해 드러난 볼드모트와 말포이의 묘사는 분명 지금까지 이들을 그려왔던 것과는 다르게 본래 악한 존재가 아니라 해리처럼 선택받은 자였지만 너무 뛰어난 재능 탓에 악에 유혹에 빠지고만 캐릭터로 그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기대 얘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해보자면 자신이 혼혈왕자임을 밝힌 스네이프 역시 막판에 가서는 다시 한번 해리의 편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보게 되었다. 마치 <제다이의 귀환>의 마지막 장면처럼 말이다(보통 같으면 이 같은 예상들이 하나에 재미있는 '설'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해리포터의 경우는 이미 소설이 완결된 터라 다 아는 입장에서 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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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코 말포이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제 그의 눈빛에선 슬픔마저 느껴진다.)

순전히 개인적 취향이지만 아마도 더 어두워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비중은 둔 듯한 사춘기 로맨스의 분량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사춘기의 감정들에 대한 묘사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차라리 이쪽 비중을 조금 더 줄이고 말포이나 불사조 기사단의 비중을 높였다면 더 '내 취향'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아마도 더 어두울 마지막 2편의 작품에 대한 부담도 높아질 것이고, 직접적으로는 이번 작품에 흥행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있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부제목에 남긴 것처럼 상당히 '준비'에 철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기 때문에 전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클라이맥스나 임팩트가 부족한 편인 것도 사실이다. 해리와 덤블도어가 호크룩스를 가져오는 장면이 뒷부분에 포인트라면 포인트일텐데 그 분량이나 임팩트가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덤블도어의 모습은 너무도 간달프 스러웠다 ㅎ). 3D 아이맥스로 펼쳐지는 첫 액션 시퀀스가 오히려 임팩트 면에서는 더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 두 시퀀스보다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바로 위즐리의 집이 공격 당하는 장면이었다. 갈대 숲을 배경으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공포감을 주는 이 장면만 놓고 보자면 호러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을 연출로 이 장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갈대 숲을 누비다가 해리와 기사단이 가운데 모이게 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에서의 조명과 카메라 워킹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의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이 장면을 주저없이 꼽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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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간달프)

적당한 시간대가 일산 CGV 밖에는 없어서 일부러 찾아가 아이맥스로 관람하였는데,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작품은 부분적으로 3D를 지원하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예전 <슈퍼맨 리턴즈>도 비슷한 방식이었는데,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 중간 3D 장면을 지원했던 <슈퍼맨 리턴즈>와는 달리 이 작품은 초반 20여분 정도에 3D 장면이 모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극장에 온 많은 관객들은 아마도 조금은 당황했을 싶다(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3D상영작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 티켓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3D 시퀀스는 입체감을 더 만끽할 수 있을 만한 장면들로 채워져있었는데, 거리를 빠르게 누비는 연출은 마치 관객으로 하여금 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실감이 났다. 개인적으로 초반 20분에만 3D 시퀀스가 몰려 있는것에 큰 불만은 없지만, 퀴디치 장면 같은 것도 3D로 즐길 수 있었다면 좀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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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부턴가 해리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론 위즐리 역할의 루퍼트 그린트는 본격 로맨틱 코미디 물의 주인공이나 아니면 아예 '히어로즈' 같은 SF미드물에 출연해도 어울릴 듯한 모습으로 자라 준 듯 하다. 반대로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럭저럭 평균적인 연기를 보여주다가 '행운 충만한' 그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객석을 빵터트릴 정도의 재미있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왠지 다니엘에게는 멋있는 모습보다 이런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엠마 왓슨은 전작들 보다는 아주 살짝 비중이 줄긴 했지만(그 비중은 고스란히 론에게;) 깜짝 드레스 장면으로 2시간 반의 대장정에 졸음으로 대처했던 많은 남성 관객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으며, 다른 한편으론 '론이 뭐가 좋다고'하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

헬레나 본햄 카터는 참~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걸 짧은 분량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고, 슬러그 혼 역할의 짐 브로드벤트는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루나 러브굿 역할의 이반나 린치는 그 사자탈 쓰고 나온 장면 만으로도 제 역할은 다 수행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1. 안봐도 시리즈의 마지막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 1,2>는 가장 좋아하게될 시리즈의 작품이 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네요.

2.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인데 '혼혈왕자'에 대한 이야기가 양념처럼 등장합니다.

3. 아마도 이 작품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공개되고 나면 좀 더 가치가 높아질 작품이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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