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JAY-Z _ Fade to Black


난 힙합을 처음 알게 된 당시에도 Jay-z란 이름은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왠지모르게 손이 가질 않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Nas를 먼저 좋아하게된 이유도

조금은 있겠지만, 제이지는 왠지 그냥 팝일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다.


제이지는 명실상부한 힙합계의 슈퍼스타다. 난 슈퍼스타는 일단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제이지의 경우도 그런 맥락이었던것 같다.

사실 최근 제이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칸예 웨스트와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부터였다. 그리고 나서도 음반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하고 있었던터에

U2의 'Rattle and Hum'이나 Metallica의 'Some Kind of Monster'와 같이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도

수작으로 인정받는 'Fade to Black'을 접하게 되었다.


영화는 Jay-z의 은퇴(Jay-z라는 이름으로서의 은퇴..)를 기념으로 열렸던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콘서트를 중심으로 그의 이야기를 자서전적으로

나레이션과 함께 풀어간다.

공연에는 제이지 만큼이나 힙합계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퓨처링으로, 또는 인터뷰로 모습을

나타내는데, 그의 여자친구이자 최고의 팝스타인 비욘세를 비롯(비욘세와는 연인사이만에

무언가 닭살스럽거나 특별히 챙겨주는 모습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아티스트들과

동등하게 대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았다), 메리 제이 블라이드, 칸예 웨스트, 팀버랜드,

알 켈리, 폭시 브라운, 커먼 등 힙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에 뮤지션들이 등장한다.

공연 영상외에는 이번 마지막 앨범인 'Black Album'을 작업하면서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

제이지가 어떻게 힙합뮤지션들에게는 한번도 허락하지 않은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서게 되었는지, 브룩클린 출신의 꼬마가 어떻게 뉴욕에 거물로 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대강에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에미넴의 '8mile'역시 그러하였지만, 슈퍼스타들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은

분명 그들을 그전보다 달라보이게 하는게 사실이다.

이번 'Fade to Black' 역시 그러하며, 특히 나처럼 제이지를 선입관만으로 멀리했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처방전이 된 듯 하다.


사실 힙합 뮤지션들은 하고 다니는 모양새로 인해, 하고있는 음악마저 쉽고 가벼운 것으로

취급되기도 하나, 이 다큐를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던것은

거저 되는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에 비트를 만들기위해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들의 자세와, 카라얀이 베토벤을 어떡해 재해석할 것인지 연구하는 것과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Jay-z는 서두에 언급했던것처럼 분명 엄청난 슈퍼스타이지만,

아직도 제일 밑바닥에서 비트를 연구하는 뮤지션들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자신의 음악에 적극 수용하는 모습이야말로, 음반판매량이나 C.E.O로서의 면모가 아닌

진정한 슈퍼스타의 면모가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Black Album'은 정말 예술이다.

Jay-z를 다시 보게 한 고마운 다큐멘터리.



글 / ashit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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