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 (Spider-Man 3, 2007)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 <스파이더 맨>
1편의 대성공에 이어 더 나은 2편을 만들어내면서 3편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최고조에 이르렀었다. 특히나 그린 몬스터와 닥터 옥에 이어
많은 마블 코믹스의 팬들이 기다려온 베놈과 샌드맨이 악당으로 등장하는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이 더욱 기다리기도 했었다.
 
개인적인 감상평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3편은 블록버스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럭저럭 정도의 영화였다.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혹은 만화에서는
주인공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심한 갈등을 겪는 다던가,
엄청나게 강한 적을 만나서 거의 죽을 만큼의 고생을 한다거나(혹은 죽었다 살아나거나),
완전 나쁜 놈이 되었다가 다시금 정신차리고 돌아온다거나 하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들이 한 번씩은 등장하는데,
 
스파이더맨 3는 여기서 마지막 경우, 즉 스파이더 맨이 자신의 분노를 이용한
외계 생물체로 인해 나쁜 점이 극대화되어 악당 짓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렇듯 뻔한 히어물의 이야기구조를 그리고 있다면, 어차피 이 영화가 살아남는 방법은
비쥬얼, 즉 보여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최우선이었을 터.
 
전편보다 더욱 강력해진 액션과, 특히 샌드맨이 등장하는 신에서는 흡사 <미이라>시리즈에서
봤을 법한 대규모 액션 씬들이 등장한다.
 이제 더이상 팬들이 빌딩 사이를 유영하듯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만으로는
희열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한듯, 첫 장면부터 대놓고 이러한 유영장면이 등장한다.
(전 편들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그래도 나름대로 비장의 카드로 썼었는데 말이다)
 
새로운 악당들과 죽음에 거의 가까울 정도로 피해를 입는 스파이더 맨,
그리고 해리의 대활약까지...
 
볼거리가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영화가 다 끝났을 때 약간 허전한 감을 지울 순 없었다.



오프닝에서 1편과 2편의 주요 장면들을 늘어놓으면서
전편의 줄거리를 설명하고 바로 그 줄거리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내놓는
구성은 매우 좋았다. 더 극적으로 3편을 감상할 수 있으면서
캐릭터에 몰입도를 더할 수 있었던 구성이었던듯.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피터 파커가 자책감을 느끼는 시퀀스에 있어서 너무 벤 파커의 죽음 장면에 대한
회상씬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이 씬을 자주 삽입한 것은
마지막에가서 샌드맨 캐릭터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긴 한데,
너무 자주 나와서 오히려 몰입도를 조금 해치는 결과를 나은것 같다.
 
그리고 악당이 여럿 나와서 그런지, 베놈 캐릭터에 대해서는
'베놈'이라는 이름 한 번 나오지 못할 만큼 이렇다할 설명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으며, 너무 금방 나와서 너무 쉽게 사라진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1,2편을 통해 비열한 표정 말고는 이렇다하게
인상적인 장면을 보이지 못했던 해리 역할의 제임스 프랑코는
악한 모습과 선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면서, 영화가 단순히 영웅과 악당의
대결구도로 펼쳐지지 않게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해냈다.
 
이 영화는 여러 장면에서 2편과 수미쌍관 식으로 연결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특히 2편에서 'Rain drpo keep falling on my head'가 흐르면서 피터가
영웅의 짐을 벗어버리고 평범함에 행복해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3편에서는 역시 노래가 흐르면서 정반대의 상황, 검은 수트를 입고 악한이 되어버린
피터 파커가 나쁜 짓들을 저지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이어서 파커가 재즈바에서 춤추고 피아노 치는 장면은,
분명히 나빠진 파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긴 했지만, 한 편으론 재미있기도 한 장면이었다.




앞서말한 춤추는 장면처럼, 전 편에 비해 토비 맥과이어의 좀 더
다양한 연기변신을 볼 수 있었고(악한 모습을 연기하기에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었다),
 
매리 제인 역을 맡은 커스틴 던스트는 전작들보다 더 성숙해진 느낌이었으며,
제임스 프랑코는 이 영화를 통해 토비 맥과이어보다 팬이 더 늘것 같은 느낌이었으며 ㅋ,
빌리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이런 캐릭터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반지의 제왕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는 3편안에 모든 대서사시를
마무리해야 했기에 한 편 한 편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보는 이의 감흥을
극대화시켰지만, 스파이더 맨의 경우 3편을 보고 나니,
이 영화는 확실히 다른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파이더맨 3편을 보고 난 생각은, 원작인 코믹스처럼
시리즈를 여러편 거듭해가며 에피소드에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특히 3편은 1,2편보다도 훨씬 코믹스스런 장면들과 구성이 많았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액션씬들도 전작들보다 많아졌지만,
드라마도 의외로 많았는데, 드라마의 내용이 2편보다 약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글 / ashitaka


*** / 1. 영화 속에서 신문사 사장에게 카메라를 비싼 가격에 팔아
사기꾼 소녀라고 불리웠던 그 꼬마소녀는, 엔딩 크래딧을 보니
아무래도 샘 레이미 감독의 딸 인듯 하다.
 
2. 아이맥스의 대화면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그래도
역시나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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