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1950년대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본, 그들의 이상과 현실

리처드 예이츠(Richard Yates)의 소설을 원작으로 '아메리칸 뷰티'를 연출했던 샘 멘더스와 '타이타닉'의 커플이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지금까지 언급한 이유만으로도 일단은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잘 알다시피 샘 멘더스와 케이트 윈슬렛이 부부관계인 것 또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이었으며 이 둘이 함께 처음으로 작업하게 된 작품이라는 점과, '타이타닉'의 커플이 11년 만에 다시 커플로 스크린에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영화 팬들에게는 분명 설레 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재미 있는건 이들 외에 역시 '타이타닉'에 함께 출연했었던 케시 베이츠 역시 '레볼루셔너리 로드' 비중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명한 문학작품인 예이츠의 원작을 읽었던 이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이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결코 만만한 영화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물론 근래 보았던 영화들 가운데 가장 무겁고 괴로운 영화였으며, 냉소적인 시선과 희망적인 시선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부부관계에 대해 더 나아가서는 남녀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그 어느 영화보다 현실적이고 치밀한 묘사를 보여준 작품으로 당대 최고의 배우들인 레오와 케이트의 열연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당시 미국사회의 문제 거리였던 급속한 경제 성장과 맥카시즘에 관한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정치/사회적인 영화는 결코 아니다. 1950년대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중산층 부부인 프랭크와 에이프릴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이 둘의 이야기는 결국 지금의 것으로 그대로 가져와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기까지 한 - 몸소 보여주고 있으며 '아메리칸 뷰티'를 통해 미국사회의 단면을 비교적 희망적으로 조명했던 샘 멘더스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가 만들어낸 어두운 면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견뎌내야만 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그려내고 있다.


(이후 네 단락에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극중 휠러 부부가 사는 거리의 이름이다. 잘 사는 중산층을 대변하는 일종의 상징으로서 인식할 수 있을 텐데, 이 거리와 언덕 위의 하얀 집은 전형적인 보기 좋은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영화에서 하나 흥미 깊게 지켜볼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던 이 언덕 위의 집이(=휠러 부부가) 점점 어떻게 감옥 같은 공간으로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 휠러 부부는 이 가운데서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선망에 대상이며, 그들 스스로도 이를 인지하고 보여지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생계를 위해 하고 싶지 않은 뻔한 세일즈 일을 해오고 있는 프랭크(디카프리오)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가사를 꾸려가고 있는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우연한 기회에 파리로의 여행이 아닌 이민을 계획하게 된다. 현재의 삶에 무력함과 공허함을 느끼던 에이프릴은 예전 사진을 정리하다가 파리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던 프랭크의 말을 떠올려 급작스레 이를 계획하게 된다. 프랭크도 처음에는 이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현실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터라 이 비현실적으로만 보이는 계획에 함께 하게 된다.




이 계획이 있기 전 프랭크가 기차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는 장면은 그의 삶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출근 시간 다른 사람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똑같은 양복과 모자, 무엇보다 표정으로 무의미하게 회사 건물로 들어서는 프랭크의 모습은, 프랑스 이민을 결정하고 나서 180도 달라진다. 분명 똑같은 옷과 시간이지만 현실에서의 탈출구를 계획하고 있는 프랭크에게는 유난히 빛이 나게 마련이다 - 이 말은 그대로 장면으로 표현되는데, 정말 놀랍기만 하다 - . 휠러 부부는 친한 부부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는데, 이 부부는 이들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지만 이들이 가고 나자 말도 안되게 유치한 계획이라며 서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들 부부의 행동과 설정은 휠러 부부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역시 자신들의 솔직한 마음을 얘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그 앞에서는 그러지 못한다. 말하고 싶은 건 이상이고, 그럼에도 말 못하고 나중에 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현실이다. 이 친구 부부의 남편은 자신의 집 마당에서 휠러 부부의 집을 멀찌감치 동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는 오래 전부터 에이프릴에게 연정을 품었지만 이를 고백하지 못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조차 믿어주지 못하는 거품으로 덥힌 관계 속에 영화는 현실과 이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런 휠러 부부의 이야기를 - 가식이 아닌 -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이 정신적 병을 갖고 있는 '존 (마이클 섀넌)' 뿐이라는 점은, 이 부부와 이들을 둘러싼 사회의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하는 매우 직접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속에서 존은 휠러 부부의 속을 훤히 꿰뚫고 있는 듯이 그들의 행동과 관계에 대해 거칠게 몰아치는데, 이는 존의 이야기가 '너무' 직언이기 때문이다. 뭐라고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치부를 꿰뚫고 있는 말들은 거칠게 반응한다 해도 뒷 맛이 깔끔할 리가 없다.



(좁은 방안에서 여러 명의 캐릭터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배치한 이 쇼트는 가히 압도적이다. 마치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이 장면은, 그 대사들과 캐릭터가 갖는 의미들로 인해 더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영화가 가장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이상과 현실에 대한 판단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본다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이뤄내기 위해 떠나는 '파리' 행이 이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영화를 차근차근 보다 보면 과연 이들이 이상향으로 설정한 '파리'가 이상인지 혹 현실은 아닐지, 반대로 '코네티컷' 역시 벗어나고만 싶은 현실이 맞는 건지 아니면 이상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러움을 겪게 된다. 즉 이상으로만 꿈꿔 왔던 것과 현실은 사실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며, 이상을 택하는 것으로 완전 해결되는 현실의 문제는 없다는 진리를 깊은 곳에 숨겨둔 텍스트라고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스포일러 끝)



사실 이 작품을 처음 극장에서 접했을 때에는 바로 리뷰를 쓸 수 없었을 정도로 괴로운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내용 때문에 다른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었는데, 블루레이로 재차 감상을 하면서 배우들이 열연만큼이나 돋보이는 영화적 미학의 순간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요즘 영화들로는 매우 드물게 세트 촬영이 거의 없이 100%에 가까운 장면들을 로케이션 촬영으로 소화했다는 점이 이색적인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코네티컷 주의 한 집을 실제 모델로 하여 그 공간 내에서 인위적인 장치들을 최대한 배제하면서도 영화적으로 너무 아름다운 장면들을 완성해냈다. 세트가 아닌 실제 집을 무대로 촬영을 하다 보니 조명장치를 좀 더 활용할 수 없었고, 동선 등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톤 핑크’ ‘쇼생크 탈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을 촬영했던 명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가 창조해낸 영상들은 색감이나 조명 부분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을 선사한다. 조명에 대한 찬사들은 감독과 작가가 함께한 코멘터리에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주로 코엔 형제와 작업을 해왔던 로저 디킨스는 감독인 샘 멘더스와는 ‘자헤드 ? 그들만의 전쟁’을 함께 했었고, 케이트 윈슬렛과는 ‘더 리더’를 통해 함께 작업하기도 했었다)




촬영만큼이나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은 바로 음악이다. ‘월-E’와 ‘아메리칸 뷰티’ 등 여러 흥행작들의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토마스 뉴만은 이 절제와 폭발이 공존하는 영화에 무섭도록 냉정한 차분함과 서글픔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그 테마 몇 마디만 들어도 영화의 전반적인 메시지와 색감이 떠오를 정도로 토마스 뉴만이 만들어낸 선율은 또 다른 의미에서 중독적이다. 토마스 뉴만은 역시 감독과는 ‘자헤드 : 그들만의 전쟁’을 함께 했었고, 케이트 윈슬렛과는 ‘리틀 칠드런’을 통해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다.




차 안에서 심하게 다투는 이 영화의 첫 장면을 보면서, 만약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가 죽지 않고 계속 함께 지내왔다면 프랭크와 에이프릴과 같은 시간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그 만큼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이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두근대는 영화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타이타닉’ 당시에는 그저 외모가 더 돋보였던 이 두 배우가 현재는 어떻게 당대를 대표하는 남녀 배우라고 불리 우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더 리더’로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리더’가 아닌 이 영화로 수상을 했어야 더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통해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언제나 그렇듯 신뢰가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에 더해 메릴 스트립,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등이 출연했던 ‘다우트’와는 또 다른 의미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이제 이렇게 미묘한 감정과 심리를 다룬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그를 최우선으로 꼽게 될 정도로 아카데미가 부럽지 않을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존 기빙스 역할을 맡은 마이클 섀넌 역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석 같은 존재다. 그는 일반적인 정신 질환자로 보기 어려운 존 기빙스 역할을 맡아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두 주연 배우를 압도할 정도의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영화의 중요한 줄기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그의 분량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데 영화를 다 보고 관객이 느끼는 비중은 두 배우 못지 않을 정도이니 그가 연기한 캐릭터의 임팩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이 밖에 기빙스 부인 역할을 맡은 케시 베이츠와 하워드 기빙스 역할을 맡은 리차드 이스튼은 왜 그들이 베테랑 연기자인지 연기로 증명하고 있으며, 조 카잔이 깜찍한 얼굴도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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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 Pictures Quality

1080p 풀HD영상과 MPEG-4 AVC포맷을 수록한 화질은 영화 속 1950년대를 고스란히 안방극장으로 전달하고 있다(그렇다고 50년대의 오래된 화질은 절대 아니니 안심하시길 ^^;). 사실 이렇게 조용한 드라마 장르 영화에서는 액션 블록버스터나 SF 영화들에 비해 차세대 화질을 체감하는 정도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레볼루셔너리 로드’ 블루레이의 화질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

(아래 4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100% 로케이션 촬영과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부분이 촬영되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풍부한 조명보다는 제한된 광량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장면들이 많은데, 옅은 그림자들이나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 같은 부분이 블루레이의 화질로 잘 표현되고 있는 편이다. 또한 클로즈업 시에는 캐릭터의 고뇌가 더 와 닿을 정도로 피부의 질감 표현도 만족스러운 편이고, 1950년대를 완벽하게 복원해 낸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색감들도 잘 드러나고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돌비 True-HD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기술적인 면에서 크게 아쉬울 것은 없는 사운드지만, 작품의 특성상 차세대 사운드를 실감할 만한 부분이 비교적 적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몇 가지 소소한 사운드를 체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운드 임팩트는 대사와 스코어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차세대 사운드답게 대사 전달은 또렷하게 전해지고 있으며, 토마스 뉴만의 스코어가 흐를 땐 좀 더 깊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Blu-ray : Special Features

‘레볼루셔너리 로드’ 블루레이 타이틀이 반가웠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감독인 샘 멘터스와 시나리오를 각색한 저스틴 헤이시가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된 점이었다. 보통은 배우들이 참여하는 코멘터리를 선호하게 마련이지만 이 작품 같은 경우는 감독과 작가의 코멘터리가 예이츠의 원작과 비교하며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되고 있는 듯 하다(배우들의 코멘트는 메이킹 영상으로 충분히 보완되고 있다). 코멘터리를 통해 1950년대를 재현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기 전 촬영 감독인 로저와 함께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와 교외의 모습을 묘사한 영상들을 많이 참고했다는 이야기와, 실제 로케이션 장소에서 촬영 함으로서 얻게 되는 영화적 이득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영화의 끔찍한 결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감독과 배우라지만 그 이전에 남편인 샘 멘더스가 어떻게 자신의 아내에게 이런 연기를 시킬 수 있었을까 - 참 독하다 - 하는 생각과 의문이 있었는데, 자신의 평생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촬영이었다는 코멘터리를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Lives of Quiet Desperation : The Making of Revolutionary Road’는 제목 그대로 전반적인 메이킹 영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프리 프로덕션과 캐스팅,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등 전분야의 배우와 스텝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영화화가 기획되면서 주연인 케이트 윈슬렛이 가장 먼저 캐스팅이 되었고 그 다음에 감독인 샘 멘더스가,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무려 케이트가 2년 반을 설득하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점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고집하다 보니 프랭크의 일터인 녹스 빌딩이나 부부가 사는 언덕 위의 집 같은 경우 비슷한 조건의 건물을 찾지 못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집 뒤편에서 휠러 부부의 집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캠벨 부부의 집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한 그 위치에 그대로 있는 집을 이용하여 촬영한 경우다.




‘The Wages of Truth‘는 이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을 쓴 리처드 예이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후 미국소설 중 최고의 작품으로 추앙 받는 그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인간 예이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그의 친구들과 딸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의 인터뷰로 이어진 영상으로서 리처드 예이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Deleted Scenes’ 을 통해서는 비교적 많은 분량의 삭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감독인 샘 멘더스의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삭제 장면의 특이할 점이라면, 장면과 감독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삭제 장면들이 본편에 수록된 장면들 보다 도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진 다는 점이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설명할 때마다 ‘이 장면은 정말 제일 마지막에 회의를 거쳐 삭제하기로 한 장면이에요’ ‘이 영화만큼 좋은 장면들을 삭제한 영화는 없습니다’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등 샘 멘더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본편 장면들이 잠시나마 ‘초라’해질 정도다 ^^; 그 만큼 본편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지닌 삭제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으니 꼭 놓치지 말고 감상하길 바란다. 그 밖에 극장용 예고편이 수록되었다.




[총평]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감독과 배우들의 인지도에 비하면 그리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작품이지만 단연코 올해 개봉한 작품들 가운데 최고 수준에 있는 드라마이자, 깊은 현실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생각해 볼만한 작품이었다. 영화가 그리고 있는 현실은 견디기 힘들 정도지만, 영화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장면들과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열연은 상투적인 표현일지언정 거짓은 아님을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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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Blu-ray)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제는 어쩌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기능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의외로 많은 유저들이 아예 잘 사용하려조차 하지 않는 것이 바로 'BD-Live' 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블루레이 초기 시절만 하더라도 '블루레이만의 장점이 뭐냐?'라는 점에서 BD가 가장 앞다투어 홍보했던 기능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과 바로 연결하여 부가영상의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채팅이나 퀴즈 등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BD-Live 기능이었죠. 실제로 각 가전업체들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놓으면서 '우리가 최초로 BD-Live 기능을 제공한다' 혹은 '자사의 플레이어만이 BD-Live 기능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등의 홍보문구를 빼놓지 않았었구요.

그런데 따지고보면 이 기능이 그야말로 '신기술'이었을 때에는 다들 호기심에 관심을 갖곤 했지만, 어느 정도 보편적이 된 이후에는(벌써 BD-Live에 보편적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남지만요) 정작 별로 사용하게는 되지 않는 기능이 또한 BD-Live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인터넷을 연결해야 한다는 조건이 '의외로' 번거로움으로 작용하여 매번 BD플레이어에 랜선을 연결해두지 않은 유저들 입장에서는 따로 연결해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하고, 코멘터리 및 부가영상을 죄다 꼼꼼히 챙겨보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 역시 조금 딜레이가 있는 BD-Live기능을 잘 살펴보게 되지 않는 것이 다수인데, 저조차도 리뷰를 위한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자주 보게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네요.

<그랜 토리노>를 리뷰하려고 캡쳐를 위해 BD-ROM을 통해 감상하다보니 유난히도 'BD-Live' 메뉴가 돋보이더군요. 그래서 '그래, 오랜만에 워너브라더스의 BD-Live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 좀 해보자'하는 생각이 들어, 간단하지만 BD-Live 기능이 대략 어떤 것들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정말 '간단하게'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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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라더스 블루레이 타이틀의 시작 메뉴 가운데, BD-Live를 클릭하며 위의 스크린 샷처럼 워너의 로고 주위로 로딩 되는 표시가 등장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접속을 하게 됩니다. BD-Live 기능은 일반적으로는 타이틀 개별마다 수록된 내용이 틀리다기 보다는 (정확히 얘기하자면 타이틀에 수록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다보니), 각 회사의 BD-Live 사이트로 접속하게 되기 때문에, 같은 제작사의 타이틀이라면 거의 동일한 BD-Live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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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속하면 위의 그림처럼 로그인 화면이 등장하고,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한 사이트 주소로 연결이 되는 링크가 이메일로 발송이 됩니다. 사실 예전에도 이 부분이 제일 불안전 했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그렇게 썩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더군요. 가입절차대로 기입하고 완료 버튼을 눌러도 서버상의 이유를 들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략적인 기능들은 즐기실 수가 있습니다. 제가 이번 리뷰를 통해 소개하는 것들 역시 모두 로그인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한 것들이라는 것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가입을 위한 이메일주소를 넣는 란을 보면, 이메일 주소를 기입한 뒤 로그인 창으로 바로 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한정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버튼이 있는데 (일종의 가 로그인 상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걸 누르고 들어가도 아래와 같은 예고편들은 모두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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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MEDIA CENTER를 클릭하시면 위와 같이 세가지 메뉴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일단 오늘은 가운데 Trailers 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그대로 워너브라더스에서 출시될 블루레이들의 예고편을 만나볼 수 있는 메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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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처럼 워너에서 출시될 블루레이들의 예고편들을 골라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른쪽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데, 꽉 찬 한 페이지가 더 있으며 반 쯤 있는 한 페이지로 총 3 페이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출시된 <예스맨>을 비롯해 국내 최근 개봉한 '오펀 : 천사의 비밀'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음악 타이틀인 <레드 제플린>등 여러 타이틀의 예고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역시 저 예고편들 가운데 가장 0순위로 보고 싶은 타이틀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반지의 제왕 - 트릴로지> 블루레이이겠지요 ^^; 바로 선택하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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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의 자켓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타이틀의 간단한 작품/스펙 소개와 더불어 'Download Video'라는 버튼이 있어 예고편을 다운 받을 수 있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을 1080p와 Dolby TrueHD 5.1로 즐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 하네요. 아 물론 BD-Live에서 제공하는 예고편의 경우가 아니라 추후 출시될 본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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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가 시작되면 위의 그림처럼 진행상황을 직접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나 예고편의 용량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다운로드 받는 동안에도 다른 상위 메뉴들을 둘러보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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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우측 액션 버튼 가운데 'Play'버튼이 활성화 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참고로 이 다운로드는 PC나 플레이어의 하드디스크에 파일형태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BD-Live에 접속해서만이 즐길 수 있는 형태의 다운로드 입니다. 그럼, 그렇게 다운로드 받은 <반지의 제왕 - 트릴로지> 블루레이 예고편의 스크린 샷을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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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크린 샷의 정보표시 같이 1080p의 풀HD 영상이 아니라 720p의 화질로 예고편이 제공됩니다. 그렇다고해도 확실히 DVD 화질보다 좋은 화질이라는 점은 따로 설명드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래 5장의 스크린 샷은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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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트릴로지> 예고편이기 때문에 반지원정대와 두개의 탑, 왕의 귀환까지 모두 하이라이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장면들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일부러 캡쳐하지 않았으니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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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반지의 제왕 - 트릴로지> 블루레이가 출시된 것도 아닌데(적어도 1년 이상 출시일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예고편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훈훈해지는 영상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어서 빨리 반지의 제왕을 차세대 화질과 음질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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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만 감상하기 아쉬워서 한 작품 더 봐야겠다하고 둘러보았는데, <그랜 토리노> 블루레이라서 그런지, 최근 영화제를 통해 <더티 해리>를 감상할 수 있어서인지, 유난히 <더티 해리>블루레이 자켓이 눈에 띄더군요. 바로 다운로드 받아서 재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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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해리> 역시 5부작의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1편부터 5편까지의 작품들을 짧게 나마 만나볼 수 있으며, 리마스터링에 관한 홍보 멘트들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래 3장의 스크린 샷은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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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ahead, make my day"  / 
"Do you feel lucky, 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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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인터뷰 등이 담긴 서플먼트 소개도 잊지 않고 있구요.

이 모든 예고편들은 워너브라더스 블루레이 타이틀에 수록된 BD-Live 기능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BD-Live를 통해 지원하는 기능들로는 예고편 감상은 물론이고, 채팅이나 퀴즈, 나만의 메뉴를 만드는 기능들도 제공하고 있어 이용 환경이 좀 더 쾌적해진다면 자주 이용해볼 만한 블루레이만의 기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가끔씩 들어가서 또 어떤 것들이 새롭게 업데이트 되었나만 확인하더라도 종종 흥미로운 부가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블루레이 리뷰는 이번 주내에(그래야 할텐데;;;) 리뷰를 하려고 드디어 작정한 <그랜 토리노> 블루레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랜토리노> 블루레이 리뷰도 기대해주세요~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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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 -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함께한 25년간
블루레이 리뷰

영화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공연들이 한 두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라이브로 직접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물론,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애니의 사운드트랙 공연 실황을 보고 싶다는 바램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만큼이나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터라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수록된 곡들을 직접 라이브로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하는 생각을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니었다. 그중 가장 보고 싶은 두 가지 공연을 꼽으라면 첫 번째로는 <카우보이 비밥> <신세기 에반게리온> <천공의 에스카플로네>등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만들었던 칸노 요코의 공연을 들 수 있을텐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몇 해전 국내에서 가졌던 내한 공연에 참석할 수 있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황홀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날 공연으로 느낄 수 있었던 건 확실히 그냥 일반 뮤지션의 콘서트와 애니메이션 사운드 트랙 공연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듣는 것과 애니메이션의 수록곡을 직접 듣는 경험은 같은 종류로 비교되기 어려울 정도로 분명 '다른' 체험이었는데, 뭐랄까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다.


ⓒ2009 NHK Video. All Rights Reserved


칸노 요코의 공연 보다 조금 더 보고 싶었던 공연이 있었다면 바로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서 항상 만나볼 수 있었던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의 공연을 꼽을 수 있겠다. 헐리웃에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 콤비가 있다면, 일본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 콤비를 바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없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히사이시 조는 지브리의 작품들 외에 여러 극영화들과 개인 음반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지만, 가장 빛을 발하고 가장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것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 히사이시 조가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한 25년의 세월을 정리하며 기념 공연을 가졌다는 소식은 팬으로서 당장 일본으로 날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의 반가운 소식이었으며, 지난해 NHK를 통해 방영했던 공연을 스트리밍 영상으로나마 접한 뒤 하루 빨리 블루레이나 DVD로 출시를 고대했었는데, 드디어 올해 일본 내에서 반갑게도 블루레이 포맷으로 발매가 되어 이 미칠듯한 고환율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타이틀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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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4일과 5일 양일간 무도관에서 열렸던 '히사이시 조 in 무도관 _ 지브리 아니메와 함께 걸어온 25년간' 공연 실황은 지난 해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벼랑위의 포뇨> 개봉에 촛점이 조금 더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함께 걸어온 25년간'이라는 제목처럼 그 간의 작품들 속에 담긴 주옥같은 곡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200인조로 이뤄진 뉴 저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800명에 달하는 합창단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에서 히사이시 조는 기존 곡들을 조금씩 편곡하여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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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는 미아쟈카 하야오가 감독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모든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서막을 장식하는 것은 1984년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 ナウシカ)>이다. 오프닝 테마 속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솔로를 듣는 순간 관객은 순식간에 애니메이션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대규모 코러스가 함께하는 레퀴엠이 이어진 뒤 공연장 가운데를 가득 채운 스크린에서 나우시카의 한 장면이 나옴과 동시에 'The Battle Between Mehve And Corvette'이 이어진다. 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역시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과 더불어 삽입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그 특유의 아이들 코러스가 매력적인 레퀴엠이 이어지며, 나우시카의 엔딩곡 'The Bird Man : Ending'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섹션은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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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바로 내가 10년 가까이 쓰고 있는 닉네임인 '아쉬타카'의 어원이 된 '아시타카'가 등장하는 1997년작 <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이다. 'The Legend Of Ashitaka'의 웅장한 사운드를 듣는 순간 숨이 멎을 듯 했다. 그 다음은 <모노노케 히메>속 장면들과 함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는 메인 테마곡 '모노노케 히메'가 하야시 마사코에 의해 불려진다. 하야시 마사코는 <벼랑 위의 포뇨>의 주제곡에도 참여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본래 이 곡을 불렀던 요시카즈 메라가 불렀다면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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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섹션은 1989년작 <마녀 배달부 키키 (
魔女の宅急便)>가 이어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좀 더 애잔하고 감성적인 느낌의 편곡으로 이뤄져있는데, 특히 두 번째로 만나볼 수 있는 '마음 아픈 키키' 같은 곡은 '키키가 이렇게 슬펐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연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마녀 배달부 키키>의 경우 스크린 속 영상과 음악이 더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올린 솔로 역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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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배달부 키키>의 섹션이 끝나면 이 공연의 주요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벼랑 위의 포뇨 (
崖の上のポニョ)> 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때 쯤 되서야 히사이시 조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들고 무대 앞에서서 자신과 오케스트라, 합창단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벼랑 위의 포뇨>에는 무려 8곡이 포진되어 있는데 중간 중간 보컬 곡이 포함된 관계로 크게 지루하지 않은 편이다. 첫 번째 보컬 곡은 앞서 '모노노케 히메'의 메인테마 곡을 불렀던 하야시 마사코의 '바다의 엄마 / 海のおかあさん'이다.  '파 도 타는 물고기 포뇨 / 波の魚のポニョ'에서는 브라스의 활약이 돋보이며, 두 번째 보컬 곡은 후지오카후지마키가 등장해 '후지모토 / フジモト'의 테마곡을 들려준다. 세 번째 보컬 곡은 '폭풍 속의 해바라기 집 / 嵐のひまわりの家 '인데 이 곡을 부른 '마이'는 다름 아닌 히사이시 조의 친 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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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시 대미를 장식하는 곡은 '포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뇨 포뇨 포뇨~'하는 메인테마곡이다. 후지오카후지마키와 어린 소녀 오오하시 오조미가 부르는 이 곡은 한 번 들은 사람들은 입에서 땔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 있는 곡으로 라이브를 많이 본 이들이라면 율동마저 외우게 되는 곡이다(길을 가다 이 곡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율동이 나와 당황스러웠던 적도 -_-;;). 참고로 오오하시 오조미와 함께 이 곡을 부른 후지오카후지마키를 그냥 '아저씨들'로 알고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은 이전 70년대에 방송금지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밴드 '마리챤즈'의 멤버인데, 이들이 이렇게 어린 꼬마와 '포뇨 포뇨~'하는 곡을 부르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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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어지는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또 하나의 대표작인 1986년작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이다. 고적대가 객석 뒤에서부터 등장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연출이 인상적이며, 라퓨타의 메인 테마라 할 수 있는 '合唱 君をのせて (합창, 너를 태우고)'도 인상적이다. 마지막 곡은 오케스트라가 모두 퇴장한 가운데 고적대의 반주로만 이뤄진다. 합창이 이뤄질 때 무도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숨죽이듯 감상하는 자세도 또 다른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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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야자키 작품들 중 하나인 1992년작 <붉은 돼지 (
紅の 豚)>이다. 특히 여기서 히사이시 조가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는 마르코와 지나의 테마곡은 지브리 사운드트랙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이번 공연에서는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와 더불어 섹소폰 및 브라스의 연주로 들려주고 있는데, 작품이 그러한 것처럼 성인 취향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편곡이었다. 이번 공연에 <붉은 돼지> 관련 곡은 마지막 앵콜 곡을 포함하여 딱 두 곡 뿐인데, 마지막 엔딩 테마인 '때로는 옛 이야기를'을 들을 수 없어 살짝 아쉽기도 했다. <붉은 돼지> 섹션이 끝나고 나서는 스크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자신과 예전부터 작품을 함께 해온 히사이시 조의 대한 감사와 추억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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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작품은 2004년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Merry- go-round'는 역시 지브리 사운드 트랙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테마이기도 한데, 오케스트라를 통해 만나니 더욱 웅장하고 후반부에는 박진감마저 느껴진다. 특히 왈츠 리듬의 '따라라라~ 따라라라~따라라라~라 라라라라라~'로 이어지는 후렴구는 언제들어도 행복해진다. 하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극 중에서 하울이 처음 켈시퍼를 만나게 되는 그 장면, 소피가 그 광경을 목격하던 순간에 흐르던 곡인데, 이번 공연에서도 바로 그 장면과 함께 만나볼 수가 있었다. 'Merry- go-round'는 피아노 솔로가 메인이 되어 다시 한번 들려주는데, 이 곡의 왈츠 리듬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 몸을 가만히 있기 힘들 정도다. 극중 하울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도 절로 떠오르고 그 공중을 걷던 장면도 생생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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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2001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千と千尋の神隱し)>인데, 처음 만나게 되는 곡은 본래는 경음악 곡인 '어 느 여름날(あの夏へ)'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히라하라 아야카의 보컬 곡인 '생명의 이름(いのちの名前)'으로 편곡되어 불려진다. 두 번째 곡 '또 다시 ( ふたたび )' 역시 본래는 경음악이었으나 히라하라 아야카의 보컬 곡으로 편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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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만나볼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인 1988년작 <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 トトロ)>이다. 하프 연주가 인상적인 '風 のとおり道 (바람이 지나는 길)'이 흐르면 어느 덧 무도관은 일본 시골의 어느 마을로 변해버린다. 다양한 코러스 파트의 합창이 돋보이는 'さんぽ (산책)'의 후렴구에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출연진이 모두 무대 위에 등장해 합창으로 마무리한다. 이 곡이 끝나고 나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와 픽사 스튜디오의 존 라세터가 함께 토토로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영상이 잠시 나온 뒤, '토토로! 토토로' 하는 <이웃집 토토로>의 메인 테마곡이 연주된다. 토토로가 끝나고 나면 무대 뒤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꽃을 들고 나타나 히사이시 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데, 이 장면은 정말 뭉클해 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25년간을 함께 해온 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두 사람 모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팬으로서도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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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앵콜 곡으로는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붉은 돼지>의 삽입곡 'Madness'와 <모노노케 히메>의 마지막 장면에 흐르던 'ashitaka and san'이 연주된다. 대단원의 콘서트를 마무리 하는 곡으로는 사실 조금 의외의 선곡이었는데(그래서 더 좋았지만), 차분하게 정리하며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 뜻 깊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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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영상으로는 메이킹 필름이 담겨있는데 2008년 8월 2일과 3일 가졌던 전체 리허설 장면을 만나볼 수 있다. 히사이시 조의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으며,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소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공연 당일 이뤄진 출연진들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다. 이 역시 모두 HD영상으로 제공된다. 그 밖에 공연 중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의 영상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데, 흥미로운건 이 작품들이 아직 블루레이로 출시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HD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거의 최초의 기회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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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마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팬이라면 이번 히사이시 조의 공연은 그야말로 '꿈'같은 공연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함께 해온 지브리 작품들과 그리고 히사이시 조의 음악들과의 추억들을 되새겨 볼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무엇보다 다시금 책장에 꽃혀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DVD들을 꺼내보게 했던 매력적인 타이틀이었다. 아마도 이번 공연 실황 타이틀은 지브리 타이틀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무 때나 불쑥 꺼내어 봐도 언제든 행복해질 타이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9 NHK Video. All Rights Reserved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NHK Video에 있습니다.










지난 해였나, 일본 TV를 통해 방송되었던 히사이시 조와 그가 만든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의 수록곡들로 이뤄진 음악회 실황 클립을 본 적이 있었는데, 스튜디오 지브리의 골수팬인 나로서는 이 음악회의 감동은 실로 이루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이후 이 음악회가 일본내에서 블루레이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미칠듯한 환율에 꾹꾹 참고 있던 중 발매와 동시에 '저도 받았어요~'하는 글들을 보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차, 친한 형님께서 미개봉 타이틀을 파신다는 글에 재빨리 연락을 취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득템할 수 있었다!

나중에 차근차근 리뷰를 해보게 되겠지만, 이 영상물은 일본에서 발매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음악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막 없이도 본 공연을 즐기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으며, 부족함이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만한 공연을 들려주는 것이 사실이다.

히사이시 조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작품과 함께 해온 25년을 정리하는 공연으로서, 일본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무도관에서 진행이 되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근래 질렀던 블루레이들. 엇그제 밤에 자미로콰이 보다가 졸았음 -_-;;
나머지 작품들도 당췌 만만치 않은 작품들이라 얼른 큰 맘먹고 감상하고 리뷰도 써봐야 할듯.




사진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이글 아이 : 블루레이 리뷰 (Eagle Eye : Blu-ray Review)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801&master_id=1


극장에서 보았을 때 보다블루레이를 보며 좀 더 만족스러웠던 영화.





작전명 발키리 : 블루레이 리뷰 (Valkyrie : Blu-ray Review)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97&master_id=11


영화도 물론 영화대로 재미있었지만, 오랜만에 스페셜피쳐의 덕을 톡톡히 보았던 타이틀. 강추.







리뷰할 거리가 계속 생긴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특히 나에게 극장에서 보는 영화 외에 집에서 혼자 즐기는 블루레이나 DVD 감상이 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겠다.

또한 남들보다 먼저, 그리고 원고료를 받아가며 쓸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혜택이다. 평소 때 보다 더 많은 자료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일로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취미로서 접근하려는 것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글 쓰는 일이 더 이상 재미도 없고 일로만 느껴진다면 그 때부터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말아야겠지.


* <이글 아이>는 극장에선 몰랐는데 감독과 스텝들이 숨겨진 노력이 상당한 영화더라. D.J. 카루소는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올해 본 영화 가운데 가장 괴로운 영화이기도 했는데(너무 괴로워서 리뷰를 미처 마무리하지 못했을 정도) 과연 블루레이로 다시 감상하고 글 다운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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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말 2009년은 내 평생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다. 아직 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6개월 간의 일들만으로도 기억에 남기 충분할 정도. 오죽했으면 남은 6개월간 아무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다. 그간 내 인생에 가장 충격적인 죽음이었던 마이클 잭슨의 죽음 때문에 블로깅은 커녕 아무것도 하질 못했었다. 이제야 조금 추스리고 다시 천천히 시작해보려고 한다.




2. 올해 가장 큰 계획이라면 몇 년전부터 계획했었던 일본 여행을 들 수 있겠다. 하필이면 엔화가 최고로 비쌀 때 가게 되어버렸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다보면 올해도 못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올해는 대출을 해서라도 무조건 가기로 했다. 오늘 관련 책도 한 권 사고 인터넷으로 한참 동안이나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알아보았는데, 너무 비싸더라 ㅜㅜ 가서 사고 싶은 거 살 돈은 추가도 안했는데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느낌 -_-;;; 그래도 갈꺼다.


3.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저작권법 일텐데. 나도 개인적으로나 일적으로 매우 고민과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얼마전 알려진 바와는 달리 개인 블로그에는 그다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적용하겠다는 공식답변이 있기는 했으나 아직 더 두고봐야 할 노릇이다. 여튼 개인적으로는 블로그를 닫거나 할 예정은 없고, 얼마전 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좀 더 출처를 명확히 하고 예전 글들을 한 번 정리하긴 할 계획.




4. 오랜만에 엑박용 게임을 질렀다. 파나 시리즈는 3도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4는 역시나 더 재밌다. 그리고 3보다 좀 더 어려워진 느낌이고 더 리얼리티가 높아진 느낌이다. 아, 그리고 얼마전 진삼 5도 샀는데, 별 고민없이 하기엔 최고다.




5. 최근 블루레이 및 DVD는 은근히 질렀는데 통 보질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구매한 타이틀 가운데는 가장 발매를 고대했었던 <칠드런 오브 맨>과 <마법에 걸린 사랑>이 있는데, 오늘 겨우 뜯기만 헀다 -_-;; 내일 쯤 꼭 감상하고 코멘터리까지 꼼꼼히 본 뒤 리뷰도 작성해 봐야겠다. <리틀 미스 칠드런>도 봐야 하는데 윽;

6. 그 동안 책들은 걍 대충 쌓아놓았었는데 이제 더 이상 '대충'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단계에 다다랐다. 음반도 더 이상 수납할 곳이 없어서 겸용 장을 하나 지르긴 해야 할텐데, 돈도 문제, 배송도 문제, 다 문제다;;

7. 추신수도 그렇고 MLB중계를 너무 보고싶은데 인천방송이 나오지 않는 우리집으로서는 당췌 방법이 없다. 추신수 요즘 거의 레전드 폼이 던데 뉴스 하이라이트와 유투브 영상으로만 봐야하다니 여간 감질맛 나는게 아니다.

8. 요며칠 정신적 충격을 핑계로 다이어트에 소홀했다. 다시금 바짝 조여봐야.

9. 벌써 2009년 하고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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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반전으로 일약 전 세계적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된 감독이 있다. 'I See the Dead People'이라는 명대사와 함께 많은 관객들을 반전에 재미에 흠뻑 빠지게 했던 감독 바로 M. 나이트 샤말란이다. 1999년작인 <식스 센스>는 그에게 큰 주목과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기도 했지만 결국 일종의 독과 같은 작품이 되어버렸다. <식스 센스> 이후 그의 영화를 보는 대부분이 관객들은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까?' '식스 센스보다는 훨씬 충격적인 반전을 들려주겠지'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 후에 만든 작품들은 모두 다 어느 정도 평가절하 된 부분이 '분명히' 있으며 그 자체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많든 적든 '분명히'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식스 센스>가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마치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에게 'Creep'이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 처럼. 이런 측면에서 보면 또 하나의 충격적인 반전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1994)를 만들었던 브라이언 싱어는 참 영리한 감독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샤말란과는 취향이 틀린 것도 있겠지만, 싱어는 바로 자신이 원하는 <엑스 맨>시리즈를 통해 이 '반전'이라는 꼬리표가 생기기도 전에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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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의 작품 들은 그렇게 모든 평가를 <식스 센스> 혹은 '반전'이라는 키워드와 묶어서 평가받곤 했다. 사실 따지고보면 작품 완성도에 따라 각각의 작품이 비교당하는 것도 억울한 마당에 단순히 반전 만을 가지고 '더 충격'과 '덜 충격'으로 나뉘는 평가는 분명 억울한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샤말란 영화 가운데 <식스 센스>가 가장 심심했다는 평가에서 기초한 '억울함'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겠다 ^^; 그렇게 <언브레이커블> <싸인> 등을 거쳐 2008년작 <해프닝>이 선을 보였다. 샤말란(동료들은 그를 '나이트'라고 부르지만 우리에겐 역시 '샤말란'이라는 어감이 주는 친숙도가 더하기 때문에 이 리뷰에서는 계속해서 '샤말란'으로 부르도록 하겠다)은 결코 반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가가 아니다.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들이 그렇듯이 하나의 이야기와 결말을 두고 그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즉 서스펜스를 통해 인간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작가다. <해프닝>은 극 초반에 아주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이 영화가 깜짝 놀랄 반전이나 충격으로 흐르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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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선생님인 엘리엇 (마크 월버그)은 꿀벌들이 한 순간에 모두 사라진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묻는데, 수업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한 한 학생이 흥미로운 대답을 한다. '인간은 이해 못할 자연 현상이겠죠' 라고 답하자 엘리엇은 좋은 의견이라며 이를 받아 학생들에게 인간이 모든 자연현상에 대해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다는걸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대사와 장면은 상당히 직접적이다. 샤말란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거대한 자연에 속하는 존재로서 인식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를 인간으로서 모두 이해하거나 알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자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라기 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매우 당연한 설정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해프닝>은 매우 흥미로운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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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스릴러 영화에서 주인공은 처음에는 다른 주변 인물들처럼 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에 대해 마찬가지로 무지하지만, 점점 영화가 진행될 수록 비상한 두뇌와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며 종국에 가서는 이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모두 꿰뚫게 되어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해프닝>의 주인공들도 처음에는 다른 스릴러 영화들의 주인공들처럼 자신만의 무기를 사용하여 이 현상을 풀어내려고 한다. 수학교사인 줄리안 (존 레귀자모)은 이런 캐릭터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존재하는 수학자에게 이해할 수 없고 풀 수 없는 현상이 닥치는 것 자체가 메시지이며 결국 다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차 위 조그맣게 벌어진 틈을 막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리고 이 틈을 한참이나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장면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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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장의 굴뚝을 통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 장면 역시 상당히 의도적이다. 만약 좀 더 논리적이었다면 식물을 누구보다 아끼는 이 남자가 아무리 튼튼한 하우스 내에서 식물들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저렇게 공장이 가까운 곳에 터를 잡았을리 만무하다. 이 장면 설정은 분명히 이 두 가지 대비되는 이미지를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의도된 부분이 크다.)


마크 월버그가 연기한 엘리엇 캐릭터도 흥미로운데, 앞선 수업시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질 수 있음을 적극 인정한 그이지만, 정작 사건에 중심에 놓였을 때는 그도 줄리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기를 꺼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논리적이고 실험적인 사고 방식으로 왜 이 일들이 주로 공원에서 시작되었는지 또한 대도시, 작은 도시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지 등을 마치 학문을 풀어가듯 군을 나누어 결론을 이끌어내게 된다. 얼핏보면 <해프닝> 역시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룰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엘리엇의 결정대로 자연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 소수로 나뉘어 이동하자 바람이 세차게 몰아쳤음에도 독성에 전염되지 않는 장면을 보여주며 어느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단서를 잡은 것처럼 잠시 극을 이끌지만, 엘리엇의 공식대로라면 혼자 들판을 거닐던 존스 부인은 죽음을 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존스 부인은 분노에 찬 상태였기 때문에 식물들이 공격적으로 반응했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사실이던 아니던 주인공인 엘리엇이 제시한 공식에서는 분명 벗어나는 일이다. 이처럼 영화는 결국 주인공이 만들어낸 공식대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서두에 언급한 명제를 다시 한번 끄집어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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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무슨 외계인이나 미지의 존재 혹은 누군가가 다 조작한 일이다 라는 식의 반전을 기대했기에(실제로 영화를 보면 외계인을 얼핏 연상시킬 만한 카메라 앵글이나 장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인간에게 성난 자연이 자신들 만의 방식으로 인간에게 경고를 한 것이었다라는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결말이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은 물론 객관적으로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그런데 재미있는건 실제로 다른 영화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정작 배후에 외계인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마무리 해 버리면, '또 외계인이야'하면서 허무해하는 반응이 또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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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엘리엇 일행이 중반에 차를 얻어타게 되는 부부는 아예 대놓고 영화 중반에 정답을 얘기해 주는데, 이들을 영화가 그리는 방식은 상당히 의도적이다. 식물들을 마치 인간처럼 대하는 이 남자의 약간은 우스꽝스런 표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엘마(조이 데샤넬)의 표현처럼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하기에 충분한데, 결국 정답을 이야기 한 것이 되는 인물을 이렇게 약간의 오해가 가능하도록 묘사한 것은, 관객들의 이러한 일반적 심리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중개인이 갈 곳을 이야기할 때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는 장면을 연결지어 보여주는 것 역시 상당히 의도적인 부분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마치 반전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시작할 때 한 번 그리고 중반이 되기 전에 다시 대놓고 한 번, 결말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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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하우스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유머러스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다른 감독이나 다른 장르의 영화였다면 단순히 웃고 넘어갔겠지만, 장르와 감독이 그러한지라 모델하우스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혹시?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묘한 시퀀스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해프닝>에는 한 가지 다른 시퀀스와 한 가지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전자는 존스 부인이 등장하게 되는 시퀀스이고, 후자는 엘리엇과 알마의 가족의 탄생이야기다. 의문의 사건을 겪고 혼란스러워 하던 주인공들은 어느 외딴 집에서 홀로 사는 존스 부인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존스 부인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체를 다 드러내도 극의 흐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영화 속 또 하나의 다른 시퀀스라 할 수 있겠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오래살아온 듯한 존스 부인은 과도한 신경 과민 증세를 보이는데, 존스 부인의 등장 시퀀스만 보면 여느 공포 영화 못지 않은 긴장감과 공포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존스 부인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Betty Buckley)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공포영화 <캐리>에도 출연했었고 최근에는 주로 TV시리즈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브로드웨이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그의 출연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임팩트 하나 만은 단연 최고 였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복도에 서서 '뭘 그렇게 숙덕거려'라고 말하는 장면은 압권. 참고로 그녀는 올 여름 HBO를 통해 제작되는 기대작 '퍼시픽 (The Pacific)'에도 출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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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 (I Hear You Whispering))


영화 속에 담긴 또 다른 이야기는 바로 부부 사이인 엘리엇과 엘마가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다. 엘리엇과 엘마는 영화 초반부터 그리 좋지 않은 사이로 묘사가 되는데, 얼핏보면 이 둘이 부부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 둘의 간극은 멀게만 느껴진다(블루레이에 수록된 삭제장면을 보면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다). 엘리엇과 엘마는 하나의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여기에 하나 추가되는 점은 줄리안의 딸인 '제스'가 이 둘과 함께 하게 된다는 점인데, 이 둘의 틀어진 관계를 봉합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이 '해프닝' 외에 '제스'의 역할도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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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의 마지막, 제스는 이 가족의 일원으로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버지인 줄리안을 간직한 채로 함께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엘마가 임신을 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가족의 탄생 외에 엘리엇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중간중간 나이 답지 않은 행동들을 보여주며 미성숙함을 드러냈던 엘리엇은, 제스를 돌보면서 어른이 되어갔고 결국 아빠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되는 과정 역시 이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엘리엇의 어른스럽지 못해 알마와 겪는 불화 역시 삭제장면을 통해 좀 더 자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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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M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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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에 가장 정성을 들이고 있는 20세기 폭스사 답게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 메뉴 디자인은 깔끔한 한글화가 이루어져있다. 메뉴 디자인 자체는 굉장히 심플한 편이다.


Blu-ray : Pictures & Sound Quality


1080p 풀HD 영상과 MPEG-4 AVC 포맷을 지원하고 있는 화질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 영화는 작품의 85% 가량을 로케이션 촬영을 했을 정도로 세트 촬영은 거의 없고 야외 촬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약간의 아쉬운 점들도 수긍할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과감한 클로즈업 장면들이 많은 것도 화질 여부를 측정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아래 4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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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쨍한 화질이라기 보다는 약간의 필름 그레인 현상이 발견되는 화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는 예전 영화같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바람에 들판이 일렁일 때도 잔상이 거의 남지 않으며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보다는 약간 뭉뚱그려지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크게 신경쓰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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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ster 5.1 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는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만든 영화음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효과음 보다는 영화 음악에 사용 빈도가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운드 측면에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스코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들이라 하겠다. 부가영상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샤말란과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식스 센스>이후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오면서 단순한 영화음악 감독을 넘어서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파트너급의 영향을 주고 받고 있기 때문에, 음악에서 기초된 아이디어들이 실제 영화의 분위기나 장면에도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Blu-ray : Special Features


HD급 화질의 영상과 충실한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는 서플먼트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일단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지원과(드디어!) PIP로 제공되는 부가영상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메뉴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일단 트리비아 트랙의 한글자막 수록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마도 국내 발매된 블루레이 타이틀 가운데 최초가 아닌가 싶다(적어도 개인적으로 본 타이틀 가운데는 최초였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타이틀 가운데 코멘터리부터 pip의 영상들까지 꼼꼼히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던 타이틀들도 모두들 트리비아 트랙에는 자막을 전혀 지원하지 않곤 했었는데 <해프닝> 블루레이는 드디어 이 기능에도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트리비아 트랙으로 설정을 하게 되면 여기에는 자막이 지원되지만 정작 본편의 자막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한 가지가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가. 한 번에 해결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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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부 타이틀의 경우 PIP를 통해 제공되는 부가영상들은 별도로 볼 수는 없고 단지 기능을 설정해 두었을 때만 작은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번 타이틀은 PIP로 제공되는 영상들은 별도로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따로 메뉴가 마련되어 있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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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장면 촬영'에서는 보통 영화 같았으면 기차 내부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을 장면을 실제 열차와 레일에서 촬영하게 된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이것 만 봐도 그렇지만 샤말란은 상당히 고전적인 촬영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전작들에서는 가능한한 시대를 가늠할 수 없게 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50년 전의 이야기로 보이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는데, <해프닝>은 여기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작품이었지만 역시 그의 고전적인 취향은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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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조절'은 샤말란 감독의 최초의 R등급 영화라는 점을 주목한다. 처음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되었을 때만 해도 언제나 처럼 P-13 등급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R등급으로 만들었으면 한다는 영화사의 요청에 결국 본인 최초의 R등급 영화들 만들게 되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R등급' 다운 장면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독성에 감염되어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의 묘사에서 좀 더 잔인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은 영화의 주제와도 같은 '바람'에 대한 이야기,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 속에서 바람을 더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 어떤 장치들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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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숙덕거려'는 극 중 존스 부인의 대사로서 그녀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과정과 존스 부인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역할을 맡은 배티 버클리의 인터뷰와 더불어 만나볼 수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배우답지 않게 오디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이 작품에 정성과 열정을 갖고 임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NG 모음'은 말그대로 NG장면들을 담고 있는데, 마크 월버그와 샤말란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두 사람의 장난 치는 장면들이 거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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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 장면'에서는 총 4가지 삭제된 시퀀스를 만나볼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엘리엇과 알마가 다투는 장면이 확장판으로 담겨있어서 이 둘 간의 갈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아이팟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동물원에서 사자가 공격하는 장면 역시 본편 보다는 좀 더 잔인한 장면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현관에서 소년들이 사고를 맞게 되는 장면 역시 잔인한 묘사가 추가된 확장판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역시 아이팟 동영상을 통해 전해지는 영상으로서 연주회 비디오가 추가되었는데, 이 장면은 확장판 개념이 아니라 새롭게 추가된 시퀀스로 삭제 장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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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의 시각 : 제작과정' '나이트의 하루' '장면의 구성 요소' 등에서는 전반적인 제작과정과 인터뷰 영상들을 담고 있다. 이번 <해프닝>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영상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저렇게 많이 웃는 감독이었던가? 하는 것이었다. 부가영상에 담긴 그의 인터뷰가 만약 1시간 분량이라면 거의 50분은 웃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것도 매우 해맑게!) 거의 인터뷰 내내 웃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해프닝>은 그가 본인의 작품임에도 관객의 입장에서 완전히 빠져들어서 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라고 인터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한 영화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해맑게 웃으면서 에피소드나 장면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해질 정도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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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샤말란이 연출한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그가 까메오로 등장하지 않는 작품인데, 재미있는건 모습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목소리로는 출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엘마에게 전화하는 '조이(Joey)'의 목소리가 바로 샤말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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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의 마지막 제스가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 가방을 챙길 때 넣는 책은 다음 아닌 2010년 개봉예정으로 샤말란의 다음 작품인 'The Last Airbender' 이다. 참고로 버스 번호 역시 2010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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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해프닝>은 개봉 당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팬들 사이에서도 제법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혹자에게는 샤말란 영화를 앞으로 보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의 실망을 안겨준 졸작이기도 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역시 샤말란!' 하며 그에게 더 흠뻑 빠지게 된 수작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싸인>과 더불어 또 한 번 샤말란의 스토리텔링과 과정을 그리는 재주에 만족했던 작품이었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8
8
8
8
8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본문에 사용된 모든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Twentie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 LLC에 있습니다.









다 빈치 코드 : 블루레이 리뷰 (Da Vinci Code : Blu-ray Review)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91&master_id=11



확실히 영화 자체가 아쉬운 점이 많았던 작품이긴 하지만, 블루레이로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퀄리티로 발매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노키오 : 플래티넘 에디션(PE) - 블루레이 리뷰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89&master_id=11


1940년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화질로 복원된 <피노키오 PE>블루레이 리뷰입니다. 이 리뷰는 일종의 퀵뷰로서 좀 더 자세한 리뷰는 앞으로 제 블로그를 통해서 다시 할 예정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다가 완전 한 방 먹은 듯한 충격을 받았던 블루레이였어요. 작품도 클래식한 멋스러움이 살아있고 복원 상태도 워낙에 좋아 추천할 만한 타이틀 입니다~










뮤지컬의 왕 팬이긴 하지만 처음 볼 땐 단순히 유치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보고나니 기본에 충실하고 유치함도 미덕으로 승화시킨 괜찮은 뮤지컬이었네요.








Stevie Wonder - Live At Last (Blu-ray Review)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정확히 인지하고 들었던 것은 초등학교 이후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사실상 팝송을 인지하고 들었다기 보다는 들리는 것에 반응했다고 봐야 할텐데, 이 때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뮤지션 중 하나는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였으리라. 그 이후 마이클 잭슨으로 말미암은 모타운 레코드(Motown Records)에 대한 관심으로 잭슨 5를 비롯한 많은 모타운 소속 뮤지션들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는데(다시 알았다는 말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흔히들 말하는 '모타운 사운드'의 계보로서 이해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는 마빈 게이 (Marvin Gaye)도 있었고, 슈프림스 (Supremes), 템테이션즈 (Temptations)도 있었으며 오늘 소개할 스티비 원더도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 즉 잭슨 5 시절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는 특선 TV시리즈 '잭슨 가의 사람들 (The Jacksons : An American Dream, 1992)'을 보면 처음 잭슨 5를 모타운의 사장인 베리 고디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어린아이들로 이뤄진 밴드라고 하니까 베리 고디는 '아이돌은 스티비 원더로 족하잖아. 이제 아이돌 그룹은 흥미없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스티비 원더는 1960년대 초반 매우 어린시절부터 뮤지션으로서 활동한 '아이돌'이었으며,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영화 타이틀 외에 음악 타이틀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는데, 몇몇 소수의 타이틀을 제외하면 AV적 스펙은 출중한데 별로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라던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도 AV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운, 혹은 출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타이틀 'Live At Last' 블루레이는 이 같은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준 흔치 않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타이틀은 'A Wonder Summer's Night Tour'의 일환으로 2008년 가을 영국 런던의 'O2 Arena'에서 펼쳐진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무려 31곡이라는 많은 곡들이 134분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무엇보다 어떤 한 앨범의 투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오래된 히트곡들을 거의 다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들로서는 혹하지 않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딸이자 이 공연에 코러스로 참여하고 있는 아이샤 모리스(Aisha Morris)와 함께 등장하여(아이샤 모리스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추가하기로 하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All Blues'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며 공연은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된다. 'as if you read my mind'에 이어 피아노에서 일어나 키보드로 자리를 옮겨 앉은 스티비 원더는 레게 리듬이 인상적인 'Master Blaster (Jammin')'를 바로 이어 들려준다. 이런 흥겨운 리듬은 'all i do'에 가서야 살짝 진정된다(이 공연 실황을 보면 절로 느끼게 되겠지만 거의 중간에 쉬는 시간없이 몰아치듯 주옥같은 곡들이 계속 이어진다). 'UK Medley'는 말그대로 공연이 열린 영국 출신 뮤지션들의 곡들을 메들리로 엮어서 들려주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비틀즈의 'Fool On The Hill', 'I Want To Hold Your Hand'도 만나볼 수 있고, 롤링스톤즈의 'Satisfaction'도 스티비 원더 만의 색깔로 만나볼 수 있다. 이 모든 곡들은 보코더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색다른 느낌과 함께 무겁지 않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 모두들 소리내어 따라부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메들리를 통해 잠시 쉬어갔다면 'Higher Ground'를 통해서는 다시금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뭐 새삼스러운 말이 되겠지만 이 곡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티비 원더의 곡들은 지금들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로 많은 뮤지션들을 통해 다시금 리메이크 되고 샘플링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곡이 끝나면 또 한 번의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오는데 바로 칙 코리아의 'Spain'이 그 곡이다. 간주부분의 섹소폰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물론 스티비 원더의 하모니카 연주야 말할 것도 없다. 이 곡은 연주곡으로서 섹소폰을 비롯해 기타와 키보드 등 각 세션 연주자들의 솔로를 만나볼 수도 있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곡은(사실 이렇게 한곡 한곡 정리하다가는 도저히 끝나지 않을 정도의 히트곡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많은 이들이 스티비 원더 성대모사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곡 중의 하나인 'Part-Time Lover'이다. 이 곡의 리듬감과 흥겨움, 베이스라인은 언제들어도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개인적으로 노래방에 가게 되면 자주 부르곤 하는 팝발라드 'Lately'가 이어지면 공연장은 어느새 스티비 원더의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관객들의 감각들로 가득찬다. 한 동안 오리지널이 부르는 'Lately'를 너무 못들어서인지 '역시 오리지널이구나'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 분위기는 아이샤 모리스가 부르는 재즈곡 'I'm Gonna Laugh You Right Out Of My Life'로 그대로 이어진다. 그 다음 곡은 'My Cherie Amour'인데,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이 모두 일제히 '라라 라라라'하며 따라부르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었다. 다시 한번 관객들이 다함께 따라하며 흥겨움을 더하는 곡은 'Sir Duke'에서 절정을 이룬다. 브라스와 코러스가 함께하는 간주부분의 멜로디는 언제들어도 흥겹다. 'Sir Duke'에서 미처 빠져나오기도 전에 'I Wish'가 휘몰아치고 그 다음 곡은 'Isn't She Lovely'이니 말 다했다. 'Isn't She Lovely'가 특별히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이 곡의 실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스티비 원더의 친딸인 아이샤 모리스가 무대 위에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카메라 앵글도 은근하게 두 사람을 한 앵글에, 또 아이샤를 비추는데 마치 쑥스러운듯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샤의 얼굴만 봐도 행복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서부터는 정말로 잠시도 쉴틈이 없다. 'Isn't She Lovely'가 끝나고 나면 마치 한 곡인듯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가 이어진다. 곡들이 다들 그리 길지 않아서인지 더 쉴틈이 없이 느껴진다. 그 다음 곡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그의 곡중 하나인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이다. 이 곡 역시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곡이긴 하지만 지루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Superstition'을 듣고 있노라면 이 곡이 정말로 1972년도 발매 앨범에 수록된 곡이었는가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 레전드급 브라스 코러스와 그루브와 리듬감은 말로는 도대체가 형용이 안될 정도다. 'AS'를 끝으로 엄청난 히트곡들의 향연이었던 스티비 원더의 라이브 공연 'Live At Last'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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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타이틀은 깔끔하게 오디오 셋업과 트랙 셀렉트 메뉴만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아무런 부가영상이 수록되지 않은 것이 살짝 아쉽기도 한데, 공연 자체의 퀄리티를 따져본다면 이 같은 아쉬움은 그야말로 '부가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Blu-ray : Pictures Quality


(아래 3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1920*1080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사실 이런 정도의 공연이 수록된 타이틀에 한편으론 화질과 음질이 얼마나 중요하겠느냐만은(중요하죠 ㅎ) 그래도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화질은 일반 영화와 비교하였을 때 최고라고까지 보기는 어렵겠지만 공연 실황 타이틀로서는 레퍼런스라 불려도 좋을 정도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카메라에 따라 약간씩 화질차가 있긴 한데, 클로즈업에 주로 사용되는 일부 카메라의 경우 자체적으로 노이즈가 많아졌다기 보다는 공연장을 배경으로한 특성상 발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 카메라의 경우는 최상급의 화질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어떤 장면에서는 외곽선이 너무 분명해서 입체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화질은 블루레이 유저로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퀄리티를 수록하고 있다.


Blu-ray : Sound Quality





DTS-HD MASTER 5.1채널을 수록한 사운드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레이 타이틀 자체가 지원하는 차세대 사운드 기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원초적으로는 공연 자체의 사운드 메이킹이 굉장히 훌륭하게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키보드 2대, 퍼커션 2대, 기타 2대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 트럼펫, 색소폰과 코러스로 이뤄진 밴드의 사운드는 거의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 콘서트의 음악 감독은 예전부터 스티비 원더와 함께 해온 네이트 왓츠 (Nate Watts)가 맡고 있으며(아래 사진의 주인공) 그는 베이스 연주도 맡고 있다. 특히 드럼과 퍼커션, 브라스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리얼 드럼의 사운드가 정말로 '리얼하게' 전달되고 있으며, 브라스의 강약도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개인차이는 있겠으나 나무랄데가 없는 퀄리티라고 할 수 있겠다.




[총평]사실 음악 타이틀을 리뷰하면서 선뜻 권하기가 어려운 대부분의 경우는 AV적인 측면 때문이 아니라 2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을 채울 수록곡들 때문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뮤지션의 팬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팬들에겐 AV적 요소는 그저 거들 뿐이다), 그렇지 않은 일반 유저들에게는 아무래도 모르는 곡들로 채워진 공연 실황은 심심할 수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스티비 원더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의 주옥같은 히트곡들 덕에 큰 부담없이 2시간 넘는 공연실황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Live At Last' 블루레이 타이틀은 주저없이 추천할 수 있는 음악 타이틀이라 할 수 있겠다. 차세대 화질과 사운드는 그야말로 '거들' 뿐이다.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10
9
9
0
10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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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블루레이 리뷰
http://dvdprime.paran.com/dvdmovie/DVDDetail_Sub.asp?dvd_id=1782&master_id=0


사실 극장에서 볼 땐 심심하다고 느꼈던 영화였는데, 블루레이로 다시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괜찮은 시리즈의 속편이었음. 카지노 로얄 BD를 보고 바로 연달아 보면 완전 한 작품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근래 DVD프라임(www.dvdprime.com)에 올렸던 블루레이 리뷰들 링크.




























며칠 전 엄청난 뽐뿌바람을 타고 아마존에서부터 날아온 <아마데우스 : 감독판 블루레이>.
아직 플레이해보진 못했지만, 패키지와 할인행사를 통한 만족스러운 가격(환율만 정상적이었다면 더 저렴했을텐데 ㅠㅠ),
그리고 무엇보다 한글자막 지원!

오늘 발송되었다던 <월-E> 블루레이와 더불어 봐야할 블루레이들은 점점 쌓여간다~
(아메리칸 갱스터 BD도 아직 못봤는데 -_-;;;)








SF호러 영화의 잊혀지지 말아야할 걸작

B급 호러무비의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 (The Thing)>은 여러 모로 의미있고 인상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82년 작인 이 영화의 장르적 묘미는 지금봐도 전혀 손색이 없으며, 아날로그적인 특수효과들도 최근 SF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특수효과에 비하자면 디테일 면에서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에서는
지금봐도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인 특수효과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비디오로 어렴풋이
보고 난 뒤 제대로 본 것은 이번 블루레이를 통해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DVD로 미처 감상하지 못하고 고화질의 블루레이로
감상하게 된 것이 오히려 득이 된 경우다), 더더욱 (제작년도를 감안한다면 더!) 굉장한 영화였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했다.
존 카펜터의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그의 작품들을 많이 감상하진 못했지만 이 작품 만큼은 왠지 끌렸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 영화의 인상적인 포스터 때문이었다.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하지만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는 이 포스터 때문에 이 영화는 예전부터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고, 블루레이가 출시된 지금에서야 드디어 영접할 수
있게 되었다. 내게 존 카펜터라는 이름은 미처 영화를 보기 전에도 '괴물 (The Thing)'이 항상 연관되어 생각되어질 정도였는데,
보고 난 뒤에도 역시나 이런 연관관계는 계속될 것 같다.




(긴장감을 서서히 고조시키는 비트의 음악을 배경으로, 설원을 달리는 개 한마리와 이를 쫓는 헬기의 오프닝 씬은
지금봐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인트로는 공포를 다룬 장르영화적 특성을 매우 잘 살리고 있는 구성으로 이뤄져있다. 별다른 설명없이 남극이라는
배경을 화면 가득 보여주고, '왜'인지 모를 상황을 전개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남극의 눈 밭위를 달리는 개 한마리와 이를 쫓는 헬기, 그리고 사고로 인해 헬기가 추락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영화의 주요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남극의 연구기지 내부를 보여주는데, 몇 번 카메라로 이곳저곳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이 곳이 외부와는 고립되어 있는 장소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이 영화의 첫 번째 설정은 바로
이 '고립'된 장소에 관한 것인데, 남극이라는 장소가 영화 속에서 고립의 의미로 흔히 사용되기는 하지만, 아마도 이런 설정으로
쓰인 영화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여유있게 들 정도로 <괴물>에서는 배경과 극의 전개를 매우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노르웨이 탐사팀의 연구기지를 찾아간 주인공 일행은 여기서 이상한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우주선으로 보이는 거대한 물체와 외계 생물로 보이는 괴물체를 발견하고 조사를 위해 본인의 캠프로 가져오게 되는데,
이와 더불어 사고를 통해 연구소 내로 들이게 되었던 개 한 마리가 괴물의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목격하면서,
이 괴물체가 다른 객체의 모습을 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 속에서 조금 의아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구를 하는 연구팀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점을 어느 정도 감안한다 하더라도, 딱 봐도 너무도 괴기스런 물체를
처음 본 이들 치고는 너무 담담한 태도들이었다. 괴생물체를 수술대 비슷한 곳에 올려놓고 해부를 하는 장면에서도
이들은 그저 '이게 도대체 무슨 생명체야?'하는 정도의 가벼운 질문만 있을 뿐, 크게 놀라거나 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잘 생각해보면 영화의 제목은 <괴물>이지만 사실은 이 괴물의 존재나 특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존 카펜터의 <괴물>이 단순히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나 장르 영화와는 차별되는 중요한 지점이며,
결국 '괴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무언가 빗대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생물체는 어떤 기본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개가 되었던 인간이 되었던,
그 객체의 모습으로 복제가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자신들의 동료 중 하나가 괴물에게 당해 복제가 된 것을 목격한
이들은 점점 서로를 위심하기에 이른다. 고립된 공간을 벗어날 수도 없고 이 한정된 공간 내에서 함께 지내야만 하는 이들은,
서로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게 된다. 이 부분은 이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작품의 제작연도를
따져보았을 때 매카시즘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국무성 내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매카시즘을 떠올려 보았을 때, 정확한 근거나 실체를 가지고 대상을 몰아가기 보다는 불안함과 여론에 휩쓸려 마녀사냥 식으로
상대를 외곡하는 것으로 안정을 찾는 걸 연관지을 수 있을 텐데, 이 연구소 내에 인물들의 관계와 분위기가 딱 그러하다.
괴물에게 복제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를 창고에 가두기도 하고, 괴물일지도 모르는 이에게 총을 겨누기도 하는 등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 불안감은 극속도로 퍼져나가게 된다.

결국 이들은 반 강제적으로 스스로가 괴물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기에 이른다. 이 시퀀스는 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겠는데, 어찌보면 고백성사 갖기도 하고 어찌보면 고백을 강요받는 듯한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재미있는건 본인들 조차 내 안에 괴물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 검사를 받게 될 때 괴물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는 한편, 내가 만약 괴물로 판명이 되면 어찌 행동해야 될지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여럿 속에서
스스로의 결백을 입증해야만 하는 설정들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곤 했는데, 존 카펜터의 <괴물>은 그 어느 스릴러 영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이 과정을 손에 땀을 쥐도록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는 공포 영화인 동시에 추리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존 카펜터 감독은 단순히 공포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의 방식을 가져와 관객들 역시 누가 괴물일까 하는
궁금증은 물론 주인공인 맥레디(커트 러셀) 역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도록 만든다. 관객들 조차 극중에서 나는 아니야
라고 말하는 맥레디를 의심하게 만드는 이 전개 방식은 매우 탁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계 생물체가 등장하고 UFO를 발견하지만 주인공들은 이에 사실 무덤덤한 편이다. 이는 이 영화의 포인트가, 보여지는 것
자체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추리소설 같이 '누구'를 맞추는가에만 집중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존 카펜터는 누가 뭐래도
호러 영화의 거장이다. 물론 무서운 모습을 한 괴물의 시각적 요소 때문에 공포를 느끼게도 되지만, 공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긴장감과 분위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괴물>은 지속적으로 강약을 조절하고 있는 영화이다.
초반 개 한마리가 우리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이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좁은 복도를 걸어와 머뭇머뭇하며 우리 안으로
들어와 중앙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괴물로 변이하기 까지의 과정은, 대사 한 마디 없지만 극적 긴장감은 최고조로 다다른다
(더군다나 이 '개'는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말이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때 관객이 더욱 불안감을 느끼도록 하는데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이는 동시에 막상 무언가가 일어났을 때에도 좀 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의 임팩트를 주는 등
사건 전과 후를 모두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겠다.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방식보다는 마치 무엇인가 계속 일어날 것 만 같은 암시를 준다거나,
그림자를 통해 표현한다거나 밀폐되어 있는 공간 자체를 공포스럽게 보이도록 묘사하면서, 오히려 괴물이 눈 앞에 등장했을 때
보다도 나오기 전까지의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위의 이 장면의 구도와 긴장감은 최고이지 않나 싶다. 물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장면들의 임팩트도 굉장했고)

극적인 긴장감과 더불어 이 영화가 '괴물' 영화로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독특한 모습의 창조물들 때문이다.
존 카펜터는 당시, 이전까지의 괴물 영화들에 있어 단순히 괴물 탈을 쓰고 나오는 방식에 대해 불만이 많았었다고 하는데,
이런 불만을 반영하듯 이 영화에는 당시로서는(지금봐도 인상적인) 매우 충격적이었을 기괴한 모습과 구조의 괴물들과,
장면들을 담고 있다. 복제 한다는 것 자체보다도 복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중간 단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독특한 형태의 창조물들을 만들어냈으며, 전기 충격을 시도하다가 갑자기 배가 뚫려서 손이 잘리고 마는 장면은 지금봐도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화려하게 움직이는 촉수들의 표현들과 얼굴 아래에 거미 모양의 다리를 한 형태의 괴물 모습은 지금까지도 호러 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할 정도로, 그 움직임이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고 유니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존 카펜터의 <괴물>이 지금까지 영화를 본 이들 사이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로 기억되는데는 아마도 엔딩 장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보통 추리소설 방식을 채용한 경우 확실한 답변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이고, 공포 영화의 경우도
공포를 주는 존재가 사라지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영화의 결말은 이를 벗어난 열린 결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영화의 엔딩은 연구소를 대형 괴물과 함께 불태워 버린 뒤 남은 두 주인공의 대화로 마무리되는데, 이 둘 가운데 괴물에게
복제를 당한 이가 있는 것인지, 둘다 이미 괴물에게 당한 것인지, 아니면 둘다 괴물에게 복제 당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곳에서
추위를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구조가 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은 채 끝을 맺고 있다. 본래는 결론을 명확히
내는 것으로 계획되었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명확하게 처리하지 않고 끝을 맺은 것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1981년 작인 <뉴욕탈출>과 1986년 작 <빅 트러블>등을 통해 존 카펜터의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커트 러셀은 이 영화
<괴물>에서도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연기 자체가 인상적이라기 보다는 표정과 이미지를 통해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커트 러셀도 그렇고 이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은 전체적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고
하기 보다는 이 공간과 분위기에 적절히 녹아들었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어울리는 듯 하다. 최근 개봉한 <다우트>의 경우처럼
연기 자체의 에너지로 메시지를 표현하기 보다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전체적 분위기에 완벽하게 결합하는 연기로서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존 카펜터의 <괴물>은 스토리텔링의 디테일한 측면보다는 장르적 특성에 더 집중을 했던 영화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에서는 오픈 형식으로 마무리했던 엔딩과는
다르게 영화의 후속 스토리격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 발매되기도 했고, 영화의 초반 전멸하는 것으로 나오는 노르웨이 탐사단의
이야기를 (아마도)다룬 프리퀄 형식의 이야기도 영화화가 계획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Blu-ray Menu






<괴물> 블루레이의 메뉴는 유니버설에서 출시된 타이틀답게 유니버설의 전형적인 메뉴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유니버설 타이틀만의 고유 기능인 U-Control 기능이 제공되고 있으며, 'EXTRAS'메뉴를 통해 서플먼트를 수록하고 있다.


Blu-ray Picture


1080p 풀HD의 화질은 1982년이라는 제작연도를 감안하였을때 비교적 만족스러운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물론 개봉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인 만큼 최신 영화들과의 1:1화질 비교는 어렵겠지만, 몇몇 장면의 디테일한 부분은 세월의 흐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어두운 부분의 표현이라던가 전체적인 장면 표현에 있어서 노이즈와 잡티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크게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며 비교적 블랙의 표현력이 깊은 편이라 선명한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아래의 스크린샷 4장은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블루레이롬을 통한 캡쳐를 통해서 볼 때는 그리 확 와닿지는 않는 화질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HDTV를 통해 감상했을
때는 좀 더 만족스러웠던 화질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의 모습도 컴퓨터 그래픽보다는 아날로그한 방식으로
주로 이루어진 것들이기 때문에 블루레이의 고화질에서도 큰 이질감이 없으며, 온통 하얀 눈으로 덮힌 배경에 어두운 옷을 입고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캄캄한 밤에 폭발과 화염이 이는 장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극적인 색과 명암의 대비로 인해 화질 평가
측면에서 좀 더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Blu-ray Sound





DTS-HD 5.1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는 음질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고요함과 폭발을 적절히 교차하며 극을 긴장감 넘치게 이끄는
전개 방식과도 맞물려, 영화음악 역시 강약을 반복하고 있는데, 특히 엔니오 모리꼬네가 맡은 영화음악은 시종일관 극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의 크레딧을 처음 볼 때 음악을 엔니오 모리꼬네가 맡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었는데, 기존 존 카펜터의 작품들에서는 존 카펜터가 스스로 영화 음악을 맡았던 것들과는 달리 이 작품 <괴물>에서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실험적이고 음산한 비트와 선율이 더해져 영화를 더욱 극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존 카펜터는 자신이 연출한
거의 대부분의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이 영화는 그가 영화음악을 맡지 않은 최초의 영화이기도 하다).
존 카펜터가 직접 영화음악을 담당하고 있지 않기는 하지만, 그가 가장 영향을 받은 영화음악가 중 하나가 엔니오 모리꼬네이기도
하기 때문에 <괴물>의 음악은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동시에, 가장 존 카펜터스러운
영화음악이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스코어 적인 측면 외에 괴물이 내는 효과음이나 대형 폭발음 등의 표현력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블루레이로 출시되는 예전
영화들의 경우 일부 사운드가 너무 뭉뚱그려져 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괴물>의 경우는 이런 면에서 합격점을 줄만 하다.
사운드가 담겨있을 때보다 아무런 사운드가 나지 않을 때가 더욱 공포스러운 영화이긴 하지만, 차세대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역시 제작연도와 영화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수록하고 있다 하겠다.


Blu-ray Special Features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영화와 역시 만족스러운 화질과 사운드에 비춰봤을 때 <괴물> 블루레이 타이틀에 수록된 서플먼트는
확실히 아쉬운 편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서플먼트라 할 수 있는 감독인 존 카펜터와 커트 러셀이 참여한 음성해설에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으며, 역시 메인 부가영상이라고 할 수 있는 'John Carpenter's The Thing: Terror Takes Shape'에도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특히나 이 영화처럼 작품 세계가 확실한 감독이 연출한 작품의 경우 감독의 음성해설은 그 어느 제작과정
다큐멘터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을텐데,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유저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밖에 'Production Background Archive' 'Cast Production Photographs' 'Production Art and Storyboards' 'Post Production' 등
몇가지 서플먼트가 담겨있는데, 위의 캡쳐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위의 캡쳐화면은 각각의 이미지를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한 경우입니다), 마치 DVD타이틀 초창기 시절을 보는 듯한 텍스트와 이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풀HD급 제작과정을
만날 수 있는 최신 타이틀에 비해서는 역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는 없다. 물론 이 역시 별도의 한글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며,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흥미보다는 자료로서의 기능이 더욱 강조된 경우라
끝까지 끈기 있게 감상하는 것이 그리 쉬운 편만은 아니었다.




[총평] 존 카펜터의 <괴물 (The Thing)>은 B급 호러 영화의 거장인 존 카펜터의 팬들에게는 두말 할 것 없이 봐야할 작품임은 물론
차세대의 고화질과 사운드로 복원되다시피한 블루레이 타이틀은 필수 소장 목록 1호가 될 것이며, 그의 작품을 아직 다
섭렵하지 못한 이들에게 역시, 그가 왜 한 장르의 장인으로 불리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인상적인 영화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비로소 스크린을 통해 보았을 때 느꼈던 감동의 절반을
블루레이를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며(절반이라고 한 이유는 이 작품 역시 스크린을 통해 보게 될 날을 아직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흘려보았던 존 카펜터의 예전 작품들에 다시금 손을 뻗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작품이었다. 블루레이로서도 아쉬운 서플먼트
부분만 참아낸다면 화질과 사운드면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타이틀이 될 것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9
8
8
5
9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www.realfolkblues.co.kr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요 근래 질렀던 블루레이 4종과 DVD1종. 왼쪽부터 <이토록 뜨거운 순간 DVD> <헬보이 BD> <헬보이 2 BD>
<아메리칸 갱스터 BD> <괴물 BD>.




리들리 스캇 감독의 코멘터리에 한글자막이 수록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아메리칸 갱스터 BD>




존 카펜터 감독의 걸작 <괴물 (The Thing) BD>. SD급 영상의 서플과 역시 코멘터리등에 자막 미지원은 아쉽지만,
아...영화는 정말 최고. 화질, 음질도 이 정도면 대 만족!



얼마전 DP리뷰를 위해 이미 QC로 보긴 했지만 소장을 위해 따로 구입한 <헬보이 2 BD>.




2편을 보고난 뒤 더 재미있을(아마도 가장 개인적인 취향일 듯한) 3편을 위해, 소장하기로 마음먹게 된 <헬보이 BD>.









글 : 아쉬타카 (a_shitaka@nate.com)


오마주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준 헐리웃 애니메이션

헐리웃이 동양 문화, 특히 쿵푸에 관심을 가져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1,2>를 제외한다면 이러한 높은 관심을 그에 걸 맞는 결과물로 완성시킨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중화 권과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국내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그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한 것이 역력히 보이는 이른바 ‘양키 센스’의 헐리웃 작품들에서는, 기대한 만큼 장점보단 단점이 더 부각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류의 영화들로는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꿈의 조합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이 컸던 <포비든 킹덤>을 들 수 있겠고, 아직 개봉 전이지만 예고편이나 스틸 컷만으로도 전설의 괴작 반열에 근접하고 있는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미리)예로 들 수 있겠다. 앞선 두 영화들은 어찌 보면 매우 혜택을 받은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전자는 중화 권 최고의 스타들이 직접 출연하고 있으며, 후자는 일본 최고의 망가인 <드래곤볼>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로 미뤄봤을 때 <쿵푸팬더>는 출발점 자체가 두 작품보다 훨씬 뒤쳐질 수 밖에는 없었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배우가 출연하기는커녕 극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고, 원작이 있기는커녕 순수 창작물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전체관람가의 가족 영화다) 그런데 이미 극장에서 확인했다시피 <쿵푸팬더>는 <킬 빌>에 버금가는 쿵푸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담고 있다. 단순히 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표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놀랍다. 감독이 중국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쿵푸와 쿵푸 영화에 대한 디테일한 점들을 놓치지 않고 그려내고 있으며, 전통 쿵푸 영화들의 클리셰들을 잘 버무려 전 세계, 전 연령의 관객들이 즐거워 할 만한 멋진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쿵푸팬더>의 기본 줄거리는 어린 시절 <취권>을 비롯해 골든 하베스트사의 쿵푸 영화들을 보고 자란 이들이라면 너무도 익숙할 이야기와 인물 구조를 갖고 있다. <쿵푸팬더>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라면 이 같이 뻔한 이야기를 단순히 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새 옷을 입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익숙한 관객들 역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신선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혈관에 육수가 흐르는 루저 캐릭터인 ‘포’가 전설의 용문서를 전수 받는 ‘용의 전사’가 되는 과정은 클리셰가 집대성 된 스토리라고 볼 수 있지만, 이 과정 속에는 수 많은 오마주들과 설득력 가득한 장면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쿵푸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는 물론 <매트릭스>나 <스타워즈> 같은 헐리웃 영화들의 주요 모티브를 자신 만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낸 점도 <쿵푸팬더>가 단순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어서는 안될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자체에 대한 칭찬을 하느라 다 거론하지도 못했지만, CG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의 애니메이터들과 영화 기술자들이 합작해 낸 놀라운 결과물이었고, 이러한 장점은 <쿵푸팬더> 블루레이를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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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쿵푸팬더>가 영화적으로 다른 작품들에 비해 큰 혜택을 애초부터 부여 받은 작품은 아니었다 라고 얘기했었는데, 반대로 블루레이라는 차세대 영상 포맷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다른 실사 영화들보다 태생적으로 장점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아무리 화질 좋은 실사 영화들도 처음부터 100% 디지털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화질에는 못미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면에서 어쩌면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화질 평가는 별개로 해야하는 것이 옳을 지도 모르겠으나, <쿵푸팬더> 블루레이의 화질은 이러한 점들을 다 감안하더라도 큰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화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기대가 큰 영화들은 기대보다 더 좋아야만이 ‘좋았다’라는 평가를 그나마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국내 출시 이전에 이미 해외 리뷰 사이트들에서 별 5개 만점을 연달아 주기도 했던 <쿵푸팬더> BD 의 화질 평가는 필자로 하여금, ‘그래 얼마나 좋길래, 한번 두고보자’하는 식의 눈길을 은연 중에 갖게 했는데, 그래도 최고 평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정도로 레퍼런스급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아래 4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1920*1080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2.35:1의 화면비와 1080p의 화질로 수록된 영상은 레퍼런스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나중에 서플먼트에 관해 이야기할 때 더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이 작품은 캐릭터를 구현해 내는 것과 장면 연출에 관한 기술적 측면에서 상당히 진일보된 CG 기술과 애니메이터들의 피나는 노력이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겠다. 한 때 애니메이션에서 그 기술력의 수준을 논할 때 ‘물’의 표현력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후에는 <몬스터 주식회사>를 통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처럼 ‘털’의 표현력이 이를 판단하는 주된 기준이 되었고, 나중에는 물에 젖은 털의 표현마저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아래 2장의 그림은 클릭하면 1920*1080 원본 사이즈의 그림으로 확대됩니다)



<쿵푸팬 더>의 그래픽은 그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온몸이 털로 뒤덮힌 캐릭터는 기본이고, 이 캐릭터가 옷을 입고 있다는 설정을 예로 들 수 있을 듯 하다. 일반적으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순식간에 장면을 감상하는 관객들은 피부에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조금만 애니메이터들의 작업 현장을 들여다보니 ‘포’처럼 털로 뒤덮힌 신체에 옷을 입고 있는 캐릭터를 구현해 내는 일이 얼마나 까다로운 작업인지를 알 수 있었는데, 잘 알다시피 <쿵푸팬더>의 캐릭터들은 여기에 ‘쿵푸’까지 하고 있으니 실로 최고 난이도의 작업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이런 디테일은 극장에서는 디지털이나 아이맥스 상영이라 해도 100% 확인이나 체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블루레이의 훌륭한 화질을 통해 극장에서는 놓쳤던 미세한 디테일을 맛볼 수 있었다.



혹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지 못했거나 혹은 봤더라 하더라도 일부 장면에서 붉은색 혹은 녹색이 너무 진하게 - 마치 화질 문제로 인해 보정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 표현된 것은 아닌가 하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일단 블루레이에서도 이런 현상은 여전하다. 사실 극장에서 볼 때는 화질보다는 작품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으나 리뷰를 위해 블루레이를 감상하면서는 본인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며 갸우뚱 하기도 했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어디까지는 의도된 색감이며, 보이지 않은 감독의 의도를 반영하는 연출이라 할 수 있겠다.

감독인 마크 오스본과 존 스티븐슨이 참여한 음성해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쿵푸팬더>에는 거의 단 한번도 현실과 같은 ‘파란’하늘이 등장하지 않는데, 마치 화면 전체에 번지듯 사용된 색감은 각각 그 장면을 주도 하고 있는 정서나 캐릭터에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서, 블루레이의 선명한 화질을 통해 더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CG로 작업된 애니메이션의 경우 실사 영화에 비해 입체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쿵푸팬더>의 경우는 영상 자체가 질감과 공간감이 잘 살아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깊은 블랙을 표현해낸 블루레이의 우수한 화질 덕분이라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본편 거의 마지막 부분에 포가 힘들어하는 시푸를 두 손에 안다시피 하는 장면에서, 포가 시푸를 들어 올릴 때 그 입체감과 공간감에 화면에서 한 발작 물러나 움찔하기도 했었는데, 몇몇 장면은 마치 3D 입체 영상을 보는 듯한 입체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쿵푸팬더>는 실사 영화 못지 않게 - 어쩌면 더 치밀하게 - 조명 연출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캐릭터에 어떻게 빛이 드리워 지는지, 수 많은 청중들에게 어떻게 그림자가 지는지를 깊이 고민한 영상은, 깊은 블랙의 화질로 드디어 확인할 수 있었다. ‘드디어’라고 한 이유는 극장에서는 사실상 다 확인할 수 없었던 디테일 이었기 때문인데, 블루레이의 고화질 영상은 클로즈업 장면에서는 물론, 수 많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등장하여 복잡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초반 제이든 궁전 장면에서 최고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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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는 모든 애니메이션 작품이 그러하듯이 실존하지 않는 사운드가 주를 이룬 영화이다. 특히 동물들이 주인공에다가 쿵푸라는 소재를 다루게 되면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효과음들과 소리들이 담기게 되었는데, 배경음악 보다는 효과음이 더욱 중시되는 사운드라는 점에서 블루레이로서의 장점은 더욱 커진다.

<쿵푸팬더> 블루레이는 영어 돌비트루HD를 비롯하여 한국어 5.1 돌비디지털 채널을 수록하고 있다. 돌비트루HD로 제공되는 영어 더빙트랙을 우선 살펴보면 차세대 음향답게 기존 돌비트랙과는 차별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타이렁이 감옥에서 탈출하는 시퀀스에서는 멀티 채널의 활용도와 음장감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타이렁에게 화살이 쏟아지는 장면과 타이렁이 이를 이용해 벽을 기어 오르는 장면에서는, 큰 규모의 소리들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작은 타이렁의 발자국 소리 또한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또한 ‘무적의 5인방’이 처음 소개되는 장면에서 역시 공간감 활용도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시퀀스다. 각 동물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린 캐릭터답게 각 캐릭터가 내는 사운드도 각각인데, 쉽게 말해 그냥 ‘휙휙’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디테일한 사운드로 이루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포와 타이렁의 듀얼 장면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부숴지고 떨어지고 하는 과정 중에 생기는 먼지를 동반한 사운드는 우퍼 스피커를 통해 실감나게 전달되며, 각종 타격음들도 배경음악에 묻히지 않고 선명하게 재생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스 짐머와 존 파웰이 참여한 사운드트랙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했는데, 작품에 걸맞게 동양적이면서도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를 표현해낸 음악 역시, 효과음들과는 별개로 후방을 든든히 지원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타이틀로서(특히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가장 먼저 꼽게 되는 조건은 화질도 음질도 아닌 우리말 더빙의 수록 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쿵푸팬더>는 우리말 더빙 트랙이 돌비디지털 5.1채널로 수록되어 있다. 사실 포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잭 블랙을 비롯해 오리지널 더빙 연기자들이 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앞선 이유 때문에 더빙 수록이 간절한 국내 유저들을 위해 수록된 우리말 더빙의 퀄리티도 괜찮은 편이라 하겠다.


음질 자체를 봤을 때 돌비트루HD의 영어 더빙 보다는 그 임팩트가 부족할 수 밖에는 없지만, 김기현 씨를 비롯한 국내 성우진들이 연기한 우리말 더빙도 그 만의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어 자막보다 더 알기 쉽고 친숙하게 풀어놓은 우리말 더빙의 대사들은, 더빙의 타겟이 되는 대상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기획된 것임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건 우리말 더빙으로 감상을 하면 엔딩 크래딧과 함께 국내 개봉 시처럼 비(Rain)가 부른 아시아버전 ‘Kung Fu Fighting’이 흐르고, 영어 더빙 버전으로 감상하면 엔딩에 CEE-Lo가 부른 곡이 나온다는 점이다. 국내 개봉 시에는 오리지널 버전이라 할 수 있는 CEE-Lo의 곡을 들을 수가 없었음으로 오히려 오리지널이 반가운 경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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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속으로’라고 이름지어진 메인 서플먼트 가운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역시 ‘제작자의 음성해설’을 들 수 있을텐데, 감독인 마크 오스본과 존 스티븐슨이 참여한 음성해설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미처 알 수 없었던 뒷 이야기들이나 의도적으로 삽입한 장면이나 설정 들, 그리고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영화들을 참고했는지에 대한 정보등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앞서 초반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제대로 된 오마주를 담아낸 영화임은 알고 있었지만, <소림 36방>을 비롯해 마니아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고전 홍콩 쿵푸 영화들까지 참고한 감독의 정성과 노력을 엿볼 수도 있다. 그리고 각 장면을 연출한 애니메이터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들을 수 있었고, 영화의 내용에 관한 깊은 이야기와 정서에 관한 생각도 들려주고 있다. 새삼 느낀 거지만, 감독이 들려주는 음성해설을 듣고 있노라니 이들이 정말 ‘제대로’ 동양문화와 쿵푸를 꿰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성해설 트랙외에 ‘트리비아 트랙’을 자막 선택화면에서 지정할 수 있는데, 영화에 뒷 얘기라고 할 수 있는 트리비아 트랙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좋으나 - 예를 들어 무적의 5인방과 타이렁이 다리에서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인디아나 존스 미궁의 사원’을 참고했다는 식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자막으로 선택된다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별도의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짧고 간단한 정보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은 영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 자막이 더 필요한 서플먼트이기도 한데 더군다나 트리비아 트랙을 선택하면 영어 더빙 감상시 본편에 대한 자막 또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서플먼트 가운데는 ‘애니메이터 코너’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 역시 PIP형식을 통해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캐스팅 만나보기’에서는 ‘포’를 연기한 잭 블랙을 비롯해, ‘시푸’역의 더스틴 호프만, ‘몽키’역의 성룡, ‘바이퍼’ 역의 루시 리우, ‘타이그리스’역의 안젤리나 졸리, ‘타이렁’역의 이안 맥쉐인 그리고 ‘맨티스’역의 세스 로건과 ‘크레인’역의 데이비드 크로스, ‘우그웨이’역의 렌달 덕 김의 인터뷰와 연기 장면을 만나볼 수 있다.

보통 애니메이션 더빙의 경우 완성된 영상에 더빙만 입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쿵푸팬더>의 경우는 영상을 다 완성하기 전에 진행되어 더빙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모습과 동작들을 따로 촬영해 목소리 연기를 담당하는 배우들의 습관이나 표정들이 실제 애니메이션 캐릭터에게 적용이 되도록 제작된 경우다.

그래서 ‘포’에게서는 단순히 목소리 뿐 만 아니라 표정이나 동작에서 잭 블랙 만의 익살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시푸’에게서는 더스틴 호프만의 노련함이, ‘맨티스’에게서는 세스 로건의 조크가 담겨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맨티스’ 같은 경우 극장에서 관람할 때는 비중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별로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세스 로건의 연기로 인해 ‘맨티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대사나 방향이 많이 틀려졌다고 한다.



‘한계를 넘어서기’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털이난 캐릭터가 옷을 입고 거기에다 쿵푸까지 한다는 설정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애니메이터들의 기술적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수 있고, ‘국제보호기구 : 야생팬더를 구해주세요’에서는 잭 블랙의 진행으로 점점 지구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팬더에 대해 인간들로 하여금 경종을 울리는 공익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내용만으로 보면 매우 공익적이라 지루할 수 있는 영상인데, 잭 블랙의 재미있는 진행과 더불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상 덕분에 끝까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포의 파워플레이’에서는 영화와 관련된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는데, ‘용의 전사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는 유저가 직접 ‘포’의 입장이 되어 영화 속에 등장했던 무적의 5인방의 수련 방법을 하나씩 게임 형식으로 진행해 볼 수 있다. 이 게임이 은근히 쉽지 않은데 이유는 조작 방법이 영어로만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두 뒤섞기’는 이름 그대로 영화 속 시푸가 포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리저리 그릇 속에 만두를 넣고 섞은 다음 직접 맞추는 게임인데, 큼지막한 한글로 메뉴가 구성되어 있어 시원시원함 마저 느낄 수 있었다.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만두 뒤섞기’의 경우 게임 자체가 워낙 쉽기 때문에 굳이 한글화 하지 않아도 되었을 듯 하고, ‘용의 전사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조금 설명이 필요한 경우라 할 수 있을 텐데, 정작 후자에는 한글메뉴가 지원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캐릭터 그리기’는 영화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터가 직접 등장하여 영화 속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 쉽게 처음부터 그려주는데, 마치 예전 EBS를 통해 방영되었던 ‘밥 로스의 조이 오브 페인팅’(일명 그림 아저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직접 6가지 주요 캐릭터 가운데 선택할 수도 있다.

'쿵푸의 소리와 움직임’에서는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이 영화의 사운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담고 있다. <쿵푸팬더>의 사운드는 <반지의 제왕> <킹콩> <트랜스포머>등에서 사운드 효과를 담당한 에단 반 더린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선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소리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고생도 했지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는 인터뷰도 만나볼 수 있다.



‘KUNGFU FIGHTING’ 뮤직비디오는 CEE-Lo가 부른 오리지널 버전이 수록되었는데, 영화 속 기존 장면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뮤직비디오만을 위해 제작된 장면들도 있고, 잭 블랙과 CEE-Lo가 등장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을 듯 하다. ‘팬더 춤 배우기’‘쿵푸 할 줄 아나요?’는 마치 교육용 DVD를 보는 듯한 영상이 수록되었는데, 흑인 여성 댄서가 아이들과 함께 등장해 팬더 춤 동작을 친절히 설명해 주기도 하고, 여섯 동물을 기본으로 한 캐릭터 별 쿵푸 스타일과 무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팬더의 나라’라는 메뉴에 담긴 서플먼트들은 영화 자체 보다는 배경이 되는 중국 문화와 역사 혹은 무술에 관한 정보들이 담겨있는데, 아시아권 유저들을 대상으로 했다기 보다는 북미권 서양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성격의 영상들이라 할 수 있겠다.

‘핑의 국수집’에서는 실제 중국 식당에서 국수면발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면서 이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밀가루 반죽이 주방장이 동작을 거듭할수록 얇은 면발로 변하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젓가락 사용하는 법’ ‘12지신 속으로’ ‘쿵푸팬더의 동물들’ ‘당신이 싸우는 스타일은’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친절하게 관련 문화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비디오 쥬크박스’에서는 <슈렉 1,2,3> <헷지> <마다가스카> <샤크>등 드림웍스 전작들의 뮤직비디오를 선택하여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역시 일부 작품의 경우 더빙을 우리말로 설정했을 경우 우리말로 진행되는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

[총평] 블루레이라는 차세대 영상 포맷이 가정용 기본 영상소스로 자리잡으려면, 무엇보다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진정한 ‘가족용’ 타이틀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쿵푸팬더>BD는 어른들에게는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고, 아이들에게는 우리말 더빙을 통해 한결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블루레이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내용면에서도 그렇고 레퍼런스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훌륭한 화질과 음질은, 무언가 하나가 만족스러우면 다른 하나가 아쉬운 적이 많았던 블루레이 시장에서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인 것은 물론 일터. 곧 대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올 상반기 블루레이 시장 가운데서도 <다크나이트>BD 이후 가장 많은 인기를 끌 블루레이 타이틀이 될 것을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2009.01.26 | 아쉬타카 (a_shitak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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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프라임 리뷰를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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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현이 (a_shitaka@nate.com)


아바(ABBA)라서 더욱 행복한 뮤지컬 영화

스웨덴 출신의 혼성밴드 ‘아바(ABBA)’는 전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팝스타이기도 하지만,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 덕분에 특히 국내에서 더욱 인기를 누렸던 추억의 팝스타이기도 하다. 추억이라는 ‘과거형’으로 정의하긴 했지만 이들의 음악은 그들의 오래된 CD 혹은 LP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현재 형’으로 21세기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데, 이런 붐을 먼저 일으킨 것은 무대 뮤지컬인 ‘맘마미아!’였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아바의 익숙한 곡들을 하나의 완벽한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는데, 국내에서는 최정원, 전수경 등이 출연하여 공연되었다. 영화 <맘마미아!>는 바로 이 무대 뮤지컬에 근본을 두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런데 단순히 인기 무대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라고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 영화 <맘마미아!>는 뮤지컬의 감독과 스텝들이 고스란히 다시 모여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메릴 스트립, 줄리 월터스 등 헐리웃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뮤지컬이라는 장르 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들의 명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 극장에서 <맘마미아!>를 보기 전만 해도, 뮤지컬 영화의 광 팬인 필자였음에도 ‘그저 아바 음악을 2시간 동안 실컷 들을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아쉽진 않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안이한 생각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별빛 쏟아지는 푸른 바닷가를 배경으로 ‘I Have a Dream’을 부르는 첫 장면부터 단숨에 깨져버리고 말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맘마미아!>에는 단순히 아바의 음악으로 이뤄진 뮤지컬이라는 것 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특별한 뮤지컬인 동시에, 다른 한 편으론 바로 ‘아바’의 음악으로 이뤄진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다른 뮤지컬 영화들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아바의 곡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없는가, 아바의 음악들과 얼마나 많은 추억을 공유했는가는 분명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아바의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별로 재미를 못 느낄 만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 영화에 수록된 아바의 곡들은 놀랍도록 - 마치 영화를 위해 모두 새롭게 만들어진 곡들인 것처럼 - 영화 속 이야기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유명한 곡들을 원작으로 영화나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몇몇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어느 정도 원곡과 이야기 간에 이질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맘마미아!>는 주인공인 도나가 딸을 시집 보내며 드는 감정이 잘 드러난 ‘Slipping Through My Fingers’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야기 속에 완전히 녹아 들어있는 경우라 하겠다. (※ 'Slipping Through My Fingers' - 이 곡은 본래 아바의 멤버인 비요른과 아그네타가 이혼한 뒤 엄마인 아그네타가 딸인 린다를 멀리서 바라봐야만 하는 감정을 그린 곡이라고 한다). 물론 이 같이 아바의 음악들로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공은 무대 뮤지컬 <맘마미아!>에게 먼저 돌아가야겠지만, 뮤지컬의 감독 및 주요 스텝들이 영화 역시 만들었으니 영화 역시 이런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하겠다.





영화는 뮤지컬 영화의 아주 전형적인 모습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특히 초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또래의 여자 친구 둘과 함께 'Honey, Honey'를 부르는 시퀀스는, 뮤지컬 영화의 전형적인 구성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대사를 주고 받으며 노래를 시작해 완전히 노래로 빠져들었다가 장소를 이동해가며 노래는 이어지고, 이 과정 속에서 영화 초반의 스토리에 관한 소스와 캐릭터에 성격에 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구성을 보여준다. 뮤지컬 영화에서는 구구절절 스토리를 다 설명하거나 - 스토리가 매우 중요한 편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 할 시간적 여유도 없거니와 대부분 노래로 설명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구성은 아무리 전형적이라 해도 뮤지컬 영화로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영화 <맘마미아!>는 무대에 익숙한 감독과 스텝들답게 다른 뮤지컬 영화들 보다 훨씬 더 공간을 활용하거나 대규모의 군중 씬이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이것은 장점과 단점으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무대에서나 느낄 수 있는 화끈한 감동을 스크린에 담아낸다는 점에서는 아주 만족할 만한 장점으로 들 수 있겠지만, 군중이 동원된 장면에서는 다른 뮤지컬 영화들에 비해 군중들이 노래에 참여하게 되는 동기가 살짝 부족한 점도 느껴지기도 한다. 치밀하게 따지고 들자면 이야기의 구성 면에서 조금 허술한 면도 느껴지지만 이는 뮤지컬 세상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더군다나 <맘마미아!>에는 이를 다 감수하고도 남을 아바의 말 그대로 주옥 같은 곡들이 있지 않은가! 그것 만으로 행복함은 넘치고도 남는다.






<맘마미아!>블루레이 타이틀에 수록된 영화 본 편 자막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덧붙이자면, 극장에서 볼 때와는 조금 다른 자막이 수록되었는데, 긴 대사들이 약간 함축되어 담긴 경우도 몇몇 있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음성으로 만나볼 수 있는 ‘Thank You for the Music’의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극장 상영 시와 다른 점이라 하겠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로서 비슷한 소재였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BD와 비교했을 때 훨씬 만족스러운 자막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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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ay Pictures

1080p 풀HD의 해상도를 지원하고 있는 <맘마미아!> 블루레이의 화질은 평균적인 수준이다. 작년 말에만 출시되었어도 상급의 화질로 평가 받겠지만, 여러 화질 좋은 타이틀이 출시된 현시점에서는 '평균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초반 어두운 밤 바다 장면을 시작으로, 그리스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득 담고 있는 영상은 풀HD의 화질로 시원하게 재현된다.

(아래 스크린 샷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일부 장면의 경우 미세한 노이즈가 발견되기도 하고, 인물들 외에 주변 배경들의 표현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감상에 지장이 있거나 크게 불편하다고 느낄 만한 정도는 아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주요 활동무대인 호텔의 경우 영국에 위치한 대형 촬영장에 세트를 지어 촬영했고, 몇몇 장면만 실제 그리스에서 로케이션을 통해 촬영되었는데, 이들 간의 약간의 화질 편차가 드러나기도 한다. 영화 자체가 화질이 최우선 되는 작품은 아니기에 평균적인 화질로도 비교적 만족스러운 타이틀이라 하겠다.

Blu-ray Sound






DTS-HD Master를 수록한 사운드는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는 더 없이 훌륭하지만 멀티 채널의 위용은 느끼기는 어렵다. 뮤지컬 영화로서 액션 영화들처럼 채널 분리도를 느낄 만한 장면들도 많지 않고, 대부분의 사운드가 센터 스피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차세대급의 인상적인 사운드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다. 또한 뮤지컬 영화라 하더라도 군중 씬의 사운드 임팩트는 조금 아쉬운 편인데,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Dancing Queen’ 시퀀스나 화려한 군무를 만나볼 수 있는 ‘Voulez-Vous’ 시퀀스 같은 경우에서는 좀 더 임팩트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래 부분에서는 센터 스피커를 통해 모든 곡을 HD 사운드에 걸맞은 음질로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Blu-ray Special Features





<맘마미아!> 블루레이는 유니버설에서 제작된 타이틀로서 유니버설의 기본적인 블루레이 메뉴들을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원하는 장면을 직접 영상 클립으로 만들 수 있는 ‘My Scene’이나 다양한 부가영상들을 본 편과 동시에 감상/확인 할 수 있는 ‘U-Control’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최근 리뷰 했었던 <원티드>블루레이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U-Control’의 경우 다양한 기능들 가운데 ‘P.I.P’기능 만을 제공하고 있는데, 역시나 한글 자막을 수록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유니버설의 다른 타이틀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U-Control’에 수록된 영상의 경우, 일부 다른 부가영상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 메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영상들인데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맘마미아!> 블루레이는 타이틀 뒷면 설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기본 언어를 ‘영어’로 설정했을 시에만 볼 수 있는 메뉴가 있다. ‘Behind The Hits’라는 제목의 메뉴인데, 영화 속 노래가 삽입된 장면에서 그 원곡에 대한 설명 (아바의 어떤 앨범에 수록되었는지 등을 비롯한 트리비아) 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메뉴는 초기 언어설정에서 ‘영어’로 설정해야만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서플먼트 가운데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코멘터리인데, <맘마미아!> 블루레이에는 감독인 필리다 로이드가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음성해설 외에 첫 번째로 만나볼 수 있는 부가영상은 ‘Deleted Scene’과 ‘Outtakes’이다. 삭제 장면에서는 영화의 인트로 시퀀스에서 3명의 남자 주인공이 소피에게 편지를 받게 되고 섬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이 추가로 담겨있다. ‘Outtakes’는 쉽게 말해 ‘NG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가운데 웃음을 참지 못해 벌어지는 NG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참고로 두 가지 서플먼트를 비롯해 ‘Gimme! Gimme! Gimme!’ 뮤직비디오와 비요른 울바에우스의 까메오 출연 장면은 SD영상으로 수록되어 있다).




Deleted Musical Number - The Name of the Game’에서는 빌과 소피가 부녀 지간 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대화를 나누는 부분에 삭제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데, 본 편에서는 그냥 대화로만 진행되지만 삭제장면에서는 ‘The Name of the Game’곡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어두운 밤 벌어지는 장면이지만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매력을 또 한번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The Making of Mamma Mia!’는 일반적인 제작 다큐 영상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감독과 스텝들의 인터뷰를 통해 무대 뮤지컬이 스크린으로 옮겨지기까지의 과정을 전해 들을 수 있고, 배우들의 캐스팅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 있다. <맘마미아!>는 주인공들이 여성인 점도 있지만, 감독과 제작자, 작가 역시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한 편의 ‘여성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실제 영화 속 3명이 여자 주인공과 매우 흡사한 제작진 여성 3인 방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영화는 아바의 두 멤버인 베니 안데르손과 비요른 울바에우스가 직접 음악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이 영화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를 비롯해 배우들에게 직접 반주를 해주면서 노래를 가르쳐 주는 녹음실에서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영화답게 이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음악감독을 맡은 마틴 로우의 인터뷰가 매우 비중 있게 실려있다. 이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점은 마치 무대 뮤지컬을 연습하듯이 출연하는 모든 보조 연기자들에게까지 노래를 연습 또 연습시키는 장면이었는데, 본래 노래보다는 춤이 장기인듯한 보조 출연자들에게 립싱크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입을 크게 벌려 노래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에서는, 무대에 익숙한 전문 스텝들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캐스팅에 관련된 영상에서는 소피아 역할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오디션 장면을 짧게 나마 만나볼 수 있는데, 단연 돋보이는 그녀의 노래 실력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난 뒤 혹자들은 ‘여자 주인공이 원래 가수야?’하고 물어봤을 정도로, 메릴 스트립의 노래가 ‘뮤지컬’스러웠다면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노래는 정말 ‘가수’ 같은 놀라운 실력이 아닐 수 없었다. ‘Anatomy of a Musical Number - Lay All Your Love On Me’에서는 본래 노래가 그리 능숙하지 않았던 남자 주인공 도미닉 쿠퍼가 이 곡에 익숙해 지기까지 연습하는 과정과 이 곡의 촬영 에피소드가 담겨있는데, 영화 속에서는 따듯하게만 보였던 해변에서의 이 장면이 실제로는 너무 추웠었다는 후문을 전해들을 수 있다.





Becoming a Singer’에서는 아바의 두 남자멤버가 영화 음악을 맡게 되면서 새롭게 예전의 음악들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두 멤버는 물론 당시 함께 녹음했었던 세션 연주자들도 이번 사운드트랙에 함께 참여하였는데, 오랜 세월 연주해 보지 않았던 곡들이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어 금새 마칠 수 있었다는 이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들은 최종적으로 녹음실에서 녹음할 시에만 노래에 집중하고 실제 촬영장에서 촬영 할 때는 녹음할 때처럼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맘마미아!>의 경우는 실제로 촬영장에서 녹음한 소스를 몇몇 장면에서 섞어서 사용했을 만큼, 배우들이 촬영할 때도 매우 진지하게 노래에 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배우들은 정말 매일매일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을 연습하듯이 노래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했고, 노래에 비교적 능숙하지 않았던 피어스 브로스넌과 스텔란 스카스가드, 콜린 퍼스 등 남자 배우들은 자신들이 노래하는 장면 촬영이 있는 날이 공포스럽게 느껴졌을 만큼 떨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메릴 스트립의 경우는 모든 장면에서 항상 노래를 직접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잘 들어보면 메릴 스트립이 노래한 곡들을 영화 속에서 들어보면 마치 ‘라이브 실황’ 앨범을 듣는 듯한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완벽한 음정과 녹음용으로 정리된 노래보다는 감정과 장면에 충실한 -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뮤지컬 스타일의 접근 방식이 아닐 수 없겠다 - 노래로서 훨씬 더 장면과 어울리는 멋진 곡들을 선사하고 있다. <맘마미아!> 속 또 하나의 명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The Winner Takes It All’같은 경우도 실제 로케이션 촬영에서 라이브로 부른 버전이 영화 속에 섞여 있다고 한다. ‘A Look Inside Mamma Mia!’ 에서는 그룹 아바의 예전 활동 모습들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스텝들과 배우들의 평가를 만나볼 수 있다. 아바와 한 시대를 공유했던 이들이라면 아바의 예전 활동 화면들이 남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영상은 전체적으로 앞선 부가영상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Gimme! Gimme! Gimme!’ 뮤직비디오와 아바의 멤버인 비요른의 까메오 출연 장면이 별도로 수록되어 있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도미닉 쿠퍼가 출연하는 영화 속 장면과 더불어 뮤직비디오 만을 위해 새롭게 촬영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영화의 추가 엔딩 장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던 비요른 울바에우스의 재미있고 반가운 까메오 출연 장면은, 정말 그인가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데 ‘Dancing Queen’ 시퀀스 가운데 해변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 스치듯 지나간 배우는 다름아닌 역시 아바의 멤버 베니 앤더슨인데, 이에 대한 언급이나 추가 영상이 없는 것은 아쉽다.

[총평] <맘마미아!>블루레이는, 차세대 영상 매체의 특성만을 가지고 보았을 때는 최신 액션 타이틀에 비해 확 끌리는 화질과 음질을 자랑하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아마 <맘마미아!> BD를 소장하려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이 같은 AV 측면의 스펙보다는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보았던 영화들 가운데 최고의 행복한 장면을 선사한 엔딩 크래딧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남겨둔 채 <맘마미마!> 블루레이 리뷰를 마칠까 한다.




2009. 01. 16 | 신현이 (a_shitak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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