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Life, 2015)

아티스트가 되려 한 남자와 그렇지 않았던 한 남자



'컨트롤 (Control, 2007)'과 '모스트 원티드 맨 (A Most Wanted Man, 2014)' 등을 연출했던 안톤 코르빈이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제임스 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라이프 (Life, 2015)'.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의 아우라가 워낙 강한 이상을 주고 지금까지도 깊은 여운을 남긴 탓에 그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 만으로도 '라이프'는 호기심을 갖게 하는 작품인데, 안톤 코르빈은 제임스 딘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임스 딘을 아이콘을 만든 화보를 찍은 주인공이기도 한 사진 작가 데니스 스톡에 이야기에 주목했다. '라이프'는 플롯 상으로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했던 사진 작가 데니스 스톡이 주인공에 가깝고, 오히려 제임스 딘은 데니스가 아티스트로 발돋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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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아티스트라고 불러줘야 진짜 아티스트지' 라는 극 중 대사처럼, 단순한 사진 기자 혹은 사진사가 아니라 작가로서 새로운 작품을 이루고자 하는 데니스 스톡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데니스는 우연한 기회에 제임스 딘이라는, 당시에는 아직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배우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남들이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발견하고 포토 에세이를 촬영해 라이프지에 싣고자 한다. 이 과정 속에서 데니스가 지미(제임스 딘)에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존재감 혹은 질투다. 그의 시선에 포착된 지미는 스스로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 헐리우드 비지니스에 염증을 느껴 일탈과 자유를 꿈꾸지만, 그가 동경하는 진정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이미 갖추고 있기에 스스로를 자극하는 존재가 된다. 그렇다고 '라이프' 속 지미와 데니스의 관계를 보편적인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톤 코르빈은 이 둘의 관계를 서로 자극 받는 적극적인 관계라기 보다는, 잠시 인연을 맺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 건조한 분위기로 그린다. 지미와 데니스는 제법 많은 대화와 시간들을 함께 하지만 건조하다는 표현처럼, 서로 평행으로 달려가는 서로를 반대편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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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는 제임스 딘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실은 사진 작가 데니스 스톡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아마 안톤 코르빈이 더 매력을 느낀 인물은 역시 제임스 딘이었을 것이다.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가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태생적으로 우울함을 다루는 것에 민감한 촉각을 갖고 있는 안톤 코르빈은 데니스를 중심에 두면서도 제임스 딘이라는 캐릭터를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를 보면 마치 감독이 '사실 내가 더 끌리는 인물은 지미야. 그가 갖고 있던 우울한 정서는 결국 해결되지 않았잖아?'라고 말하는 듯 했다. 영화가 끝나고 지문을 통해 제임스 딘이 어떻게 죽음을 맞게 되었고, 데니스도 그 이후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간단히 소개가 되지만, 안톤 코르빈이 그려 낸 제임스 딘은 교통 사고로 불운한 죽음을 맞지 않았더라도 과연 그가 이 비지니스를 오래 견딜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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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제임스 딘의 영화인 줄로만 알았던 영화가 비중을 데니스와 반으로 나눠 갖거나 어쩌면 오히려 플롯의 중심에 있지 않았음에도 이 영화를 제임스 딘의 영화로 기억하게 될 것만 같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데니스 스톡의 사진 속에 담긴 제임스 딘의 진짜 모습을 담고자 했던 영화는, 아마도 안톤 코르빈의 바람처럼 영화가 끝나고 나면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를 더 안타깝게 그리워하도록 만든다.



1. 이미 너무 유명해진 제임스 딘의 그 사진들이 만들어 지는 순간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데, 그 순간을 묘사하는 방식이 더 흥미로웠어요. 영화는 이 유명한 장면들을 아주 자연스러운 순간 속에 스쳐지나가도록 하는데, 특히 타임스퀘어 앞에서의 그 유명한 사진의 경우 배경이 되는 타임스퀘어를 한참이나 보여주지 않고 그 곳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시선으로만 묘사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2. '라이프'를 보고 나면 바로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가 몇 편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컨트롤'이 몹시 보고 싶어졌고, 그 다음으로는 역시 '이유없는 반항'이 되겠네요.


3. 데인 드한은 자신 만의 제임스 딘을 연기하는 쪽 보다는 실제 제임스 딘을 재현하는 것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모습은 물론 말투에서도. 데인 드한에게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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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s-Man 2, 2014)

철저한 오락 영화로서의 발전



마크 웹과 앤드류 가필드의 리부트 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실히 기존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그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히어로 물의 플롯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한 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오락적인 측면이 강화 된 대중 친화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 얘긴 즉슨, 각 인물들의 겪는 고뇌에 대해 깊은 탐구를 긴 러닝 타임을 할애하여 설명하기 보다는 액션과 (특히) 로맨스를 부각시켜 대중들로 하여금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 이유 때문에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은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샘 레이미 삼부작과의 비교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 편에 비해 속편은 확실히 나았다. 실제로 나아지기도 했고, 아마도 마크 웹의 히어로 영화 작법에 좀 더 익숙해져서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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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를 보면 마크 웹은 마치 스파이디 슈트를 입은 청년이 주인공인 또 다른 '500일의 썸머'를 찍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그가 꼭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감독이어서가 아니라, 이 작품 속 피터와 그웬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에서 '500일의 썸머'의 톰과 썸머의 관계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로맨스는 실제 연인이기도 한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을 통해 좀 더 달달하고 극적인 요소를 만들어 냈다. 이 영화를 셋으로 나누어 보자면 하나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의 대립관계일 것이며 마지막은 피터와 해리의 애증의 관계일 것이다. 이 셋의 비중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좀 애매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만족하는 입장에서는 세 가지 모두의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입장에서는 셋 다 미지근하게 식어버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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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러닝 타임을 확인했을 때 142분이라는 시간에 놀라기도 했었는데, 의외로 영화는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세 가지의 이야기를 각각 동등하게 늘어 놓느라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는 없었는데, 2시간 20분이 가는 걸 거의 못 느꼈을 정도로 연출은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더 좋아하는 취향은 이 세 가지를 두 가지로 압축 시켜서 좀 더 각각의 내실을 더 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서인가 외톨이였던 맥스의 슬픔과 분노도 공감하기엔 조금 부족했고, 또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는 해리의 간절함도 조금은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해리의 이야기는 데인 드한이라는 배우로 인해 200%의 공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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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마크 웹의 전작은 만족보다는 실망에 더 가까웠었는데,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만족에 더 가까웠다. 2시간 2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하는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유머와 가벼움에 어느 정도 적응 되어 불편함이 없었으며, 새로운 해리를 연기한 데인 드한 덕에 그리 많지 않은 비중이었지만 후반부 해리라는 캐릭터를 계속 주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테마였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가 더 마음에 들고 취향이기는 하지만, 좀 더 소년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도 그럭저럭 흥미롭고 갈 수록 기대되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영화화 된 히어로들 가운데 청춘물로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마 스파이더맨 뿐 일 것이다. 마크 웹은 그 지점을 주목했고, 나쁘지 않은 결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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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인 드한에게 빠져버린지 벌써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그가 만든 해리 오스본은 또 다른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분명 통쾌해야 하는 지점에서도 그의 아픔이 느껴져 (어쩌면 피터 파커보다 더 공감되서) 영화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밖에는 없었을 정도. 데인 드한은 확실히 현재 헐리웃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입니다.


2.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찡했어요. 아마도 3편에 가면 이 테마를 좀 더 메인으로 가져오지 않을까 싶네요.


3. 쿠키는 없지만 크레딧 중간에 엑스맨 예고편이 등장합니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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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The Place Beyond The Pines, 2012)

아름다워서 더 슬픈 인생의 굴레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The Place Beyond The Pines, 2012)를 보게 된 것은 라이언 고슬링의 그 표정을 또 한 번 데렉 시안프랜스의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데렉 시안프랜스와 라이언 고슬링이 함께 했던 전작 '블루 발렌타인'은 지난 해 극장에서 본 작품들 가운데 손에 꼽을 만한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다시 한 번 이 둘이 만난 작품이라니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에 요새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인 데인 드한이 출연하는 것은 물론, 브래들리 쿠퍼와 에바 멘데스, 레이 리오타까지 함께 한 작품이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보게 된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는 전작 '블루 발렌타인'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점이 남들과는 조금 다른,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삶의 무게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되,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연출력으로 빚어낸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왜 있지 않은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다 끝난 뒤에도 쉽게 좌석에서 일어나기 힘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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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토바이 스턴트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남자 루크(라이언 고슬링)를 따라간다. 루크의 삶은 희망도 내일도 없이 그저 반복 적으로만 느껴진다. 그러던 중에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크는, 아이의 아버지 노릇을 하기 위한 일종의 목표가 생긴다. 이로 인해 은행 강도 짓까지 하게 되고, 그러다 범죄 현장에서 경찰인 에이버리(브래들리 쿠퍼)와 맞닥들이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훌쩍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루크와 에이버리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특이한 듯 하지만 사실 일반적이고 누구나 예측 가능하다고 할 만큼 전형적인 측면도 있다. 아마도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했다면 3류 드라마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는 15년 뒤 두 주인공의 아들들이 서로 인연을 맺게 되었을 때, 예상된 이야기라는 점의 익숙함과 유치함 보다는 오히려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루크의 잔상과 2대를 이어 온 이 슬픈 운명의 굴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물론 공감까지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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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데렉 시안프랜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두 주인공(넓게 보면 4명의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에이버리의 경우 경찰으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응한 것 뿐이지만 본인 스스로도 그 자리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본인의 직무를 다한 바로 그 사건 때문에 본인의 삶은 물론 자신의 아들의 인생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이버리가 겪는 일들은 더 사면초가의 상황 들이다. 그는 이를 영리하게 해결해 나가지만, 그렇다고 15년 동안은 물론 15년 후의 그의 인생이 결코 행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루크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함이다. 삶의 어떤 곳에도 의욕 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던 그에게 아들이라는 존재는 삶의 모든 것을 뒤바꿔 놓을 정도의 사건이었으며, 그로 인해 루크는 어쩔 수 없이 더 큰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루크의 아들인 제이슨 (데인 드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제이슨이 행한 행동들은 분노에 의한 것 이라기 보단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한다는 굴레에서 온 것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그냥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마지막 제이슨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이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운명의 굴레에서 조금이 나마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전한다. 그래서 이 마지막 장면은 정말 묘한 인상을 준다. 희망과 슬픔,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하지만 영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런 장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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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블루 발렌타인'과 '드라이브'에 이어 고독하고 외로운 한 남자를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데,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는 얼굴은 물론 삶의 무게를 혼자 다 짊어지고 있는 듯한 뒷 모습은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한다. 브래들리 쿠퍼는 라이언 고슬링과는 정반대의 모습에 가까운데, 오히려 이 둘이 영화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다거나 명확한 대칭 점에 있지 않아서 더 좋았다. 브래들리 쿠퍼는 딱 본인이 맡은 캐릭터 만큼만 연기를 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캐릭터를 통해 그의 연기가 얼마나 무르 익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에바 멘데스는 이 둘에 비해 비교적 적은 분량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녀 역시 삶의 고단함을 한 껏 머금은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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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이 작품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눈빛을 선사한 배우는 데인 드한이다. 이미 전작 '크로니클'을 통해 단숨에 가장 주목 받는 배우로 거듭한 데인 드한의 매력을 이 작품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첫 등장 장면을 보는 순간 '아, 이 녀석 눈빛이 그 사이에 더 깊어졌구나!'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강렬하게 빨아들이는 흡입 력이 대단했다.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서도 그의 못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낼 정도로 데인 드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감독은 그를 잘 활용하고 있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는 여러가지로 참 매력적인 작품이다. 전작 '블루 발렌타인'에 이어 또 한 번 만족스럽고 자신 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 데렉 시안프랜스의 작품이자, 라이언 중에 최고라는(?) 라이언 고슬링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가득 만나볼 수 있으며, 데인 드한이라는 적어도 최근 내 게는 가장 뜨거운 배우의 더욱 깊어진 눈빛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1. 아,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가 한 명 더 출연하고 있어요. 바로 로즈 번인데, 그녀를 오랜 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정말 반갑더군요. 캐릭터도 나쁘지 않고!


2. 라이언 고슬링은 이렇게 이미지가 굳혀 가는가 싶은데, 보통 이러면 이제는 다른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라이언 고슬링은 더 이렇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워낙 멋지니 굳이 변신하지 않아도.


3. 데인 드한은 정말 물건입니다. '크로니클'을 통해 발견했고, 이 작품을 통해 더 깊은 팬이 되었어요.


4. 그리고 최근 본 영화 가운데 가장 무서운 장면을 이 영화에서 발견했어요. 레이 리오타가 등장하는 장면인데, 정말x100 무서웠습니다. 실제로 그가 나를 그렇게 쳐다본다고 생각 만해도 ㄷㄷㄷ 레이 리오타는 정말 무서워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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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상 깊게 본 작품 중 하나인 '클로니클'에서 유난히 돋보이고 또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계속 이미지가 아른 거리는 (여배우도 아닌!) 배우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주인공 '앤드류' 역할을 맡은 데인 드한 (Dane DeHaan) 이었다.



'클로니클'에서 데인 드한이 연기한 앤드류 라는 캐릭터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에 좋은 예였는데, 초반 친구도 없이 홀로 외롭게 지내는 소극적인 캐릭터에서부터, 이후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점점 변해가는 과정과 이후 분노를 폭발시켜 폭주하게 되는 것까지. 앤드류라는 캐릭터는 데인 드한이라는 신인 배우를 단 번에 세상에 알리는 데에 매우 좋은 옷이였다. 그런데 영화를 볼 때도 그랬지만 초반 여리고 약해보이는 모습에서부터 후반부의 강한 분노 표출의 모습까지 누군가를 많이 닮아있었다. 그는 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누구? 데인 드한??)


실제 생김새에서도 그렇고 이 '앤드류'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느낌도 그렇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리게 되었다. 디카프리오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초기에 출연했었던 '디스 보이즈 라이프 (This Boy's Life, 1993)' '바스켓볼 다이어리 (The Basketball Diaries, 1995)' '토탈 이클립스 (Rimbaud Verlaine Total Eclipse, 1995)' 등의 작품에서 '클로니클'의 데인 드한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이 반대로 되긴 했지만), 여린 와중에도 그 여리고 호리호리한 몸과 팔과 다리로 분노와 울분을 표현하는 장면들은 '앤드류'의 분노를 떠올리게 한다. 개인적으로 처음 디카프리오를 인식하게 된 것은 '타이타닉'은 물론이요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닌 조니 뎁과 함께 연기한 '길버트 그레이프 (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나 '토탈 이클립스'같은 강렬한 작품이었는데, 데인 드한 역시 '클로니클'을 통해 강렬한 인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도 유사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데인 드한의 작품을 단 한 작품 밖에는 보질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단 한 작품만으로도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키게 만드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얘기일터. 참고로 개인적으로 신인 배우에게 디카프리오를 연상시켰다는 이야기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찬사 중 하나인 점을 밝혀둔다. 즉, 대중이 오해하는 것처럼 단순히 얼굴도 잘 생겼고 연기도 좀 하겠네.. 가 아니라 진정한 배우로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예라는 점이다. 물론 냉정하게 얘기해서 데인 드한에게 레오의 초창기 시절과도 같은 레전드급 미모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교 상대가 레오라면 누구라도 무릎을 꿇어야 할터;) 표정과 연기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갖고 있는 매력들이 엿보이는 다는 점만으로도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찬조출연 : 빵 형님)



데인 드한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클로니클' 이전에는 주로 TV시리즈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아왔음을 알 수 있었는데, 다행히 이미 '클로니클' 이후 후속작들이 결정되어 촬영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왜냐하면 가끔 보석 같은 배우를 발견했는데 너무 반짝하고 사라져 버리거나 생각보다 후속작이 늦어져서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기 때문인데, 데인 드한은 '클로니클'의 기억이 다 식기 전에 (아마도) 극장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일단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 감독의 신작 '잭 앤 다이앤 (Jack and Diane, 2012)'이 북미기준으로 올해 6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톰 하디, 게리 올드만, 샤이야 라포프, 가이 피어스, 제시카 차스테인 등 캐스팅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하는 'The Wettest County (2012)'에 캐스팅 되어 올해 8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해리포터' 다니엘 레드클리프와 '덱스터' 마이클 C.홀과 함께 'Kill Your Darlings (2013)'에도 캐스팅 되어 촬영에 임하고 있다.



(아.. 이 사진은 정말 레오의 눈빛을 갖고 있네요. 오른쪽 말고요;)


영화에서 새로운 배우를 만나는 것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클로니클'의 데인 드한은 어린 시절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키는 것 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배우였다. 다시 말하지만 '데인 드한에게서 디카프리오가 보인다'라는 표현은 내가 데인 드한에게 현재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겠다. 차기작에서도 이런 기대와 관심이 더 큰 사랑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멋진 연기와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대되! 데인 드한 (Dane DeHaan)!!!




글 / 아쉬타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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