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되돌아 보는 마이클 잭슨의 삶


마이클 잭슨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의 죽음이 속보로 전해지던 그 날의 먹먹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니 먹먹하다기 보다는 실감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내 인생의 아티스트이자, 영웅. 그리고 앞으로도 다시는 나오지 못할 불세출의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이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깊은 슬픔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한 동안 실감하지 못했던 그의 죽음은 이후 영화로도 선보였던 '디스 이즈 잇'을 통해 비로소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는데, '디스 이즈 잇'은 공연 실황에 가까운 작품이었기 때문에 슬퍼하기 보다는 오히려 '생생한' 그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었던 경험이기도 했었다. 이후 마이클 잭슨의 삶을 제대로 조명해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었는데, 오늘 소개할 이 다큐멘터리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은 그가 떠난지 2년이 된 지금, 그와 가장 가까웠던 가족과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King of Pop' 마이클 잭슨은 물론, 어린이 밴드 '잭슨 5'의 리드 보컬로서의 어린 마이클 잭슨 그리고 한 어머니의 아들로서의 마이클 잭슨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아주 의미 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은 마이클 잭슨의 친구로서 그를 지켜본 이 중 한 명인 데이비드 게스트가 제작을 맡은 작품인데, 세상이 마이클 잭슨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 혹은 오해는 풀렸지만 크게 보도된 의혹과는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들과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친구로서 바라본 마이클 잭슨의 소소한 면면 들 까지 아낌없이 이 작품에 풀어놓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마이클 잭슨이 죽던 날, 그 날부터 시작된다. 그리고는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그의 부모인 조셉과 캐서린의 만남 그리고 마이클 잭슨이 태어나던 그 때로 돌아가 차근차근 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작품의 내용은 그의 팬들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 찾아보았을 1992년 미국에서 방영한 TV시리즈 'The Jacksons: An American Dream (국내 방영제목 – 잭슨 가의 사람들)'과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잭슨 가의 사람들'을 본 이들이라면 그의 어린 시절이나 잭슨 5 시절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모타운에서의 성공과 솔로로 홀로서던 때의 일 등 이미 익숙한 이야기들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잭슨 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보태보자면, 마이클 잭슨의 팬으로서 TV시리즈 '잭슨 가의 사람들'은 상당히 유익했고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데, 국내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것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참고로 이 작품에서 마이클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 역할로는 안젤라 바셋이 출연했었고, 재키 잭슨 역할로는 테렌스 하워드가 모타운의 사장 베리 고디 역할로는 '스타워즈'의 랜도 역할로 출연했던 빌리 디 윌리엄스가 출연하고 있다.






다시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으로 돌아와 잭슨 5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잭슨 5는 단순히 마이클 잭슨이 어린 시절 활동했던 밴드 정도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당시 최고의 인기 밴드이자 만약 마이클 잭슨이 솔로로 독립하여 지금처럼 팝의 제왕이 되지 않았더라도 당시의 흑인음악과 모타운 레코드를 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 할 만큼 비중 있는 밴드이며,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었던 밴드이기도 하다.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콘'에서는 당시 형제들과 함께 잭슨 5의 세션으로 활동했던 멤버들과 모타운의 소속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당차고 재능 넘치고 누가 봐도 물건이었던 꼬마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최고의 스타이자 잭슨 5가 불러 더욱 유명해진 곡 'Who's Lovin' You'의 원곡자인 스모키 로빈슨을 비롯해, 디온 워윅, 마샤 리브즈 등의 인터뷰에서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꼬마' 마이클 잭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들이 마이클을 떠올리며 이야기할 때의 눈빛을 보면 아직도 그를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선배 혹은 어른의 그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다큐는 기존 잭슨 5 시절을 다룰 때 비중 있게 다루던 모타운 레코드의 사장 베리 고디 대신, 잭슨 5가 진짜 물건이란 사실을 감지하고 강력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숨은 조력자 바비 테일러의 인터뷰와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담고 있다. '바비 테일러와 더 뱅쿠버스(Bobby Taylor & The Vancouvers)'의 리더였던 그는 자신의 그룹보다도 잭슨 5의 지원에 매달릴 만큼, 잭슨 5가 모타운으로 입성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었으며 이후 모타운에서의 활동에서 역시 'Love Comes in Different Flavors' 'Listen I`ll Tell You How' 등의 곡을 프로듀싱 및 작곡 하기도한 인물이다. 베리 고디 대신 바비 테일러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것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베리 고디가 잭슨 5에게 미친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잭슨 5를 완벽한 상품으로 끌어냈던 베리 고디와 이후 점점 더 뮤지션을 꿈꾸던 잭슨 5와의 갈등을 여기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바비 테일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완전히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데이비드 게스트가 선택한 사람들의 주관적 입장만을 담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며 이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는 저메인 잭슨이나 베리 고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모타운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은 지인들의 인터뷰가 훨씬 더 마이클 잭슨의 편에 서 있다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최고의 뮤지션이었던 마이클 잭슨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 마이클 잭슨에 대한 깊은 애정과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에 또한 그를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공감하고 귀를 기울일 수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마이클의 성형에 관한 논란이나 이후 약물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그 간 팬들 사이에서 알려졌던 것과는 다른 시선의 내용들(성형 중독 및 약물 중독 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둔 부분)을 담고 있어, 좀 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듯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동안 언론을 비롯해 그를 시기하고 끌어내리려던 사람들의 거짓된 정보와 험담, 음모가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는지 역시,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This Is It'의 논란에 당사자인 폴 앵카는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잭슨 5 시절의 이야기와 솔로로 독립하여 역사를 새로 쓴 성공의 이야기를 지나 마이클 잭슨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사실상 죽음에 까지 이르게 했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이클 잭슨의 지인들은 물론 그의 팬들에게는, 조금 심하게 얘기해서 다른 범죄는 몰라도 그가 아이들에게 그런 일을 했을 것이라고는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이 재판과 이를 둘러싼 더러운 일들에 있어 조금의 의심조차 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마이클의 어머니를 비롯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 과정 속에는 근본적으로 세상에 대한 강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꼭 그의 지인이나 팬이 아니더라도 마이클 잭슨이라는 한 사람을 두고 벌이는 이 추악한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토하고 싶을 정도로 심한 역함을 느낄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너무 쉽게 사람들을 믿었던 마이클 잭슨과 이를 노리고 앞다투어 달려든 주변 사람들,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이 모두를 냉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또 다시 누군가를 믿어 더 큰 상처를 받게 된 마이클 잭슨의 모습을 이렇게 영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






이 음모 가득한 성추행 사건을 겪으며 마이클 잭슨이 당한 충격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것이었다. 여린 마이클 잭슨이 당해내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이었고,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라는 물음에 답을 찾지 못했던 마이클은 결국 세상의 가혹한 조롱과 음모에 조금씩 숨을 잃어갔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은 그 오랜 싸움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던 그 순간에도 전혀 기뻐하거나 조금의 동요를 느낄 기력조차 없었을 만큼 이미 많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특히 그의 어머니와 형인 티토 잭슨 그의 전기를 쓰기도 했던 랜디 타라보렐리가 전하는 당시 마이클 잭슨의 심정을 듣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그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당시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의 무죄에 대해 주변에 얘기하는 것 밖에는 없었던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느껴진다.





최근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의사의 과도한 약물 처방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언론은 의혹은 크게 보도하고 진실은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저 성추행 문제만 해도 모두 무죄로 밝혀졌고 이를 둘러싼 음모까지 수면 위로 밝혀졌음에도 아직도 마이클을 범죄자로 생각하는, 또한 죽음에 있어서도 자살이라고 알고 있는 대중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끝까지 마이클 잭슨에게 진실되지 못했던 언론의 책임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당시를 이야기하던 그의 친구들은, 이제 그가 세상에 남긴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처음 좋아하게 된 것은 그의 화려한 퍼포먼스 때문이었지만, 점점 더 그의 음악에 대해 알아갈 수록 그가 음악을 통해 세상에 전하려던 메시지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금, 갈수록 더 그가 남긴 메시지를 떠올려 보는 날들이 많아졌다. 마이클 잭슨은 음악으로 사랑과 평화를 세상에 전하려 했다. 상당히 추상적인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마이클 잭슨은 제 3세계에 고통 받는 아이들, 그리고 전세계에 가난과 병으로 아파하는 아이들, 환경파괴로 아파하는 지구 그리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 대해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다.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물론 많은 곡들을 불렀지만, 마이클 잭슨 만큼 범인류적인 사랑과 평화에 대해 노래하고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한 아티스트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마이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소중한 생명과 더 나은 삶을 얻게 되었고, 간접적으로는 더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주 어린 시절 'Man in the Mirror'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사회적인 면들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처음 인지하게 되었던 것 같고, 이후에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통해 제 3세계, 고통 받는 아이들에 대해 처음 인지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것이야 말로 마이클 잭슨이 세상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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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p의 블루레이 화질은 영상의 대부분이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흠잡을 것 없는 화질으로 볼 수 있겠다. 인터뷰 영상과 스틸 컷 이미지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종종 잭슨 5 시절 라이브 영상을 비롯해 마이클 잭슨의 콘서트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HD급의 화질로 수록된 것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감상에 큰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다.




DTS-HD MA 5.1채널의 사운드 역시 다큐멘터리의 특성상 특별히 부각되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콘서트 영상들이 삽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운드적인 장점이 발휘되지는 않으며, 전반적으로 깔끔한 사운드로서 인터뷰 전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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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영상으로는 본편에 미처 다 수록되지 못한 인터뷰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데,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과 형제인 티토 잭슨, 레비 잭슨의 인터뷰가 추가로 수록되었고, 그 밖에 본편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추가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본편에는 없는 완전히 새로운 추가 인터뷰가 수록된 것이 아니라, 본편에 수록된 인터뷰 영상의 풀 버전 격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총평]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을 비롯해 그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King of Pop' 이자 여린 한 인간이었던 마이클 잭슨의 삶을 차근차근 조명해 보는 다큐멘터리 '더 라이프 언 아이콘'은, 잭슨 5를 비롯한 마이클의 어린 시절 그리고 이후 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던 성추행 사건을 사실상 '만들었던' 이들의 음모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만 몇몇 인물의 인터뷰 내용에 있어서는 판단에 더욱 신중함이 필요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마이클 잭슨의 팬으로서 아마도 앞으로 계속 마이클 잭슨의 이름으로 나오게 될 모든 작품들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일 터. 우리에게 자신을 둘러싼 일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을 마이클의 존재가 더 그리울 뿐이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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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이 그렇게 떠나고나서 그의 예전 앨범들의 LP들을 구하던 중에 마이클 잭슨의 자서전이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약간 반신반의할 수 밖에는 없었죠. 아마도 그의 죽음에 발맞춰 상업적인 목적이 짙은 급작스런 프로젝트가 아닐까 하는 것과, 자서전이라는 의미와는 다르게 상당부분 마이클의 의도와는 다르게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그것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잭슨!' 이라는 생각으로 일단 한 번 보자는 양으로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일단 전체적으로 책을 읽어본 느낌은 상당히 마이클 잭슨의 입장에서 그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쓰여져있으며(물론 1인칭으로), 솔로 데뷔 이후 'Thriller' 앨범이나 'Bad' 앨범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소소한 이야기들도 담겨져 있어, 그의 팬으로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마이클 잭슨의 인생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고 있는 이 책 'MOONWALK'는 마이클이 잭슨 5로 데뷔하기 이전의 일들부터, 데뷔하고나서 '모타운 레코드'와 계약하기까지 각종 경연대회를 전전하던 이야기, 모타운에 입성하게 되면서 베리 고디 주니어와의 만남과 다이애나 로스와의 인연에 대한 일들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잭슨 5 활동 말미와 콜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하고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그리고 퀸시 존스를 만나 팝 역사에 전설로 남을 'Thriller' 앨범, 그리고 'Bad'앨범의 제작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예전 미국에서 방영했었던 특선TV시리즈 '
잭슨 가의 사람들 (The Jacksons : An American Dream, 1992)' 이 참 자세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구나 하는 것이었죠. 이 책에서 마이클 잭슨이 모타운 25주년 기념쇼에서 'Billie Jean'을 부르기까지의 일들은 거의 '잭슨 가의 사람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 TV시리즈를 본 이들에게는 익숙한 당시의 일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기타에 손도 못대게 했던 아버지 몰래 형제들이 처음 기타 연주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나중에 아버지가 형제들의 재능을 알아차리고는 본격적으로 팀을 구성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은, 거의 TV프로그램 대본에 가까울 정도에요.




이 책은 어디까지나 마이클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기 때문에, 그가 언론이나 메스컴에 느껴왔던 불신들이나 각종 루머들에 대한 견해들이 연대기적인 것과 무관하게 등장하곤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형 의혹에 대해서도 코 수술을 2번 한 것과 턱에 홈을 만든 것 이외에는 절대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히고 있고, 더불어 다른 헐리웃 스타들 역시 모두 성형수술을 하는데, 왜 나에게만 이렇게 집중 공격을 퍼붓는지 알 수 없다고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죠. 실제로 마이클 잭슨 스스로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외모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백인이 되려했다'라는 건 분명 틀린 얘기죠. 실제로 펩시 광고 촬영 당시 머리에 화상을 입으면서 나중까지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것이 백반증에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의견들도 나왔었죠(참고로 마이클은 이 사고로 인해 받게 된 보험금과 펩시로 부터 받게 된 돈을 모두 기부하여 화상환자들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죠).

메스컴에 대한 불평만큼이나 불쑥 불쑥 등장하는 한 가지는 바로 다이애나 로스나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애정의 표현들이죠. 다이애나 로스와 마이클 잭슨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진 바처럼 너무나도 유명한데, 그녀는 마이클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애인이자 어머니였죠. 참고로 유서 내용에 어머니의 부제시에 아이들의 양육권을 맡아줄 차선책으로 다이애나 로스의 이름이 기제되어 있어 또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그런데 잭슨의 오랜 팬들이라면 너무나도 당연스런 일이었어요. 마이클이 그녀를 후견인으로 점찍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었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은 이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 가난하고 병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연민, 자신들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이들은 아이들 밖에 없었다고 밝히는 그를 아동성추행자로 몰고간 언론에 다시 한번 분노가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솔로 앨범 작업 에피소드들 가운데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마이클의 작곡 실력에 관한 언급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팬들 조차 마이클의 히트곡 대부분이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의 공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가 곡을 작업하는 방식은 마이클이 일단 곡을 써오면 퀸시 존스가 더할 것, 뺄 것만 정해주는 식이었죠. 말그대로 프로듀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죠. 그리고 믹싱하고 녹음하는 프로듀싱 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팬들이 간과하고 있는데, 마이클은 뮤직 비지니스에 40년 가깝게 활동했던 만큼 이런 기술에 있어 누구보다 숙련자였고, 이는 최근 신보 작업을 함께 했던 현 최고의 프로듀서들 중 하나인 윌 아이 엠이나 카니예 웨스트 등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기도 했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마이클이 어떻게 곡을 만들고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도 어떻게 제작되게 되었는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마이클의 오랜 팬이라면 절반 이상은 이미 알고 있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일반 팬들에게는 그 동안 잘못된 언론의 루머들로 인해 오해하고 있었던 진정한 '마이클 잭슨'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동시에, 팬들 역시 흥미를 끌만한 내용들도 적지 않게 담겨있어 그를 추억하며 읽어내려가기에 만족스러웠던 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Rest In Peace, MJ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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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미르북스에 있습니다.





1. 사실 봐야지는 했었지만 어쩌다보니 트위터와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 문자 중계까지 하며 보게 될 줄은 몰랐었네요. 끝까지 다 보고 잔 턱에 1시간만 자고 바로 출근했지만, 잠이야 나중에도 또 언제든지 잘 수 있으니까요.

2. 머라이어 캐리가 I'll be there를 불렀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곡을 머라이어의 곡으로 알고 있으나 이 곡은 본래 잭슨 5의 곡이죠. 그녀가 리메이크 한 것이구요. 이 곡을 비롯해 이날 불려졌던 모든 곡들은 그 가사 하나하나가 다 의미깊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3. 라이오넬 리치의 등장도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마이클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뮤지션이었죠. 그를 이런 무대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는 없더군요.

4. 이 날 중간중간 비친 형제들의 모습은 울컥울컥하게 만들더라구요. 모두 선글라스에 노란 넥타이 그리고 잭슨의 트레이드 마크인 빛나는 장갑을 잭슨처럼 모두들 끼고 나온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5. 스티비 원더는 잭슨 5 이전에 모타운에서 더 성공했던 아이돌 스타였죠. 그 역시도 자신이 이런 무대에서 노래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거에요. 스티비 원더의 연주와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면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6. 장소가 스테이플 센터여서인지 코비 브라이언트와 매직 존슨도 추모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Jam'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하기도 했던 또 다른 MJ인 조단이 함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매직 존슨 역시 'Remember the Time' 뮤비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던 인연이 있습니다.

7. 드림걸즈의 그녀, 제니퍼 허드슨이 나와 'Will You Be There'를 불렀습니다. 이 곡 마지막의 나레이션은 잭슨의 목소리로 전해졌는데, 정말 듣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프더군요 ㅠ

8. 존 메이어는 'Human Nature'를 기타로 연주하였습니다.

9. 브룩 쉴즈도 추모사를 통해 마음을 전했는데, 그녀와 잭슨의 우정은 한 때 매우 유명했었죠. '빌리 진'이 그녀를 위한 곡이다라는 루머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10. 이 날 가장 슬펐던 장면 중 하나는 마이클 잭슨이 가장 좋아했던 곡 'Smile'을 형인 저메인 잭슨이 부르던 장면이었습니다. 울먹이며 노래를 잇는 저메인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저메인은 형제들 가운데서도 잭슨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며 부당하게 재판을 받을 때도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잭슨을 지켰던 가족이었죠.

11. 마틴 루터 킹 3세와 미 하원의원을 대표해 나온 흑인 여성의원의 연설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때 마이클 잭슨을 두고 백인이 되고 싶어하는 흑인이다. 흑인의 수치다 라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 날 이런 말들은 100% 루머임이 새삼 밝혀졌습니다. 전 흑인 사회가 그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전세계에서 흑인의 인권을 드높인 인물로 마이클을 추모했습니다.

12. 어셔는 'Gone Too Soon'을 불렀습니다. 아마도 어셔에게 잭슨은 우상 그 이상이었을 거에요.

13. 잭슨의 스승겪이기도 한 뮤지션 스모키 로빈슨도 나와 마이클과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14. 마지막은 We are the world 와 Heal the world가 장식했는데, 첫 마디를 장식하신 분은 잭슨의 콘서트에서 코러스를 담당하시던 그 분이었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그 분의 얼굴에 또 한번 울컥하게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We are the world는 마이클이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작곡한 곡입니다.

15.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무대 위에 올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는데, 이 형제의 이야기들을 잘 알기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맨마지막엔 잭슨이 딸이 울먹이며 아버지인 마이클을 추억하는데, 우리가 몰랐던 아버지로서의 마이클을 떠올리게해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16. 마지막 관이 무대 위를 떠나는데 Man in the mirror이 흐르더군요 ㅠㅠ

17. 그렇게 마이클 잭슨과 팬들, 가족, 친구들이 함께한 영결식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18. TVN은 생중계 해준 것은 참으로 감사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미숙함을 노출했습니다. 사회자인 김진표야 그럴 의무가 없다지만 전문가로 참가한 임진모씨는 적어도 누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얘기해주었어야 했는데, 어떻게 마이클의 영결식 해설을 맡은 사람이 저메인 잭슨의 얼굴도 모른단 말입니까. 그 외에 동시통역은 영어를 잘 못하는 저로서도 그냥 원어로 듣고 싶은 욕망이 들만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노래 제목을 직역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진행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19. 참고로 오늘(8일) 저녁 MBC에서는 드라마 '트리플'대신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마이클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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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이른 아침.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에 얼핏 잠이 깨지만 별로 중요한 일 아니겠지 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문자 메시지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 무슨 급한 일은 아닐까 해서 확인해봐야 겠다하고 생각할 때쯤, 때마침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뉴스 봤어?, 마이클 잭슨 오늘 죽었데' '뭐라고?' '진짜야, 지금 속보로 막 나오고 있어' '무슨 말이야, 마이클 잭슨이 죽다니' '심장마비래, 빨리 TV틀어봐' 급하게 전화를 끊자마자 TV를 틀었다. 여기저기 속보가 터져나온다. 이 바보 같은 상자에서는 도대체가 믿을 수 없는 사실을 계속해서 쏟아낸다. 나의 영웅 마이클 잭슨이 죽었다니. 마이클이.... 믿을 수 없어.


이 이후로도 이 날 하루는 참 많은 친구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거의 한 번도 연락을 안했던 친구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이 친구들은 저에게 이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려는 것도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론 아마도 이 사실에 가장 많이 충격받았을 저를 위해 위로를 전하려고 오랜만에 용기를 내어 연락한 것 같았어요. 학창 시절 제게는 마이클 잭슨과 서태지라는 두 인물을 때어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우상 그 자체였는데, 중학교 수학여행때 'Heal the world'를 불렀던 탓에 제가 잭슨 팬이라는 것을 모두가 다 알게 되었죠. 그래서 인지 이 친구들은 마이클 잭슨의 충격적인 소식에 저를 떠올렸던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들려온 친구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잭슨의 죽음 소식은 너무도 충격적이었어요. 아직 50밖에는 안된, 올해 10월부터 세계 투어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이던 마이클에게 죽음이라니요. 이런 일이 어디있습니까 ㅠㅠ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이라는 존재는 'KING OF POP' 그 이상이었어요. 제가 아주 어렸던 시절 부모님이 제가 옹알대는걸 녹음한 테잎이 있는데, 들어보면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지만 라디오를 통해 그리고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말도 안되는 발음으로 따라부르는게 나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엉터리 영어지요. 제가 아마 음악이라는걸 처음, 인지하지는 않았어도 분위기로 접하게 된 것은 아마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왜 어렸을 때는 TV속에 등장하는 뮤지션들의 모습을 집에서 혼자 따라도 해보고 춤도 춰보고 하잖아요. 저에게 그런 첫번째 대상은 마이클 잭슨이었으며, 우습게도 나이를 제법 먹은 이후에도 그의 몸짓과 습관들은 몸에 배어서 혼자 있을 때면 자주 흉내내보곤 했었지요. 재미있는 건 어렸을 때 엉터리로 외워버린 영어 가사 때문에 나중에 영어를 배우고 난 뒤에도, 몸에 익어버린 엉터리 영어를 전부 다 떨쳐내지 못했다는 거죠. 그 만큼 제게 있어 마이클 잭슨은 머리로 배우고 받아들인 존재가 아니었어요. 몸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였던 존재였죠.



아마도 저는 기억 못하지만 제가 마이클 잭슨 보다 먼저 듣게 되었던 것은 잭슨 파이브(Jackson 5)일지도 몰라요. 물론 잭슨 파이브가 활발히 활동했을 당시 제가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께서는 모타운 레코드 소속 뮤지션들의 곡들을 즐겨 들으셨으니(그중 잭슨 파이브를 가장!) 더 먼저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중에 마이클 잭슨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뒤에 그가 5살 때부터 잭슨 파이브라는 패밀리 밴드에 보컬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죠. 저는 지금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 만큼이나 잭슨 파이브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모타운 사운드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 중심에는 분명 잭슨 파이브가 있어요. 잭슨 파이브의 음악은 정말 마이클 잭슨이 보컬로 활동했던, 5살짜리가 보컬로 활약해서 화제가 되었던 밴드가 아니더라도, 정말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지금 들어도 당췌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을 정도로 흥겨운 댄스곡들 부터, 도대체 어린 소년이 부르는 소울 보컬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발라드들까지. 잭슨 파이브는 이미 레전드 밴드였어요. 그 보컬인 마이클 잭슨이 'KING OF POP'이 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요 ^^;





잭슨 파이브라는 그룹은 수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지만, 마이클 잭슨 본인에게는 누구에게나 있는 '유년기(Childhood)'를 빼았아갔죠. 이 부분은 마이클에게 가장 큰 상처이기도 했어요. 그에 관한 여러 다큐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어린 마이클은 항상 불만이 있었어요. 왜 몇 년씩 정신없이 여기 저기로 투어를 다녀야 하는지, 왜 타기 싫은 비행기를 매번 타야하는지, 왜 자기는 다른 친구들처럼 그냥 평범하게 놀면 안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죠. 아니 할 수 없었죠. 예전 미국에서 방영했던 '잭슨가의 사람들'이라는 특집 드라마를 보면 잘 알 수 있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죠. 그는 스스로 원해서 잭슨 파이브의 보컬이 되었다기 보다는 아버지의 강요와 나중에는 뮤직 비지니스의 요구 때문에 원치 않게 행동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죠. 이렇게 유년기가 없었던 마이클 잭슨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유년기의 공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직 동심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이클이 겪기에는 너무 어른들의 더러운 일들이 그의 주변에 많았었죠.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 전세계 수많은 언론의 그를 향한 더러운 공격들까지.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지만, 성추행 혐의는 최종 무혐의 처리된 것은 물론 그가 죽은 이후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아이의 아버지는 돈을 뜯어내기 위한 자작극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이미 그를 공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를 성추행범으로 못박아 버린 지금에 와서 말이에요.




마이클 잭슨의 음악, 노래에 대해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거에요. 그는 정말 'KING OF POP' 그 자체라 할 만큼 그냥 좀 인기있고 유명한 팝스타가 아니었어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곡들만 해도 수십곡에 이르며 빌보드 앨범차트, 싱글 차트, 앨범 판매 기록 등 수많은 기록은, 수치적인 기록적 의미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대에 아이콘이었어요. 예전 AFKN을 통해서 'Billie Jean'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바닥에 불이 켜지는 효과는 당시로서는 '와'소리가 나올 정도의 감각이었으며, 그가 모타운 기념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전설의 공연 실황과 소년이라면, 아니 어른이라도 누구라도 한 번쯤은 흉내내봤을 문워킹은 두말할 필요없는 놀라운 장면이었죠. 뮤직비디오라는 형식을 과감히 넘어서서 거의 한 편의 단편 영화를 선보였던 'Thriller'는 또 어떻습니까. 실제로 이 뮤비를 처음 봤을 땐 그 반전아닌 반전에 상당히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Beat It'과 'Bad'는 그 자체로 아이콘인 경우죠. 이 뮤비에서 잭슨이 입고 등장한 옷들이나 춤동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그가 죽은 이후에 오랜만에 'Beat It'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종반에 군무 장면의 연출은 지금 봐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가장 빛나던 순간이기도 했구요.




그의 모든 곡들과 뮤직비디오는 다 레전드라 부를 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꼽으라면 'Smooth Criminal'을 꼽고 싶습니다. 아마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본 뮤직비디오가 아닐까도 생각되네요. 흰 정장과 중절모, 그리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완장까지. 이 코스튬과 설정은 게임으로 발매되기도 했었죠. 영화 <문 워커>를 통해 만나볼 수도 있었는데, 이 뮤직비디오는 얼마나 많이 봤는지 중간에 션 레논과 흑인꼬마가 나누는 대화까지 다 외웠더랬죠. 이 곡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몸이 45도로 굽혀지는 린(Lean) 댄스를 들 수 있는데, 예전에 집에서 이거 따라하려다가 앞으로 정말 수태 넘어졌었죠 ㅎ 이 댄스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영화 속 소녀처럼 보고도 믿지 못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수없이 넘어졌고요 ㅎ 이 뮤직비디오 혹은 라이브 실황은 정말 언제봐도 신나고 흥겨운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의 곡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바로 'Man in the mirror'입니다. 영화 <문 워커>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맨 인 더 미러의 콘서트 실황 장면은 정말 감동 그 자체죠. 감동적인 무대와 더불어 인상적인 것은 콘서트 장에서 눈물 흘리는 팬들과 실신해서 실려나가는 팬들이 모습이죠. 이것 역시 마이클 잭슨하면 떠오르는 그 만의 장면 중 하나인데, 사실 콘서트에서 안전요원들에 의해 들려서 실려나가는 팬들의 모습은 그의 팬이 아니면 잘 이해가 안될 수도 있는 부분일 거에요. 저도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그의 팬이 되면 될수록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가 떠난 이후 다시금 콘서트 영상을 보았는데, 무대에서 노래하는 마이클과 그를 보고 눈물 흘리는 팬들 모습에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뭉클함이 느껴지더라구요. 다시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팬들의 눈물에 저도 울컥하게 되어서요.




마이클 잭슨의 노래나 퍼포먼스를 조금이라도 관심 깊게 본 음악 팬들이라면 90년대 이후 등장한 팝스타들의 모습에서 마이클 잭슨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었을 듯 합니다. 해외 팝스타들은 마이클 잭슨을 보고 꿈을 키워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밝히곤 했고, 그의 스타일을 모방했다고 얘기하는 것 역시 거리낌이 없었죠. 굳이 해외스타로 눈을 돌리지 않고 국내 스타만 봐도 마이클 잭슨의 영향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스틴 팀버레이크나 어셔, 비 등의 퍼포먼스의 뿌리에는 모두 마이클 잭슨이 있지요. 호흡에서부터 손동작 하나까지 잭슨의 영향력에서 파생된 음악적 후계자들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저에게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었어요. 그의 오랜 팬이긴 하지만 어찌보면 단 한 번 만난적도 없고 만날 수도 없었고, 딴 세상 사람일 수도 있는 그의 죽음이, 저를 며칠 간 아무것도 못하게 할 정도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한 두통에 회사를 조퇴하게 만들 정도로 큰 영향을 줄줄은 몰랐죠. 그 동안 3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의 죽음도 가족인 할머니의 죽음도 겪었었고, 가장 최근에는 그래도 응원했던 지도자를 슬프게 잃기도 했었지만, 이번 같진 않았던 것 같아요. 장국영이 떠났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왜 그랬을까요. 마이클 잭슨이란 존재는 제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요. 이 사람은 제게 알게 모르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것일까요. 왜 저는 이런 사실은 그가 떠난 다음에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이제와 이렇게 밖에 얘기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본래 이렇게 딴 세상에 가까운 삶을 살던 존재가 떠나면 크게 실감이 나지 않게 마련인데, 마이클 잭슨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앞으로 그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크게 와닿네요.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운 이유는 바로 올해 10월 런던 공연을 시작으로 전세계 투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본격적으로 새 앨범과 함께 다시 한번 KING OF POP의 재림을 알리는 투어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그리고 바로 세상을 떠나기 전날에도 리허설 연습을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이 공연을 볼 수 없데 되었다는 점이 더욱 더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그 어느 죽음이 안타깝지 않겠느냐만은, 오랜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던 그의 죽음이기에 더 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잭슨이 진행하려던 이 공연은 그의 오랜 팬이었던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중심으로 그를 그리는 팝 스타들이 함께하는 추모공연으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이 공연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공연이 될 것 같네요. 가까운 일본에서라도 한다면 정말 꼭 가고 싶네요.





바로 사망 이틀전에 공연 리허설을 하는 마이클이 모습인데, 한 편으론 여전하면서 다른 한 편으론 몹시 수척해보이는 모습에 더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지금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건 아마 앞으로도 마이클 잭슨과 같은 전 세계적 인지도와 커리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뮤지션을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누가 또 이렇게 전세계의 시골 구석구석에 사는 노인들까지 그 이름만은 알고 있을 정도의 인기와 유명세를 얻을 수 있을까요. 또 누가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마이클 잭슨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그를 잃어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이가 없을 것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네요.

마이클 잭슨 (Michael Joseph Jackson). 그는 나에 영원한 영웅이자, 두 말할 필요없는 KING OF POP이었습니다.
당신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앞으로도 없을 거에요. 당신과 함께한 짧은 세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미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요. 앞으로도 당신이 들려준 그 음악들에 힘입어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갈께요.

누군가가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마이클의 죽음은 어떤 의미에서 드디어 편히 쉴 수 있게 된 거라구요.
이젠 편히 쉬세요.


Rest In Peace
Michael Jackson
1958.08.29 ~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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